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 인간의 본능을 사로잡는 세계관―캐릭터―플롯의 원칙
전혜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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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이야기란 무엇인가?’, ‘왜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왔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이르렀습니다. 이 책은 ‘인간이 이야기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인간에게는 당위성과 개연성이 필요한가?’,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결핍을 극복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을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따라간 결과물입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진, 책표지)

https://blog.naver.com/wj_booking

책의 저자 전혜정은 스토리 작가이자 연구자이며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 창작전공 교수이다. 만화를 좋아해서 대학에서 시각디자인 및 영상디자인을 전공,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나 공부를 마친 후 막상 할 일이 없었다. 이에 스토리 창작을 시작, 단편 소설 작가로 데뷔했으며 콘텐츠 기획 PD를 거쳐, 스토리텔링 회사 미디어피쉬를 설립했다. 

저자의 '스토리텔링 작법 강의'는 청강대 학생들의 인기 강의 중 하나인데, 이를 책으로 출간했다. 즉 인간은 왜 그런 이야기를 쓰는가, 모든 이야기는 결핍에서 시작된다, 본능을 자극하는 플롯 설계의 원칙 등 3부로 구성된 책은 총 21강講을 담고 있다. 책을 통해 저자의 명강의를 만날 수 있는데, 인상적인 내용을 요약해 본다. 

왜 그 이야기를 쓰고 싶은가?

특정한 장르나 소재를 ‘다룰’ 수는 있지만, ‘왜’ 그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대답할 수 있나? ‘그냥 미스터리가 재밌어서요.’ ‘피폐물이 제 취향이에요.’ 이렇게밖에 대답할 수 없다면, 이야기를 쓸 때 장르와 소재만 맴돌다가 끝나게 된다. 내가, 그리고 인류가 ‘왜’ 그 장르를 선택해 왔는지를 모르면 여전히 미궁 속에 갇혀있는 처지나 다름없다.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지만 실은 그 어떤 것도 설명하지 못하는 ‘개인 취향’이라는 미궁 말이다. 

그 이야기를 왜 쓰고 싶은지 대답할 수 없다면 그건 여전히 ‘쓰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듯이, 인간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랑받는 이야기를 쓰거나 제대로 감상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이것저것 복잡한 논의는 제쳐놓고 일단은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인과법칙 없이 인간은 생각할 수 없다

허구의 인과관계가 그럴싸하다고 느끼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이 ‘개연성’을 감각하는 방식이다. 증명도 어려운 이 ‘허구의 인과’를 인간은 진심으로 믿어왔다. 그냥 들어가기도 힘든 동굴 안에 값비싼 기회비용을 들여 웅장한 그림을 그릴 만큼. 세상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싶었던 인류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원인과 결과를 추론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신화와 종교, 민담과 전설 같은 이야기가 발명된다.

부조리를 견디며 살아가는 법

멀티버스 세계관을 다룬 다니엘 콴 감독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년)를 살펴보자. 조이는 멀티버스를 전부 경험한 뒤 우주에 존재하는 그 어던 것도 당연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찰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유의미한 메시지나 질서 따위는 없었다. 오로지 허무만이 진실이었다. 압도적인 부조리 앞에서 조이는 세계를 파괴하고 자신도 사라지려 한다.

이 영화는 허무에 사로잡힌 딸 조이를 구하기 위해 온갖 유니버스를 넘나드는 엄마 에블린의 이야기이다. 에블린은 모든 것이 찰나일지라도, 그 짧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려고 한다. 소중한 가치들이 잿빛으로 변할지언정 찰나에도 함게 잇고 싶은 마음에 충실한다. 우주의 부조리를 어쩔 수 없지만 인간이 이를 버티고 살아가는 법은 그저 매 순간 옆 사람에게 다정해지는 것이라는 아포리즘으로 이 영화의 세계관은 완성된다. 즉 '세계에는 메시지가 없다'라는 사실이다.

전쟁과 질병, 차별과 혐오, 불공평, 재난,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등 부조리가 만연한 세계에 던져져 불안한 우리는 모두 ‘에블린’의 딸이다. 조이처럼 감정과 인성이 모조리 마모된 채 자포자기하여 블랙홀로 걸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삶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삶이라는 부조리를 극복할 수 있다. 


(사진, 당위의 삼각형)


장르문학의 세계관에서 사건은 도미노처럼 연결된다

인류가 좋아해 온 이야기들은 당위적 세계관과 그에 따른 사건의 개연성을 갖추고 있다. 작가가 신화적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세계의 규칙을 만들고 무대를 창조한 이야기들이다. 한마디로 ‘허구’란 소리다. 

설령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일지라도 창작자가 원하는 당위적 세계관에 그 실화가 기가 막힌 우연으로 들어맞을 때는 모티브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정윤철 감독의 장편 데뷔작 <말아톤>(2005년)은 자폐가 있는 마라토너 배형진 씨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로, 주인공이 온갖 어려움 끝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이야기이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모가디슈>(2021년)는 소말리아 내전 당시 남북 대사관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함께 탈출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년)은 천재 사기꾼 프랭크 애버그네일이 FBI 수사관의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혀, 나중에 FBI 자문으로 일하기도 했다는 실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실화들은 해피엔딩이거나 적어도 정의, 우정, 희망, 화개의 메시지가 배치된 세계관에 부합한다. 

장르문학엔 대체로 이런 방향성이 있다. 당위적 세계관과 그에 따른 질서가 있다. 이는 작품 속 세계에 작가가 만든 허구의 구조가 있다는 뜻이다. 신화는 이 구조를 아포리즘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심청전>은 당대 사람들이 '효孝'라는 신화를 따르며 대리만족하도록 만들면서 장르문학의 역할을 했다.  

서사문학이라면 사건의 흐름과 개연성을 고려하기 마련이지만, 그중에서도 장르문학은 이를 더더욱 기술적으로 철저히 따른다. 사건의 흐름과 개연성은 장르문학에서 ‘플롯’이 된다. 마지막 도미노 패가 쓰러진 이유는 첫 번째 도미노 패가 쓰러졌기 때문이다. 극의 1막에 권총이 등장하면 최소한 3막에는 발사된다. 작가는 도미노 패들이 독자의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아름답고 화려하게 넘어지도록 설계하고, 그 결과 독자는 마지막 도미노 패가 넘어질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결핍, 삼각구조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본질

이야기의 구조를 세계관, 인물, 플롯으로 딱 잘라서 구분하기는 어렵다. 보물찾기 게임은 보물이 '결핍'된 상황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인물을 시공간적으로 확장한 것이 세계관이고, 행동으로 확장한 것이 플롯이다.’라고 앞에서 설명했다. 여기서 바로 인물의 ‘결핍’이 열쇠이다. 인물은 자신에게 결핍된 것을 찾기 위해 더 넓은 시공간을 누비고 더 많은 행동을 하려고 한다. 결핍된 것은 인물의 바깥에 있으므로 움직여서 경험의 세계를 넓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무대의 범위가 세계관이고, 게임의 규칙에 따라 배치된 사건들이 플롯이다. 최종적으로 결핍을 채워주고 인물이 성장하면, 그 성장의 크기만큼이 세계관의 범위와 플롯의 궤적이 된다. 결과적으로 인물에게 결핍된 것은 세계관의 질서였고,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일으키는 사건은 정답에 다가가는 풀이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내게 마땅히 주어져야 했지만 부조리한 현실 때문에 박탈당했던 무언가를 회복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인간은 사랑해왔다. 인물의 결핍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결핍된 것이 바로 작가의 메시지이다. 강의는 '인간의 결핍'으로 이어져간다.

인물에 대한 호기심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년)의 주인공 멜빈은 '사람은 서로 사랑해야 한다'라는 세계관의 신화적 질서가 결핍된 이물이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 핵심 메시지를 결핍한 인물은 열등감을 느낀다. 멜빈은 자신이 사랑받기 어려운 외모와 나이, 그리고 강박적이고 까칠한 성격을 가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사랑이 전혀 필요 없는 척을 한다. 

더 강박적으로, 더 까칠하게 군다. 카페에서 늘 앉는 자리에만 앉으려고 괴팍스럽게 고집을 부리며, 같은 색의 보도블록만 밟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사정을 무시한다. 치료로 강박을 극복할 수 있지만 일부러 내버려 둔다. 자신이 외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까 봐 누가 개 한 마리만 맡겨도 극심하게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려운 거다.

하지만 멜빈이 개에게 정을 붙이고 주인에게 돌려보낼 때 남몰래 훌적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이 사람이 겉과 속이 다르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그는 이렇게 슬퍼지는 것이, 누군가를 잃고 괴로워지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사람을 싫어하며 타인에게 못되게 구는 모습은 사랑받지 못한다는 열등감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심리적 방어기제이다. 이후 그는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개롤이라는 여성을 사랑하게 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가 주인공에 몰입하게 되는 점도 마찬가지로 우리들 또한 관계에 대한 결핍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이야기 속 인물에게 대리만족하고 싶으므로 그의 행동과 선택에 최소한의 당위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려고 한다. 왜 인물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유를 알고자 한다.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커질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그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때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한다. 처음에 이해가 어렵거나 심지어 반감까지 들었던 인물일수록 오히려 더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결과적으로 그 인물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토록 어렵게 공감한 인물에게는 더 큰 애정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독자의 기본적인 심리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공감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을 잘못 이해하면 정반대의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어떤 결핍을 가졌는지 짐작되지 않는 주인공이 누구나 할 법한 선택만 하는 거다. 주인공에게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뿐더러 그가 어려움을 겪어도 공감이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야기에서 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

플롯의 6가지 원형

결핍을 향한 여정
도플 갱어와의 대결
극적인 성장
사랑의 덫
운명적 선택
질서의 회복(혹은 파괴)

이밖에도 저자의 강의는 '캐릭터:결핍 버튼을 누르면 이야기가 시작된다', '메시지: 작가는 세계관의 질서로 말한다', '세계관: 첫 화에서 약속하고 끝가지 지켜라', 본능을 자극하는 플롯 설계의 원칙까지 이어진다. 책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을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현재 창작 활동 중이거나 창작지망생이라면 이 책의 필독을 권하고 싶다.

#글쓰기 #살아남는스토리는무엇이다른가 #스토리텔링 #작법서 #창작 #웹소설작가되는법 #전혜정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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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통찰, 철학자들의 명언 500 - 마키아벨리에서 조조까지, 이천년의 지혜 한 줄의 통찰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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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년 전부터 흘러온 철학의 역사는 오로지 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런 고뇌와 사색의 시간 없이 단순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태현은 인문학자이자 지식큐레이터로 세상에 존재하는 현명한 지식과 그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사유하고 탐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수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키워왔고, 여러 분야의 지식 관련 빅데이터를 모으고 큐레이션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삶의 지식과 지혜를 추려내어 사람들의 삶에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은 삶과 처세에 대한 통찰, 사유하는 인간에 대하여, 대문호들이 던지는 철학적 교훈, 생각의 폭발을 이끈 동양의 철학자들 순으로 사상가들이 남긴 보석과 같은 명언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갈수록 빨라지는 변화 속에서 잃어버린 생각을 다시 일깨워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통찰력을 배울 수 있다.


책이 담고 있는 명언 500가지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으므로 나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는 철학자의 명언을 엄선해서 소개하는 것으로 서평에 갈음하고자 한다.


삶과 처세에 대한 통찰


삶이란 인간관계라는 틀 속에서 엮어가는 이야기이다. 인생이란 한 편의 이야기는 혼자 써내려 갈 수 없다. 등장인물들과 함께 가야 가치있는 이야기가 탄생한다. 어떻게 해야 지혜롭게 인간관계를 꾸릴 수 있는지 철학자들의 명언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1469~1527년)는 정치적 집단을 이끄는 '군주'에 대해 말한다. 그는 특유의 냉철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인간을 관찰하고 탐구했다. 이를 통해 실패하지 않는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다.


인간은 변덕스럽고, 위선적이며, 탐욕스러운 동물이다.


정치는 도덕과 그 어떤 관계가 없다.


사람이 하는 일은 그 동기가 아니라 결과로 판정되어야 한다.


사유하는 인간에 대하여


우리들은 모두 0에 수렴하는 확률 속에서 세상에 캐스팅된 기적의 배우들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인간은 자신의 배역을 충실히 이행할 필요가 있다. 그 배역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유한 사상가들이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현실의 참혹함과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각자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기 남긴 저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은 삶의 문제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명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나는 언제나 찬양 받기만 원하는 신을 믿을 수 없다.


인간은 신이 저지른 실수에 불과한가? 아니면 신이야말로 인간이 저지른 실수에 불과한가?


초인超人이란 필요한 일을 견디어 나아갈 뿐만 아니라 그 고난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대문호들이 던지는 철학적 교훈


문학 작품으로 세계에서 인정받은 대문호야말로 삶에 대한 깊은 사유를 예술로 승화시킴으로써 자유를 찾은 사람들이다. 언어 예술을 생업生業으로 삼았던 그들이 남긴 수많은 명언은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1828~1910년)는 소설가를 넘어 사상가로 추앙받는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으로 현재까지 회자되는 그는 종교와 인생관, 육체와 정신, 죽음의 문제 등에 관한 자신만의 해답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깊은 강물은 돌을 집어던져도 흐려지지 않는다. 모욕을 받고 이내 발칵 하는 인간은 작은 웅덩이에 불과하다.


나 자신의 삶은 물론 다른 사람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 혼자 생활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생활을 하거나 단 한 가지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인생을 가치 있게 살고자 원한다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 누구는 마음이 착하고, 누구는 멍청하며, 누구는 사악하고, 누구는 총명하다고 속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실수이다. 사람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흐르는 강물 같아 하루하루가 다르고 새롭다. 어리석었던 사람이 현명해지기도 하고, 악했던 사람이 진실로 선해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동양의 철학자들


서양 철학은 이성理性을 중시하고 몸과 영혼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뿌리 깊게 박힌 반면, 도道의 체득과 실천을 중시하는 동양 철학은 자연과 인간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경향이 있다. 도덕, 처세, 인생에 대해 이들은 깊은 가르침을 준다.


동양의 마키아벨리로 평가받는 한비자(기원전 280~233년)는 인간 본질이 가진 약점과 욕망을 냉혹하게 지적한 차가운 지성의 소유자였다. 그는 통치에서 법法과 술術이 갖는 중요성은 "군주에게 술이 없으면 바보처럼 멍청하게 윗자리를 차지하는 꼴이 되고, 신하에게 법이 없으면 밑에서 난리를 피우게 된다."고 했다.


눈에 비치는 것은 적다. 눈에 비치지 않는 것까지도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라란 늘 강할 수도 없고 늘 약하란 법도 없다. 법을 받드는 이들이 강하면 나라도 강해지고, 법을 받드는 이들이 약해지면 나라도 약해진다.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은 없다. 넘어지게 하는 것은 작은 흙무더기이다.



모든 것은 생각의 산물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깊은 통찰력을 지닌 사람과 가까워지려면 본인부터 먼저 삶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결국은 우리 모두가 철학자이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인문 #철학 #세상의통찰철학자들의명언500 #김태현 #리텍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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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다 인천 지리·역사·문학 지역 체험 학습 1
지호진 지음, 이진아 그림 / 다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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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지도를 따로 떼어서 보면 느낌이 확 오겠지만, 인천은 바다-섬-하늘을 잇는 진짜 특별한 땅이야. 역사적으로는 가장 먼저 나라 문을 열고, 전쟁의 한복판에 서고, 독립운동의 함성이 울린 곳이기도 해. 게다가 평범한 서민의 삶과 애환이 절절히 담긴 문학 작품들의 단골 배경이 되기도 했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너도 이렇게 말할걸? “노잼 도시? 아니! 완전 꿀잼 도시잖아!” - '여는 글'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은 총3부 각 3장씩 모두 아홉 개 장으로 구성되어 인천의 지리, 인천의 역사, 인천의 문화 순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저자 지호진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관광 이야기를 담는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고, 출판사에서 어린이책을 만들었다. 지금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책 전문 기획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제 책 속 이야기를 만나보자. 

북적북적 항구도시

인천은 한반도 지도를 펼쳐서 보면 거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옆으로는 서쪽 바다인 서해와 맞닿아 있으며, 강원도에서 시작해 수도인 서울을 지나 서해로 바져나가는 한강의 하류에 있다. 인천의 동쪽은 서울시 강서구와 경기도 부천시, 남동쪽은 경기도 시흥시, 북족은 경기도 김포시와 이웃해 있다. 

정식 이름은 '인천광역시'로 넓은 면적에다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기에 '넓은 광廣' 자의 광역시라 부른다. 면적은 약 1,067제공킬로미터로 우리나라 광역시 6개 중 2위이며 서울의 1.7배가 넘는 면적이다. 인구수는 약 300만 명으로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인천은 항구 도시다. 서해에서 가장 큰 항구가 바로 인천항인데, 우리나리 전체에서 부산 다음으로 큰 국제적인 무역항이다.
 
인천의 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으로 섬이 무려 168개나 있다. 이중 40개 섬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과거 항공기가 없던 시절엔 사람들이 중국이나 제주도로 가기 위해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야 했다. 그래서 연안부두는 인천을 상징하는 명소였다.


(사진, 연안부두 노래비)  


섬으로 구성된 옹진군

인천항에서 서해로 나아가면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진다. 그 섬들 대부분은 옹진군에 속해 있는데, 옹진군은 육지 없이 섬으로만 이루어진 독특한 지역이다. 연안부두에서 옹진군으로 가는 배를 타면 여러 섬을 가 볼 수 있다.

옹진군은 북쪽으로는 북한의 황해남도, 남쪽으로는 남한의 충청남도와 경계를 이루며 서해 바다의 넓은 지역에 걸쳐 있다. 연안부두를 거치지 않으면 섬끼리 직접 오갈 수 없고, 강화군의 강화도처럼 하나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섬도 없다. 그래서 행정상 편의를 위해 옹진군의 군청은 옹진군이 아닌 미추홀구 용현동에 자리해 있다.


국가의 도읍지가 된 섬

1231년 몽골군이 말을 탄 병사단을 이끌고 고려 땅에 쳐들어왔다. 이미 중국 대륙은 물론 세계 곳곳을 정복하고 난 이후였다.

당시 고려에서는 무신정권의 6대 권력자인 최우가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고려는 몽골군의 거센 공격에 대항하다 1232년에 도읍지를 강화도로 옮겼다. 이는 도망이 아니라 오히려 몽골군에게 맞서기 위해서였다. 섬이 왕조의 도읍지가 된 것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강화도였을까? 몽골군의 주력 부대가 말을 타고 육지를 달리는 기마병이었기에 바다에서 싸우는 해전에는 약할 거라 여겼기 때문이다. 처음에 몽골군은 깅화도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섬을 고립시켜 쉽게 항복을 받아내려 했다. 그러나 고려의 저항은 거셌다. 


(사진, 팔만대장경)

그 뒤 강화도는 40년 가까이 고려의 임시 수도였다. 크기는 작지만 개경의 궁궐과 비슷한 궁궐을 지엇고, 몽골의 침입을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고자 선원사에서 팔만대장경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100년을 이어 오던 무신정권이 1270년에 무너지자 고려 원종은 몽골과 화친을 맺고 다시 개경으로 복귀했다. 이때 삼별초는 항복을 반대하며 끝까지 항전하면서 강화도에서 진도, 제주도로 옮기며 저항하다가 3년 만에 몽골과 고려 연합군에 무릎을 꿇었다.

덕적도와 영흥도

1950년 9월 15일, 유엔군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 작전으로 625 전쟁의 기세가 뒤집어졌다. 당시 인천 상륙 작전이 성공하려면 큰 배들이 지나갈 길이 필요했다. 바로 그 길에 인천의 덕적도와 영흥도라는 섬이 있었다. 그래서 한 달 전부터 미해군첩보부대가 섬에 상륙해 ‘엑스레이 작전’이라는 첩보 작전을 진행했다. 비밀리에 북한군의 정보를 모아 전투에 이용하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는데, 해군첩보부대가 북한군이 마을에 숨어 있을 거라 여기고 수색하던 중 무기도 없는 일반 주민들에게 총을 쏜 것이다. 그 결과로 덕적도와 영흥도에서 최소 100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알려진다. 가슴 아픈 역사이다.

한센인의 삶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가 되리"라고 노래한 시인이 있다. 그는 바로 한하운이다. 1919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났지만 1949년 12월 인천시 부평구에 자리를 잡고 투병 생활과 작품 활동을 이어 갔던 '한센인 시인'이었다. 그의 대표작 <파랑새>엔 새가 되어 자유롭게 하늘과 들을 날아다니길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1949년 12월에 한하운은 한센병 환자 가족 70여 명과 함께 인천시 북구 부평동 공동묘지 골짜기에 정착했다. 바로 한센인 정착촌인 성계원이었다. 1952년에는 인천시 북구 십정동에 한센인의 자녀들을 위한 신명보육원을 세우고 원장으로 일했다.


(사진, 백운공원의 한하운 시비)

그는 1959년 완치 판정을 받은 뒤에도 한센병 환자들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다가 1975년 십정동의 집에서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센병 환자 치료·요양소가 있는 전남 고흥군 소록도와 현재의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는 그의 시가 새겨진 시비가 세워졌다. 그리고 그의 뼈가 묻힌 김포시 풍무동 장릉 공원묘지 옆에는 ‘한하운 시인길’이 생겼다.

#어린이 #초등학교오육학년 #우리가간다인천 #지역체험학습 #지호진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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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마법 학교 - 마법처럼 부를 키우는 건물주 성공 법칙
서동원.윤나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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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닙니다. 제대로 다룰 줄 안다면 여러분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을 뒤바꿀 어마어마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 손대면 순식간에 모든 걸 집어삼키는 늪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저는 그 늪에서 허우적대다 마법 학교의 문을 두드렸고, 그곳에서 짜릿한 기회와 무서운 함정을 구분하는 식견을 얻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공저자인 논현동 능력자 서동원과 청담동 아우름 세무사 윤나겸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부부다. 서동원은 부동산 개발 및 PM 전문가로 지난 15년간 200여 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으며, 윤나겸 세무사는 절세 전문가로 현재 세무 유튜브 '절세 TV'를 통해 절세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도전 정신, 부동산의 본질, 건물 가치 극대화하기, 절세와 리스크 대비, 실전 사례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부동산 마법을 전하는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부동산 디벨로퍼 도널드 트럼프 등  11인의 전설적 멘토가 등장해 딱딱할 수 있는 부동산 용어와 지식을 알기 쉽게 전하는 특징을 지녔다. 

마법사의 멘토링

"된다고 주문울 외워라, 될 때까지"
"눈을 감고, 생각하고, 그려라"
"말 한마디로 건물주 된다"
"부동산은 갑자기 오르지 않는다"
"현금흐름을 피처럼 여겨라"
"남의 돈으로 건물주 되기, 사업도 남의 돈으로 하는 것처럼"
"흥행에는 스타가 필요하다"
"골다공증보다 공실이 더 무섭다"
"언제 살까, 언제 팔아야 할까의 해답은 단순하다"
"자신 규모에 따라 투자 전략은 달라진다"
"세후 수익이 진짜 수익이다" 

"하면 된다", 강력한 추진력 

첫 번째 멘토링은 현대그룹을 설립한 정주영 회장의 실행력이다. 부동산 투자의 첫걸음은 할 수 있다고 믿고 실행으로 옮기는 용기에서 시작한다. '난 반드시 된다'라고 믿는 사람만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부동산 시장이 열어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비전 수립, 시각화

두 번째 멘토링은 <레버리지>의 저자 롭 무어의 큰 그림 구상이다. 부동산 투자에서는 '언제, 어디, 어느 정도 자산을 목표로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해야 한다. 내가 꿈꾸는 건물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순간, 그것이 현실이 되려면 일단 '해당 토지의 지역과 건물의 특성을 특정해서 본 건물을 통해 얼마의 이익을 얼마의 기간에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할지' 구체적으로 그려야 한다. 즉 목표가 어렴풋하면 의욕도 흐려진다.


(사진, 진정한 레버리지, 71쪽) 

은행, 매도인, 임차인의 협상 기법, 파트너십 구축

세 번째 멘토링은 부동산 디벨로퍼 도널드 트럼프의 협상법이다. 부동산 거래, 임대료 협상 과정에서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떻게 제안하느냐'가 수익률을 좌우한다. 협상력이란 곧 '돈을 낳는 언어'라고 이해하면 된다. 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내는 '한마디'가 우월적 지위에서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우월적 지위 확보를 포기해선 안 된다.

“협상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협상은 일단 전쟁이야. 승리 아니면 패배. 중간은 없어. 원하는 조건을 얻어내면 승리고 그게 아니면 패배겠지. 승리에도 원인이 있고, 패배에도 원인이 있어. 한번 생각해봐. 자네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상대가 네 말대로 고분고분 움직여주겠는지 말이야. 협상의 대상은 은행이 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선 셀러와 직접 파이낸싱을 협상하거나 파트너십을 통해 투자금을 모으는 식으로 길을 열 수도 있어. 정부도, 세금도 다 협상 대상이야. 

세금은 특히 협상이야. 결국 협상력이 있으면 규제나 자금 부족도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어. 물론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겠지만 말이야.

장기 가치 상승 요소 분석

네 번째는 맥도날드 설립자 레이 크록의 멘토링이다. 가격이 상승하는 데는 정부 정책과 금리의 변화, 입지와 교통 개발 호재 등 분명한 이유가 있다. 장기적으로 시장 흐름을 예측하는 '눈'을 기르면 기회가 보인다. 가치가 오를 땅엔 언제나 이유가 있고, 가격 상승장이 시작되기 전에는 반드시 '시그널'이 있다. 

하지만 그 시그널을 안다고 해서 누구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 수는 없다. 준비된 시림만이 개발에 참여할 수 있고 개발 이익도 실현할 수 있다. 이때 브랜드가 있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아주 강력한 무기가 된다. 현금흐름이 있고 개발 이익을 창출한 브렌드를 경험해서 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만 확보한다면 누구보다 유리한 입지에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다. 영화 <파운더The Founder>에서 맥도날드는 햄버거 가게가 아니라 부동산 기업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중심 생활권. 단순한 상권이 아니라, 마을의 중심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자리였다. 

앵커 테넌트로서의 스타벅스

새로 생기는 상가나 건물에 스타벅스를 유치하려는 건물주들이 많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상업용 건물에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이 입주하면 시너지 효과로 전체 임대료 및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공연장의 흥행에 스타 배우가 필요하듯, 건물 가치 상승엔 스타 임차인 유치가 핵심 요소이다. 

"맥도날드가 위치를 선점하고, 프랜차이즈 확장을 통해 임대료와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렸다면, 스타벅스는 브랜드 파워로 공간의 가치를 끌어 올립니다. 우리는 모든 매장이 직영이고 수수료를 나누는 방식으로 공간을 사용합니다. 건물을 사지 않고 건물주의 임차인이 아닌 파트너의 지위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죠." - 하워드 슐츠

자기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건물주로 나아가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건물주 역할의 파트너가 자신을 찾아 제안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자신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건물을 발굴하고 이를 매수하기 위한 자기자본에 투자해줄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단순 개인 투자자보다는 재무적 투자자의 지위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법인 투자자가 서로에게 더 잘 맞을 수 있다. 재무적 투자자는 해당 지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재무적 투자자는 투자자일 뿐, 동업자의 지위도 건물주의 지위도 갖지 않는다. 법인의 재무 담당자들은 대개 법인의 잉여자금을 안전하게 굴려줄 투자처를 지속적으로 찾는다.

부동산 자산 절세 전략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면 매년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 금액에 따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부과받는다. 하지만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될 경우, 그만큼 과도한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럴 때는 국토교통부의 공시가격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공시가격 이의신청은 매년 발표된 공시가격에 대해 30일 이내에 서면 또는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이때 합리적인 근거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시가격이 낮아지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연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공시가격을 매년 꾸준히 확인하고, 과도하게 평가되었다면 즉시 이의신청을 해서 조정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절세 전략이다.


(사진, 뒷표지)

#재테크 #부동산투자 #부동산마법학교 #서동원 #윤나겸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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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트럼프 이펙트: 대격변 예고
콜리 황 지음, 이철 옮김 / 경이로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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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다수의 거대 기술 기업들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균형 잡힌 수급 시스템이 붕괴되어 글로벌 산업 혼란이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자는 엔비디아,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구글, 메타와 같은 미국의 기술 기업이 될 것입니다. 진정한 가치는 ‘누가 게임의 규칙을 정하느냐’에 있습니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콜리 황은 IT 전문 언론기업인 디지타임즈의 창업자이자 40년 경력의 글로벌 ICT 산업 분석가이다. 대만의 씽크탱크인 MIC의 주임을 역임했으며, 대만 경제부, 타이베이시 정부, 이란현 정부 등의 정책 고문과 대련회, 타오위안 공항, 항공발전화, 외국무역협화 등의 기관 이사를 역임했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대격변의 예고, 반도체 100년 여정이란 주제로 다섯 개 장에 걸쳐 바람은 불고 비는 내린다, AI와 소요유, 선택된 나라, 중국굴기에서 동승서강까지, 반도체와 대만의 미래 등에 관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먼저 TSMC의 생산능력을 살펴보자. 2024년까지 TSMC는 13개의 12인치 웨이퍼 팹, 9개의 6인치 및 8인치 팹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더하여 OSAT 기능을 갖출 공장 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 세계에 최소 10개의 신규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공장들은 다양한 공정 요구 사항을 가진 528개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모든 이들을 위한 파운드리가 되겠습니다”가 TSMC의 모토이다. 이에 7만 6천명의 TSMC 직원들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킴으로써 업계에 무해한 파트너임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TSMC는 약 1만 명의 R&D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매출의 8%를 R&D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2024년 매출 비중에서 컴퓨터, 통신, 자동차 관련 매출은 대부분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AIoT는 7~9% 성장하고 첨단 제조 공정을 사용하는 AI 가속기는 최대 2.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TSMC의 매출은 900억 달러(2023년, 693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총이익률은 53%, 순이익률은 40%에 가까운 수준이다. TSMC의 요구를 충족하는 장비, 소프트웨어 또는 지식 서비스 하청업체가 되는 것은 회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TSMC의 대외 영향력은 TSMC의 선도적 입지를 가속화하고 확장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아웃소싱업체로 등록되면 회사의 미래성장이 담보된다는 논리와 동일한 맥락이다. 


저자는 1985년 한국 전담 산업 연구원으로서 대만에 부임한 이후 40년에 걸쳐 한국 전자 산업의 발전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 왔다. 이 기간 동안 오명, 배순훈, 진대제 등 세 명의 한국 과학기술부 장관들과 수차례 만났으며, 삼성의 고위 임원진인 이준우, 진대제, 그리고 경계현 사장이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비공식적인 교류 자리를 유지했다. 


대만과 한국의 산업 발전 경험은 서로에게 벤치마킹의 기회를 제공해 왔다. 특히 1993년 삼성이 추진한 '신경영' 계획을 중심축으로, 글로벌 브랜드 구축과 핵심 기술 역량 확보에 집중하는 시차적時差的 발전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한국 전자 산업은 지난 30년 동안 경제적으로 번영해 왔다. 이러한 발전 과정은 오늘날 대만-한국 간 경제 및 무역 관계에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창출하는 기반이 되었다. 


2024년 대만의 대외 무역 구조에서 주목할 만한 중요한 변화는 한국이 처음으로 대만의 무역 흑자 국가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무역 구조의 변화는 대만이 SK하이닉스와 삼성 같은 한국 기업들로부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대량으로 수입하여 이를 서버, AI 가속기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조립한 후 미국, 유럽 등 제3국 시장으로 수출하는 복잡한 가치사슬 구조에 기인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 산업과 첨단 정보 전자 산업의 본질적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전통 산업이 대체로 제로섬 게임의 성격을 띠며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관계가 단순한 상하 선형 구조를 형성하는 반면, 정보 전자 산업은 교차 매트릭스 관계를 바탕으로 한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따라서 이러한 생태계의 상호의존성과 시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과 국가가 긍극적인 승자가 될 수 있다.

세계 5대 국제 항공화물 공항인 홍콩, 인천, 푸동, 타오위안, 나리타 공항이 모두 대만 인근 동중국해에 위치해 있으며, 전 세계 해상 교통량의 48%가 대만 주변 해역인 서태평양을 통과한다는 사실은 대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동서양의 문화와 무역 교류의 중심지로 발전한 대만, 전 세계 첨단 칩, 서버, 노트북의 80% 이상이 대만 제조업체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전원 공급 장치, 커넥터, 인쇄 회로 기판, 전자 회로 등 IT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대만 기업인들은 뛰어난 기술력과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같은 대만의 현위치는 우연이 아닌 필요에 의한 선택과 노력, 그리고 지정학적 압력의 결과물이다. 1965년 미국의 원조가 종료되었을 당시,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은 248달러에 불과했으며, 연간 5천만 달러의 외환 부족은 국가 경제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대만 정부는 대만 중앙에 위치한 가오슝 가공수출구를 설립하여 새로운 경제 발전의 돌파구를 모색했다. 대만 전자 산업의 초창기에는 일본 기업과 미국 기업이 인재 양성의 요람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1971년에 화타이 일렉트로닉스와 델타 일렉트록닉스가 각각 설립되었고, 잇따라 1974년에 컴퓨터 회사인 폭스콘과 미탁이 설립되었다. 


1970년대는 대만에 다중적 위기가 닥친 시기였다. 미국의 원조 중단과 함께 대만은 유엔에서 탈퇴하고 일본, 미국과의 외교 관계가 단절되었으며 두 차례의 석유 파동으로 국민 경제는 심각한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1974년 반도체 산업을 개발해야 한다는 혁신적인 제안에 부응한 대만 정부의 지원에 따라 후팅화胡定華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반도체 기술과 경영을 배우려고 미국으로 파견되었다. 이 팀의 구성원들이 이후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창립자가 되었던 것이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익히 알려진대로 대만계 미국인으로 "AI가 소프트웨어를 지배하고,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하드웨어 제조의 근본적 가치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TSMC가 주도하는 대만의 반도체 제조 산업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광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국인이 선도적으로 AI 세계를 펼치지 못한 것이 못내 유감이란 생각이 든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젠슨 황의 입장에선 같은 값이면 붉은 치마라는 판단하에 TSMC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므로, 삼성전자가 이를 극복하려면 TSMC보다 압도적으로 기술력 우위의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는 피할 수없는 숙명인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거대한 무역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대만 기업들이 중국 내의 생산 공장(기지)들을 중국업자에게 매각하고 AI와 생산-판매 동기화라는 새로운 시대를 수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2019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분쟁을 촉발한 이후 서구 진영에 속한 대만은 산업 전략을 근본적으로 조정하면서, 더 많은 대만 기업인들이 본국으로 귀환해 새로운 스마트 제조 생태계의 상호 연동 및 다각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중국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살펴보자. 중국은 주변국들에 독자적으로 정한 게임의 규칙을 무조건 수용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지만, 정작 중국 자신은 보편적인 국제 규범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 대변인이 “중국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지만 모든 것은 반드시 객관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라고 신중하게 말한 것도 바로 이러한 중국의 이중적 태도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 공산당 정권은 주변 이웃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 정부는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 사건이 갑자기 발발할 경우를 대비해 자국민들의 피난 비상 계획을 시뮬레이션했으며, 특히 오키나와 주민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참혹한 상황이 재차 반복될 것을 걱정하며 심지어 대만해협 유사시를 대비한 특수 대피소까지 건설하는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이럴진대 대만 국민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자본 시장에서 전 세계 준비 통화의 62%는 미국 달러이다. 위안화는 2% 미만(그나마 중국인구가 워낙 많음에 기인한 결과로 보임)으로 유로화의 10분의 1, 영국 파운드와 일본 엔화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를 익히 알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정부는 원유 수입량이 많다는 이유를 내세워 위안화로 결제 가능하게 만들고자 사우디 아라비아와 밀착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중국은 산유국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화폐와 전자 거래를 통해 자국 통화의 양상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디지털 화폐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가 디지털화되면 중국은 위안화의 흐름을 추적하여 중국인들이 자유롭게 해외로 돈을 밀반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새로 취임한 트럼프 행정부는 필연적으로 미국 달러를 무기로 사용할 것이며, 미국 달러를 포기하는 국가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압력에 직면해야 할 것이다. 비록 TSMC가 높은 전세계 시장점유율을 유지할지라도 트럼프 정부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 노력할 수밖에 없는 처지임에 분명하다.


#경제경영 #TSMC와트럼프이펙트 #콜리황 #반도체기업 #경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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