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를 이기는 가게, 가게를 살리는 프랜차이즈 - 외식업 스케일업의 모든 것
임영태 지음 / 온프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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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맛 하나만 훌륭하면 손님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브랜드 경험과 독창적인 스토리가 없으면 외면받는 시대가 됐다. 이제 자영업자도 단순한 음식 조리사를 넘어, 자신의 매장을 브랜딩하고 마케팅하는 ‘총괄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 '이 책에 들어가면서' 중에서



책의 저자 임영태는 제약회사 영업직을 거쳐 아버지와 함게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며 외식업에 입문했다. 삼립식품과 해태그룹에서 제과/제빵 및 체인 사업을 경험했고, 해태델리, 레드핀피자, 투고커피, 조이어클락 등 직영점과 가맹점 출점 업무를 수행했다.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프랜차이즈 본질과 성공 DNA(1잔), 동네 가게에서 상장사까지(2장), 실전 상가 입지 및 매장 구축 전략(3장), 실패 없는 매장 인수와 법률 리스크 관리(4장), 지속 가능한 경영: 디지털 마케팅과 미래 기술(5장) 등을 통해 성공적인 외식업 창업에 관한 구체적 해법들을 소개한다.


‘독립 창업인가,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인가?


먼저 두 형태의 장단점을 비교해보자. 독립 창업은 뭐니뭐니해도 압도적 자율성이 가장 큰 장점이면서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을 혼자 부담해야 하는 것이 바로 단점이다. 반면에 프랜차이즈는 검증된 시스템과 브랜드를 빌려 사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출해야 할 수수료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프랜차이즈는 본사, 가맹점, 고객, 협력업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다. 본사가 단기 이익보다 가맹점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공생’의 철학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26쪽)


책은 어느 한쪽을 무조건 두둔하지 않는다. 창업자 모두 개성이 제각각이므로자본, 경험, 리스크 수용 정도, 운영 성향 등을 기준으로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창업 모델을 판단하도록 도울 뿐이다. 참고로 프랜차이즈의 힘을 빌어 빠른 창업에 나선 사람들 중에 실패한 창업자들도 많다. 


이에 책은 창업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브랜드를 고르는 법, 허위/과장 매출을 가려내는 질문, 물류비와 영업이익률, 다점포율과 폐업률, 슈퍼바이저 운영까지 실제 상담 현장에서 확인할 항목을 짚는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꼼꼼한 공부와 지식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외식업을 시작하면 못 본 것 투성이일 수가 있다.


성공하는 프랜차이즈의 핵심 요소


서비스의 표준화와 브랜드 신뢰도 구축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 제고

리스크 관리 역량


동네 가게의 경쟁력을 ‘운영 시스템’으로 바꾸기


저자는 성공한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사례를 통해 공통된 습관을 소개한다. 성울 종로의 한 귀퉁이에서 40년 넘게 설렁탕을 끓여 온 사장님은 10년 넘게 입은 구멍 난 면 티셔츠를 입고 있다. 이렇게 아껴 절약한 돈으로 매달 장학금으로 수천만 원을 기부한다. 


요즘 '힙한' 상권에서 '줄 서서 먹는 고깃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업계 평균보다 20%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며 직원을 '파트너'로 대접한다. 메밀 반죽의 물 양을 1ml 단위로 조절하는 사장은 일본에서 기술을 배워 작은 소바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적 브랜드가 되었다.


프랜차이즈 수백 개를 가진 중견 외식 기업 회장님은 일주일에 3일 이상은 신규 매장이나 부진 매장에 직접 나가 앞치마를 두르는 현장 예찬론자다. '3전 4기' 끝에 대박을 터트린 치킨집 사장은 매장 뒷편에 야전 침대를 펴놓고 1년 동안 영업에만 전념, 눈비에도 직접 배달하며 단골들의 이름을 외우고 손 편지까지 동봉했다. 절실함이 돋보인다.



성공한 자영업자의 습관외에도, 메뉴 구성과 가격의 법칙, 인건비와 급여 관리, 비용 절감, 배달의 한계를 넘어서는 매장 방문 전략, 품질/서비스/청결(QSC) 관리 등 현장 운영의 핵심을 다룬다. “대박 상권”을 찾는 대신 입지와 고객, 동선과 매출 데이터를 읽고 매장의 기초 체력을 높이는 방식이다.(121)



오프라인 맛집들의 비결


대체 불가능한 본질적 맛(배달보다 방문)

공간 경험의 차별화(문화적 유희)

환대와 소통(주인장과 눈맞춤)


매장을 기업으로 키우는 스케일업


10평짜리 가게를 상장사로 만들기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개인사업자에서 프랜차이즈 법인으로의 전환, 매장 양수·양도와 M&A, 정보공개서와 핵심 판결,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 IPO와 자본시장 진입까지 외식업의 성장 단계를 연결한다. 화려한 성공 신화보다 재무/법률/조직/표준화가 갖춰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외식업에서 ‘상권’은 단순히 ‘어디에서 장사를 하느냐’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고객에게 ‘어떤 가치와 가격대의 경험을 제공할지’ 결정하는 핵심 전략의 출발점이다. 성공적인 외식 경영을 위해 상권을 분석하고 선정할 때 반드시 검토해야 할 주요 기준들은 아래와 같다.


첫째, 상권 내의 인구 규모와 유효 수요의 파악

둘째, 교통 거점(지하철역, 버스 정류장)에서 매장까지의 동선

셋째, 주중, 주말, 오전, 야간에 걸쳐 꾸준한 유동 인구 유지

넷째, 향후(3~5년 뒤)의 변화 양상을 예측하는 혜안

다섯째, 매장 건물의 보행자 시선

여섯째, 동일 업종 경쟁 업체

일곱째, 고객 진입로 확보

여덟째, 오르막이나 계단 많은 곳 유무 파악

아홉째, 예상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의 적정성

마지막, 지역 특색 등이 브랜드 콘셉트와 조화  


디지털 마케팅을 넘어 AI 전환


한국 외식 업계는 현재 단순한 미식의 시대를 넘어 데이터와 AI가 경영의 핵심 무기가 되는 전환점에 직면하고 있다. 오래 전 식당 경영이 지영업자의 직관이나 촉에 의존했다면 이잰 방대한 데이터로 학습한 AI가 매출 관리부터 미래 예측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나침반 역할을 수행한다.


식당 문을 열면 로봇이 손님을 맞이하고, 테이블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마친다. 주방에선 AI 기반의 조리 로봇이 정밀하게 계산된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고, 무인 서빙 로봇이 테이블 사이를 매끕럽게 오간다. 외식 매장은 지금 AI 기술과 결합하여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책은 데이터 중심의 매장 관리, 고객관계관리(CRM), 디지털 마케팅 퍼널, 매장 운영의 AI 전환(AX), 스마트 주방과 초개인화 소비까지 미래 외식업의 변화를 한발 앞서 조망한다. 기술을 도입하라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장 효율과 고객 경험, 일관된 품질이라는 외식업의 본질과 어떻게 연결할지 묻는다.



상생相生과 본질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핵심은 본부의 독자적인 이익 추구가 아니라, 가맹점의 생존과 성장이 담보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본사와 가맹점은 '공동 운명체'임을 한시도 망각해선 안 된다. 창업을 꿈꾸는 예비 자영업자들에게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경영 #창업 #외식업 #프랜차이즈창업 #프랜차이즈를이기는가게 #가게를살리는프랜차이즈 #임영태 #온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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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볼트로도 충분히 짜릿한
이현준 지음 / 말그릇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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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은 양의 전류가 흐른다. 최대 출력 20볼트 정도. 그것이 바로 윤아가 가진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그 작은 불꽃이 피어오를 때마다 윤아는 철저하게 혼자가 되었다. 손끝에서 피어나는 찌릿한 물리적 통증보다, 사람들의 눈빛이 전하는 차가운 거절이 어린 윤아에게는 더 큰 상처로 남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현준 작가는 어릴 적부터 백일장이 열리는 곳마다 서성거리며 글과 가까이 지낸 인물이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오랜 기간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었고, 지금은 호주에서 그 일을 계속 수행중인 10년차 셰프다.


자, 이제 책 속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야기의 첫 장면이 다소 학교 폭력을 떠 올리게 한다. 주인공 윤아는 남학생과의 싸움에서 전혀 꿀리지 않고 오히려 상대 남학생(이도윤)의 코에서 피가 흐르도록 강타를 날린다. 검은 곱슬머리의 윤아는 멈추지 않고 도윤의 옆구리와 하벅지를 운동화 앞 코로 걷어찬다. 쓰러진 도윤의 몸에 올라탄 후 결정적인 한 방을 턱에 내리친다. 여학생이 남학생을? 내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든 광경이다.


이야기 흐름을 끊기 싫어서 계속 읽어 내려갔다. 이윽고 구경하던 남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윤아에게 달려들어 윤아의 가녀린 몸을 교실 바닥에 내팽개친다. 뒤이어 사방에서 윤아를 향해 발길질한다. 남학생 무리가 여학생 하나를? 이는 더 이해하기 곤란하다, 아니 비겁한 남학생들에게 화마저 치민다, 학교는 남녀공학인 듯한데,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친 교실 안은 정리가 되었다. 얼굴이 피범벅된 도윤을 부축한 몇몇 학생들이 양호실로 떠났기에. 떠난 자리엔 볼품없이 몸을 웅크린 윤아의 일그러진 얼굴과 멍든 몸덩이가 드러났다. 학생들의 수근거림과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시선을 뒤로 한 채 어렵게 몸을 일으킨 윤아는 자기 책상으로 발을 옮겼다. 책상 위의 선물 더미를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바로 그때, 교실 문을 열고 윤아의 엄마가 들어왔다. 엄마 품에 안긴 윤아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렸다.



무대가 바뀌어 패밀리 레스토랑, 오늘은 윤아의 열여섯 번째 생일이다. 정전 후 재차 불이 들어오고 새일 케이크와 함께 축하 음악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윤아는 눈을 감고 마음 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화장실에 다녀온다던 언니가 아직 오자 않은 게 마음에 걸렸다. 갑자기 비명과 함께 한 여자 어린이가 인질범의 칼에 내몰리며 레스토랑 안은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


화장실에 다녀온 윤아의 언니 승아는 인질범의 뒤에서 이 사태를 목격했다. 엄마도 "승아야, 안 돼"라고 외쳤다. 얼굴이 하얗게 변해가던 승아는 떨리는 손가락을 들어 인질범을 가리켰다. 이어서 승아의 입술이 열린 찰나에 거대한 굉음과 함께 강도의 머리 위로 번개가 내려쳤다. 초현실적인 광경 앞에 사람들은 넋을 잃은 채 승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구석에서 이 모든 상황을 핸드폰으로 녹화하던 한 여성이 마치 인터뷰라도 하려는 태세로 승아에게 다가갔다. "학생, 초능력을 쓰신 건가요?" 이미 현장에서 역사적인 광경을 목격했던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승아를 향하고 있었다. 리얼타임으로 생중계한 동영상은 전세계로 퍼졌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엔 "한국인 여성 토르가 탄생했다"는 문구가 내걸렸다. 뒤이어 대통형 직속 경제 안보 TF에서 움직여 승아의 능력을 3일간 검사했다. 


이 대목에서 얼마 전 유튜브로 시청했던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무빙>이 떠올랐다. 이 드라마는 초능력자들의 영웅적 활약상을 주제로 다루는데, 차태현 배우가 역할을 맡았던 '번개맨'도 전기의 힘을 마음대로 조종함으로써 일상에서 정상인이 도저히 훙내낼 수 없는 장면을 연출했었다.


국가기관에서 승아의 귀가를 약속한 3일 뒤의 낮이었다. 윤아의 부모들은 거실 소파에서 초조하게 딸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청하던 TV 화면이 갑자기 암전暗電된 후 굳은 표정의 앵커가 나타나서 긴급 속보를 발표했다.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침략했습니다" 


화면을 바라보던 윤아의 가족들은 이 속보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후 승아는 남산타워를 침공하려는 비행선을 향해 힘차게 팔을 휘둘러 거대한 벼락으로 비행선을 추락시켜 또다시 매스컴을 탔다. 반면, 윤아의 마음 한구석엔 묘한 질투와 심술이 움텄다. 엄마는 윤아의 손에서 흐르는 정전기 때문에 일전에 김치냉장고가 망가졌던 일을 떠올리며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식사하라고 했다. 금속성 수저에 전류가 흐르기 때문이다.(사진, 39)


그런데, 세상은 참 요지경 같다. 승아의 와계인 격퇴를 잘못이라고 비난하며 외계인을 옹호하는 '외계인 옹호자'란 모임이 생겨 외계인이 지구로 온 것은 침공이 목적이 아니라 지구인과 교감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오히려 승아의 행동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덩달아 동생인 윤아도 이런 무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윤아는 학교에서 친구도 없다. 아마도 몸에서 20볼트 정전기를 일으키는 이 묘한 현상 때문인 듯, 친구들도 윤아를 만나면 정전기를 피하는 움직임을 보일 정도이다. 유독 교내에서 윤아를 편들어주는 사람은 체육 교사인 김철수 선생님인데, 반바지 뒷자락에 '무적해병'을 새겨넣고, 뒷주머니에 비비탄 권총을 넣고 다니는 '괴짜'로 불린다. 


오늘도 급식을 수령하는 대신 재빨리 인근 편의점으로 달려가 은박지에 포장된 김밥 2줄을 구매해, 교문 옆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 벤치에 자리를 잡고 은박지 뭉치를 손으로 잡으면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이것이 윤아의 비밀이다.


나무기둥 뒤에서 불쑥 남학생이 나와 윤아에게 접근하자 따끈한 김밥 1줄을 건넸다. 손에서 정말 전기라도 나오는 듯 신기해한다. 바보같이 맹한 얼굴을 한 이 남학생에게 긴장을 풀고 대화를 이어간다. '벼락 히어로'가 자신의 친언니라고 하자 윤아도 그렇게 벼락을 내리치는 사람이냐고 반문한다. 그럴 리가?                 



“기계를 바꾸는 족족 내 손만 대면 전류가 튀어서 다 고장 나 버리거든요. MP3든 최신 폰이든 남아나는 게 없어요. 근데 희한하게 옛날에 아빠가 선물해 준 이것만 멀쩡하더라고요. 그래서 나한테는 선택권이 없어요. 이것만 써야 하니까.” “진짜 신기하고 기묘한 인연이네요. 그 기계가 윤아 씨를 선택한 건지도 몰라요.”(86쪽)


정전기는 니트옷을 입었을 때 옷자락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나 또한 니트옷을 즐겨 입었기에 이를 경험했다. 20볼트 정전기 때문에 집안의 전기제품을 망치게 해서 엄마한테 혼나는 여학생 윤아는 늘 행동이 조심스러워 언니의 영웅 신화 뒤 그림자에 숨는다. 혹 남에게 피해를 줄까 두려워 고무장갑을 끼고 교실 구석을 맴도는 고독한 영혼이다.


이런 윤아도 쓸모있는 사람이 된다. 독거노인이 살아가는 적적한 방에서 브라운관 TV를 다시 켜주고, 유치원 아이들의 김밥을 따스하게 감싸준다. 캄캄한 수련회장에서 마시멜로를 노릇노릇하게 구워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윤아는 진짜 번개가 되었다.



작가는 우리 모두 가슴속에 작은 불씨를 품고 살아간다면서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 '낙오자'라고 자책하는 대신, 자신이 가진 작은 온기가 남에겐 어둡고 추운 세상을 밝혀줄 수 있으므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짜릿하다고 위로해준다. 늘 위축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책추천 #소설 #장편소설 #20볼트로도충분히짜릿한 #이현준 #말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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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9-24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시우행님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호시우행 2026-09-24 20:48   좋아요 0 | URL
님도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암호화폐 투자 트렌드 - 돈의 미래 질서를 만드는 7개의 불씨
이승준.김유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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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천 년 동안 화폐는 금속에서 종이로, 그리고 디지털 코드로 진화했다. 이제 그 변화는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 알고리즘과 결합한 돈이 스스로 움직이며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금융의 주체 역시 인간에서 AI로 확장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승준은 경희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학계와 산업 현장, 컨설팅 등을 두루 경험한 디지털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전문가로 기업의 디지털 전략과 AI 트렌스포메이션, 크립토 비즈니스 모델과 온체인 금융, AI 에이전트 경제를 주제로 다양한 산업의 컨설팅 프로젝트와 연구, 강연을 수행해왔으며, 다수의 저서가 있다.

총 3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크립토 메가 트렌드7(파트1), 크립토 기업은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파트2), 크립토 실전 활용 가이드(파트3) 등에 걸쳐 우리들이 마주할 '머니 리셋' 시대에 일어날 금융 질서에 관해 이야기한다. 즉 크립토 경제를 점화하는 일곱 개의 불씨 'MATCHES'로 설명하는데, 이는 머니 OS, 자율주행 머니, 토큰 오너십, 체인스트리트, 휴먼파이, 기대 시장, 슈퍼밈 등을 가리킨다.

블록체인이라는 공동 기반 위에서 돈의 운영체제가 바뀌고, 돈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거대한 자신의 소유권은 잘게 쪼개지고, 그 위로 기관의 자본이 이동한다. 이제는 사람과 기대, 관심까지 새로운 가치와 자산으로 연결된다. 이에 본 리뷰에선 나의 주된 관심사 위주로 요약해보려 한다.

한국의 현실

2027년은 한국 크립토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한 시장 질서의 확립, 토큰증권제도 시행에 따른 실물 자산의 온체인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진입, 비트코인 현물 ETF를 비롯한 전통 금융과의 연결, 여기에다 가상자산 소득과세와 OECD의 CARF(크립토 자산 보고 체제) 도입까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진행되었던 변화들이 하나의 시기에 맞물려 현실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서다.

메가 트렌드 7가지

글로벌 경제의 신新 운영체제
돈이 스스로 움직인다
조각으로 소유한다
월가 큰손들의 움직임
사람(크리에이터)의 상장
집단의 기대가 미래를 결정
대중의 관심이 자본으로 변한다

이런 변화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한국의 크립토 시장은 더 이상 제도권 밖(회색지대)에 머물 수가 없다.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성장한 시장이 제도권 금융의 일부로 편입되고, 블록체인은 투기의 대상을 넘어 금융과 실물 경제를 연결하는 인프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제일 먼저 조각 투자시대를 살펴보자. 

조각으로 소유하기

이제껏 우리들이 이해했던 '소유'의 방식이 혁명적으로 변화한다. 예를 들어, 가격이 너무 비싸서 아예 포기한 서울 테헤란로의 한 빌딩을 이젠 소유하게 되는 방식이다.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빌딩을 개인이 소유한다는 말이 황당하기 그지 없다는 사람은 이제 꿈 같은 일이 현실이 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모든 주식, 모든 채권, 모든 펀드, 모든 자산은 토큰화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투자의 방식 자체가 혁명적으로 바뀔 것이다." - 블랙록 CEO 래리 핑크의 '2025 연간 주주 서한' 중에서 

RWA는 부동산, 주식, 채권 같은 현실 세계의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해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마치 피자 한 판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듯, 거대한 빌딩의 소유권을 수천~수만 개로 쪼개어 10만 원으로도 건물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다. 임대료가 발생하면 내 지갑으로 배당금이 들어오고, 원할 때 토큰을 팔아 현금화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 대출과 각종 복잡한 계약, 세무사, 등기 비용이 필요하지만, 이젠 건물을 블록체인에 올리면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아래 예시를 통해 이를 이해해보자. 이것이 바로 조각으로 소유하는 '조각 투자시대'의 일상이다.   

500억 원짜리 빌딩을 500만 개의 토큰으로 쪼개면 1개 토큰의 가격은 1만 원이다. 10만 원이면 10개 토큰을 살 수 있고, 빌딩 가치의 0.0002%를 보유할 수 있다. 임대 수익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지분율에 따라 자동 배분하고, 매달 내 토큰 지갑으로 수익이 들어오게 된다.

기존의 증권형 토큰 공개(STO)는 주식이나 채권처럼 '증권'으로 정의된 자산을 토큰으로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제도권 안에서 증권을 블록체인 위에 올린 것인 반면 RWA는 증권 외에도 부동산, 미술품, 원자재, 항공기 엔진, 탄소배출권, 인프라 프로젝트 등 현실 세계의 다양한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가져오는 광의廣義의 개념이다.


기관(월가의 큰손들)의 비트코인 편입

전 세계의 모든 돈이 몰려든다는 미국 월스트리트도 이젠 비트코인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나 보다. 2017년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는 "비트코인은 돈세탁 지수에 불과하다"라고 폄하했지만, 2023년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미 증권 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을 정도로 월가 큰손들의 입장이 큰 변화를 보였다. 

2024년 1월, SEC는 11종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모두 승인했다. 이전엔 비트코인의 매수가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거래소 가입, 지갑 생성, 보안 관리 등이 요구되었다. 이젠 일반 증권 계좌에서 주식처럼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 시장의 환경이 엄청 발전한 것이다.        

블랙록, 피델리티, 아크인베스트 같은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 ETF를 발행하며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 통로를 넓혔다. 블랙록은 2025년 유럽 시장에도 디지털자산 상품 라인을 확장했으며, RWA 인프라까지 구축했다. 피델리티는 한발 더 나아가 기관 고객을 위한 직접 수탁・실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프로세스를 투자 운용 전반에 통합하기 시작했다.


휴먼파이, 크리에이터가 플랫폼이 되는 세상

구독자 23만 명을 보유한 뷰티 유튜버는 기대했던 것에 비해 손에 쥐는 돈이 적자, 팬들과 직접 연결되는 자신만의 디지털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팬의 참여와 기여를 기록하고, 디지털 멤버십과 콘텐츠 이용 권한을 관리하는 새로운 인프라로 활용됐다.

팬들은 이 멤버십에 참여해 콘텐츠 선공개, 1대1 상담, 오프라인 팬 미팅 등의 혜택을 받는다. 참여와 기여에 따라 다음 콘텐츠의 방향을 함께 결정할 수도 있다. 팬들은 단순한 소비자 위치를 넘어 크리에이터의 성장에 기여하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파트너가 된다.

말하자면 사람이 경제의 중심이 되는 '휴먼파이'이다. 이는 휴먼과 파이낸스를 결합한 신조어로, 크리에이터의 활동과 사람들 간의 관계 자체가 새로운 경제 가치와 금융의 기반이 되는 흐름을 뜻한다. 이제껏 ㅅ람들의 고나심과 활동이 만들어낸 경제적 가치는 대부분 빅테크 플랫폼에 귀속됐다. 하지만 휴먼파이는 이 구조를 바꾼다. 생태계 성장에 참여하고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한다.

또 크리에이터 역시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생산자를 넘어, 자신만의 팬덤과 커뮤니티,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하나의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플랫폼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치를 가져가던 시대에서 이젠 휴먼파이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대로 변하는 거다.

세 가지 핵심 원리

첫째, 소유권~ 크리에이터가 직접 소유하고 유지
둘째, 토큰화~ 콘텐츠와 멤버십 등을 토큰으로 표현
셋째, 수익 분배~ 기여도에 따른 보상


체인링크

만약 애플 주식 1억 주가 블록체인으로 옮겨진다면 무엇이 가장 먼저 필요할까? 그렇다. 이를 믿을 수 있는가에 달렸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신뢰할 수 있도록 증명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처럼 토큰화 시대의 승자는 '신뢰의 관문'을 장악한 기업일 가능성이 크다. 이 관문의 이름이 바로 체인링크다. 

체인링크는 2014년 세르게이 나자로프와 스티브 엘리스가 설립한 기업으로, 이들이 해결하고자 한 것은 이른바 ‘오라클 문제’였다. 블록체인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미리 정해진 규칙을 정확하게 실행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 밖 현실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스스로 알지 못한다.

오늘 테슬라 주가가 얼마인지, 어제 채권 이자가 실제로 지급됐는지 블록체인 자체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외부 데이터가 없다면 스마트 컨트랙트의 활용 범위도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블록체인이 알 수 없는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검증해 블록체인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 ‘오라클’이고, 체인링크는 이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다. 말하자면 '인프라 기업'이다. 미국 골드러시 시대에 의류업체 리바이스가 돈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값싸고 질긴 청바지라는 작업복 인프라를 창출했다.   

체인링크의 핵심 사업

데이터 피드~ 검증된(신뢰) 데이터를 제공
CCIP(크로스체인 프로토콜)~ 블록체인들 간의 토큰과 데이터를 연결
CRE~ 기관 금융 업무를 자동화하는 플랫폼

한국 크립토 산업의 준비 과제

규제의 명확성이 곧 시장의 유동성으로 이어진다. 제도를 먼저 정비한 국가는 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기업들은 다시 국경을 넘어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확장한다. 향후 일본 노무라 미국 서클이 구축하는 엔화-USDC 결제망이 본격 가동하면 한국 기업의 대일 무역 결제조차 일본이 설계한 금융 인프라 위애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머니 OS는 은행과 증권, 결제,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단순하게 한 화면에 모아 놓는 것이 아니라, 예금에서 결제로, 결제에서 투자로, 투자에서 디지털자산으로 이어지는 돈의 흐름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새로운 금융 운영체제인 것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증권사는 거래 수수료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가상자산 거래소 1위 두나무는 매출의 98%가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 증권회사 역시 위탁매매 수수료의 수입에 크게 의존한다. 이런 구조에선 시장의 활황과 침체 여부에 따라 실적이 춤을 추게 된다. 이를 탈피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


크립토, 더 이상 일부 투자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결제와 송금, 자산관리와 무역을 가능케 하는 금융 인프라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코인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 변화가 내 일과 사업, 금융 생활을 어떻게 바굴지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일이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은 아니다"라는 SF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이 무척 공감된다.

#트렌드 #2027트렌드 #미래전망 #경제경영 #암호화폐 #크립토 #비트코인 #블록체인 #RWA #매경출판 #매일경제신문사 #암호화폐투자트렌드 #이승준 #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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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C-브랜드 - 세계 시장을 삼킨 중국 소비문화와 브랜딩 전략
강준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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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라는 익숙한 표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때로는 세계의 변화를 가장 먼저 실험하는 거대한 테스트베드이며, 새로운 소비 감각이 탄생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 책이 중국 시장을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하나의 창문이자, 앞으로의 기획과 비즈니스를 위한 작은 로드맵이 되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강준묵은 현대전자와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로 재직했으며, 30여 년 동안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동해왔다. 2018년엔 중국 가전기업 메이디 그룹의 초청으로 주방가전 부문 디자인 센터장을 5년간 맡았다. 현재는 샤오미를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과 협업하며 디자인 개발과 제품 디자인 전략을 자문하고 있다.


총 5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꼬리표에서 자랑으로, 중국 브랜드의 진화(1장), 앱 하나로 도시의 하루가 바뀌었다(2장), 기능을 사던 사람들이 감정을 사기 시작했다(3장), 세계는 이제 중국 브랜드 앞에 줄을 선다(4장), 참고하는 나라에서 참고되는 나라로(5장) 등을 통해 중국 브랜드와 소비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국 기업의 브랜드 개발과 전략에 관한 성장사를 살펴보고 이들의 저력과 강점을 이해할 목적으로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다. 더구나 중국 현지에서 활동 중인 디자인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저자의 눈을 통해 비교적 냉철하게 바라본 중국의 디자인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책 속의 인상적인 부분을 요약해 본다.


중국 브랜드의 진화  


샤오미의 가장 큰 무기는 생태계에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같은 샤오미 생태계 내에서 살아온 젊은 세대에게 자동차는 생활의 여장선이다.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 생태계를 벗어나기 힘든 것처럼, 샤오미 역시 생활 깊숙이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며 충성도를 확장해 가고 있다.

이 변화는 비단 샤오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 중국 소비자들은 더 이상 성능만으로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기능은 기본 조건이 되었고, 그 위에 어떤 경험과 의미를 더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사람들은 이제 ‘좋은 제품’을 넘어 ‘나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원한다. 결국 중국 소비 시장은 성능 경쟁에서 감성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샤오미가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훠궈는 중국인의 일상에서 보편적이며 사회적인 음식이다. 굳이 이를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한국인들은 이를 잘 안다. 1994년 쓰촨성 젠양에서 작은 훠궈 가게로 시작했던 하이디라오의 창업자(장용)는 뻔한 음식만으론 경쟁할 수 없음을 일찍 깨닫고, 대기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에 주목했던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메뉴 자체는 다른 훠궈 전문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비스의 차별화에 있다. 튀는 국물 보호용 앞치마와 휴대폰의 비닐 커버를 챙겨준다. 또 안경닦이, 치실 등 작은 물품도 제공된다. 사소한 배려는 소비자가 세심한 돌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한다.


혼자 식사하러 온 손님을 위한 작은 인형
이 인상적이다. 중국에선 나홀로 식사하는 사람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이 가게는 그 시간을 어색함이 아닌 편안함으로 바꾸려 했다. 사실 식당의 친절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곳은 입장하는 순간부터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전 과정에서 일관된 감정, '당신은 존중받고 있습니다'를 경험하게 만든다.

숏폼의 경쟁력

광저우 거리의 한 카페에서 청년들이 영상을 찍고 있다. 그들은 그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짧은 대사와 동작을 반복해 가며 작은 무대 위에서 마치 연극 배우처럼 몰입한다. 촬영된 영상은 바로 더우인(중국의 대표적 플랫폼)에 업로드되고, 몇 시간 뒤에는 수천 개의 댓글과 ‘좋아요’를 받는다. 그렇다. 단순한 개인적 표현을 넘어, 집단적 놀이와 사회적 인정을 동시에 경험한다. 

이는 중국 숏폼의 본질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앱 하나로 도시의 하루가 바뀐다. 숏폼은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 참여형 심리 구조, 집단적 놀이 문화, 그리고 커머스로 직결되는 구조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새로운 무대다. 외국의 기업이나 창작자가 숏폼에서 진짜 배워야 할 것은 영상 편집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소비·놀이가 결합된 이 구조 전체를 이해하는 일이다.

감정을 사기 시작했다

퍼펙트 다이어리(完美日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젊은 소비자와 만나는 브랜드이다. 2017년 광저우에서 탄생했다. 당시 중국 화장품 시장은 로레알,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등 글로벌 기업이 프레미엄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중저가 시장에 머물러 큰 격차를 보였다. 완메이完美는 '완벽하다', 르지日記는 '일기'를 뜻함을 알 수 있다. 이름엔 화장化粧을 자기표현과 감정 기록의 도구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즉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의식이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도구로 화장을 바라본 셈이다.

왜 특별히 Z세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불릴까? 그 이유는 SNS를 잘 활용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브랜드의 탄생 배경부터 전략,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Z세대의 소비 감각을 중심에 두고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로컬 브랜드가 저가 이미지에 갇혀 있던 현실을 정면으로 뒤집어 합리적인 가격에 글로벌 수준의 패키지 디자인과 트렌디한 감각을 결합, Z세대가 선택해도 자랑스러운 로컬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만들어냈다. 


이제 중국 브랜드 앞에 줄 선다

쉬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션 공급망을 실시간으로 재구성했다. 패션 브랜드라기보다 시스템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창업자 크리스 쉬는 의류 디자이너가 아니라 IT 엔지니어 출신으로, 2008년 중국 난징에서 온라인쇼핑몰 쉬인사이드를 설립했다. 새로운 유행을 창출하기보다 소비자의 클릭, 검색, 구매 반응을 리얼타임으로 수집, 분석하는 시스템 구축에 집중했다.  

소비자들이 쉬인을 선택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만이 아니라 쉬인에서는 SNS에서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발견하는 순간 유사한 상품이 바로 추천되고, 부담 없는 가격 덕분에 소비자는 긴 고민 없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어서다. 탐색과 비교, 구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크게 압축되면서 소비는 더욱 빠르고 가벼워졌다. 이러한 구조는 틱톡을 중심으로 확산된 하울haul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하울은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한꺼번에 소개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콘텐츠 형식으로, 패션과 뷰티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카피의 종말, 브랜드의 시작

'짝퉁'이란 말로 대변되는 중국에선 사실 카피가 일상이다. ‘카피의 종말’은 모방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모방만으로는 시장을 움직일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중국 기업들은 이제 성공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그것을 새로운 환경과 소비자 맥락 속에서 다시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브랜드의 성장만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제품과 가격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속도와 데이터, 문화와 감정이 결합된 브랜드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으며, 중국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모방에서 축적을 거쳐 이젠 기준으로

장기간 중국은 기술을 배우고 제품을 모방하며 기존 질서를 따라가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어쩌면 아직도 여전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빠른 학습과 실행을 바탕으로 산업 기반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여기에서 머물지만은 않는다.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경쟁력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진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기술과 브랜드, 플랫폼과 소비 문화는 이제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경제경영 #마케팅 #브랜드스토리 #경영전략 #경제전망 #넥스트C브랜드 #강준묵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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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누가 하는가? - HR대전환 시대, 사람과 일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이현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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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은 한 사람이나 한 직무 안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은 사람이 판단해야 하고, 어떤 일은 AI가 도울 수 있으며, 어떤 일은 시스템이나 외부 전문가가 보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일이 어떤 수행 주체와 기반에 의해 어떻게 감당되어야 하는지 물어야 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이현석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공학리더십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공에 입사한 후 SK 이노베이션 등 여러 관계사를 거치며 대기업에서 28년간 인사/조직 실무를 담당하며, 전략과 인사 운영에 관련된 조직 문제를 현장에서 경험했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AI 시대, HR의 질문이 바뀐다(1부), 워크 앤 워크포스 아키텍처의 핵심 개념(2부), HR 업무는 어떻게 달라디는가(3부), 플랫폼은 왜 필요한가(4부),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5부), HR은 무엇이 되는가(6부) 등을 통해 AI 시대의 HR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 책 속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을 살펴보자.


HR은 왜 갑자기 어려워졌는가


사람을 뽑았는데 성과가 나지 않는다, 교육을 했는데 일이 바뀌지 않는다, AI를 도입했는데 책임이 흐려진다, 평가를 했는데 기여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직원 경험을 개선하려 했는데 실제 일의 조건은 그대로 남아 있다 등의 문제들은 서로 다른 과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사람만 보고 있는가? 아니면 

사람이 놓인 일을 함께 보고 있는가? 


HR이 갑자기 어려워진 이유는 사람이 덜 중요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HR이 다루어야 할 현실이 사람을 넘어 일의 구조까지 넓어졌기 때문이다. 사람을 더 잘 보려면, 이제 사람이 놓인 일을 함께 보아야 한다. 즉 일이 어떤 구조로 수행되는지를 봐야 한다. 어떤 일은 사람이 해야 하고, 어떤 일은 AI가 보완할 수 있으며, 어떤 일은 외부 전문성과 연결돼야 하는지를 말이다.


기존 HR의 질문은?


질문은 틀리지 않았다. 누구를 채용할까, 어디에 배치할까, 어떤 역량을 키울까, 어떻게 평가할까, 누구를 승진시킬까, 어떤 직원의 경험을 제공할까 등의 질문들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따라서 기존의 HR 질문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조직에서 일이 수행되는 방식은 더 복잡해졌다. 하나의 일 안에 사람이 호자 들어가기 않는다. AI가 일부 초안을 만들 수 잇고, 시스템이 반복 처리를 맡을 수 있으며, 외부 전문가가 특정 구간을 보완할 수 있고, 플랫폼이 일의 흐름을 연결할 수 있다. 이처럼 내부 구성원은 과거처럼 전체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기보다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나 맥락을 해석해야 하는 지점에 더 많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질문은 확장돼야 한다. 이것이 AI 시대 HR 질문의 변화이다. 새로운 질문은 이러하다.


그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은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가

그 일은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가

그 일 안에서 사람은 어떤 판단과 책임을 맡아야 하는가


스킬의 속성과 캐퍼빌리티


스킬은 사람에게 붙어 있는 속성에 가깝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은 특정 시스템을 다룰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보고서를 잘 쓰며, 어떤 이는 협상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프로젝트를 관리해본 경험을 지녔다 등으로 설명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스킬이 업무 내에서 어떤 캐퍼빌리티로 발휘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 표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스킬은 사람에게 붙지만 캐퍼빌리티는 일이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AI 시대 HR은 사람의 스킬과 일이 요구하는 캐퍼빌리티를 연결해야 한다. 스킬과 캐퍼빌리티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둘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스킬은 사람을 이해하는 언어이고, 캐퍼빌리티는 일이 요구하는 조건을 읽는 언어인 것이다. 

스킬을 많이 가진 사람이 언제나 그 일에 적합한 것도 아니다. 반대로 특정 스킬이 부족해 보여도, 일이 요구하는 캐퍼빌리티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캐퍼빌리티는 한 사람의 스킬로 충족되지만, 어떤 캐퍼빌리티는 여러 사람의 협업, 외부 전문성, 시스템, AI의 보완을 통해 충족될 수 있다. 그래서 AI 시대의 HR은 사람에게 어떤 스킬이 있는지를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일이 어떤 캐퍼빌리티를 요구하는지 함께 보아야 한다.

빌드 - 바로우 - 바이 - 봇으로 생각하기

빌드/바로우/바이는 오래전부터 인사관리 분야에서 활용한 인력 확보 방식이다. 빌드는 조직 내에서 캐퍼빌리티를 키우는 방식이고, 바로우는 외부 전문가나 파트너의 캐퍼빌리티를 일정 기간 빌려오는 것이며, 바이는 시장에서 유의미한 서비스나 솔루션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봇은 AI나 자동화 도구가 특정 태스크를 보완하거나 수행하는 방식인데, AI와 자동화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과업, 요약, 분류, 초안 작성, 비교, 추천, 데이터 정리 같은 영역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으며, 사람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고, 반복 업무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봇은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고, 초안을 제공해 사람의 판단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책임을 대신하지 않는다.
AI가 초안을 만들 수 있어도 그 초안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책임은 사람과 조직에 남는다. 자동화 도구가 분류 결과를 제공할 수 있어도 그 결과를 어떤 판단에 사용할지는 결국 사람이 정해야 하는 것이다.

HR업무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는 익숙한 HR 업무들을 새로운 질문으로 다시 읽는 파트이다. 채용, 배치, 육성, 평가, 승진, 직원 경험은 각각 다른 제도처럼 보이지만, 모두 사람이 어떤 워크 안에 놓이고, 어떤 캐퍼빌리티를 발휘하며, 어떤 책임을 감당하고, 어떤 경험과 학습을 남기는가와 연결되어 있다. 

중요한 것은 HR 업무의 이름이 아니라, “그 업무가 실제로 어떤 일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가”이다. 채용은 필요한 캐퍼빌리티를 확보하는 판단이 되고, 배치와 이동은 워크와 캐퍼빌리티를 다시 연결하는 일이 되며, 육성과 리스킬링은 캐퍼빌리티 전환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 되고, 평가는 성과가 만들어진 워크 구조를 읽는 일이 되며, 승진과 리더십은 더 큰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 되고, 직원 경험은 사람이 놓인 워크 조건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 된다. 이들은 이 책의 3부에서 자세하게 설명된다.

육성과 리스킬링

교육 목적의 강의를 들었다고 전환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즉 AI 교육을 수료했다고 AI가 들어간 워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 분석 과정을 이수했다고 실제 조직의 판단에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리더십 교육을 받았다고 더 큰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전환은 교육장에서 완성되지 않고, 실제 워크 안에서 일어난다. 새로운 태스크를 맡고, 낯선 기준을 적용해보고, 도구를 써보고, 피드백을 받고, 작은 책임을 감당하고, 실패와 조정을 거치면서 일어난다. 그래서 육성과 리스킬링은 교육이 아니라 전환 경험 설계인 셈이다.



채용 데이터와 HRIS


채용 데이터는 채용 시스템에 남는다. 교육 이력은 LMS(학습관리시스템)에 남는다. 평가 결과는 성과관리 시스템에 남는다. 이동 이력은 HRIS(인적자원정보시스템)에 남는다. 직원 경험 데이터는 설문 도구에 남는다. 그러나 그 사이의 연결은 잘 남지 않는다.

왜 이 사람을 뽑았는가. 그 채용은 어떤 캐퍼빌리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는가. 입사 후 그 캐퍼빌리티는 실제 워크에서 발휘되었는가. 그 사람이 어떤 경험을 통해 성장했는가. 평가에서 그 기여는 어떻게 읽혔는가. 다음 역할이나 승진 판단에 무엇이 반영되었는가. 이 연결이 남지 않으면 데이터는 많아져도 판단은 좋아지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이 문제가 더 중요해진다. AI는 많은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중요한 데이터인지, 어떤 판단이 남아야 하는지, 어떤 관계가 축적되어야 하는지는 조직이 먼저 설계해야 한다. HRIS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HRIS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 시대, 일의 구조가 바뀐다

AI가 발전해도 일은 계속된다. 다만 일의 구조가 바뀐다. 수행 주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필요한 캐퍼빌리티도 달라지고, 책임의 위치와 성장 경험의 방식도 달라진다. 사람을 포기해서가 아니고, 오히려 사람을 더 잘 살리기 위해서이다. "일은 누가 하는가?" 사람이 한다. AI가 돕는다. 시스템이 처리한다. 외부 전문가가 보완한다. 리더가 판단한다. HR이 구조를 설계한다. 조직은 그 판단을 학습으로 남긴다. 이처럼 일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누가, 어떻게 하는지가 바뀐다. 그 변화를 읽고, 사람과 일을 다시 연결하는 일이 앞으로의 HR업무이다. 인사, 인력지원 또는 HR 업무 담당자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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