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일은 맡기는 것이 전부다 - 성과를 내는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맡김’의 연금술
이바 마사야스 지음, 정혜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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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의 야근을 줄여 주기 위해 자신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마감이 임박한 자료를 쉬는 날 집에서 혼자 다듬는다. 정신을 차려 보면 근무 환경 개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건 리더인 자신뿐이다. 이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의 저자 이바 마사야스는 인재 교육 전문 기업인 라시사 랩의 대표이사로 비즈니스 역량 강화 트레이너이자 조직 관리 전문가다. 일본 리크루트 그룹에서 효과적인 '일 맡기기 기술'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야근 없는 팀을 실현했으며, 관리직을 맡는 동안 입사 3년차 이하 퇴사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신기록까지 세운 인물이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당신을 쉼 없이 몰아붙이는 ‘진짜 범인’은 역설적이게도 근로 환경 개선의 ‘부작용’이다. 실무진은 야근이 줄어들고 편해졌을지 모르나 실적 압박을 느끼는 리더는 그만큼 부담이 커진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뭐가 잘된 된 건지 제대로된 권한 위임(이양)을 배워 보자.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리더의 '고정관념'이 팀의 발목을 잡는다(제1장),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판을 짜라(제2장), 일의 주도성을 높이는 7가지 요소(제3장), 상황에 따라 제대로 맡기는 법(제4장), 맡긴 뒤 더 큰 성장으로 이끈다(제5장) 등을 통해 리더인 당신의 부담을 덜어 내고 팀의 잠재력을 깨우는 든든한 가이드를 만나게 된다.


리더의 '고정관념'


많은 리더들은 자기자신이 팀원(구성원)보다 우수하다는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다. 이 잘못된 선입견이 일이 엄청 많은 리더와 상대적으로 일이 별로 없는 팀원이라는 경계선을 만들어낸다. 사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인 셈이다. 아직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연공서열 때문에 능력이 부족함에도 리더가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최악의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리더가 아무리 전지전능해도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할 순 없다.


눈앞의 사과 100개를 얼마나 빨리 깎는지 겨루는 대회에 참가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제한 시간은 단 1분. 규칙은 따로 없다. 설마 혼자서 깎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관객 중에서 스무 명 정도를 즉석 모집해 함께 깎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그렇다. ‘타인의 힘을 빌려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 이것이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진정 벗겨야 할 것은 ‘사과 껍질’이 아니라 팀이 성장할 가능성을 가로막는 ‘사고의 껍데기’인 거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판

리더라면 팀원에게 일을 맡길 줄 알아야 한다. 일을 맡겼는데 실수하면 어쩌지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짊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맡기는 것도 기술이다. 먼저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뭐든 그렇듯 잘 준비만 하면 안심하고 팀원들에게 일을 맡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3가지를 준비하라고 제시한다.

1. 마음 다잡기~ 맡기기 위한 방침 수립
2. 관계 다지기~ 성장 시나리오를 구상
3. 환경 만들기~ 업무 과부하 해소

‘맡기기 방침’을 수립하는 것은 ‘기회가 주어지면 사람은 변한다’고 믿는 일이다. 유통 대기업을 맡아 잇따라 정상 궤도로 올린 유명한 경영자 오쿠보 쓰네오의 일화가 눈길을 끈다. 그는 매출이 저조한 매장의 점장을 앞에 두고 질타도 격려도 없이 조용히 말했다. “열심히 하고 있군요.” 

이후 그는 별다른 지시 없이 그저 기다렸다. 취재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기다릴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하자,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정답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을 믿습니다. 그래서 변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사람은 반드시 변합니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성장의 기회니까요.” 

이처럼 부하 직원이 리더에게서 ‘신뢰받는다’고 강하게 느끼는 순간은 바로 ‘업무가 맡겨졌을 때’라고 한다. 

여기서 나의 지난 경력을 되돌아 본다. 한 증권회사에서 인수영업을 이끌고 있을 때 영업의 극대화를 고민하면서 책 속에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았다. 내가 늘 밑줄 긋고 공부했던 경영학 교재에서 만난 '권한 이양移讓'이었다. 아무리 출중한 능력을 지녔다해도 부서장 혼자서 영업을 뛰면 한계에 봉착한다. 난 부서 회의에서 나의 방침을 전격 발표하고 여직원을 제외한 전 부서원을 2인 1개조로 5팀을 만들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영업 대상 지역을 분할해서 전담시켰다. 난 이를 '세그멘테이션'이라 명명했다.

사실 당시 내가 근무하던 증권회사는 업계에서 10위 권밖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력직으로 현대 그룹에서 이직한 내가 맡은 인수영업(IPO)은 나중에 업계 1, 2위를 다투었다. 모든 팀원들에게 승진을 보장하고 영업 실적에 상당하는 인사고과의 반영을 약속했다. 매월 마지막 영업이 종료하면 미리 정해 둔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며 영업 성과를 발표하고 실적이 우수한 팀에 금일봉을 지급하곤 했다. 물론 처음엔 업계 하위 수준의 영업 실적이었지만 이 전략을 적용한 이후부터 서서히 성과가 상승하자 팀원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에 물들고, 이후 업계에서 겁을 먹을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일의 주도성 높이기

내가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회사의 리더들은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조언을 자주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의 능력은 자율성과 주도성이 보장될 때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리라. 특히, 은행원에서 현대 그룹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이 말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갑자기 중동 건설 붐을 타고 조직이 비대해진 현대는 조직 관리가 밑바닥까지 미치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어서일 것이다.

책의 저자 또한 조직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맡긴다고 해서 다 잘된다는 보장이 없음을 지적한다. 일을 맡겼음에도 구성원들이 뜻한대로 움직여 주지 않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저 '최선을 다했다'는 말에 그치고 그 성과가 미흡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책은 주도성을 높이는 원칙을 제시한다.

즉 이는 정보 공개, 명확한 목표와 역할, 심리적 안전감, 자기결정감, 돌아보기, 의의(중요성), 권한 명확화 등 일곱 가지 원칙을 말한다. 그렇다고 시험공부 준비하듯 이를 달달 외울 필요까진 없다. 왜냐하면 이 원칙은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사진, 7가지 원칙)



리더십 전문가 켄 블랜차드는 그의 저서 <권한 부여는 1분 이상 걸린다>에서 "정보 공개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 권한 부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성원 자신도 운영에 참여하는 주체란 인식이 생겨야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인재로 성장한다. 따라서 맡기기 전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첫단추를 잘못 끼면 결국 옷을 다시 입어야 한다. 마찬가지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명확한 목표는 주도성을 높이는 철칙이다. 또 압박이 지나치면 긍지에 몰려 부정이나 날조 같은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으므로 심리적 안정감을 구축해줘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보상이라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맡기면 사람은 성장한다는 것도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니다. 성장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이는 '돌아보기'를 게을리한 탓이다. 교육 심리학자 데이비드 콜브'경험 학습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경험하기 - 돌아보기 - 학습하기 - 적용하기'라는 4단계를 반복해야 비로소 그 배움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유명한 이론이다.

답을 가르쳐주기 보다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업무를 맡기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리더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편이 좋다. 이때 'GROW 모델'이라는 코칭 기법이 유용하다. 이는 구성원의 '자기결정감'을 확보해 주도성을 높일 수 있다.(사진, GROW 모델)


많은 리더들이 좌절하는 단계

일을 맡긴 후 후속 지원을 잊으면 안 된다. 리더들은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한다. 일일이 참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임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성원의 보고를 그대로 믿다고 위험한 상황을 맞게되는 경우도 생긴다. 리더는 꼭 해야 하는 후속 지원에도 엄연히 원칙이 있다.

맡긴 게 아니라 그냥 내버려둔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진행 상황을 확인(정가 보고, 정보 수집 등)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의 더 큰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절대 방임하면 인 된다. 아무리 바빠도 중요한 사항을 확인하는 데 소홀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맡기는 것은 떠넘기는 게 아니라 큰 용기다

아랫사람에게 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리더에게는 큰 용기다. ‘내가 하는 게 더 빠르다’는 생각을 계속 고집한다면 구성원은 성장하지 못하고, 나아가 팀도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없다. 비록 작은 한 걸음일지라도 용기 있게 ‘맡기는’ 쪽으로 걸음을 내디딘 리더는 마침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성과가 나타나는 조직의 리더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실제로 이런 일을 경험했기에 권한 위임을 적극 찬성하는 쪽이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경영 #리더 #리더의일은맡기는것이전부다 #이바마사야스 #비즈니스북스 #책추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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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정함이 이긴다 - 사람 사이를 살아가는 오래된 지혜
김이섭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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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돌들이 서로에게 기대지 않는다면 건물은 이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가 한 말입니다. 인생은 나 혼자 달리는 게 아닙니다.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달리는 겁니다. 힘들 때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면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1등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1등이든 꼴등이든 모두 존중받는 행복한 세상이라면, 그걸로 충분할 테니까요.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김이섭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자르브뤼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독일의 헬무트 콜 수상의 방한 때 통역과 자문을 맡았으며, EBS에서 독일어 회화를 가르쳤고, 연세대학교와 명지대학교에서 문학과 문화, 소통을 주제로 강의했다.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우리는 어떻게 관계가 되는가(1장), 사람 사이의 오래된 지혜(2장), 사람 사일를 꿰뚫는 말들(3장), 사람 사이를 지탱하는 말들(4장), 사람 사는 세상의 오래된 말들(5장)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관계의 정석을 다룬다.

거짓된 삶을 강요하지 말라 

인생을 살다 보면 따뜻한 시선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참으로 소중할 때가 있다. 사실 따뜻한 배려와 애정은 언제나 소중하다.

"따뜻한 시선과 따뜻한 말 한마디는 언제나 소중하다.
거짓된 삶은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우리 시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언론을 통해 종종 보도되는 일처럼 청소년들에게 열등감을 부추기거나 좌절감을 안겨주는 사회는 바람직하지도 건강하지도 않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사랑에 목마른 청소년들에게 진실한 삶이 아니라 거짓된 삶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성찰해봐야 한다.

쌓은 건 평생, 무너지는 건 순간

검은콩과 흰콩을 섞는 건 한순간이지만 고르는 데는 한나절이 걸린다. 그러니 함부로 섞어서는 안 된다. 잘못도 저지르는 건 한순간이지만 바로잡는 데는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행동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후회가 없는 법이다. 지속적인 자기 성찰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쌓는 건 평생이고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재물도 그렇고 명성도 그러하다. 물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국내 굴지의 재벌 회장은 관계를 쌓는 건 땀 흘리며 힘들게 산에 오르는 것과 같지만 무너지는 건 일순간에 벌어지는 쉬운 일임을 항상 명심하라고 했다.  

"콩을 심는 건 한순간이고 고르는 데는 한나절이다.
신뢰를 쌓는 건 평생이고 신뢰가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좋은 말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말의 온도는 따뜻할수록 좋다. 마음의 온도가 말의 온도로 나타나는 거니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 모두 따뜻한 말이다. 이처럼 따뜻한 말이 오가는 세상, 그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소통의 골디락스’가 아닐까?

"커피 한 잔에도 말의 온도가 담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금주부터 제주도에 장마 전선이 도달해 이후 전선이 북상해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거라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강하게 내리는 비는 산사태나 홍수를 동반해 우리들의 삶에 큰 피해를 끼친다. 과거 태풍으로 인해 주변이 온통 물바다로 변해서 아침 일찍 고덕지구 상일동 집에서 출발한 출근길이 오후 2시 넘어 겨우 회사에 도착했던 일이 떠오른다. 택시를 이용해 강변도로를 타고 출근하던 중 넘치는 강물 때문에 긴급히 운전사와 함께 택시에서 탈출해 강변도로 밖으로 피신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날은 걸어서 천호대교를 지나 거의 걷다시피하며 강남역 인근 사무실에 출근했었다.    

이같은 시련이 닥칠지라도 인간의 일상은 여전히 진행되고 또한 인간관계도 계속된다. 오히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기만 하면 모든 건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성숙해진다. 인간의 회복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그리고 회복된 관계는 훨씬 더 끈끈하고 단단해진다.

"비가 내린 뒤 땅이 굳어지듯이
삶은 시련을 겪은 뒤 더욱 단단해진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농경 사회에서의 소 한 마리는 정말 큰 재산이다. 그런데, 외양간 관리가 허술해서 소를 도둑맞는다면 이처럼 허망한 일이 있겠는가. 소를 잃기 전에 튼튼하게 외양간을 고치는 게 최선이다. 잃은 다음에 이를 수리하는 일은 차선次善이다. 그런데,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다면 이는 '최악'인 거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적은 힘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내버려두면 나중에 훨씬 더 많은 힘을 들이게 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모든 일엔 사전 예방이 우선적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도 그래서 있는 거다.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으니 미리미리 '단디해라'(이는 울엄마가 늘 상 하시던 경상도 사투리)는 것이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더 큰 것을 잃게 된다"


혹시 소중하게 여기는 관계에 틈이 생겼다면 지금 당장 그 틈을 메우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공든탑이 무너지듯이 애써 키운 우정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늦어버린 후에 만시지탄晩時之歎이 무슨 소용 있으랴. 그 흔한 속담조차 마음에 품지 않고 있었다니.



#교양심리 #교양인문학 #자기계발 #결국다정함이이긴다 #김이섭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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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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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마시멜로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성장하며 선택지를 늘려간다.지금 하나를 먹을 것인가, 나중에 두 개를 먹을 것인가, 혹은 오늘 하나를 먹되 어떻게 내일을 무너뜨리지 않는 방식으로 먹을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선택을 도와주는 어른, 그들이 결국 삶의 시간을 온전히 지배한다. - '마시멜로가 우리에게 남긴 것'중에서



책의 저자 호아킴 데 포사다(1948~2015년)는 경제경영 저자이자 자기계발/리더십 컨설턴트이자 세계적인 대중연설가로 <피라니아 이야기>, <바보 빅터>, <어린이를 위한 바보 빅터>, <마시멜로 이야기>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그는 수많은  기업과 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킨 탁월한 이야기꾼이며 동기부여전문가이다.


총 여덟 가지 스토리로 구성된 책은 눈 앞의 달콤함이 많은 것을 망칠 때(스토리1), 눈앞 너머의 마시멜로를 보는 것(스토리2), 유혹을 견딜수록 사람은 더 크게 보인다(스토리3), 성공은 재능이 아니라 태도의 총합(스토리4), 준비된 사람이 결국 마시멜로를 얻는다(스토리5), 참아낸 시간은 반드시 달게 돌아온다(스토리6), 열정이 방향을 가질 때 삶은 더 단단해진다(스토리7), 견뎌낸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순간(스토리8) 등을 통해 성공은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일상의 선택들이 누적된 결과라고 알려준다.


"세 마리의 개구리들이 나뭇잎을 타고 강물을 떠내려갈 때, 이 중 한 마리가 강물에 뛰어들고자 결심했다면 나뭇잎 위엔 개구리가 몇 마리 남아 있을까?"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저자는 우리들에게 이런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다. 대부분 사람들은 두 마리라고 답하지만 아니라는 것이다. 즉 나뭇잎 위엔 개구리 세 마리가 여전히 있다는 거다. 그 이유는 결심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사진, 개구리 3마리)



사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결심을 수도 없이 많이 한다. 다이어트, 금연, 금주, 독서, 대청소 등등 말이다. 그럼에도 결과는 그리 되었는가? 맛있는 음식 앞에 다이어트 결심은 사라지고, 금연은 술자리에서 쉽게 무너지며, 독서 또한 책만 구입하고 책꽂이에 꽂아두기 일쑤였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여러 차례 금연을 시도했지만 '오늘까지 피고 내일부터 정말로 끊자!'라고 쉽게 흥정했었다.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과 같다. 이 단순함이 실상은 성공의 비결인 셈이다.


마침내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실천하는 방법의 변경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피했다. 대체로 이런 장소에선 흡연이 일상적이다. 특히 여럿이 함께 술자리를 가지면 더욱 심하다. 나의 지난 행동들을 곰곰이 되씹어본 결과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나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였던 거다. 또 담배를 끊는 방법도 잘못됐음을 깨닫게 되었다. 담배를 피는 갯수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는 니코틴을 끊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담배를 끊어 달라는 아내와 어린 두 딸의 열화같은 응원을 등에 업고 금연의 첫 발을 내딛었다. 처음부터 내 주변에 있던 담배를 아예 없앤 후엔 전혀 담배 구매를 하지 않았다. 니코틴의 유혹이 나를 혼미하게 만들면 냉수를 마셨다. '정신 차리자'라는 나에 대한 경고였다. 처음 1주일은 정말 힘들었다. 물만 마시는 금붕어와 같았다. 이렇게 시작된 실천이 1주, 2주 계속 거듭되면서 스스로 약속한 결심은 더욱 공공해졌다. 특히, 귀가한 나를 맞이하는 두딸은 담배 냄새가 안 난다면서 매우 좋아했다. 3개월 정도 지나니까 니코틴의 유혹 또한 매우 약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담배로부터의 해방'을 부르짖고 일체 술자리를 갖지 않았던 6개월이 경과하자 이젠 비흡연자로 정착하고 있었다.


(사진, 아서의 차 구입)


다시 책 속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스토리2엔 운전기사 아서와 차주車主인 조너선 간에 나눈 대화가 나온다. 아서는 뽐내는 걸 좋아하는 취향이라 고등학생 시절 콜벳 컨버터블을 몰아는데,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으로 할부계약을 한 후 매달 들어가는 할부금과 보험료 납부를 위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었다고 말하자 이를 듣던 조너선은 구입한 차의 용도가 순전히 여학생 환심을 사기 위한 것임을 눈치채고 자신은 고등학생 시절 아서 같은 친구들이 부러웠다고 말한다. 조너선은 10년 된 모리스 옥스퍼드를 겨우 구입해 이를 몰면서 공부에 전념했음을 밝힌다. 차라는 마시멜로를 금방 먹은 사람과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운전기사와 차주인의 관계로 현재 나타난 셈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너선은 아서에게 한 번에 백만 달러를 받을지, 1달러부터 시작해서 30일 동안 매일 두 배씩을 받을지를 선택해보라고 하자 아서는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백만 달러를 택하지 않겠냐는 반응이었다. 이처럼 아서는 마시멜로를 보면 여전히 참지 못하는 경향을 내보인다. 하지만 마시멜로를 참았다면 한 달 후 5억 달러 넘게 수입이 생겼을 것이다.


(사진, 아서의 선택)


책에 등장하는 여덟개의 스토리는 모두 재미있다. 리뷰글을 올리는 공간을 고려해 이만 줄이려 한다. 사실 한국경제신문에서 출간했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은 게 20년이 훌쩍 지난 듯하다. 주식투자로 우연히 알게된 신문기자가 책선물로 보내주었기에 책을 밤을 꼬박 새며 완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난 워런 버핏의 가치투자법에 심취해 있었던 탓에 '복리의 마법'에 크게 매료되어 있었다. 앞서 운전기사 아서와 차주인 조너선 간의 대화에 등장하는 1달러부터 시작해서 30일 동안 매일 두 배씩 돈을 받는 이야기는 이와 유사한 맥락이다. 성공적인 복리의 마법을 달성하려면 확정 수익률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주식 시세는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처럼 통상 등락이 반복되기에 비록 짧을지라도 우상향이 지속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과거 이런 경험을 했던 때는 IMF 회복 시기의 공모주 상장에서 맛보았다. 당시 상한가는 15% 상승이었다. 이 상한가 행진이 7일간 지속되면 시세는 2배가 되는데, 이를 '72법칙' 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6일 째 상한가 시세에서 안전하게 전량 매도했었다. 나에게 7일차 상한가는 '마시멜로'였던 셈이다.


이밖에도 거짓말을 하는 아들의 훈육을 위해 아버지는 자동차키를 아들에게 건네주고 걸어서 15킬로미터 거리의 집까지 걸어가는 스토리나의 과거 스파르타 식 훈육법이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아버지는 아들의 거짓말에 대해 당장 면전에서 비난하는 마시멜로를 선택하지 않았다. 나도 이런 식으로 두 딸을 대했다면 딸들의 정신 건강이나 학업 성적에 훨씬 도움되었을 거라는 반성마저 든다. 칩십 중반을 넘긴 아버지를 여전히 두 딸은 어려워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나를 참으면 둘을 준다'


조너선 페이선트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들려주는 마시멜로 이야기는 실제로 진행되었던 '마시멜로 실험'을 목격했던 저자가 이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그는 제록스사의 학습 시스템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고 여러 나라에서 동기부여 강연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소중한 교훈들을 이 책에 담고 있다. 특히, 자기관리처세 분야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자기계발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 책의 일독을 강추하며 권한다.


#책추천 #자기계발 #자기관리처세 #마시멜로이야기 #호아킴데포사다 #성공학 #딥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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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술의 세계사 - 리더가 탐한 붉은 권력,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 와인 역사
명욱 지음 / 포르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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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뉴욕 경매에서는 1945년 빈티지 제품이 약 12억 원(81만 2,500달러)이라는 경이로운 가격에 낙찰되며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와인 한 병이 서울의 아파트 한 채 가격과 맞먹는 시대다. 사람들은 왜 이 붉은 액체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는가. 이 책은 그 가격표 뒤에 숨겨진 서사의 힘을 추적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명욱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전문가로 술이 인간의 욕망과 권력, 문화적 헤게모니와 어떻게 연결되어 왔는지를 탐구해 왔다. 와인을 비롯한 주류의 역사를 문명과 정치, 경제, 인간 심리가 교차하는 거대한 서사로 풀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총 여덟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문명의 시작과 와인(1장), 와인, 제국의 통치 수단이 되다(2장), 왕과 교황 결탁하다(3장), 피할 수 없는 전쟁(4장), 백년의 전쟁(5장), 와인으로 귀족 길들이기(6장), 와인빛 혁명(7장), 나폴레옹과 근현대(8장) 등을 통해 와인이라는 액체 속에 담긴 인류의 허상과 현실을 고찰한다.

포도에서 짜낸 붉은 생명력

당시 와인은 제한된 생산 기반 속에서 귀중하게 취급되던 자원이었으며, 그 붉은 색채는 생명력과 재생, 그리고 파라오 권위의 시각적 강조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그들은 붉은 와인을 보며 직관적으로 피의 이미지를 읽어냈다.

그리스 역사가 플루타르코스에 따르면, 당시 이집트인들은 와인을 과거 신에게 대항했던 자들의 피가 땅에 스며들어 포도나무로 다시 태어난 것이라 믿었다고 전한다. 술에 취해 이성을 잃는 행위를 두고 그들의 몸이 조상의 피로 가득 차 과거의 광기가 되살아나는 것이라 여겼다는 그의 기록은 고대인들이 와인을 기호품을 넘어 두려운 영적 힘을 가진 매개체로 보았음을 시사한다.

람세스 2세 시대의 나일강 델타 북서부 지역은 왕실과 신전의 축배를 책임지는 풍요로운 포도 재배지였다. 당시 이집트의 와인 관리 체계는 놀라울 정도여서 항아리에 생산 연도와 포도원은 물론 양조 책임자의 이름까지 상세히 기록할 정도로 정교했다.

와인은 또 지하 세계의 처형자와 이어지기도 한다. 바로 와인 압착기를 관장하는 신이자 지하 세계의 처형자로 알려진 셰즈무였다. 그는 포도와 올리브를 압착하는 신이면서 동시에 지하 세계에서 죄인들을 처벌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이집트 종교 문헌에서는 그가 적들을 붙잡아 그들의 머리를 으깨 피를 짜낸다는 잔혹한 이미지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포도 압착과 피의 이미지를 서로 겹쳐 놓은 상징적 언어였다.

우리는 흔히 람세스 2세를 거대한 석상과 전차 부대로 기억한다. 또는 기독교 세계관에 등장하는 모세의 라이벌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힘은 백성들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상징에서 나왔다. 그는 적들에게는 셰즈무의 잔혹한 심판을 연상시키고, 백성들에게는 오시리스처럼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는 구원자의 상징을 가졌는데 이는 와인이라는 물질문화가 가진 이중적 속성, 즉 죽음과 부활(생명)의 서사를 설명하는 상징적 틀로 해석될 수 있다. 람세스 2세에게 와인은 신의 축복을 지상에 구현하고, 필멸必滅의 인간인 자신을 신화적 존재로 연출하는 상징적 매개였다.

세 영웅(삼손, 다윗, 솔로몬)의 운명

유대 민족의 역사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그리고 가나안이라는  고대 문명의 핵심축을 관통하는 거대한 이동의 기록이다. 그 서막은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곡물 농사와 맥주 문화가 발달했던 메소포타미아를 떠나, 약속의 땅이자 산지와 구릉지인 가나안으로 향했다. 이후 요셉을 따라 이집트로 이동해 정착한 유대인들은 훗날 모세와 함께 이집트를 탈출(출애굽), 40년 간의 광야 생활 끝에 가나안에 입성했다. 이들은 부족국가 시대를 거쳐 이스라엘을 세웠고 사울과 다윗, 뒤를 이은 솔로몬이 왕위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나일강과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을 낀 제국들은 미생물과 흙탕물을 피하고자 곡물을 끓여서 만든 맥주를 주요 식수로 삼았다. 반면 가나안 산지는 석회암 지대라서 석회질의 물을 마시기 좋게 하려고 와인을 섞어서 마시는 지혜를 발휘했다. 결과적으로 와인은 이스라엘 역사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술과 연관된 리더의 모습을 살펴보자. 삼손은 블레셋에게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할 사명을 받은 나실인(야훼로부터 선택받은 자)으로 구별되었다. 그는 와인과 포도 열매를 멀리하고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초인적인 힘을 지닌 존재였다. 하지만 그는 술이 동반되는 블레셋 딤나의 7일 잔치에 참석해 그간 지켜온 경계를 허물고 사랑한 이방인 여인 데릴라에게 힘의 근원이 머리카락임을 털어놓자, 그날 밤 바로 잠든 사이에 머리카락이 잘리고 힘을 잃게 되었다.

이와 반대로 다윗은 와인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권력을 다졌다. 그는 관장을 임명해 포도원과 와인 저장고를 조직적으로 관리했다. 그에게 와인은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이를 이용해 각 지파와 전사들의 지지를 결집시킨 군주였다.

세 번째 인물은 솔로몬 왕이다. 그는 포도밭 여인 술람미와 뜨거운 사랑을 노래한 '아가서雅歌書'에 등장한다. 왜 그는 수많은 왕비와 후궁들을 뒤로하고, 뙤약볕 아래서 포도원을 가꾸느라 피부가 검게 그을린 시골 처녀에게 푹 빠졌을까? 일부 성서학자들은 정략결혼으로 맞이한 가식적인 미인들에게 권태를 느꼈을 거라고 분석한다. 아무튼 솔로몬에게 그녀는 단순한 연애 대상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순수함 그 자체였다.

찬란한 와인의 역사는 '탐욕'이란 독으로 돌아와 제국을 붕괴시켰다. 솔로몬 사후, 이스라엘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분열되는 사태를 맞았다. 먼저 몰락의 길을 걸은 것은 북이스라엘이었다. 메소포타미아를 제패한 잔혹한 아시리아의 철기 군단에 의해 지도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남유다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끈질지게 버텼으나 결국 신바빌로니아에 의해 최후를 맞이했다. 기원전 586년,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솔로몬이 사랑을 노래하던 포도원을 군화발로 무참히 짓밟고 말았다. 왕족과 엘리트 계층을 모두 바빌론으로 끌고 갔다. 바로 '바빌론 유수'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그러나 바빌론의 와인 정치도 페르시아 군대의 침공으로 종말을 맞았다. 통치와 정복의 도구였던 와인은 결국 후대 왕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제국의 종말을 재촉한 독배였던 것이다. 이후 수천 년 동안 해당 지역의 역사적 분열은 지속되었다. 땅의 진정한 주인을 따지는 정통성 논쟁은 지금까지도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

소믈리에의 등장

소믈리에는 와인을 관리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진행하는 사람이다. 즉 와인 맛과 향香의 변질을 체크하는 특별히 미각이 발달한 사람이자 이들의 직업군이기도 하다. 이 직업은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와도 연결된다. 성경에 등장하는 술 관원은 왕과 매우 밀접한 관계의 인물이 담당할 수 있었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요셉과 이집트 술 관원의 이야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요셉은 가나안 땅 출신의 유대인으로 이집트 노예에서 총리까지 오른 인물로 기술하고 있다. 이같은 인생사의 결정적 전환점은 바로 술 관원과의 만남이었던 것이다.

옥살이를 하던 요셉은 감옥에 들어온 파라오의 술 관원이 꾼 꿈을 해몽해 주었다. 세 가지 포도 송이에서 즙을 짜서 파라오의 잔에 드리는 그 꿈을 '3일 안에 복직될 것'이라고 명쾌하게 해석했는데, 해몽처럼 실제로 복직된 관원은 훗날 파라오에게 요셉을 추천함으로써 요셉은 파라오의 꿈을 해석함은 물론 대바책까지 제시하면서 절대적인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술 관원은 어떤 직책이길래 이리도 왕과 가까울 수 있었을까? 고대와 중세의 왕실에서 왕의 음료를 관리한다는 것은 곧 왕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중대한 직무였다. 독살이 흔한 암살 수법이었던 시대에 이런 일을 맡은 사람은 왕이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이었으며, 그의 미각과 후각은 곧 왕의 생존을 결정짓는 셈이었다.


붉은 황금, 와인의 역사

이밖에도 책은 와인과 관련된 역사를 로마시대, 교황의 중세시대,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 르네상스와 절대왕정, 나폴레옹 시대,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와인의 역사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결국 와인은 정치, 경제, 종교, 국가의 정체성과 맞물린 역사와 문화의 집합체이다. 이같은 역사와 함께 와인을 즐긴다면 제대로 그 맛을 음미할 것 같아 와인 애호가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역사 #문화사 #교양세계사 #왕과술의세계사 #명욱 #포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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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의 포트폴리오 - 폭발적 우상향을 이끌 주식투자 넥스트 텐배거 TOP7
정주용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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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버핏에게 AI는 단순한 알고리즘 무더기가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 산소+코가콜라'다. 그는 AI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전환 비용, 네트워크 효과, 데이터 중력, 그리고 전력 독점까지 포함한 새로운 경제적 해자를 정확히 측정한다.(중략)그래서 그는 오늘도 0.001초의 광란을 꺼버리고, 50년의 침묵을 사들인다. 그것이 바로 초지능, 로보틱스, 원자력 AI 시대의 폭풍우를 뚫고 나갈, 40대 워런 버핏의 가장 단단하고 위대한 승부수다. - '프롤로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정주용은 스타트업 벤처 투자가로 그래비티벤처스 의장 및 CIO를 맡고 있다. 20여 년간 인베스트먼트와 증권사 등에서 글로벌 투자 업무를 수행하며 글로벌 M&A와 전략 투자의 최전선을 누볐다. 누적액 기준으로 1,300억 원의 투자금을 60여 개 국내외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다수의 성공적 IPO를 성사시켰다.


총 일곱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우주, 항공(파트1), 인공지능(파트2), 반도체(파트3), 에너지(파트4), 자율주행(파트5), 피지컬 AI와 로보틱스(파트6), 방위산업(파트7) 등을 통해 향후 폭발적인 우상향을 이끌 넥스트 텐배거 톱7을 제안한다.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2015년 12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1단 추진체가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대로 다시 사뿐히 내려앉자,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은 로켓이 아니라 '수익률'이 착륙하는 것을 목격했다. 우주로 향하는 로켓 발사에 드는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 수치이기에 그러했다.


1회 발사 비용이 10분의 1로 수직 낙하하는 순간, 인류의 시선은 밤하늘의 낭만에서 엑셀 시트의 ‘재무적 타당성’으로 냉정하게 옮아갔다. 바야흐로 우주가 탐험의 대상을 넘어 폭발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거대한 ‘투자 시장’으로 변모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본은 이런 기회를 포착하고 이미 이동중일 줄도 모른다. 


지구인의 화성 이주라는 기치 아래 시작됐던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나스닥 시장에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고 성공적으로 상장되었다. 이번에 조달된 천문학적 자금은 '스타십'이라는 강력한 운송 수단에 투입되어 지구와 달, 화성을 잇는 '행성 간 경제권'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주 데이터 센터를 통해 우주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이며, 나아가 달 표면에 '무인 기가팩토리'와 '달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AI라는 새로운 종種을 살펴보자. 이제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새로운 종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디지털 석유’다. 이미 AI 산업은 2026년 기준 연평균 성장률CAGR이 37%를 상회하고 있다. CAGR은 여러 해 동안의 성장률을 평균으로 계산한 수치로, AI 산업이 매년 얼마나 빠르게 커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센터, 반도체 공급망 등 관련 산업을 포함한 수치로, AI가 경제 전체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성장의 이면에는 에너지 부족과 공급망의 병목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자원을 선점하려는 기업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전쟁의 중심엔 세 명의 인물이 있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오픈 AI의 샘 올트먼, 2021년 초에 창업한 앤트로픽의 창업자들(아모데이 남매), 그리고 이단아 일론 머스크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얽히고설킨 서사는 현대 자본주의가 목격한 가장 드라마틱한 드라마인 셈이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온 법칙은 '무어의 법칙'이었다. 2년마다 칩의 집적도가 2배로 늘어난다는 이 법칙은 무한한 성능 향상을 약속한 셈이었다. 하지만 칩이 점점 더 소형화됨에 따라 한계에 부딪치고 말았지만, 반면에 더 많은 연산량을 요구하고 있다.


마침내 새로운 연금술이 등장했다. 바로 '후공정後工程'이다. 이는 반도체 칩을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전자기기에 연결되도록 전기적으로 포장하는 패키징 단계이다. 과거 후공정은 보조적 단계였으나 이젠 칩을 쌓고 연결하는 기술의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이제 반도체 전쟁의 승패는 더 작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영리하게 쌓고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간에 펼쳐지는 기술 전쟁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지 흥미진진하다.


AI 전성시대가 지속 가능하려면 에너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괴물은 지금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전력을 집어삼키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AI 산업의 최종 승자는 에너지 기업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즉 AI가 뜬구름처럼 생각되지만 그 실체는 전력을 만들어내는 구리선, 변압기, 냉각 펜으로 구성된 물리적 장치이다.


2026년 기준 글로벌 데이터 센터 시장 규모는 6,650억 달러(약 900조 원)에 육박하지만, 이 거대한 제국은 지금 아주 단순하고도 치명적인 벽에 부딪혔다. 바로 ‘전기가 부족하고, 열을 식힐 수 없다’는 본질적인 한계다. JP모건과 맥킨지 컨설팅에 따르면 2030년까지 5조 달러(6,700조 원)의 투자금이 AI 데이터 센터를 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곧 황금알을 낳을 것 같은 투자 대상이었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기술의 상징인 자율주행이 곧 현실화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복잡한 도심에 등장하는 수많은 변수는 무한대에 가까웠고, 인간이 짠 코드는 예상치 못한 '에지 케이스' 앞에서 무력했다.


에지 케이스는 도심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이거나 매우 드문 상황을 말한다. 따라서, 인간이 미리 짜놓은 코드는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앞에서 맥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기술적 특이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인간이 규칙을 가르치는 시대가 끝나고, 스스로 학습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입력부터 출력까지 단일 신경망으로 처리하는 방식)’ AI가 등장한 것이다.


로봇은 인간을 돕거나 대체하려고 탄생한 제품이다. 이미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묵묵히 주어진 일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바닥에 나사 하나가 떨어지자, 로봇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인다. 누구도 ‘떨어진 나사를 주워라’라고 코딩하지 않았다. 하지만 로봇의 머리에 탑재된 AI는 카메라를 통해 상황을 시각적으로 ‘인지’하고, ‘부품이 떨어졌으니 주워야 공정이 지연되지 않는다’고 스스로 ‘추론’한 뒤, 부드러운 손길로 나사를 집어 든다. 


이 찰나의 순간은 인류 산업사에 획을 긋는 전환점이다. 챗 GPT로 대표되며 모니터 속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디지털 감옥’에 갇혀 있던 인공지능이, 마침내 강철의 육체를 입고 현실 세계로 걸어 나온 것이다. 가상공간의 똑똑한 앵무새가 현실의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진정한 ‘노동자’로 각성하는 순간, 인류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생산성 혁명의 폭심지爆心地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보, 즉 방위산업을 살펴보려 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에 진행된 전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단기전으로 끝날 것으로 판단했던 러시아의 예측과 달리 장기전 국면 조짐이 보인다. 이 전쟁으로 인해 많은 유럽 국가들과 중동 국가들은 최첨단 국방 장비들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사실 나라가 존재하지 않으면 돈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현대전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크고 비싼 소수의 정예 무기들이 돈값을 제대로 못함에 따라 오히려 '작고 저렴하며 압도적인 다수의 무기'로 완전히 뒤집혔다. 최첨단 주력 전차가 500원짜리 상업용 드론 공격에 고철 덩어리로 변하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은 러시아의 오만함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가성비 좋은 무기로 재무장해야 함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미래의 텐배거를 찾아서


책은 우주, AI, 반도체, 에너지, 자율주행, 로보틱스, 방산 등 일곱 가지의 테크 트렌드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미래의 텐배거를 건저올리는 워런 버핏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주식에 투자하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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