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참모 - 참모의 눈으로 바라본 손정의 기업가 정신 스타리치 기업가 정신 시리즈 2
시마 사토시, 정문주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2014년 5월 7일, 소프트뱅크는 결산 설명회 석상에서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 스프린트 인수 등을 통해 매출 6조 7천억 엔을 달성했으며, 이로써 영업이익이 드디어 1조 엔을 넘어서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1조 엔을 넘는 회사는 일본 경제 사상 세 군데밖에 없다. 일본 최대 통신사업자인 일본전신전화NTT와 도요타 자동차, 그리고 소프트뱅크다. 게다가 영업이익 1조 엔을 달성하기까지 NTT는 창업 후 118년, 도요타는 65년이 걸린 데 비해 소프트뱅크의 경우 불과 3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소프트뱅크의 실적은 최단 기간, 최고 속도로 이룬 기록인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손정의의 기업가 정신을 말한다

 

책의 저자 시마 사토시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설립한 마쓰시타 정경숙의 2기생이다. 중의원이었던 그는 소프트뱅크에 입사한 후 사장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손정의 회장을 보좌했다. 이 책은 저자가 근무했던 8년, 총 3000일을 기록한 역사인데, 손정의를 곁에서 보필하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손정의 회장의 리더십, 기업가 정신, 그리고 경영철학 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300년 존속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손 회장의 야망과 이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던 손 회장의 진면모가 강조되어 있다.

 

책은 총 3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손 회장의 결단력을 보여준 모습과 어록들을 강조하여 각 장의 핵심 내용과 손정의 회장의 기업가정신을 느낄 수 있게 하였고, 책 내용 중간중간에 언더라인으로 가독성을 높여 준다. 무엇보다도 최측근인 비서실장이 직접 경험했던 손 회장의 모습과 언행을 담았기에  회장의 경영철학과 마인드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2005년에 소프트뱅크에 입사했다. 당시 회사는 매출이 1조 천억 엔, 영업이익은 전년도 254억 엔 적자에서 벗어나 623억 엔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가 사장실 실장으로 부임한 후 회사는 8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했다. 그에게 주어진 사명은 회사를 '풋내기 벤처'에서 졸업시키고 '성인 소프트뱅크'를 지향하는 '1조 엔 클럽'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3000일 동안 몸담았던 회사가 영업이익 1조 엔 클럽에 진입하자 그는 사장실장에서 물러나 현재 회사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2005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단행한 우정해산 총선거에서 낙선하면서 그는 9년에 걸쳐 일했던 중의원 직을 잃었다. 정가에서 IT통으로 알려졌던 터라 그는 1997년부터 손정의 회장과 교분을 맺고 있었다. 낙선 이후 자연스레 그는 손정의를 찾아 정치인에서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하는 첫 번째 주자가 되기를 자청하며 소프트뱅크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손 회장은 흔쾌히 승락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실과 바늘 같은 동행이 시작되었다.

 

"지백智伯은 나를 국사로 대했다. 그래서 나는 국사로서 보은하는 것이다"

- <전국책戰國策> 중에서

 

 

 

 

'빛의 길'을 구상하다

 

5년 후, 10년 후, 100년 후, 300년 후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로부터 역산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손정의다. 이와 같은 뺄셈 방식이야말로 손정의식 경영의 진수다. 이동통신사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보다폰 인수는 뺄셈 방식이란 관점에서 볼 때 지극히 당연한 결단이었다.

 

"소프트뱅크가 창업한 지 어느덧 이십여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다양한 사업, 여러 번의 기업 인수에 도전했습니다. 5, 6년 전부터는 광대역통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는 하루라도 빨리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고자 했습니다" - 보다폰 인수에 관한 기자회견(2006년 3월 17일) 중에서 

 

보다폰 인수에 대해 저자는 제갈량이 유비에게 진언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떠올렸다. 위나라의 조조와 맞서려면 오나라의 손권과 동맹을 맺고, 익주와 형주를 점령해 근거지로 삼아야 한다고 제갈량이 유비에게 건의했던 사실 말이다. 2005년 당시 보다폰의 시장점유율은 6퍼센트로 업계 3위였다.

 

인수를 위해선 2조 엔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했지만, 소프트뱅크의 보유자금은 2천억 엔밖에 안 됐다. 그런데, 자금조달에 관한 한 손 회장은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거품붕괴의 여파로 일본 은행은 제로금리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제로금리라는 전략적 환경을 기회로 삼아 마침내 LBO 방식으로 성공적인 인수를 마무리했다.

 

소프트뱅크의 출발점에 서게 된 손정의 회장은 보다폰재팬이 해오던 방식을 뒤집어엎고 타협하지 않았다. 모든 일에 주저 없이 직접 관여했다. 평소 과장 이하 직원만 참석하는 회의에도 참석해 현장을 이끌었다. 보다폰의 간부와 경영진은 매니지먼트 스타일의 차이를느껴 크게 당황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아카데미 강의에서 당시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과거의 관습과 매니지먼트까지 일체 존중하지 않겠다는 그야말로 불퇴의 각오로 임했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 외에는 하지 않고, 옳다 싶은 판단 외에는 내리지 않는 긴장감 있는 자세야말로 경영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인생 50년 계획'(19살에 세운)

 

20대에 이름을 알린다

30대에 자금을 모은다

40대에는 일대 승부를 건다

50대에 사업을 완성시킨다

60대엔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넘긴다

 

2007년 1월 5일,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가입자들끼리 무료 통화가 되는 '화이트플랜' 발표한다. 이후, 확실한 변화가 일자 "반드시 이겨야 돼.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그러려면 단번에 일등 자리에 올라야지. 한 번만 이겨보면 이기는 맛을 알게 될 거고, 그렇게만 되면 직원들 사기도 올라가고 모럴도 향상될 거야" 라고 강한 어조로 독려했다.

가장 힘든 시기에 휴대폰 계약 순증가 1위를 성취한다. 큰 싸움을 앞두고 있을 때 작은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아군의 사기를 올리는 것은 병법의 기본이자, 손정의 회장의 경영 방식 중 하나이다. 또 성공을 생각하는 범위가 달랐다. 손 회장은 '국내에서 2위냐 3위냐 따질 것 없다. 세계에서 3위다. 평가 잣대를 바꾸자' 라고 말하며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을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강조했으며 '세계를 향한 도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시장을 향한 대약진

 

2012년 10월 15일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손정의는 미국 이동통신 업계 3위 기업인 스프린트를 20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매출에서 차이나모바일, 버라이즌에 이은 세계 3위의 이동통신 사업자가 되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10월 19일, 총무대신의 정례 기자회견 자리에서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인수는 일본 통신 사업자가 세계로 뻗어가는 도전이기에 따뜻한 눈길로 지켜보겠다고 응원의 메세지를 던졌다. 

 

"미국은 정치, 창업, 경제력에 있어 모두 세계 1위입니다. 철도, 전기, 고속도로, 인터넷은 어떻습니까? 미국은 과거 100년의 역사를 통틀어 모든 인프라 건설에서 세계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모바일 인터넷의 정보통신 인프라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프린트를 인수하게 해주셨으니, 제가 미국의 정보통신 인프라에 혁명을 일으키겠습니다. 미국의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를 세계 1위로 만들겠습니다. 정부에 원조라든지 공공 투자를 해달라는 말은 안 할 겁니다. 정부는 한 푼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위험을 감수하고, 제 책임 하에서 투자한 뒤 해내겠습니다" -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와의 대화

 

이를 통해 우리들은 손 회장의 승부사적 면모를 볼 수 있다. 리더는 어떠해야 하는지, 어떤 전략과 전술을 짜고 행동해야 하는지 등 손정의 스타일의 '리더학'을 보여준다. 또한 손 사장은 "어떻게 하면 자전거가 안 쓰러지는지 가르쳐줄까? 더 필사적으로 페달을 밟아 속도를 내. 그럼 안쓰러져"라는 어록에서도 그의 도전정신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 노력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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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마케팅 - 창업기업의 성공을 위한 마케팅 원리와 실제
서상혁 외 지음 / 북코리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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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젊은 시절에 도전하기도 하지만 웬만큼 특정 기술이나 경영 등에 전문성을 갖추고 나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흔히 도전정신, 미래지향적 정신을 가지고 꿈과 야망을 두르고 각고의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실패의 쓴잔을 마시고, 때로는 다시 일어설 힘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쇠락하기도 한다. 이는 한마디로 '준비되지 않은 창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서문' 중에서 

 

 

나도 창업이나 해볼까?

 

창업이 마치 우리 사회나 경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돌파구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사실 그 이면의 어두운 현상을 간과해선 안 된다. 창업으로 인한 고용 창출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대부분의 창업 형태가 자영업 내지는 벤처창업이기에 그 영세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고용함에 있어선 긍정적이지 않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전에 시장조사만 제대로 실행한다면 창업의 실패를 60% 정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자신의 보유 기술이나 업무 전문성을 믿고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의 쓴 맛을 보게 된다. 이는 자신의 능력을 침소봉대한 때문이다. 즉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라는 사실이다.

 

책의 저자들은 창업의 성패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바가 마케팅임에 공감하고 이에 의기투합해 각자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을 맡아서 집필을 완성했다. 현재 호서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서상혁 교수는 창업마케팅, 소비자 행동론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동교 벤처대학원 이소영 교수는 시장조사, 브랜드 관리, 서비스 마케팅 등을 강의중이다. 또한 현재 창업 또는 벤처 분야에서 석박사 과정 중인 김희진, 최병조, 이형곤 저자들도 창업 멘토링에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책은 모두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케팅의 일반적인 내용을 나열하지 않고 전반부에 사업기회 분석, 시장성 평가, 시장조사 및 수용예측 등 사전조사 단계를 중시하고 있다. 또 신제품의 출시, 신제품 개발 성패요인 등 창업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들을 책의 절반 정도 지면에 배정하고 있다.

 

 

 

 

 

창업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창업만 하면 돈벌 수 있도록 시장이 문을 활짝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에 사로잡힌다면 이는 실패의 길로 나아가는 관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까?  이 책은 창업마케팅에 관한 체계적 전문지식이 척박한 현실에서,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들, 그리고 창업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창업기업들에게 창업마케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마케팅은 신규창업기압에 필수적인 도구이자 노하우이다.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계에서 성공하려면 타고난 소질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프로페셔널만이 스포츠계에서 살아남는다. 마찬가지로 마케팅은 창업기업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요소이다.

 

창업마케팅이란 "창업기업들이 시장에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관리하는 활동"이다.

 

창업마케팅의 연구 분야는 기업가 정신, 마케팅, 그리고 혁신이 중첩되는 영역이다. 창업마케팅은 초기발전단계의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창업마케팅과 중소기업 마케팅은 동일한 맥락이다. 중소기업 마케팅이 매우 비공식적이고 경영주의 개인적 목표를 반영한다면 창업마케팅은 훨씬 더 복잡하고 경쟁적인 환경에서의 마케팅과 관런되어 있다.

 

 

 

창업기회평가의 주안점은 무엇인가?

 

사업기회분석란 외적, 재무적, 내적 여건들을 고려하여 가능한 사업 기회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과정이다. 날이 갈수록 사업 환경의 경쟁이 치열해지는데도 사업기회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없이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발을 내딛기도 전에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함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사업환경(외적) 요인~ 시장, 정부 규제, 정치적 조건, 기술, 사회적 변화, 자연

재무적 요인~ 수익추정, 비용추정, 투자수익률

내적 요인~ 기업 목적, 기업 목표, 조직의 자원

 

 

 

시장 분석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곳' 또는 '재화와 용역(서비스)이 거래되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즉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가 팔릴 수 있는 장소이다. 팔리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일 것이므로 창업자에게 시장성 분석은 반드시 꼭 거쳐야 할 과정이다.

 

첫째, 시장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 시장규모, 시장성장률, 수익성

둘째, 시장의 역동성은? ~ 시장의 추세와 전망, 핵심 성공 요인의 변화

 

 

 

마케팅 조사

 

일반적으로 마케팅 조사는 회사의 마케팅관리자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시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시장에 강력한 경쟁 상품이 등장했거나, 자사 상품의 판매율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자사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회사 간의 경쟁이 더 심화되고, 경쟁 환경이 빠르게 변함에 따라 이와 같은 마케팅 조사는 마케팅 업무의 문제 발생에 따른 분석이라는 차원을 넘어 사전에 마케팅에 관한 업무를 예측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미리 포착하는 데 활용되고 잇다. 즉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전에 대책을 수립하고 강구하는 창의적 활동인 셈이다.

 

 

창업성공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천편일률적으로 검은색이나 회색 일변도의 국내 남성 양말 시장을 이삼십대 젊은 창업자들이 뒤흔들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한 이들은 '1인 창업 형태'로 직접 제품을 기획, 디자인해서 공장에 제조를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양말 사업에 도전했다. 과연 성공했을까?

 

지하철을 이용하다보면 커다란 보따리를 내려놓고 양말을 싸게 팔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흔히 하는 말이 저가 중국 양말 제품 때문에 단가를 맞출 수가 없어서 대기업에 의존하는 하청 공장이 문을 닫게 됨에 따라 하는 수없이 재고를 팔려고 직접 거리에 나섰다고 읍소하면서 사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저가 판매가 하도 흔해서 사람들은 별 관심도 없다. 이럴진대 과연 젊은 창업자는 양말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결론을 미리 말하면 이들은 대박을 터트렸다. 이들은 남성들의 바지 기장이 짧아지면서 양말이 외부로 노출되는 빈도가 크게 증가한다는 현상을 놓치지 않았다. 그래서 패션 양말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미리 예상하고 이에 초점을 맞추었다. 양말 선물 문화를 조성하려고 포장을 고급화하고 와이셔츠처럼 양말에 자수 이름을 새겨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했다. 이들은 20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출시했고, 일본, 홍콩, 독일에도 진출했다.

 

 

 

신제품이 실패하는 이유

 

삭스타즈의 성공 사례와는 달리 대부분의 신제품은 실패한다. 통상 기업이 신제품의 콘셉트 개발이나 제품개발 및 출시 투자비용의 46%는 실패하거나 또는 아예 시장에 진출해 보지도 못한다고 한다. 대체로 개발을 시작한 4개의 제품 중 1개 정도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다. 나아가 제반 마케팅 계획이 완료되어 시장에 출시되었다 할지라도 3개 중 1개는 실패한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

 

불충분한 시장조사

기술적인 결함

불충분한 마케팅 활동 지원

부적절한 출시 타이밍

 

 

창업기업의 출시전략

 

신제품 또는 새로운 서비스의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은 바로 시장진입 초기이다. 첫인상이란 오래 지속되는 법이므로 첫 인상이 좋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출시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보통은 신제품의 본격적인 출시 이전에 베타 테스트 과정을 거치면서 제품에 대한 반응을 듣고 고객 확보의 시동을 걸기 위한 필요 정보를 얻는다.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새로운 플랫폼이나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기업들의 리스트를 제시한다. 이러한 파트너들은 궁극적인 성공을 확실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며 대기업 고객들이 제품을 사용해보는 것을 쉽게 가능하게 한다. 이미 다른 고객이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사용에 대한 두려움을 희석시켜 준다.

 

굳건한 상호 신뢰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파트너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높은 위험이 내재될 수 있는 파트너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선 상호의존성, 적절한 관리구조, 헌신과 신뢰, 커뮤니케이션, 공정성, 파트너링 기업 문화 간의 양립ㅈ성, 공정한 갈등해결 구도, 합리적인 계약 등이 필요하다.

 

 

 

시장세분화 요건

 

창업기업의 마케팅 노력이 충분한 효과를 거두려면 시장을 세분화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물론 시장을 세분화했다고 해서 무조건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아니다. 유용하려면 측정가능성, 시장충분성, 접근가능성, 실행가능성, 반응적절성, 동질성 등 충족해야 할 요건들이 있다.

 

측정가능성~ 세분시장의 규모, 고객 특성 등이 측정 가능해야 한다

시장충분성~ 이익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충분해야 한다

접근가능성~ 세분시장에 속하는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가능해야 한다

실행가능성~ 현실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반응적절성~ 고객들의 반응을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동질성~ 세분시장 내 구성원들은 서로 동질적이어야 한다

 

 

 

창업기업의 브랜드 구축

 

강력한 브랜드 구축은 창업기업 입장에서 차별적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다.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방해 요소들을 살펴보자. 시장에서 가격 경쟁에 대한 압박을 받을 경우 기업은 브랜드 구축과 반대되는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가격, 품질, 브랜드 가치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브랜드 가치 또한 낮은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브랜드 구축 전략

 

브랜드 정체성~ 목표 브랜드 이미지

브랜드 가치 정립~ 제공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정립

브랜드 포지션~ 명확한 브랜드 포지션

일관성~ 정체성, 가치, 포지션, 이미지, 로고, 슬로건 등을 일관성 있게

집중과 창의성~ 핵심적인 한두 개 브랜드에 집중

브랜드 자산가치 추적~ 브래드가 곧 기업이자 제품이다

브랜드에 투자~ 수익에 긍정적인 효과가 생기는 투자를 유지한다 

 

입소문 마케팅

 

사람들의 입을 통해 자사 제품의 평판이 좋게 전달되도록 홍보에 활용하는 판촉활동이 바로 입소문 마케팅이다. 요즈음은 SNS  시대이다. 실생활에서 입소문만 아니라 페이스북, 블로그 등과 같은 SNS 등을 통해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입소문 정보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게 된다. 아래는 입소문의 열 가지 성공조건이다.

 

 

 

창업은 양날의 칼이다

 

 

 

창업의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마케팅임을 지금까지 살펴보았다. 창업이 대세인 것처럼 인식되는 이런 혼란의 시기에 창업이 진정 부와 행복을 안겨준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면 이 사람은 기회와 위험이라는 양날의 칼을 손에 쥔 셈이다. 이런 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각자의 몫이다.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창업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필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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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철학사전 - 한눈에 보고 단숨에 읽는
다나카 마사토 지음, 이소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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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87인의 철학자와 187개의 사상을 용어 중심으로 간결하게 압축한 사전이 있다. 이 책은 탈레스로부터 시작된 서양철학이 어떤 변화를 거쳐 현대의 포스트모던, 멀티튜드, 윤리 문제에까지 이르렀는지 철학사의 큰 줄기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정리했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헤겔, 니체 등 익숙한 철학자들에 관한 지식과 그들의 사상을 일러스트와 함께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유쾌한 입문서다.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 철학사전

 

지금까지 여전히 인문학 열풍은 거세다. 그래서 우리들은 마치 대학 신입생들의 교양과목처럼 인문학을 너도나도 읽는다. 그런 인문학의 중심에 뜨거운 감자가 있다. 바로 철학이다. 철학 관련 인문 서적을 찾는 이들이 두드러지게 눈에 띄지만, 어려운 용어와 추상적인 설명으로 인해 중도에 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철학자나 용어는 많지만 이를 남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공부를 암기 위주로 해 온 탓에 더욱 그렇다. 사실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이해하고 체득體得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곁에 두고서 궁금한 내용이 있을 경우 언제라도 쉽게 펼쳐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은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등 총 다섯 장으로 서양철학을 분류하고, 각 장에 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과 철학자를 한두 페이지로 구성하여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본문에 나타나는 철학 용어마다 하이퍼링크를 달아 읽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해 그 뜻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용어를 색인으로 분류해 연대와 상관없이 관심 있는 사상이나 철학자를 먼저 찾아볼 수 있게 구성함으로써 지루하지 않게 완독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철학사의 주요 명장면을 600여 컷의 일러스트로 배울 수 있는 인문 교양서인 셈이다. 신의 존재에서부터 국가, 정의, 윤리, 행복, 자유 등 인생의 본질을 아우르는 철학자들의 성찰과 사유를 일러스트로 구성했기에 한눈에 보고 단숨에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그간 '철학은 어렵다'고 인식했던 선입견을 떨쳐버리고 웬만한 철학에 대해서 막힘 없이 써먹을 수 있는 실용 인문학이다.

 

 

 


고대 철학자와 그 사상

 

기원전 600년대부터 기원전 250년대까지 탈레스, 피타고라스, 프로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등 여러 철학자들이 각각 자신들의 사상을 다양하게 펼쳤다. 이때 자연철학, 아르케, 원자론, 소피스트, 무지無知의 지知, 아레테, 이데아, 에로스, 형이상학 등의 개념들이 등장했다.

 

어느 날, 아폴론 신전의 무녀巫女가 "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자는 소크라테스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왜 그 무녀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신을 가리켜 현명하다고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수많은 당시의 현자들을 찾아다니며 선善과 정의正義의 뜻을 물었으나, 다들 안다고만 답할 뿐 이를 몰랐다. 이에 그는 '모르면서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자신처럼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더 현명함을 깨닫게 되었다. 이를 '무지의 지'라고 말한다.

 

 

  

 

중세 철학자와 그 사상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때부터 서시 1400년까지 예수,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등의 철학자들이 아가페, 교부철학, 스콜라철학 등의 사상을 펼쳤다. 특히, 토마스 아퀴나스는 정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경쟁하면서 기독교 신학 체계를 완성했다. 그는 신앙의 완성은 이성(자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신의 은총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이탈리아 귀족 출신인 그는 도미니크 수도원에 들어갔고 파리와 이탈리아에서 교육, 저술 활동에 전념했다. 13세기 십자군의 영향으로 이슬람 세계에서 들어온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전신적으로 해석해 신학과 철학의 유기적인 조화를 도모했다. 그는 스콜라철학의 완성자로서 '스콜라철학의 제왕'으로 불리며 후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근세 철학자와 그 사상

 

서기 1500년대부터 1750년대까지 몽테뉴, 베이컨, 홉스, 데카르트, 존 로크, 파스칼,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몽테스키외, 루소 등 여러 철학자들이 등장하는 철학의 전성기였다. 이 시기에 영국의 경험론, 계몽사상이라는 큰 흐름 속에 연역법, 귀납법, 대륙 합리론, 심신心身이원론, 예정조화, 인과관계, 인식론, 섬세의 정신, 계몽주의 등이 탄생했다.

 

과학자이자 사상가인 블레즈 파스칼은 조숙한 천재로, 16살에 원뿔곡선론을 발표, 데카르트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유체역학에 관한 '파스칼의 원리'를 발견했으며, 확률론과 적분론 등에서도 큰 업적을 세웠다. 하늘은 천재를 시기하는 탓에 그는 39살에 병사하고 말았다. 그의 유고 <팡세>는 실존주의의 선구로 여겨진다.

 

근세 이후 합리주의가 보급되면서 인간의 이성이 만능이라는 사상이 퍼졌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그는 우주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갈대처럼 무력하다며 <팡세>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말을 남겼다. 물론 인간은 자신의 지식이나 이성에 한계를 자각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인간은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몽테뉴와 마찬가지로 서양 지성의 폭주를 예언한 모럴리스트였다.

 

 

 

 

근대 철학자와 그 사상

 

170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애덤 스미스, 칸트, 벤담, 헤겔, 쇼펜하우어, 밀, 마르크스, 니체, 듀이, 프로이트, 융 등이 등장했고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도덕법칙, 정언명법, 실천이성, 비판철학,  독일 관념론, 변증법, 염세주의, 실존주의, 보이지 않는 손, 자유방임주의, 공리주의, 게급투쟁, 유물사관, 초인, 무의식, 초자아 등의 개념들이 탄생했다.

 

임마누엘 칸트의 대표작으로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 등이 꼽힌다. 이 저서들엔 모두 '비판'이 붙어 있으므로 그의 철학을 '비판철학'이라고 부른다. 여기서의 비판은 '부정'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물을 새롭게 근본부터 음미한다는 개념이다. 즉 이성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인식의 한계를 정하고 실천에 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 철학자와 그 사상

 

1850년대부터 현재까지 러셀, 하이데거, 야스퍼스, 에리히 프롬, 푸코, 들뢰즈, 롤스. 마이클 샌델 등 다양한 철학 및 사상가들이 등장햇다. 당시의 기조를 분류하자면 분석철학, 과학철학, 현상학, 실존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구조언어학, 구조주의, 포스트구조중의, 포스트모던, 정의론, 페미니즘, 포스트식민주의 등으로 나뉜다.

 

 

 

 

철학의 모든 것을 말한다

 

우리들은 대개 철학은 어렵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으로 입문한다면 그런 두려움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역사상 중요한 87인의 철학자와 187개의 사상을 용어 중심으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철학의 주요 명장면을 600여 컷의 일러스트로 구성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방대한 철학사를 요약 정리함으로써 철학에 관한 교양인문 지식을 쌓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철학을 주제로 다루는 대화에 참여가 가능해지고, 정답이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한 철학적 사고를 배양할 수 있을 것이다. 곁에 두고서 오래오래 읽을 수 있는 특징을 지녔으므로 철학을 어려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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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이소영 지음 / 홍익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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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물셋 겨울이었다. 대학 졸업을 앞둔 나는 졸업에 필요한 영어 성적을 위해 방학 때도 매일 도서관에 갔다. 하지만 도서관에 들어서면 모두가 공부에 열을 올리는 열람실을 제쳐두고, 정작 내 발길이 찾는 곳은 1층 구석의 외국 도서 서가였다. 그곳에서 손바닥보다 큰 영어 머리글자가 적힌 화가들의 도록을 무작위로 뽑아 책상으로 가져왔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딸려 온 책 한 권에 눈길이 멈추었다. <Grandma Moses>라고 적힌 얇고 낡은 책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느 미대생의 그림 동화책

 

인생 후반전에 관한 자기계발도서를 통해 미국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모지스 할머니의 존재를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 도서는 접하지 못했는데, 이 책의 저자 이소영 또한 그녀의 삶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이렇게도 많은 자료들을 취합해 우리들 앞에 그녀의 스토리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먼저 어린 시절부터 미술과 국어를 좋아해 미술을 전공했고 그림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자.

그녀는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석사과정을 마친 뒤 '소통하는 그림연구소 빅피쉬미술' 중에서 아이들에게 미술교육을 하고, 전시 해설과 명화 강의를 하며, 신문 지면과 온라인상에서 그림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그림을 전하고 있다. 이런 자신을 스스로 '아트메신저'라 부른다. 

 

 

 

 

 

 

매우 늦은 나이인 75세에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해 101세까지 살면서 그림 하나로 미국인들을 매료시킨 할머니가 있다.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할머니의 손으로 빚어낸 작품들은 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미국인들에게 응원의 노래가 되었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그림들은 그 어떤 유명화가의 작품보다 더 따뜻한 위안이 되었다. 이 책은 40여 편의 그림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그녀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눈망울이 큰 소녀, 시시

 

1860년 9월 7일, 미국 버몬트 주 경계와 가가운 뉴욕 주 그리니치의 가난한 농장에서 10남매 중 셋째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어릴 적 그녀의 이름은 시시Sisssy였다. 이는 '작은 여자아이'라는 뜻이다. 커다란 눈을 가진 이 소녀는 호기심이 많았고 매사에 긍정적이었으며 농부인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즐겁게 했다. 유년 시절의 이 기억은 마치 동화책과 같아 그녀의 그림에 모두 반영되었다.

 

1870년대 뉴일글랜드 지역의 자녀가 많은 집, 특히 딸들이 있는 집은 온갖 집안일을 딸들이 했다. 그 시절의 딸들은 부모들이 미워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레 평범한 가정부였다. 집안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야 했기에 어릴 적부터 살림살이를 배우고 가사를 돌보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심지어 딸들이 없는 다른 집으로 가서 살면서 그 집 살림을 도와주는 일이 흔했다.

 

1850년대의 인구조사를 살펴보면, 당시엔 3명 중 1명꼴로 자녀들이 다른 집의 가정부로 일한 것으로 나타난다. 모지스 할머니의 어린 시절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녀도 다른 집의 가정부로 일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집 식구들은 거녀를 가족처럼 대해주었다. 그래서 학교까지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던 것이다. 그녀의 마지막 학교생활 기록은 '우리 가정이 행복하기를'이다. 이는 14살에 남긴 졸업식 문구이다.

 

 

붉은 체크무늬 벽돌집을 사랑하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속엔 붉은색과 흰색으로 된 체크무늬의 집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그녀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마을의 랜드마크였다. 비록 낡고 허름한 정류장이었지만 이 건물은 평생 그녀의 기억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건물은 1907년 화재로 전소되고 말았다고 한다.

 

 

"그것은 낡았었어요. 여행길에 머무르는 정류장이었는데, 사람들은 2마일마다 있는 정류장에서 말을 갈아탔었죠"

 

누구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어른이 되면서 이 기억이 희미해지다가 어느 순간 힘들 때 불쑥 또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지녔다. 그렇다. 그녀에게 체크무늬 벽돌집은 잘 보관되었던 어린 시절의 씨앗과도 같았다. 힘들 때마다 미소를 짓게 만드는 추억의 장소였을 것이다.

 

이처럼 작은 그림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가 말이다. 이를 감상하는 우리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그 시절로의 추억여행을 떠난 기분이 든다. 모지스 할머니가 어린 시절을 주로 보냈던 버몬트 주에는 베닝턴 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서 그녀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 모지스 할머니의 기억 저장소인 셈이다.

 

 

퀼팅 모임에 관한 추억

 

우리들의 선조들은 함께 모를 심고 김을 맸다. 뉴잉글랜드의 시골 아낙네들은 함께 퀼팅을 하며 친목 모임을 가졌다. 이곳의 겨울은 유난히 다른 곳보다 길었고, 땅도 척박했다. 그래서 농사로 생계를 삼기엔 부족했기에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녀가 살던 시절의 마을 아낙네들은 가을부터 봄까지 자수를 놓으며 함께 지냈다.

 

당시 미국은 섬유 산업이 활발했고 천 속에 솜을 넣어 누비는 퀼트를 많이 햇다. 퀼팅 모임에서 자연스레 부녀자들은 함께 일하며 공동체 의식을 쌓았다. 각자 집에서 남은 천 조각을 가져와 둥글게 둘러앉아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바느질을 했던 것이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를 중심으로 모여 앉아 때로는 디자이너가 되고, 때로는 앞집 아들과 언덕 너머집의 딸을 연결하는 중매쟁이가 되고, 누구네 자식은 도시에 나가 회사에 취직했다거나, 우리 남편은 잔소리가 심하다며 흉을 보기도 했다.

 

 퀼팅 모임(1950년)

 

이러는 가운데 주방에서는 요리가 한창이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마을 사람 모두가 모여서 함께 먹는다는 것이 풍요로움 그 자체이다. 마치 잔칫날을 방불케하는 이런 모임을 그림에 담지 않을소냐. 연애를 하면 무뚝뚝했던 사람도 애교가 생기고, 말이 없던 사람도 수다쟁이가 되는 것처럼 그림도 그렇다. 좋은 그림은 우리의 삶에 다가와 우리를 변하게 하고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준다. 

 

 

마을 축제일

 

모든 축제는 그림이 된다. 아래의 그림은 1950년에 그린 <마을 축제>이다. 우리들의 1950년은 동족상잔의 피를 뿌린 기억조차 하기 싫은 그런 해이다. 그림 속의 사람들은 분주하다. 각자의 공간에서 축제를 준비하면서 즐기고 잇다. 그림 정가운데 풍선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 덕분에 우리들 마음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 시절 핵심적인 교통수단은 말이다. 당연히 이런 날엔 말을 사고판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풍성하다. 앞집 사는 꼬마도, 뒷집 사는 청년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들을 가득 담아내고 있다. 그림만 보면 욕심쟁이임에 틀림없다. 그 덕분에 우리들은 마을 구석구석을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을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들은 시간도 공간도 지배할 수 없다. 오직 우리는 순간만 지배할 수 있다. 순간을 지배하는 것 중 하나가 그림이다. 자신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순간을 화가는 그림이라는 행위로 지배한다. 잊지 못하는 것은 수동적이고, 잊지 않는 것은 능동적이다. 아마도 그녀는 숱하게 행해왔던 많은 일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림으로 그렸던 것이리라.

 

 

삶은 아름다운 소풍이다

 

천상병 시인은 <귀천歸天>이란 시를 통해 우리들의 인생길은 아름다운 소풍이었음을 노래했다. 한때 나는 이 시를 읽고 또 읽었던 적이 있다. 당시 내 삶은 매우 팍팍했었다. 매년 찾아오는 긴 겨울도 결국엔 떠난다. 우리들의 삶 또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지금의 고통이 너무나도 괴로워 생을 마감하고 싶지만 꾸역구역 지내놓고 보면 그처럼 아름다울 수가 없다. 우리들의 인생은 사계절과 같다. 이를 수용하면 또 그렇게 다 지나간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은 소풍이다.

 

1961년, 모지스 할머니는 101세의 나이로 귀천했다. 남은 작품이 모두 팔리면 그 돈으로 농촌 기술 지원금과 극빈자와 불치병 환자들에게 기부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하얀색 눈이 내리던 겨울날에 그녀는 아름다웠던 지구에서의 소풍, 즉 삶을 마감하고 떠났던 것이다. 그녀의 묘비명엔 이렇게 쓰여 있다.

 

"그녀의 목가적인 그림들은 사라져가는 시골의 풍경을 보존하고 그 정신을 담아냈다" 

 

 

<오늘은 휴교>(1947년)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들의 생은 길든 짧든 간에 참으로 다양한 일들이 발생한다. 모지스 할머니도 그러했다. 다섯 명의 아이들을 먼저 하늘로 보내야 했고, 갑자기 남편과도 사별했으며, 더 이상 십자수를 할 수 없을 만큼 손이 굳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 모든 일들을 자신의 상처로 받아들였다. 그런 후 또 다른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열정이 있는 한 늙지 않습니다"

 

가난한 농가의 딸로 살며 가정부 일을 했던 '인생 1막',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로 살았던 '인생 2막', 그리고 한 개인으로 살면서 화가로서 그림을 그려나갔던 '인생 3막'을 통해 우리들은 나 자신의 삶을 존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우는 듯하다. 무릇 인간이란 오로지 열정과 의지로 지구에서의 소풍을 즐길 뿐이다.

 

 

"삶은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이에요.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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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협상이 어려운가 - 오늘도 협상에 데인 당신을 위한 거래의 심리학
로렌스 서스킨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청림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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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직도 협상이 어려운가>는 사람들이 윈윈협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윈윈협상에서 정말로 이기는 데 필요한 것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것이다. 이 책에서 나는 교역지대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여섯 가지 원칙과 전략을 소개한다. 그것들은 당신이 창출한 가치에 최대한 많은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도울 것이며, 서로의 신뢰에 금을 내거나 동업 관계에 차질을 빚지도 않을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윈윈협상에서 승리하는 전략

 

협상의 핵심은 상호이익적인 접근법이다. 그런 사고방식은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파이가 크면 클수록 모두가 더 큰 조각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윈윈win-win협상에서 승리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뒤테이블의 배후실권자들을 만족하게 할 유용한 조언을 제공한다. 우리들의 당면한 문제가 비즈니스든 가정불화든, 혹은 국제관계나 환경문제든, 저자는 양방兩方이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협상을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는 커다란 돌파구를 제시해준다.

 

"상대에게 만족스럽고, 나에게 더욱 만족스러워야 비로소 성공적인 협상이다" 

 

책의 저자 로렌스 서스킨드는 하버드 로스쿨 협상 프로그램의 공동 창시자이며 분쟁 조정의 협상 전문가이다. 그는 협상의 핵심을 위의 말로 설명한다. 즉 나눌 것을 생각하기 전에 파이부터 키우라는 것이다. 그는 협상에서 제로섬 게임이 벌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협상을 하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비결은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최대한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가치를 더 많이 창출할수록 당연히 서로에게 돌아가는 몫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포인트는 내가 훨씬 많이 얻었지만, 상대 또한 승리했다고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래와 같이 갈등 없이 원하는 것을 얻는 여섯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하나, 상대 협상가의 지시받은 위임 사항과 우선 목표를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재고하게 만들어라. 상대 협상가가 고용주로부터 나에게 더욱 이로운 거래 조건을 받아오게 만들 수도 있다.

둘, 상대에게 만족스럽고 당신에게는 더욱 만족스러운 패키지 거래를 제시하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 조건을 구상하면 더 많이 나눌 수 있다.

셋, 조건부 협약으로 더 많은 몫을 챙겨라. '만약에' 제안으로 자신의 최대 이익 영역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 알 수 있다.

넷, 상대 협상가가 당신에게 유리한 거래안을 갖고 돌아가게 만들어라.

다섯, 예고된 재난을 사전에 차단하라. 갈등이나 분쟁에 대처할 수 있는 완충장치를 마련하여 합의안을 더욱 강력하고 견고하게 만들어라.

여섯, 시간이 흐를수록 협상에서 더 쉽게 승리할 수 있게 조직의 협상력을 향상시켜라.

 

 

 

 

협상을 포기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확신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지금 합의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 아예 파투나는 것보다는 지금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낫지 않을까?' 협상가가 예상보다 훨씬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조건을 응낙하는 때도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합의를 함으로써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손해를 본다면 어떤 경우에도 거래해서는 안 된다. 협상 파트너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밑지는 조건을 수락해서도 안 된다. 이제껏 투자한 시간과 노력 때문에 차선책으로 타협해서도 안 된다. 당신은 거래를 통해 반드시 뭔가를 얻어내야 한다. - '에필로그' 중에서

 

 

상대 협상가가 원하는 숨은 의도를 파악하라

 

교섭 테이블에 앉았을 때 상대 협상가가 원하는 숨은 목표를 파악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에게 질문을 던진 후 대답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기꺼이 먼저 제안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고 여러 개의 대안을 준비해왔다 할지라도, 사전에 반드시 질문을 던져 상대의 속내를 파악해야 한다.

 
자기 자신이 사람들에게 쉽게 공감하거나 호응하는 성격이 아니라면 솔직한 대답을 끌어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상대의 목적과 이해관심사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숱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아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어내려면 자기 자신의 목적과 관심사에 대해서도 상대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가 알게 되면 유리한 고지를 빼앗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기 마련이다.

 

 

다수결이 최선인가?

 

회사나 조직은 대체로 결론을 내리기 위해 투표를 하거나 제비뽑기에 들어간다. 그들은 어째서 투표나 다수결의 원칙에 의존하는 것일까? 특히 투표는 오히려 창조적인 결과를 끌어내기가 힘든데 말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다수결 원칙이 소수가 다수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고, 따라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둘째는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감이 코앞에 있을 때 다수결 투표는 논의를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다수결 원칙은 어떤 결정이 됐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이유로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러나 다수결 원칙에는 한 가지 커다란 문제가 있다. 대다수 의견을 모으는 수단으로는 탁월하지만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다수결 원칙은 모두가 이익을 얻는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 그 결과 늘 소수의 불만이 남고, 그래서 약간의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작은 의료보험 회사 '베스트 케어'는 다수결이라는 의사결정 방식의 독재자를 물리치고 결론의 정당서을 강화할 목적으로 합의형성 과정을 도입했다. 이는 단순히 모두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홍보용이 아니라 집단 전체가 폭넓게 동의할 수 있는 협의를 이끌어내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합의형성에 의한 의사결정

 

대책위원회 소집

정확한 책무 부여

브레인스톰과 숙의

결론 도출

합의안 실행

 

 

중립 전문가, 지지부진한 회의에 종지부를 찍는다   

저자의 경험을 소개한다. 빌과 댄은 높은 수익성을 지닌 부동산 사업을 공동으로 소유,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두 사람은 결국 동업관계에 종지부를 찍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들은 회사를 어떻게 나눠 가져야 할지 알 수 없었고, 서로가 원하는 자산의 평가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던 중 마침내 두 사람은 조정자(그 조정자가 바로 저자였음)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저자는 두 사람과 각각 면담을 한 후 아주 적은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각자가 원하는 자산의 가치에 대해 다툴 필요도 없고, 돈을 주고 외부인에게 감정을 의뢰할 필요도 없었다. 이에 그는 그들에게 동전 던지기를 하라고 제안했다. 동전 던지기에서 이긴 사람이 먼저 자산 목록에서 원하는 것을 고른다. 그 다음에는 진 사람이 선택한다. 그리고 모든 자산의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고르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들은 그의 충고를 따랐고, 서로 자기가 이겼다고 흡족해했다. 아무도 상대의 선택을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아 두 파트너는 수천만 달러의 자산을 동등하게 나눠 가졌다.


그들은 기나긴 분쟁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남들에게 얘기해주기를 좋아한다. 이 일화는 두 사람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성격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동전 던지기에서 이길 기회는 단 한번뿐이었다). 저자는 그들이 반목하는 이유를 이해한 덕분에 동전 한 닢으로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사례이다.

 

 

장기적인 우호관계 쌓기

 

우리는 가까운 사람과 협상을 할 때면 대체로 속는 셈 치고 믿어주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옵션을 추구하는 것이다. 반대로 직장에서 우리는 모든 갈등 상황을 일시적인 것으로 가정한다. 참으로 편협한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대부분의 협상은 어떤 합의에 도달하든 앞으로 그것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양방이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계약서에 서명을 한 후에도 항상 문제는 발생하고, 만약 양자가 협상 도중 둘의 관계를 무너뜨렸다면 그것을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더구나 이로 인해 당사자는 물론이고 회사의 신망에 흠집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협상을 할 때는 항상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설사 오랜 불화로 반목하는 사이라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임을 늘 명심하라.

 

 

협상력을 키우는 협상 교육 

드디어 계약이 성사되었다! 몇 달 동안 출장을 다니며 끝없는 회의에 참석한 결과 마침내 자기 자신과 회사가 만족할 만한 합의가 체결된 것이다. 비록 처음 자신이 바란 기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말이다. 이제 하루라도 빨리 이 힘들고 피곤한 일들을 뒤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느끼는 사람은 당사자 혼자만이 아니다. 어렵고 복잡한 협상 과정에 참여한 관리자들은 대부분 협상이 끝나면 완전히 손을 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의 이런 성향은 조직에 매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협상에 관한 숙련된 경험과 정보가 낭비되는 셈인 것이다.

뛰어난 협상 능력이란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능력을 꾸준히 갈고 닦아야 하고, 조직의 헌신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다. 조직 내에서 협상 교육을 일반적인 절차로 정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관해 저자는 아래와 같은 네 가지 방법을 권장한다.

 

관리자들의 협상 능력과 기술을 감독하고 평가하고,

협상준비 평가표를 활용하고,

진행 중인 협상에 코칭을 제공하며,

중요한 협상 결과를(좋든 나쁘든) 조직 전체에 공개한다.

 

이와 같은 단계들을 거치면 관리자들은 실제 사례를 통해 교훈을 배우고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회사나 조직 전체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윈윈협상에서의 승리가 단발성 경험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탁월한 협상력과 유능한 협상가가 하루 아침에 탄생할리 없는 법이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라

 

윈윈협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상대를 꿇어앉히는 게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든 수월하게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여섯 단계 전략을 살펴보았다. 노련한 협상가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교역지대를 발견하는 순간 '만약에' 게임에 들어간다.

 

거래는 타협이나 양보를 하는 게 아니다. 정치판에선 터무니없는 조건을 내밀고 흥정이나 타협하는 이른바 '야합野合'을 소통이란 미명을 앞세워 협상이라고 자찬한다. 정말 우습기만 하다. 올바른 협상이란 '만약에' 질문을 잇달아 던지면서 건전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타협이란 차선이 아니라 실패인 것이다.

 

윈윈전략이나 상호이익적 관점에서 협상을 접근할 때는 적절한 공감능력과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적 가치 창출이 필수적이지만, 윈윈협상에서 승리하려면 자기주장을 충분히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윈윈협상의 목적은 친구를 사귀는 게 아니다. 양방이 만족하는 바람직한 거래를 체결하고, 관계를 유지하거나 개선하고, 스스로의 명성을 퍼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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