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참모 - 참모의 눈으로 바라본 손정의 기업가 정신 스타리치 기업가 정신 시리즈 2
시마 사토시, 정문주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2014년 5월 7일, 소프트뱅크는 결산 설명회 석상에서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 스프린트 인수 등을 통해 매출 6조 7천억 엔을 달성했으며, 이로써 영업이익이 드디어 1조 엔을 넘어서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1조 엔을 넘는 회사는 일본 경제 사상 세 군데밖에 없다. 일본 최대 통신사업자인 일본전신전화NTT와 도요타 자동차, 그리고 소프트뱅크다. 게다가 영업이익 1조 엔을 달성하기까지 NTT는 창업 후 118년, 도요타는 65년이 걸린 데 비해 소프트뱅크의 경우 불과 3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소프트뱅크의 실적은 최단 기간, 최고 속도로 이룬 기록인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손정의의 기업가 정신을 말한다

 

책의 저자 시마 사토시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설립한 마쓰시타 정경숙의 2기생이다. 중의원이었던 그는 소프트뱅크에 입사한 후 사장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손정의 회장을 보좌했다. 이 책은 저자가 근무했던 8년, 총 3000일을 기록한 역사인데, 손정의를 곁에서 보필하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손정의 회장의 리더십, 기업가 정신, 그리고 경영철학 등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300년 존속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손 회장의 야망과 이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던 손 회장의 진면모가 강조되어 있다.

 

책은 총 3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손 회장의 결단력을 보여준 모습과 어록들을 강조하여 각 장의 핵심 내용과 손정의 회장의 기업가정신을 느낄 수 있게 하였고, 책 내용 중간중간에 언더라인으로 가독성을 높여 준다. 무엇보다도 최측근인 비서실장이 직접 경험했던 손 회장의 모습과 언행을 담았기에  회장의 경영철학과 마인드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2005년에 소프트뱅크에 입사했다. 당시 회사는 매출이 1조 천억 엔, 영업이익은 전년도 254억 엔 적자에서 벗어나 623억 엔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가 사장실 실장으로 부임한 후 회사는 8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했다. 그에게 주어진 사명은 회사를 '풋내기 벤처'에서 졸업시키고 '성인 소프트뱅크'를 지향하는 '1조 엔 클럽'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그렇게 3000일 동안 몸담았던 회사가 영업이익 1조 엔 클럽에 진입하자 그는 사장실장에서 물러나 현재 회사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2005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단행한 우정해산 총선거에서 낙선하면서 그는 9년에 걸쳐 일했던 중의원 직을 잃었다. 정가에서 IT통으로 알려졌던 터라 그는 1997년부터 손정의 회장과 교분을 맺고 있었다. 낙선 이후 자연스레 그는 손정의를 찾아 정치인에서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하는 첫 번째 주자가 되기를 자청하며 소프트뱅크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손 회장은 흔쾌히 승락했다. 이로써 두 사람은 실과 바늘 같은 동행이 시작되었다.

 

"지백智伯은 나를 국사로 대했다. 그래서 나는 국사로서 보은하는 것이다"

- <전국책戰國策> 중에서

 

 

 

 

'빛의 길'을 구상하다

 

5년 후, 10년 후, 100년 후, 300년 후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로부터 역산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손정의다. 이와 같은 뺄셈 방식이야말로 손정의식 경영의 진수다. 이동통신사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보다폰 인수는 뺄셈 방식이란 관점에서 볼 때 지극히 당연한 결단이었다.

 

"소프트뱅크가 창업한 지 어느덧 이십여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다양한 사업, 여러 번의 기업 인수에 도전했습니다. 5, 6년 전부터는 광대역통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는 하루라도 빨리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고자 했습니다" - 보다폰 인수에 관한 기자회견(2006년 3월 17일) 중에서 

 

보다폰 인수에 대해 저자는 제갈량이 유비에게 진언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를 떠올렸다. 위나라의 조조와 맞서려면 오나라의 손권과 동맹을 맺고, 익주와 형주를 점령해 근거지로 삼아야 한다고 제갈량이 유비에게 건의했던 사실 말이다. 2005년 당시 보다폰의 시장점유율은 6퍼센트로 업계 3위였다.

 

인수를 위해선 2조 엔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했지만, 소프트뱅크의 보유자금은 2천억 엔밖에 안 됐다. 그런데, 자금조달에 관한 한 손 회장은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거품붕괴의 여파로 일본 은행은 제로금리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제로금리라는 전략적 환경을 기회로 삼아 마침내 LBO 방식으로 성공적인 인수를 마무리했다.

 

소프트뱅크의 출발점에 서게 된 손정의 회장은 보다폰재팬이 해오던 방식을 뒤집어엎고 타협하지 않았다. 모든 일에 주저 없이 직접 관여했다. 평소 과장 이하 직원만 참석하는 회의에도 참석해 현장을 이끌었다. 보다폰의 간부와 경영진은 매니지먼트 스타일의 차이를느껴 크게 당황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아카데미 강의에서 당시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과거의 관습과 매니지먼트까지 일체 존중하지 않겠다는 그야말로 불퇴의 각오로 임했습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 외에는 하지 않고, 옳다 싶은 판단 외에는 내리지 않는 긴장감 있는 자세야말로 경영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인생 50년 계획'(19살에 세운)

 

20대에 이름을 알린다

30대에 자금을 모은다

40대에는 일대 승부를 건다

50대에 사업을 완성시킨다

60대엔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넘긴다

 

2007년 1월 5일,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가입자들끼리 무료 통화가 되는 '화이트플랜' 발표한다. 이후, 확실한 변화가 일자 "반드시 이겨야 돼. 이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그러려면 단번에 일등 자리에 올라야지. 한 번만 이겨보면 이기는 맛을 알게 될 거고, 그렇게만 되면 직원들 사기도 올라가고 모럴도 향상될 거야" 라고 강한 어조로 독려했다.

가장 힘든 시기에 휴대폰 계약 순증가 1위를 성취한다. 큰 싸움을 앞두고 있을 때 작은 싸움에서 이김으로써 아군의 사기를 올리는 것은 병법의 기본이자, 손정의 회장의 경영 방식 중 하나이다. 또 성공을 생각하는 범위가 달랐다. 손 회장은 '국내에서 2위냐 3위냐 따질 것 없다. 세계에서 3위다. 평가 잣대를 바꾸자' 라고 말하며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을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강조했으며 '세계를 향한 도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시장을 향한 대약진

 

2012년 10월 15일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손정의는 미국 이동통신 업계 3위 기업인 스프린트를 20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매출에서 차이나모바일, 버라이즌에 이은 세계 3위의 이동통신 사업자가 되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10월 19일, 총무대신의 정례 기자회견 자리에서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인수는 일본 통신 사업자가 세계로 뻗어가는 도전이기에 따뜻한 눈길로 지켜보겠다고 응원의 메세지를 던졌다. 

 

"미국은 정치, 창업, 경제력에 있어 모두 세계 1위입니다. 철도, 전기, 고속도로, 인터넷은 어떻습니까? 미국은 과거 100년의 역사를 통틀어 모든 인프라 건설에서 세계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모바일 인터넷의 정보통신 인프라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프린트를 인수하게 해주셨으니, 제가 미국의 정보통신 인프라에 혁명을 일으키겠습니다. 미국의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를 세계 1위로 만들겠습니다. 정부에 원조라든지 공공 투자를 해달라는 말은 안 할 겁니다. 정부는 한 푼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위험을 감수하고, 제 책임 하에서 투자한 뒤 해내겠습니다" -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와의 대화

 

이를 통해 우리들은 손 회장의 승부사적 면모를 볼 수 있다. 리더는 어떠해야 하는지, 어떤 전략과 전술을 짜고 행동해야 하는지 등 손정의 스타일의 '리더학'을 보여준다. 또한 손 사장은 "어떻게 하면 자전거가 안 쓰러지는지 가르쳐줄까? 더 필사적으로 페달을 밟아 속도를 내. 그럼 안쓰러져"라는 어록에서도 그의 도전정신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 노력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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