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다시 읽는 이솝우화
강상구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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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의 우화에는 신과 사람, 그리고 동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주연이 되기도 하고, 악역을 맡기도 하고, 때로는 바보가 되기도 한다. 여우, 사자, 까마귀, 당나귀, 개 등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여우는 여우대로, 당나귀는 당나귀대로 이야기마다 고유의 캐릭터가 있다. 당대 인간들의 특성을 그 시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동물에 대입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는 세상처럼 묘사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책의 저자 강상구는 삼성그룹에서 변화관리, 인사, 교육 담당을 거쳐 현재 SP 변화관리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기업체 및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변화관리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또 저술활동과 함게 칼럼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책은 총 아홉개 장으로 구성되어 ‘지나친 욕심은 독이다’, ‘자존감, 나를 지켜내는 힘이다’, ‘자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기’, ‘사람들의 원망을 사지 않는 법’, ‘타인과 공존하는 삶’, ‘사람을 잘 가려서 만나는 법’, ‘달콤한 환상은 그저 환상일 뿐이다’, ‘위험을 이기는 항체를 만들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라’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펼친다.


황금알을 낳는 암탉이 있었다. 그런데, 이 닭을 가진 남자는 욕심이 많았다. 그래서 한꺼번에 많은 재산을 가지려고 암탉의 배를 갈랐다. 당연히 뱃속에 많은 황금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벌인 짓이었지만 그 결과는 허망했다. 일반적인 닭의 배와 동일했던 것이다. 암탉을 죽임으로써 자신이 가진 가장 값진 재산만 날리고 말았다. 눈 앞의 이익에 몰두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준다.


매일 황금알을 하나씩 낳아주는 암탉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각하지 않으려는 직장인은 붐비는 지하철 안에 겨우 발을 밀어 넣고 온힘을 다해 버티며 하차할 역에 무사히 도착한다. 옷 맴씨도 흐뜨러지고 이마에선 땀이 흐른다. 이렇게 고생하며 출근할지라도 언젠가는 크게 성공하리라는 부푼 꿈을 갖는다. 이를 뜻하는 사자성어가 고진감래苦盡甘來다.


만약에 황금알을 낳는 암탉이 있다면 출근 대신 암탉에 온 정성을 다 바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암탉이 저절로 알을 낳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적당히 모이도 주고 쾌적한 닭장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계속해서 황금알을 낳는 암탉이 늘어나지 않겠는가.


‘화수분’이란 말이 있다.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를 말한다. 전래동화의 소재로 등장하는 요술맷돌, 이상한 돌절구 등이 바로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암탉과 같은 존재이다. 화수분이 마르지 않는 보물단지가 되려면 그 주인이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깔려 있다.


최근 음주 뺑소니로 물의를 일으킨 후 거짓말과 함께 별 해괴망측한 조작도 서슴치 않았던 한 트로트 가수의 행태는 바로 황금알을 낳는 암탉의 배를 가른 것에 비유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지하고 응원하는 수많은 팬들은 그에게 많은 부富를 주었다. 그렇다. 황금맷돌이자 화수분을 제공한 격이었다. 하지만 이런 저급한 인성을 표출하는 그에게 실망하고 떠나는 팬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하면 결국 화수분이라는 단지는 깨지고 말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암탉의 수명이다. 분명히 알을 낳을 수 없는 시기가 온다. 따라서 지금 당장 알을 낳지 못하는 병아리에게도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한다. 건강하게 어미 닭으로 성장하면 특별한 DNA를 물려받은 이 닭도 황금알을 낳을테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젊은 트롯 가수는 스스로 자신의 수명을 단축하고 만 셈이다.


이솝은 누구에게나 고유한 재능이 있음을 알려준다. 매미의 노랫소리에 반한 당나귀는 매미에게 무엇을 먹기에 그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물었더니 “전 이슬만 먹는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후 어리석은 당나귀는 이슬만 먹다가 굶어 죽었다고 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한다. 남의 재능을 탐내지 말고 자아를 찾아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거짓 포장은 언젠가 들통이 난다. 과장된 무용담을 떠벌이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듣고 있는 청자聽者가 직접 본 것이 없다고 내용을 허황하게 부풀려서 자랑을 한껏 하는 사람은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고 거짓으로 없던 사실을 조작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진실에서 즐거움을 찾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떠벌리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몇 번 이야기해보면 그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거짓은 거짓을 낳으니 말이다. 허황된 말을 미사여구로 포장한들 그 밑바닥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햇빛이 비치면 눈이 녹듯 말이다.(93쪽)


원숭이가 높은 나무에서 강에 그물질을 하는 어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어부들은 점심을 먹으려고 자리를 비웠다. 그러자 흉내쟁이 원숭이는 어부들의 그물질을 따라하다가 실수로 그물에 걸려 물에서 허우적거렸다. 이는 전문가가 쉽게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사자가 황소에게 양羊을 제물로 줄테니 파티에 참석하라고 연락했다. 이는 사자가 황소를 죽이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황소가 자리에 참석해서 주위의 광경을 보고선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파티 현장에서 여러 개의 대야와 커다란 꼬챙이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위의 우화에서 황소는 사자의 달콤한 유혹에 덫이 있음을 알아채고선 즉시 자리를 피했다. 목적한 바를 성취하지 못한 사자는 자신의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이후에도 계속 황소를 유혹할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말도 있다. 황소가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면 사자가 있는 곳에서 멀리 떠나야 한다.


그렇다. 무릇 세상사에 상식선을 벗어난 혜택은 마땅히 비정상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미끼나 덫이 아니지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그런 유형이라고 판단되면 아예 그 근처에는 기웃거리지 마라. 그래야만 도끼질에 넘어가는 나무꼴을 피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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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홍합 2024-05-2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화지만 하나같이 교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