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이랑 명보는 다음 주 월, 화, 수, 2박 3일동안 학교에서 수련회를 간다. 
유진이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거고, 명보는 강원도 횡성으로 수련회를 가는 거고..
나는...  2박 3일동안 늦잠이 허용되고, 도시락 싸기 미션에서 해방되며, 복잡한 하루 일과가 좀 단순해진다는 걸 의미한다....  세 아이의 엄마가 2박 3일동안 한 아이의 엄마 노릇만 하면 된다는 건,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  하하하
녀석들, 지들이 수련회 가서 집에 없는 걸 엄마가 이렇게 좋아한다는 걸 알면 무지 서운해 할거다.  그래도 2박 3일 후 지들이 무사히 내 품으로 돌아온다는 전제 하에 한적함을 즐기려는 거니까 너무 기분 나빠하지 않기를. 

이번 주엔 유진이랑 명보, 수학여행/수련회 보낼 준비를 해야할 것 같고, 돌아오면 기말고사가 코앞이니 또 열심히 뒷바라지 해줘야 하고, 기말고사 끝나고 나면 우리 유진이가 고대하고 고대하던 유럽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또 그 준비를 해줘야 한다.

유진이는 7월 18일 출국해서 8월 20일에 돌아온다.  한달이 약간 넘는 일정.  옆지기랑 작년에 안 보낸 걸 후회하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는 바람에 항공비도 작년보다 올랐고, 환율도 올라서 경비지출이 늘어난데다가, 작년엔 보름 정도의 일정을 계획했었는데 1년이 지나는 사이 한달로 늘어나 버렸다.  이래저래 부모 입장에서는 손해다.
그래도 유럽 수도원에서 숙식하며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서 너무 다행이다.  작년에 나홀로 배낭여행을 보내려고 할 땐 얼마나 뒤숭숭했는지..  
옆지기가 청소년기에 보내야 한다고 하도 주장해서 보내긴 하지만 경제적 출혈이 과도하다. 옆지기의 믿음대로 보고 느끼며 가슴에 꽉꽉 가득차게 담아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내 욕심이 너무 과한가?)

명보가 올여름에 너무 서운해 하겠다고 옆지기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럼 명보는 해병대 캠프나 국토 순례단에 보내버릴까? 하고서는 깔깔 웃었다.  세 아이를 둔 덕분에 아이들 얘기만으로도 옆지기와 나눌 얘기거리가 모자르지 않다는 것도, 세 자녀 가정의 장점이다. 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장마가 시작됐다.  아침에 저 비를 뚫고 아이랑 어떻게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 도서관에 갈까, 귀찮은데 가지말까, 고민했다.  지난 주부터 "도서관에 엄마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품앗이를 위한 도서관 학교'가 8주 과정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주 첫 강의도 무슨 일인가 있어서 가질 못했는데, 이번 주도?  베란다 창 밖으로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갈등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우리 아파트에 살다가 이사한 지흔이네 엄마였다.  같이 도서관 강의를 듣기로 한 이웃.  "오늘 꼭 와요."한다.  이러면 약해진다.  그래, 가야지.  비 오는데 집에 있어봤자 유빈이도 지루하고 심심해할 테니까 가서 놀다 오자, 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난 운전을 할 줄 모른다.  아예 운전면허를 아직 안 땄다.  겁이 나기도 하고, 그냥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바깥 풍경이나 사람들 구경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직접 운전을 하면 정신 바싹 차리고 주변 차나 신호등에만 신경을 써야할테니, 뭔가 시시하단 생각도 들고.  아이랑 우산을 들고 나란히 걷자니 기분이 좋았다.  도서관에 가서 커피부터 한 잔 마셔야지, 하는 확실한 목표의식(?)이 떠오르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유리창에 다닥다닥 맺힌 빗방울을 보며 작은 소리로 아이랑 노래도 불렀다. "유리창에 예쁜 은구슬, 또로로롱 또로로로롱~~~"

오늘은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 도서관의 김소희 관장님께서 '어린이 책과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2시간에 걸쳐 강의를 해 주셨다.  지난 주엔 고양자유학교의 이철국 선생님이 오셨었는데, 오늘 강의 자료를 지난 주 것까지 받고 훑어보니 못 들은 게 너무 아쉽다.  지난 주 강의 자료에 이런 글이 써 있었다.  "교육은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을 아름답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과 너무 대조되는 글이라서 더욱 가슴에 와서 박혔다.  네덜란드와 핀란드의 예가 나왔는데, 그 나라에서는 모든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교육 표준 경비가 나가는데 부모의 학력이 낮은 가정의 자녀들에게는 기본 단위의 1.25배를 지급하고, 농어촌 자녀는 1.4배, 이민자 자녀는 1.7배, 이주노동자의 자녀는 1.9배의 교육예산이 집행된다고 한다.  우리에겐 정말 꿈같은 이야기다.

오늘 강의에서도 참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 세대의 독서이력과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의 독서 이력의 차이를 점검해 볼 수 있었고, 아이가 책과 가까워지게 해 줄 수 있는 법도 테크닉 차원에서가 아니라 엄마인 나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근본적 차원에서 한 수 배울 수 있었다.  가장 좋은 엄마는 "아직도 더 자라나야 하는 엄마"란다.  레오리오니가 어릴 적 학교와 집을 오고가는 길에 있었던 박물관이 자기가 성장하는 데 하나의 BIG MOOD가 되어 주었다고 말했다는 예를 드시면서 아이에게 엄마가 BIG MOOD가 되어주라는 말씀은 깊이 새겨둘 이야기인 것 같았다.

유빈이가 강의 도중에 왔다갔다 하고 '엄마 이제 다 끝났어?"하고 물어대는 통에 좀 산만하긴 했지만, 이게 몇 년만에 강의를 듣는 건지, 감개무량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내 자신은 비누처럼 서서히 닳아 사라져가는 느낌이 들어서 괴롭기도 했었다.  그런 괴로움을 책이, 그리고 도서관이, 도서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이 덜어주었다.  어쩌면 도서관은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더 필요한 장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부터 책놀이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다음 주엔 박문희 마주 이야기 대표님이 오셔서 '함께 말하는 마주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신다.  마주 이야기라면 이제 네 살인 우리 유빈이와 함께 해볼만한 활동이다.  기대가 된다. 

돌아올 땐 이웃엄마가 차로 집까지 모셔다(?) 줬다.  기름값도 무섭게 치솟았는데, 나 때문에 일부러 길을 빙 돌아서 가주는 그 엄마가 참 예쁘고 고마웠다.  장마는 얼만큼의 길이로 내릴까.  얼만큼의 길이로 오던간에 나까지 축 처져서 그 길이가 더 늘어지게 하진 말아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내 남자친구 이야기 (크리스티앙 그르니에 지음)

음악을 매개로 맑고 풋풋한 사랑을 꽃피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잔느의 입장에서 쓴 이 작품은 피에르의 입장에서 쓴 『내 여자친구 이야기』와 짝을 이루는 커플 소설이다. 하나이면서 둘인 이 소설은 같은 사건이라 해도 각자의 상황과 관점, 감성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체험하고 이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독특한 작품이다. 만 13세부터 18세까지의 십대들을 위한 현대 문학선이다

 2. 내 여자친구 이야기 (크리스티앙 그르티에 지음)

위의 <내 남자친구 이야기>와 짝을 이루는 작품.  서로의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고 하던데..  오래 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계속 미뤄오던 청소년 소설.

 

 3.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미야지와 겐지 지음)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전기」는「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의 전신으로 두 작품의 구조는 닮아있습니다. 작품을 쓴 시기가 달라 작가 미야자와 겐지가 하고자 하는 말도 다르지만 나란히 읽는 것이 의미가 있다.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는 구스코 부도리를 저자와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다. 부도리의 삶이 미야자와 겐지의 삶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전기」는 구조는 비슷하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다른다. 요괴 세상의 이야기여서 겐지 특유의 상상력과 풍자, 재치를 살펴볼 수 있다.

 4. 사람 사이에 삶의 길이 있고 (도종환 지음)

이 책은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삶의 문제에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글, 이런 글이라면 우리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글, 또 글이 담고 있는 아름다움과 진실을 청소년들이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싶은 글들을 엄선하여 엮은 것이다.

 

 5. 잃어버린 것 (숀탠 지음)
다른 어떤 물건보다 소중히 여기고 꼭 가지고 다녔던 것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버려지고, 잊혀지게 되며 나중에는 잃어버리게 된다. 이 그림책은 현대 시대의 사람들이 쉴세 없이 바빠지면서 자신의 것이면서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 숀탠의 <도착>을 읽은 적이 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이었는데 그림도 너무 훌륭했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도 깊었다.  숀탠의 이름을 보고 주저없이 선택.

 6. 아틀라스 세계사
'지도로 역사 읽기'를 목표로 사계절출판사가 기획한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의 세계사 편. 입체지도와 간결한 연대기적 서술을 한 면에 배치해 시간과 공간을 아울러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2권 <아틀라스 세계사>는 1978년에 타임즈 북스가 펴낸 <타임즈 세계사 The Times of the World>의 축쇄판의 2001년 개정판(7판)을 한국어로 옮긴 것으로,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2차 대전 이후의 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아틀라스 중국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세계사도 중국사와 편집이나 구성이 비슷하다면, 세계사 사전으로도 손색이 없을 책이라는 기대감으로 골랐다. 

 7. 그림 옷을 입은 집 (조은수 글/유문조 그림)
이 책은 우리문화그림책 시리즈 두번째 책으로 우리 전통 건축물의 장식 양식인 '단청'을 알려주는 창작그림책입니다. 우리 건축물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비바람과 벌레들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오묘한 무늬의 단청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2년간에 걸쳐 완성한 민화풍의 그림이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단청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8. 사자개 삽사리 (이가을 지음/곽영권 그림)
긴 털이 큰 머리를 온통 뒤덮은 생김새 때문에 '사자개'로도 불리는 우리 전통견 삽사리.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자는 '무엇으로 살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 개가 된다. 역사적 사실과 기록에 덧대어진 문학적 상상력으로 삶에 대한 성찰을 펼쳐냈다

 

9. 맑은 날 (김용택 지음/ 전갑배 그림)

평생 섬진강 가에 살며 시를 써 온 김용택 시인. 그가 할머니의 상례를 치르며 떠오른 서정을 옮긴 장시 '섬진강24 - 맑은 날'에, 한국적 조형세계를 개척해 온 일러스트레이터 전갑배의 그림을 붙여 만든 '시 그림책'이다

 

 10. 빈 화분 (데미 지음)
이 세상 어떤 꽃 화분보다 더 아름다운, 진실과 정성을 담은 '빈 화분' 이야기. '꽃씨와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교과서에 실리면서 각색된 이야기의 원작인, 중국에서 전해내려오는 옛 이야기를 보존하여 데미가 그림책으로 꾸몄다. 정식과 진실이 가장 참된 가치임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알라딘에 미안하지만, 구입은 인터공원에서 했다.  모아놓은 포인트로 받을 수 있는 20% 할인의 유혹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의 책으로만 열 권을 주문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고, 또 이번처럼 기꺼이 구입하기도 처음인 것 같다.  책값이 8만원이 조금 넘었는데 20%를 포인트로 결제해서 6만원에서 쪼끔 더 주고 구입할 수 있었다.  중학생인 큰딸과 아들, 4살짜리 막내의 책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월 6일, 촛불집회에 두 번째로(겨우 달랑 두 번!) 참석했다.  큰딸, 아들, 작은 딸이랑 같이.
5월 24일,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갔던 날이랑 분위기가 참 많이 변해 있었다.
모인 사람들도 훠어얼씬 많았고, 커다란 깃발들이 여기저기서 나부꼈다.
게다가 시청 앞 광장을 북파공작원추모제던가 뭔가 때문에 막아놓아서 촛불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한 군데 모이질 못하고 이리저리 흩어지고 배회하는 분위기였다. 

어느 자리에 끼여있어야 하나, 잠시 고민하고 있는데, 저 쪽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행진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그 위로 펄럭이는 '아고라' 깃발과 '유모차부대' 깃발.  네 살 배기 딸을 데리고 나왔으니 유모차부대 깃발 아래 서면 되겠다, 싶었다.  엉거주춤 유모차 부대 옆에 서있는데 유빈이가 안아달라고 칭얼거렸다.  그래서 아예 업었는데, 이녀석, 출발하고 얼마 안있다가 잠들어 버리는 것이다.  축축 늘어지는 아이를 업고 구호를 따라 외쳐가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걷는데 허리가 뻐근해오고 어깨와 팔에 쥐가 날 것 같았다.  옆에 유모차 끌고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6월 6일 촛불집회에서 내가 깨달은 건 아이를 데리고 촛불집회 행진을 하려고 한다면, 유모차는 필수 준비물이라는 거다.  게다가 왜이리 컨디션 회복도 더딘 건지, 집회 다녀오고 이삼일간 40대 아줌마 체력이 말이 아니었다.  아프락사스님이랑 네꼬님, 마노아님도 그 날 집회에 오셨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는데, 혹시 알았더라도 같이 움직이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다.  애 셋을 줄줄이 끌고 온 아줌마의 행진은 20,30대 행진에 발맞추지 못했을 것이므로. 

큰딸 유진이는 지난 번에 집회참석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더 적극적으로 집회에 임했다.  구호도 더 큰소리로 외치고, 전경버스 가까이 다가가 볼펜으로 뭐라 끄적여 놓고, 그 앞에 촛불을 밝히고 오기도 했다.  명보는 첫 집회 참가였는데, 잔뜩 긴장해 있더니 점점 무난하게 적응하기 시작, 나중엔 카메라를 의식하는 여유까지... 유빈이는 헌법 제1조 노래를 마스터했고, 태극기를 완벽하게 인지했으며, 차량통행을 막은 광화문 대로에서 자기가 알고 있는 온갖 노래를 고래고래 불러대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청계광장 안에서의 촛불집회가 우리만의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잔잔한 연못같은 집회였다면 거리로 나온 집회는 거센 파도 같은 역동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2MB가 말하는 배후와 주동세력이 없어서 그 많은 인파를 한데 모으는 '집결'의 힘이 약하고 오합지졸처럼 중구난방 여기저기 분산되어 떠돌아다니는 행진이었지만, 그날 내가 느낀 건, 거기 모인 그들이 이제 바다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흩어져서 여기서 출렁, 저기서 출렁거리는 파도들이 뭉쳐 일어나 쓰나미가 되기 전에 2MB가 빨리 정신을 차려야 할텐데, 하는 걱정이 앞섰다.  바다가 쓰나미를 만들고 나면 양쪽 모두 너무 많이 다칠 것만 같다.

빨리 재협상해라.  ㅉㅉ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참 좋은 나라다.
우리나라만큼 국민들의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나라도 드물 것 같다.
광우병 교육도 확실히 시켜주고,
OIE(국제수역사무국), 검역주권, 물대포 이용수칙, 연행될 경우의 행동요령, SRM,
MM/MV/VV형 유전자, 당연지정제 등등등 알지도 못했던 걸
피부에 팍팍 와닿게 참 잘도 가르쳐 준다.
무능한 정부 덕분에 국민들은 나날이 똑똑해져 가는 것 같다.
그런데 맷집까지 훈련시키는 건 너무했다.
게다가 정정당당한 방법도 아니고,
이쪽은 맨몸인데
저쪽은 핼맷쓰고 방패에 몽둥이 들고 튼튼한 군화까지 신고서,
그것도 모자라서 물대포까지 구비하고  남녀노소, 연령체급 구분하지 않고 맞붙다니,
비겁하고 치사하다.
세 살 어린애들 싸움도 그런 식으로는 안한다.
그러고는 대책이랍시고 고심하고 있는 게
장관 몇 사람, 비서실 몇 사람 경질시키고 새 사람으로 바꿔놓는 거란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사람 하나가 빠졌다.
딱 그 한 사람만 자기가 저지른 짓 바로잡고 자리를 떠나주면 될 것 같은데...

그 사람, 인터넷도 다룰 줄 모른단다. 
동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가봐라.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앉아 컴퓨터 배우고 계시다.
쟁쟁한 사람들 옆에 끼고 있으면서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국민들 소리 듣는 법도 못 배우고 뭐하고 있냐.
신문은 조선이랑 문화만 즐겨 읽는단다.
사람은 강부자랑 고소영만 좋아한단다.
국민들이 켜 놓은 촛불들 보며 하는 생각이
그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는지만 궁금하고 분해서
버럭 화를 냈단다.

이제 6월이 시작됐다.
힘없는 백성들이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고
쫓겨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다.
짓밟히고 상처입고 피흘리고 끌려가고 얻어맞고 고막이 터지고 실신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더 크고 강해지고,
그 사람은 더 작고 약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청년들이, 소년,소녀들이 그만 다치고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내가 20대에 겪었던 그 우울의 시간들을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되돌리고 있는 것 같아 속상하고 분하다.

제발 젊고 어린 세대에게 더이상 미안하게 하지 마라.
꽃다워야 하고 발랄한 웃음을 흘려야 하며 싱그런 꿈을 부지런히 길어올릴 시간에 있어야 할 그들이다.   당신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그들만의 시간을 되돌려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