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나라다.
우리나라만큼 국민들의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나라도 드물 것 같다.
광우병 교육도 확실히 시켜주고,
OIE(국제수역사무국), 검역주권, 물대포 이용수칙, 연행될 경우의 행동요령, SRM,
MM/MV/VV형 유전자, 당연지정제 등등등 알지도 못했던 걸
피부에 팍팍 와닿게 참 잘도 가르쳐 준다.
무능한 정부 덕분에 국민들은 나날이 똑똑해져 가는 것 같다.
그런데 맷집까지 훈련시키는 건 너무했다.
게다가 정정당당한 방법도 아니고,
이쪽은 맨몸인데
저쪽은 핼맷쓰고 방패에 몽둥이 들고 튼튼한 군화까지 신고서,
그것도 모자라서 물대포까지 구비하고 남녀노소, 연령체급 구분하지 않고 맞붙다니,
비겁하고 치사하다.
세 살 어린애들 싸움도 그런 식으로는 안한다.
그러고는 대책이랍시고 고심하고 있는 게
장관 몇 사람, 비서실 몇 사람 경질시키고 새 사람으로 바꿔놓는 거란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사람 하나가 빠졌다.
딱 그 한 사람만 자기가 저지른 짓 바로잡고 자리를 떠나주면 될 것 같은데...
그 사람, 인터넷도 다룰 줄 모른단다.
동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가봐라.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앉아 컴퓨터 배우고 계시다.
쟁쟁한 사람들 옆에 끼고 있으면서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국민들 소리 듣는 법도 못 배우고 뭐하고 있냐.
신문은 조선이랑 문화만 즐겨 읽는단다.
사람은 강부자랑 고소영만 좋아한단다.
국민들이 켜 놓은 촛불들 보며 하는 생각이
그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는지만 궁금하고 분해서
버럭 화를 냈단다.
이제 6월이 시작됐다.
힘없는 백성들이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고
쫓겨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다.
짓밟히고 상처입고 피흘리고 끌려가고 얻어맞고 고막이 터지고 실신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더 크고 강해지고,
그 사람은 더 작고 약해지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청년들이, 소년,소녀들이 그만 다치고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내가 20대에 겪었던 그 우울의 시간들을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되돌리고 있는 것 같아 속상하고 분하다.
제발 젊고 어린 세대에게 더이상 미안하게 하지 마라.
꽃다워야 하고 발랄한 웃음을 흘려야 하며 싱그런 꿈을 부지런히 길어올릴 시간에 있어야 할 그들이다. 당신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그들만의 시간을 되돌려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