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50대 남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낸다.
남편도 예외는 아니어서 안팎으로 힘들었다.
특히 50대 여성들이 갱년기에 힘들 듯 그렇게 갱년기 보내는 줄 알았다.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난 주위에서 말하는 갱년기 증상이 거의 없었던 반면 남편은 몇 년을 힘들어했고 다양한 증상을 경험했는데 특히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 나중엔 우울증 치료를 받으러 가야하나 할 정도로 우울감이 심했다. 죽고 싶단 말을 몇 년을 달고 살았다.
지금 생각해도 힘든 시간이었다!

그녀는 야자나무 잎사귀가 살랑거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한심한 여자들의 쓸데없는 걱정이에요. 아들 막내-이애리조나에 있는 대학에 가게 되어 헬렌이 조바심을 칠 때 북클럽여자들이 해준 말이었다. 빈 둥지는 자유를 의미한다고, 그들은말했다. 빈 둥지는 여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금이 가고깨지는 것은 남자들이다. 

오십대 남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낸다. - P88

헬렌은 햇빛에 눈이 부셔 눈을 감았다. 웨스트하트퍼드에 살때 집 마당에 만든 작은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던 아이들 모습이 보였다. 물살을 가르는 아이들의 촉촉하게 젖은 앙증맞고 순수한 팔다리. 아이들이 십대가 되어 친구들과 함께 파크슬로프보도를 걸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가족이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려고 밤에 다 같이 소파에 모여 앉았을 때 그녀 옆에 웅크리고 있던 아이들 체온도 느껴졌다. - P88

헬렌이 눈을 떴다. "도러시."
도러시가 헬렌을 돌아보았다. 도러시의 검은 선글라스가 헬렌을 향했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요." 헬렌이 말했다.
도러시가 다시 잡지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동의하지 못하겠네요."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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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모든 길을 달리고 모든 강을 따라가며, 시선은 무한히 방황한다. 아이의 산만함은 손을 쓸 방도가 없다. 그 산만함이 아이를 대하는 사람들을 나쁜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고, 심지어 극도의 난폭함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무슨 생각을 하니? 넌 정말 조심성이라고는 없구나. 내가 수천 번 말했잖니." 우리는 아이에게 수없이 말한다. 어서 크라고 재촉하면서 나이가 주는 단조로움 속으로 아이를 밀어 넣는다.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말 속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바라는 욕망과 더는 자신을 돌보지 않으려는 은밀한 바람을 알아본다.
하지만 그런 빈말은 아이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그 말은 아이의 공상 위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진다. 아이의 장난감보다도 더 부서지기 쉬운 말이다. 게다가 아이는 듣지 않는다. 실제로 그곳에 있지도 않다.
아이는 자신의 눈이 닿는 모든 곳에 가 있으므로. - P37

삶의 아주 초기에, 이미 모든 것은 너무 늦은 것이다.
삶의 아주 초기에, 이미 끝이 찾아온 것이다. 모든 삶은그 기원부터, 그 여명부터 소멸을 향해 나아가도록 정해져 있다. 아이는 자신이 보는 것 속에서 자신의 사라짐을 예감한다. - P37

아이는 자신의 시간을 지배하는 이 소멸의 원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가속한다. 지나가는 모든 것과 함께 지나가고, 모든 것과 섞이며, 자신이보는 것 안에서 길을 잃는다. 아이의 부재는 어쩌면 아이라는 존재가 가진 가장 순수한 이름일지도 모른다. 자기 마음속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아이는 곤충을 만지듯 별을 만지고, 죽어가는 이들의 얼굴을 만지듯 나뭇잎을 만진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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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

<푸른 눈의 고래>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읽으며, 당신이 읽는 것은 곧 당신 자신이다.˝

당신은 순서도 이유도 없이 읽는다. 독서는 강요될수 없다. 누구도 당신을 대신해 그것을 결정할 수 없다.
독서는 사랑이나 맑은 날씨와 같아서 아무도, 심지어 당신조차도 그것을 어찌할 수 없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읽으며, 당신이 읽는 것은 곧 당신 자신이다.
독서란 피의 유치원에서 스스로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오직 자신만이 발견해 낸, 결코 잊을 수 없는 방식으로자신이 누구인지를 배우는 일이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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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
그녀는 홀로 있다. 리옹 파르디외 역의 중앙홀,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마치 방 한구석의 고요함 속에 머무는 것처럼 보인다. 프라 안젤리코의 그림 속 정원의 광채에 눈이 부신, 빛무리에 둘러싸인 동정녀처럼, 그녀는 세상한가운데에서 홀로 있다. 고독한 사람들은 시선을 끌어당겨서 그들을 외면하기란 불가능하다. 커다란 유혹을 짊어진 그들은 선명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 P11

당신 앞에 있지만 동시에 부재하는 사람에게로 향하는 관심을그녀는 홀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다. 품 안에 네 살배기 아이를 안고서 그녀의 고독을 부정하거나 방해하지 않는, 고독의 요람 속 어린 왕을 안은 채로 그녀는 홀로 있다. 사람들이 한눈에 보는 그녀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그녀는 아이와 함께 있지만 여전히 혼자다. 아이의존재는 그녀의 고독을 방해하기는커녕, 고독을 최고조로, 아름다움과 우아함의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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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품 중 마지막으로 읽게 되었다.
<바닷가의 루시>에서 먼저 밥 버지스를 만났었다.
유니테리언교 목사와 두 번째 결혼을 한 밥 버지스와 검찰청에서 살인 사건을 맡다가 갑자기 메인 주를 떠나 뉴욕의 대형로펌으로 옮겨 간 짐 버지스 형제의 이야기...




"밥은 재미있는 사람이야" 어쩌면 그 사고 이야기까지 꺼낼지 모른다 ㅡ 밥이 네 살 때 자동차 기어를 만지며 놀다가 차가 굴러가 자기 아버지를 치어 죽게 했다는 그 사고.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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