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연옥 편‘ 읽기 시작~~
‘지옥 편‘ 잊어버릴까봐 페이퍼 쓰다 똑같지 않고 비슷한 글을 두 번 쓰게 되는 바람에 기운이 빠져 버렸다. 몇 시간을 허비하고 나니 화도 나고 괜히 허술한 북플 시스템 욕하다 말았다.
다시 시작하기 싫어질까봐 바로 ‘연옥 편‘ 읽기 시작했다.


연옥의 뜻은 알아보고 가자.
연옥: 로마 가톨릭 교회의 내세관 중의 하나이다.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리에 따르면,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기 때문에 영원한 구원을 보장 받았으나 완전히 정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하늘의 기쁨으로 들어가기에 필요한 거룩함을 얻기 위해 일시적인 정화를 거치는 상태를 말한다.(네이버 참조)




제1곡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연옥의 산이 솟아 있는 해변에 도착하고, 북반구 하늘에서는 볼 수 없는 네 개의 별을 보고 연옥의 지킴이 카토를 만난다. 카토는 베르길리우스의 설명을 듣고 정죄(罪)의 산에 오르는 것을 허락한다. 산에 오르기 전에 베르길리우스는 이슬로 단테의 얼굴을 씻어 주고 갈대로 띠를 둘러 준다. - P387

보다 편한 물 위를 달리기 위하여1
내 재능의 쪽배는 벌써 돛을 펼치니,
그토록 참혹한 바다2를 뒤에 남긴 채,



1. 연옥은 지옥에 비해 한결 가볍고 편안한 여행이라는 뜻이다.
2.지옥 - P387

이제 나는 인간의 영혼이 깨끗이 씻겨
하늘로 올라가기에 합당하게 되는
저 두 번째 왕국에 대해 노래하련다. - P387

오, 성스러운 무사 여신들이여, 
나는 그대들의 것이니, 죽었던 시가 여기
되살아나고, 칼리오페3가 잠시 일어나



3. 예술과 학문을 수호하는 무사 여신들 중에서 으뜸가는 여신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으며 서사시를 수호한다. - P387

저 불쌍한 까치4들이 호된 타격에
용서를 바랄 수도 없게 만들었던
음악으로 내 노래를 이끌어 주소서.



4.피에리스(복수로는 피에리데스)들을 가리킨다.
마케도니아 지방의 왕 피에로스와 에우히페 사이에 태어난 아홉 명의 딸들로, 무사 여신들에게 도전하여 노래 시합을 하였지만 패배하여 까치들로 변했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 피에리데스는 <피에리아의 여신들>이라는 뜻으로 무사 여신들의 별명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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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기에 손가락 조심....!>

어젠 우리 동네에서 자주 왕래하는 친구인 '순희 씨'와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순희 씨'네는 우리 동네 원주민이고 농사를 우리와는 비교가 안되게 많이 짓는데, 애써 지은 농산물을 수시로 무시로 나눠준다. 우리 집 자그마한 텃밭을 보곤 농사 짓지 말고 자기네서 갖다 먹으라고 말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우리 아랫집 어르신네도 우리보고 텃밭 하지 말고 그냥 당신 집에서 갖다 먹으라고 하신다. 그래도 난 우리 작은 텃밭에서 나는 농산물이 가장 좋다. 서로 주신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 아무튼 어제는 '순희 씨"를 꼭 만나야만 했다!


지난 주 금요일에 '순희 씨'네가 김장을 담근다고 해서 그러지 않아도 언제 가서 도와줘야 하나 궁금해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앉아서 <신곡>을 읽다 보니 졸음이 몰려와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부재중 전화로 남편에게 전화가 와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해 보니 '순희 씨'네 남편이신 '한 회장님(남편이 활동하는 테니스 클럽의 회장님이시라 그리 부른다)'이 김장준비하면서 분쇄기를 쓰다 손가락이 절단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거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악 소리가 절로 났고 너무 떨리고 머리가 쭈뼛서면서 놀라고 말았다. 사고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순희 씨'가 어쩌고 있나였고 김장은 대체 어찌 하고 있는 건가였다. 놀란 마음에 '순희 씨'에게 무어라 위로의 말을 할 지 떠오르지도 않았지만 더 이상 전화를 미룰 수가 없었다. 전화를 했더니 '순희 씨'는 반쯤 넋이 나간 격앙된 목소리로 김장 속 간을 좀 맞춰 달라고 부탁하는 거였다. 알았다고 말하고 그날 따라 일찍 퇴근해 집에 와 있던 아들을 데리고 얼른 날아갔다. 


서둘러 갔더니 김장은 두 시동생네와 이웃과 나눠 먹는다고 배추를 100 포기나 절여서 씻어 물을 빼고 있었고 김장 속은 정말정말 커다란 빨간 타원형 통에 거의 가득 만들어 놓았는데 간을 보니 간이 하나도 안되어 있고 무슨 맛인지 약간 느끼하면서 맵고 너무 뻑뻑해서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단 생각만 드는 거다. 그래서 새우젓, 액젓, 소금, 설탕, 생수를 좀 더 넣고 저어서 간도 맞추고 되직하게 만들었다. 사고가 났을 때 전원 코드가 끼워져 있는 걸 모르고 칼날 사이에 낀 양파 찌꺼기를 꺼내려다 잘못해서 버튼이 눌러져버렸고 순식간에 손가락 두 개(검지의 끝 마디 반이 절단 되었고 중지의 끝 살점이 뭉텅 떨어져 월욜 아침 일찍 접합 수술을 받으셨다. 아이고 주여~~!)가 순식간에 그리되어 피가 철철 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봤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 119 전화한단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옆집 친구네로 달려가 도와달라고 소리질렀다고 한다. 다행히 친구네 부부가 운전을 해서 '한 회장님'을 태우고 병원 응급실로 가게 됐는데 가는 중에 뒷 좌석에서 고통스러워하며 끙끙 앓는 소리를 내는데 그 짧은 시간이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김장 속이 준비가 되었으니 정신없어 우왕좌왕하는 '순희 씨' 대신 배추를 버무리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어 빠르게 버무리고 있는데 그러는 나를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내일 손님들 오면 해도 되니까 그만하라고 말하는데 나는 자꾸 찜찜한 생각이 들어 그만두기가 걱정스러웠다. 이 와중에 정신도 없는데 아픈 남편 병원에 두고 손님접대라니...(순희 씨네는 시동생네와 이웃이 김장하러 오면 식사를 접대하고 수육도 삶고 그 전 해 남은 쌀로 절편과 가래떡을 해서 나눠 먹는다는..) 말이 안된단 생각에 이 밤에라도 미리 김장을 끝내버리면 내일 손님들 통에 담아 바로 보내버리고 손님들 접대를 하지 않아도 된단 생각이 들어 나는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었다. 그러고 있는데 병원에 동행했던 옆집 친구가 김장을 버무려주려고 왔다. 그 친구(알고보니 그 친구와 나와 '순희 씨"가 동갑이어서 친구 먹기로 했다)도 나와 같은 생각이어서 손이 빠른 그 친구와 내가 김치 속을 넣어 버무리고 '순희 씨'는 통에 넣어 두 시간이 채 못 되는 시간에 마무리를 해버렸다. 속이 다 시원했다. 대체 왜 김장은 남의 것까지 해주려고 애를 쓰는지... '순희 씨'는 이제 시동생들과 해마다 김장을 얻어가는 이웃에게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어제 꼭 만나야 했던 이유는 '순희 씨'를 내 차에 태우고 '한 회장님' 병문안을 가기 위해서였다. 자동차 운전이 안되는 '순희 씨'를 위하여 동행하기로 했던 거다. 병원에 도착해 병실 분들과 나눠 먹을 빵과 커피를 사서 병실로 올라 갔더니 며칠 사이에 정말 얼굴이 반쪽.... 넘의 남편이시지만 워낙 자주 만나니 금방 알겠더라는.... 병원에서 가장 불편한 게 뭐냐고 물어보니 머리가 너무 가렵다고 좀 감고 싶어서 저녁 때 친구 오면 부탁해야겠다고 하시길래 요즘 병원엔 미용실 의자처럼 머리 감기기 편한 곳도 있으니 친구 기다릴 거 없이 와이프가 해주면 되지 않냐고 '순희 씨' 옆구리 찔러 머리 감겨드리는 동안 기다렸다 병원을 나왔다. 나의 제안으로 병원을 나와 5 일장이 서는 용인중앙시장에 가서 점심으로 칼국수 먹고 족발 골목 가서 족발도 포장하고 김장 때 쓸 건어물도 좀 사고 구경하느라 돌아다녔는데 재밌었다. 아프신 분은 아프신 거고 우린 즐거워도 되지 않아요 순희 씨? 하면서 맑은 가을 날의 나들이를 즐겼다. '순희 씨'도 우울하던 마음 다 날아가고 넘넘 재밌었다고... 다음에 또 자기 데리고 나가 달라고 해서 우린 당연히 또 그러기로 했다! 


김장철이라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그게 또 제일 위험한 주방 기구이기도 한 분쇄기와 블렌더 칼날은 진짜 조심조심 다루기.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곡> '지옥 편' 마무리...

지난 달 30 일부터 읽기 시작해서 아예 책상에 붙박이로 펼쳐 놓고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했다. 어제와 그제는 제법 탄력이 붙어서일까 집중해서 읽었더니 생각보다 잘 읽혀서 <신곡> '지옥 편'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신곡>의 '지옥 편'은 총 34 곡으로 이루어진 대서사시이고, 단테 그가 보여주는 지옥은 지구의 중심을 향하여 원뿔의 형태를 이루며 만들어진 곳인데 각 원마다 죄를 지은 영혼들이 여러 기상천외하고 흉측한 지옥 악마들에 의해 벌을 받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신곡>의 '지옥 편' 34곡은 각 3행으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거기에는 수 많은 상징들과 비유들, 그리스 로마 신화와 베르길리우스의 대서사시인 <아이네이스>의 인용과  "중세 유럽의 사상과 관념, 의식 세계가 총체적으로 집약되어 있"고 벌을 받고 있는 수많은 영혼들의 삶의 궤적과 이야기들이 실감나게 펼쳐져 있어 그것들을 다 이해하며, 각 주를 하나하나 읽어가며,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을 참조해가며 읽다 보면 쉬운 듯 읽히는 글자들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작고하신 이윤기 선생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때 꼭 필요하단 생각에 열심히 읽었지만 단편적으로만 기억나고 책을 찾아보니 집에 없는 거 아닌가. 언제 팔아먹었는지... 너무 아쉬웠다. 절판되었던 이윤기 선생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지난 10월에 재출간 되었다. 그리고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도 여러 종류가 있었지만 열린책들본이 표지 가장 맘에 들고 책 가격도 맘에 드네...^^




























 


단테는 <신곡>의 지옥 편', '연옥 편', '천국 편'의 총 1만 4,233 행(여기서 잠깐! '지옥 편' 34 곡은 총 몇 행이나 될까. 이러한 궁금증이 일었으니 당연히 세어봤다. 각 곡마다 3 행씩 숫자를 붙여 놓아 세어보기 편했다. 열심히 더해보니 총 4,720 행이었다. 아직 9,513 행이 남아있다. 아직 멀었구나... !)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저승 세계를 놀랍도록 기하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구현해 놓았다. 읽는 내내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런 글을 내가 읽고 있다니...  


<신곡>의 줄거리는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하다. "1300년 봄 서른다섯 살의 단테는 어두운 숲속(인간의 죄악과 타락을 상징한다고 함)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햇살이 비치는 언덕(하느님의 구원과 은총을 상징한다고 함)으로 올라가려 하는데, 표범, 사자, 암늑대가 길을 가로 막는다. 그때 베르길리우스(로마 시대의 위대한 시인이며 로마의 건국 신화가 담긴 위대한 서사시 『아이네이스Aeneis』 를 남긴 그를 단테는 정신적 스승으로 여긴다)가 나타나 언덕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다른 길, 즉 저승 세계를 거쳐 가야 한다고 말한다." 단테는 산 자의 몸으로 베르길리우스의 영혼과 지옥, 연옥, 천국  등의 저승을 1주일 동안 차례로 여행한다는 줄거리이다. 그 중 나는 현재 '지옥 편'을 막 읽었을 뿐이고...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은 '지옥 편'에 총 75 점이 수록이 되어 있다. 도레의 그림이 아니었다면 난 상상력의 한계를 겪으면서 이 책을 읽어나가는데 애를 먹었을 거 같다. 각 곡마다 보통 2~3점 정도의 그림이 수록이 되어 있어 각 지옥의 모습을, 그리고 형벌을 받는 영혼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어찌나 생생하고 섬뜩하고 무서운 그림들인지.... 이 그림들도 역시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지옥'편'에서의 지옥은 모두 9 개의 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지옥의 원의 둘레마다, 그리고 원을 이루는 여러 구렁과 구역마다 다른 죄를 지은 영혼들이 벌을 받는 흉측한 모습들이 그려진다. 죄를 지으면 지옥에 가는 것이야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1/3 쯤 읽었을 때 어떤 죄를 지었길래 이런 무서운 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지 적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읽고 보니 커다란 공책의 한 면을 채우고도 남을만큼 다양했다. 


지옥의 첫째 원인 '림보'에서는 죄를 짓지 않았고 덕성있는 삶을 살았으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거나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은 영혼들이 가는 곳을 시작으로 음란함과 애욕의 죄(둘째 원), 탐식의 죄(셋째 원), 재물의 낭비 또는 인색함의 죄(넷째 원), ...분노와 불화의 죄, 불타는 관 속에서 벌 받고 있는 이단의 죄를 지은 영혼들, 기만의 죄,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자신의 육체와 재산에 폭력을 가한 죄, 신성에 폭력을 가한 죄(자살자들), 남색의 죄, 돈놀이꾼(넷째 원 ~ 일곱째 원), ... 뚜쟁이와 유혹자들, 아첨꾼들, 돈을 받고 성직이나 성물을 거래한 죄, 점쟁이들, 지위를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탐관오리들, 위선자와 도둑들, 사기와 기만을 교사한 죄, 온갖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화폐를 위조한 자들(여덟째 원), 그리고 지옥의 마지막 아홉째 원에는 가족, 친척, 조국, 동료, 친구, 은혜를 배신한 영혼들이 벌을 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 단테는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 카이사르를 배반하고 그를 암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마르쿠스 브루투스, 카시우스 등의 배신자들을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지옥의 마왕 루키페르(루키페르는 하늘에서 쫓겨나기 전에는 뛰어난 용모의 천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흉측하고 무서운, 빨간색, 노란색, 까만색으로 된 세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몸은 꽁꽁 얼어붙은 코키토스 호수 속에 잠겨 얼어붙어 있다) 앞에 던져 놓았다. 하지만 열거한 수많은 죄목들 중에서 하나라도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이 우주에 한 명이라도 있긴 할까? 나도 예외는 아닌 듯하여 무섭긴 하다. 착한 행실과 회개하고 뉘우치면 상쇄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 엄청 단순한 사람인 거 같단 생각도!



                

북플로 이 많은 글을 썼다 백을 누르는 바람에 다 날려 먹고 다시 썼다. 대책 없는 내 손꾸락!!!!




우리 인생길의 한 중간에서
나는 어두운 숲속에 있었으니
올바른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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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1-06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순희 님의 남편분 ㅠㅠ 빠른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으..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 같아요 ㅠㅠ
이와중에 빠르게 김장까지 해내시다니, 은하수 님도 넘나 대단..

그나저나 지옥.. 편이 그런 이야기이군요. 그리고 지옥편을 다 읽으셨다니.. 전 아직 시작도 못했답니다?
근데 지옥편 다 읽으신 것보다 이토록 긴 글을 ‘다시‘ 쓰셨다니... 더 대단하십니다!!

자, 화이팅 입니다. 화이팅!!

은하수 2024-11-06 17:05   좋아요 0 | URL
어제 문병 갔을 때 진통제를 맞았는데도 힘들어 보였어요. 정말 얼매나 아팠을까요....ㅠ.ㅠ
얼굴보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남의 남편인데도 그랬어요. 친한 동네 친구 부부니까...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김장 끝내놓고 나니 제가 다 시원했어요. 속 시원해하는 순희 씨 보니 좋았구요.
그리고 이 글 ‘다시‘라니 진짜 뭐 이런.... 하면서 북플의 허술한 시스템을 욕했네요. 자동 저장이 안되나???
심하게 화가 나더라구요. 이러면 지옥 가는데....ㅠ.ㅠ


탄력 붙으니 금방 읽어지던데요~~~
얼른 시작하셔요.^^
금방 읽으실 수 있습니다.
파이팅~~~
 
조용필 - 정규 20집 20
조용필 노래 / 마운드미디어(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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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용필 정규 20집> 20의 타이틀 곡 "그래도 돼"의 뮤비부터 맘에 와 닿았다. 이 솜 배우의 표정 연기도 너무 아름다웠다. 빠른 템포의 곡들이라 경쾌하고 신나 신나 하며 들을 수 있었는데도 가사를 음미하니 뭔지 모르게 위안이 되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거 같아서...
CD 안에 들어있는 스마트 앨범(카드형)을 네모즈 앱을 이용하여 모바일에 등록해 운전하면서 들었는데 햇살 내리쬐는 대낮의 졸리는 차 안에서 듣기 딱 좋았다.
그의 나이를 잊게 만드는 조용필~~~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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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시간의 계단 - 전2권
주영하 지음 / 블라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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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첫사랑의 기억을 가슴에 그냥 묻을 수 없어 기어이 오르고야 마는 엘세 번째 계단,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더 간절히 원하면 이룰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믿고 숨가쁘게 달려가는 엔딩... 뭐 뻔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한 번 손에 잡으면 다 읽기 전엔 결코 손에서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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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아차림의 기술

20세기 학문은 근대인의 자만심을 공고히 해나가는 한편, 여러 갈래로 나뉘고 층을 이루고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를 형성하는 프로젝트를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음모를 꾸몄다. 학자들은 다른 삶의 방식을 억압하면서 특정한 삶의 방식을 확산시키는 행위에 도취되었기에, 그 밖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관한 질문은 무시했다. 그러나 진보에 관한 이야기가 견인력을 잃자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 P56

배치assemblage는 유용한 개념이다. 생태학자는 때로 고정되고 제한된 함의를 갖는 생태적 ‘공동체‘를 벗어나 배치로 관심을 돌렸다. 하나의 배치 안에 존재하는 여러 생물종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서로 영향을 끼치는지는 결코 정해져 있지 않다. 어떤 것은 서로를 방해하고 (혹은 먹고) 어떤 것은 생존을 위해 협력한다. 또 어떤 것은 자신들이 같은 장소에 있음을 이제 막 우연히 알게 됐다.
배치는 열린 모임 gathering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편견 없이 공동의 영향에 대해 물을 수 있고, 형성 중인 잠재적 역사를 볼 수 있다. - P56

다운율의 배치는 근대 정치경제가 아직 손을 뻗지 않은 영역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공장 노동은 조율된 진보적 시간의 전형이다. 그러나 상품 생산 및 공급사슬에도 다운율의 배치가 스며들어 있다. - P60

넬리 추Nellite Chu가 연구한 중국의 소규모 의류 봉제 공장을 생각해보자. 많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이곳 역시 지방의 부티크 브랜드와 이름난 국제적 브랜드의 생산 주문, 그리고 나중에 브랜드 상품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상표 없는 제품 생산을 요구하는 회사의 주문까지, 여러 개의 보급로를 끊임없이 전전하면서 상품을 생산한다. 각각의 주문에는 서로 다른 기준, 재료, 노동이 요구된다. 이 공장이 하는 일은 산업적 조율을 공급사슬의 복잡한 리듬에 맞추는 것이었다.  - P60

공장을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야생 산물 채집을 관찰해보면 리듬은 더욱 배가된다. 다운율의 배치와 산업 과정을 조율하는 활동은 수익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의 주변부일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 P60

2 협력으로서의 오염
나는 다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는 사람을 원했지만, 아무도 그렇게 말해주지 않았다.
-마이 넹 모우아Mai Neng Moua, 「메콩강으로 가는 길에

어떻게 모임은 그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큰 ‘사건‘
이 되는가? 한 가지 답은 오염이다. 우리는 마주침을 통해 오염된다. 우리가 다른 존재들에게 길을 열어줌에 따라 마주침이 우리 존재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오염을 통해 세계만들기 프로젝트가변화하면 상호적인 세계와 새로운 방향이 창발할 수도 있다. - P63

모든 존재는 오염의 역사를 수반한다. 순수성은 선택지에 없다. 불안정성을 유념하는 태도가 갖는 한 가지 장점은 상황에 맞게 변화하는것이 생존의 방식임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는 점이다. - P64

그러나 생존이란 무엇인가? 미국에서 유행하는 판타지를 살펴보면, 생존이란 항상 다른 존재와 싸워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을뜻한다.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외계 행성 이야기에 등장하는 ‘생존‘은 정복과 팽창의 동의어다. 나는 생존을 그런 의미로 사용하지 않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열린 마음으로 다른 의미를생각해보기 바란다. 어떤 생물종이든 살아 있기 위해서는 살기에적합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이 주장하는 바다. 협력이란차이를 수용하며 일한다는 의미로, 이것은 곧 오염으로 이어진다.
협력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죽는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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