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와 남성성:19세가 영국의 젠더 형성》
제 6 장 영국 신사되기 : 위대한 유산
『위대한 유산』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작가인 찰스 디킨스가 쓴, 가장 유명했던 영국 남성의 빌둥스로만Bildungroman이다. 빌둥스로만은 한 사람의 성장 과정과 발전을 다룬 소설을 말한다.
이 작품은 영국 신사 되기의 전형과 같은 작품이다. 영국 신사가 되기 위해서 어떠한 덕목이 필요한지, 신사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19세기 신사가 어떠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작품을 읽으면 된다.
난 영화만 봤는데 6장의 논지와 영화가 전혀 매치가 안되더라는...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아쉬웠다. 얼른 읽고 싶지만 개인적으로 민음사 표지도 맘에 안들고 판형도 넘 불편해서 다른 출판사의 eBook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일단 표지가 맘에 든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신사‘의 이미지는 영화나 작품을 통해 익숙하다. 그래서 작품을 읽지 않았어도 이 6장이 재밌었는데 읽으신 분들이라면 더 신나게 달릴수 있을 듯!
하지만 읽다보니 작품 속의 핍이 깨달았던 사실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현실자각이 퍼뜩 드는 건 며칠 전 읽었던 이웃님의 페이퍼로부터 연유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가 국내의 풍요로움을 가능하게 한 원천˝, ˝자신이 속한 영국 사회가 물질적인 것, 특히 식민지 자본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란 문장이 우리 사회가 제 3세계의 가난한 여성들의 착취로부터 혜택받은 것이라는 자각과 연결되면서 쉽게 잊히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아 미즈 여사의 책『가부장제와 자본주의』도 읽어야지 했는데..
읽어야 될 책이 자꾸 늘어간다.
˝... [위대한 유산]은 <애써 부인하고 있지만, 부르주아 사회는 실제로는 하층민 사회를 근원으로 거기서부터 힘겹게 상승해온 것이며, 여전히 하층민 사회에 의존하고 있음을 추적>하는 작품이다.˝ (224쪽)
˝... 진정한 <신사>는 계급이나 지위의 개념을 초월한다는데 동의한다. 신사는 단순히 특정한 계급의 구성원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장점과 자질에 근거하여 그 명칭이 부여되었다.˝ (230쪽)
˝이 소설은 핍이 성인으로 성장해가면서 신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빌둥스로만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소년 시절에 품었던 신사다움에 대한 막연한 욕망이 필연적으로 범죄와 제국이라누 불쾌한 현실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시인해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개인적인 깨달음을 위해 핍이 밟아나가는 험한 행로는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가 국내의 풍요로움을 가능하게 한 원천을 힘겹게 시인하는 과정과 병치된다.˝ (241쪽)
˝핍이 배우게 되듯, 진정한 신사다움은 돈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고결함과 성실함, 온정, 인간애와 같은 마음의 자질과 관련되어 있다. 진정한 신사는 말이 없고 자신의 지위에 대해 겸손하면서도 신사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디킨스가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신사의 정의는 (...), 계급보다 도덕성에 기초한 신사다움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268쪽)
˝핍은 영국 남성성의 다양한 정의에 관해 고심하면서 자신이 <신사>에 대해 최초로 내렸던 정의, 즉 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신사는 무책임하고 파산 상태에 빠진 상류층 젊은이로서, 좀처럼 존경하기 힘든 인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핍과 허버트의 빚은 작가인 디킨스가 어린 시절에 빚 때문에 아버지가 투옥되었던 경험과 관련하여 겪은 가장 큰 충격에서 비롯된, 그들의 삶에 대한 심오한 질책으로 이해해야 한다.
소설 끝부분에 이르면 핍은 실제로 경제적 능력겨ㆍ 상관없이 심정적으로는 진정한 신사이다. 막연한 상상이 점차 현실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핍은 자신이 속한 영국 사회가 물질적인 것, 특히 식민지 자본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2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