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하고 위선적이며 속물적인 이 부부의 짜증나는 이야기를 나는 왜 계속 읽고 있는가...

교양 있는 척, 우아하고 고상한 척하지만 정작 진정성 있는 사람들은 알아보지도 못하고 내치며 잰체하는..  이 부부의 의식과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여행지가 런던에서 파리로 바뀌고 환경이 바뀐들 뭐가 달라질까. 

이들의 여행의 끝이 어디도 향하게 될지 보이는 듯 하지만 혹시 또 아는가... 다른 결말이 있을지...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읽었을 때 젊은 시절 일에만 빠져 정신없이 살다 이른 은퇴를 하고 이제 아이들도 다 컸겠다 시간도 많고 돈도 많으니 여행을 떠나 진정한 부부의 관계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긴 줄 알았다. 아니었다. 진정 낚인 것인가... 거기다 표지는 또 왜 저리 아름답고 난리인지...

밀*의 서재에서 읽고 있는데 정말 짧은 시간이 날 때만 펼친다.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린다든지,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짦은 시간이라든지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이 되는 순간이라든지... 그러니 더 진도가 안나가고 이 가증스런 부부의 이야기가 1/3 쯤 읽었는데도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의 얼토당토 않은 대화문을 묘사하는 작가의 문체는 이상하게 끌려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이 부부의 정신 머리 없고 어이없는 대화문을 읽다보면 작가가 이들을 얼마나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가 느껴진달까.



  샘은 프랜이 따져 묻는 소리에 그 그림에서 시선을 뗐다.

  "내가 그 작자를 유혹했다고 생각해?"

  "아니, 아니라고 확신해, 프랜. 하지만 그래도......"

  갑자기 샘은 자기 말을 통제할 수 없었다. 이렇게 말하는 남자는 자신이 아니었다.

  "오, 이런. 너무 피곤하군! 피곤해!"

  "나는 안 피곤한 것 같아?"

  "이것 봐, 프랜. 나는 우리 집안에서 일어나는 연애를 다루는데 그다지 익숙하지 않아. 그런 삶을 살지 않았거든. 참, 당신이 로커트가 당신의 친절을 사랑 놀음으로 받아들이는 걸 몰랐다는 건 알고 있어. 그 작자는 돼지야. 그 남자를 쏴버리는 건 내 몫이겠군."



프랜과 샘은 각자 만나고 싶은 사람들 만나기로 하였고, 샘은 영국을 떠나지 않을 거라 말하면서 미국을 잊지 못하는 향수병에 빠진 남자들을 만나러 가고, 프랜은 요즘 그녀에게 숭배를 바치는 얼간이 '로커트'라는 남자와 데이트를 나갔다 왔는데, 느닷없이 자신은 그 남자에게 추파를 던지지도 않았고 유혹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 남자가 자신에게 도 넘는 행동을 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남편"에게 하소연을 한다. 그런데 남편은 한 술 더 떠 그제야 바른 소리를 하는데, 니가 그 남자에게 추파도 던지고 유혹도 하고 그랬지 않냐 한번 만이 아니고 지난 번 어느 집의 모임에서도 그랬다 니가 그자에게 너를 함부로 대하도록 빌미를 준거다 난 그걸 진즉 알았다 그런데 넌 니가 그러는 거 모르는 척 하더라 그러면서 내가 만나는 사람을 무시하고 조롱하더라...!



이게 고상하고 우아하고 돈 많은 사교계 상류 사람이라는 우월의식에 빠진 부부들의 대화라는 것인가?  만약 나의 아내가 그런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면? 아니 내 아내가 그 얼간이에게 추파를 던지고 유혹하고 심지어 둘이 데이트를 간다는데 고상하게 아내의 연애를 인정하는 척하는게 올바른 부부관계라는 것으로 인정되는 사교계라면 그런 사교계는 DOG나 물어가라지!!!

아, 정말 가증스런 인간들 ... 정말 도덕관념이라는 것이 일도 없어! 

요즘 내가 남편과 사이가 안좋아... 아무리 그래도 남편의 연애를 인정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 꼴은 인정할 수 없다. 그 반대로 나도 마찬가지고. 연애를 하고 싶으면 이혼을 하고 하든가... 난 죽을 때까지 이런 인간관계를 이해하지 못할 거다. 절대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지만 절대다! 이런 부부의 세계를 읽으면서 난 안그런다, 최소한 나는 저들보다 도덕적이다, 이런 우월감을 느끼라는 건가?? 이것이 작가의 의도인가...!




















엊그제 도서관 가서 이 두 권을 빌려 왔다. 이런 액션스릴러 소설의 특성상 주말을 보내려면 최소 두 권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역시 누구나 다 아는 이 잭 리처를 사랑하는 다*방 님 페이퍼 보고 갑자기 러시아워의 퇴근 길을 뚫고 중앙 도서관까지 갔다온거다. 제발트도 좋고 존 윌리엄스도 좋고 피터 싱어도 하워드 진도 사라 아메드도 좋지만 리 차일드의 잭 리처도 역시 좋다. 드라마 속의 잭 리처를 보고 나니 얼마 전 보았던 톰 크루즈보단 싱크로율이 훨씬 더 높단 생각이 들었다. 잘 어울렸다. 앞으로 잭 리처를 계속 읽게 된다면 아마도 그 배우의 모습을 잭 리처로 그리면서 읽게 될 거 같았다^^

어제 <잭 리처의 하드웨이>를 다 읽었다. 잭 리처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그 능력이야 이미 짐작했다. 왜냐하면 난 허구한날 넷플에 빠져사는 남편이 보길래 톰 크루즈가 나오는 잭 리처를 보았으니까...

"하드웨이"라는 말은 이렇게 설명을 한다. "군대에서는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해 나갈 때 하드웨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때 말입니다. 즉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세부사항을 파고들어 단서를 잡아야 합니다."(168쪽)

그렇다. 잭 리처는 출발점으로 돌아가 새로이 단서를 모으고 재검토하고 세부사항을 검토하면서 올바른 결론을 도출해내면서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악인은 악인의 길로.... 그야말로 처단해 버린다. 그런 다음 사람들을 두고 조용히 떠나간다. 왜지???

그런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 .......  잭 리처의 집은 어디인 거죠???????????????????

난 왜 그것이 이다지도 마음이 쓰일까요???????????


지금은 <사라진 내일>을 이제 막 시작해서 읽고 있다. 리처는 새벽의 뉴욕 지하철에서 자살폭탄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여자 승객을 마주하고 있다. 자살 폭탄 테러범을 구별하는 11가지 요건 중에서 "아홉 번째 항목. 중얼거리며 기도하기.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테러 공격을 부추기거나 동기가 되거나 승인하거나 관리한 배후 세력은 종교였고, 그중 대부분은 이슬람교였다. ..."(18쪽)

뉴욕의 새벽 2시, 지하철 안에서 자살 폭탄 테러범이라니, 붐비는 출퇴근 길의 지하철도 아니고...  몹시 부적절하지 않나, 그래서 우리의 잭 리처도 의심하지만 반신반의하고 있는 거 같다. 여기서도 역시 잭 리처는 집이 없대.ㅠ.ㅠ  언제가지 떠도는 거니!

<하드웨이>보다 더 두껍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오랜만에 해가 쨍한 화창한 일요일을 만나거 같아 기분은 너무 좋은데 요즘 남편과 냉전 중이라 몹시 민감한 나의 위장은 지금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경직이 되어 있다. 나의 위는 나의 기분에 몹시 민감하므로 나는 평소 어지간한 스트레스 요소는 지나치려 노력하고 되도록이면 가볍게 해피하게 지내려고 한다. 안 그럼 또 위胃에서 꽉 막히고 온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프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런 상태인데 병원을 가도 약을 먹어도 침을 맞아도 쉬이 낫지 않는다. 심신의 안정이 최고의 약인데...

아무런 무리 없이 많은 음식을 소화해내는 사람들의 위장이란 어떤 것인지... 그런 삶이란 어떨지 난 너무 궁금하고 부러워 죽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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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단락 다락방 님 생각하고 쓰신 거죠? 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02-04 13:34   좋아요 0 | URL
헐... 잠자냥 님 무슨 그런 가당치 않은 말씀을요...ㅠ.ㅠ
제가 다락방님도 글도 얼매나 사랑하는데요~~~
느닷없이 고백하게 만드시는...하하하핫

우리집에도 그런 사람이 둘이나 매일 같이 생활하고 있는걸요
전 매일 새 모이 먹듯 깨작이고 있는데-절대 자의는 아니고 저도 많이, 잘 먹고 싶다구요- 두 남자는 그와 상관없이 와구와구 잘 먹으니까 미워서 그러죠..
아마 저의 이런 비애를 죽었다 깨나도 모를걸요. 그래서 미워져요...

잠자냥 2024-02-04 15:29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 저는 “아무런 무리 없이 많은 음식 소화해내는 사람“ 부분 다락방 이야기한 거 였어요. ㅋㅋㅋㅋ 다른 부분 말고😸

은하수 2024-02-04 15:46   좋아요 1 | URL
아.... 그러시다면.... 전 그 부분은 사실 너~~~무 부럽습니다!
부러워 죽을 거 같아요...
전 제발 제가 살이 쪄도 좋으니까 그런 건강한 상태로 하루만이라도 살고 싶어요 ㅠ.ㅠ
눈물 줄줄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을 가지신 다락방님~~~^^

다락방 2024-02-05 09:26   좋아요 2 | URL
아니, 여러분 여기서 뭐하시는거죠?
저도 위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젊을 때보다 확실히 덜 먹고 있어요. 요즘엔 좀 덜먹자고 늘 생각하고 있는걸요.
그리고 먹는 건 바로바로 살이 됩니다. 저도 요즘엔 먹고 바로 자면 위에 부담이 되더라고요. 예전엔 안그랬는데.. 아무튼 은하수 님, 스트레스 얼른 푸셔서 속도 좀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잭 리처에 흠뻑 빠지신 은하수 님, 잭 리처 월드에 오신 걸 격하게 환영합니다! 잭 리처 월드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 정의의 편입니다!!
잭 리처는 집이 없지만 ㅠ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인 것 같고요, 본인이 그냥 그걸 즐기는 킹역마살 사주인듯 하므로, 너무 마음쓰지 않으셔도 될듯합니다.
그런데 이 페이퍼의 하드웨이, 사라진 내일 모두 읽었는데 기억히 전혀 나지 않으므로 ㅋㅋ 다시 읽어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잭 리처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