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이런 꽃 저런 꽃💐
한 장, 한 장... 천천히 읽어나간다.
찬장새, 철쭉, 왜가리, 너구리, 진돗개 까부리, 똥 냄새 나는 은행나무, 고양이 띵가, 이름은 멋진데 하는 짓은 먹보에 똥싸개에 잠꾸러기인 웃는 개 바람이, 매화나무, 코스모스, 나리꽃, 호박꽃 이런 저런 꽃이
어우러져 아무 생각없이 읽고 있다.
이윤엽의 판화 그림도 하나 하나 다 우리집 휑한 벽에 걸어 두고 싶네!
작가가 들려주는 속내가 갑자기 친근감가고 정겹게 느껴진다.
난 속없이 읽고 있는데 작가가 갑자기 자기 마음을 들려준다. 약간의 위트를 가미해서~~
텅 빈 마음
요즘 예술이 안 돼.
예술가인데 예술이 안 돼.
예술 알지?
마음 속에 있는 걸 표현하는 거 말이야.
근데 마음속에 아무것도 없나 봐.
심각해.
예술가는 이럴 때 제일 힘들어.
신나게 이것저것 막 그리고 싶은데
마음 속에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그릴 수가 없잖아.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누구라도 만나서 얘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이런 일, 저런 일도 했다면
마음속이 꽉 찼을 텐데.
봄엔 어울려야겠어.
텅 빈 마음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꽉 채워야겠어.
그런 바람을 표현한 거야.
나 예술가 맞지?
(13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