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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깨어진날먹구름이끼고달지는어둠새끼손가락약속은무너지고사랑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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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도별처럼흘러가고돌아오지않는사람을몸달아흘리는신음으로손에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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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門빗살에엄지손톱만한구멍이뚫리고새가슴으로놀라는어머니한숨줄
기눈물줄기앞서거니뒤서거니줄을잇고아이고폭폭해서나는못살겠네보름
달대신배가불러오는理由끝끝내는쫓겨났드란다
그날以後로빛나는눈빛을생각하며바다를바라보며하루이틀사흘헤어보는
손가락접고진주알진주알문고리휘어지는아히를낳았고아히가자라면서바
라보이는바다는부활이다부활이다
깊고넓은바다어둠파도따라하얀치마말기적시며죽음속으로떠난어매의유
언을만나면턱고이는아히는오늘도등대불을밝히기위해섬을올라가는구나
'깊은바다홀로외눈뜨신이여어메데불고길잘돌아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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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당시의 오세영 시인과 김종해 시인의 심사평이다. “갯바위섬 등대는 무속적 테마를 시적으로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모든 시가 이러한 세계를 지향해야 될 이유는 없으나 요즘 유행하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시적 경향에 비추어 볼 때 임영봉 씨의 작품은 충분히 개성적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임영봉씨의 시에는 물론 긴장된 정서적 갈등이나 지적인 이미지의 반짝거림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그에게는 심원한 상상력의 깊이와 언어를 다루는 남다른 감수성이 있다. 노력하면 앞으로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