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사 일표음으로 지저분한 달동네에 살면서도 다른 이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오히려 그 즐거움을 버리지 못했던 이는 바로 공자가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 안회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생은 한 소쿠리밥과 한 바가지 물로는 도저히 연명할 수 없으니, 이는 안회는 어진 성인이고 소생은 아둔한 축생인 까닭이다. 말해 무엇하나.

 

어쨋거나 소생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역시 삼천포로 빠지고 있는데, 소생은 어찌할 수 없는 축생이라 무슨 욕심이 그리도 많은지 처묵처묵 먹는 욕심에 더하여 꾸역꾸역 책 사모으는 욕심도 과한 것이 아아아 전생에 지은 죄를 씻기는커녕 래생에 인간으로 환생하기는 에시당초 그른 일이 분명코나....아 코야...

 

욕심으로 볼때기 살이 갈라 터지고 뱃살이 삐죽이 비어져나온 소생은 어째 공짜라면 한푼이라고 빌어먹어보려고 온갖 혜택과 갖은 은덕을 찾아 황망하고 분주하게 돌아다녔으나 정작 얻은 것은 별로 없었다. 그 분주한 도상에 어디 하늘에서 만나라도 쏟아지려나 떡고물이라도 떨어지려나 해서 마련한 것이 이른바 제휴카드라는 것인데, 소생은 알라딘 제휴카드(하나카드)와 반디앤루니스 제휴카드(롯데카드)를 쓰고 있다.

 

금일 알라딘 메인에 <BORN TO READ 카드>라는 어마무시한 제하의 카드가 등장했던 것인데, 그 할인혜택이라는 것도 아래와 같으니, 허기진 돼지의 벌어진 주둥이에서 침이 질질 흘러내려 바지가 다 젖어 축축해 진 것도 몰랐던 것이었다. 타액 흥건한 혜택은 이렇다.

 

1. 알라딘 온라인 중고매장 15% 결제일 할인

2. 전국 작은 책방 & 중고서점 15% 결제일 할인

3. 유니클로, H&M, Zara 10% 결제일 할인

4. CGV 예매시 5000원 결제일 할인

5. KFC 20% 결제일 할인

6. 택시 10% 결제일 할인

 

이게 왠 은혜 충만한 만나의 강림이란 말인가 신청하려다가 가만보니 요런 문구가 또 있다. “위 혜택은 통합 할인한도 안에서 적용됩니다.” 그럼 통합 할인한도라는 것은 무엇인가? 다시 저 아래를 보니 카드결제 전월실적 30-60만원은 1만원, 60-90만원은 2만원, 90-120만원은 3만원 120만원 이상은 4만원이라고 한다. 소생 집구석의 생활비 카드는 현대카드이고 봉급생활자 연말정산을 위해 현금카드를 많이 써야된다고도 하고 있는 실정인데, 소생은 소생의 용돈으로 도서구입에 매진하고 있는 바, 소생의 카드사용 한달 실적이라고 해야 죽었다가 환생하기가 쉽지 60만원을 넘기기는 무척 곤란한 일이고,,,그러다면 결론적으로 한달에 도서를 30만원치 구입해도 겨우 만원을 할인 받는다는 이야기인데....제 계산이 맞죠??? 계산에는 자신없는 돼지...(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소생은 대입 학력고사에서 수학 55점 만점에 나홀로 18점이나 득점했던 인사올습니다.....나중에 혹시.... 아아아아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러운 고백을 했던가!!!!! 이런 주접을 떨지도 모르는 일이오나.....어쨋든)

 

그러면 그렇지 세상에 공짜가 있을 리 없다. 세상이란 비정성시일지니 눈뜬 장님은 있어도 눈먼 돈은 없는 법이다. 아둔한 머리로 복잡오묘한 골치아픈 계산은 그만하고 그냥 대한민국 출판계의 봄날과 출판인과 저자들의 안녕과 더불어 창조경제의 발전을 위해 할인 카드고 뭐고 마일리지고 적립금이고 무슨 별사탕이고 알사탕이고 뭐고뭐고 다 때리쎄리 치우고 앞으로는 그냥 깔끔하게 정가 주고 구입하겠다고 다짐해본다.......는 말은 당근 뽕이다. 히히히... 아아아! 경망스럽구나 돼지여..

 

본투 어쩌고 하는 이 카드 신청하려다가 그냥 현재쓰고 있는 하나카드 계속 쓰기로 했습니다. 신용카드 관련 도서도 많이 나와있군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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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9-01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전 방금 예스에서 비씨카드 10% 할인 한다는 문자 와서 좀 전에 질렀어요. 낼까지더라구요. 살 책이어서...6만 천원인가가총액이었는데, 오만오천원정도 나오더라구요. 저도 한달 삼십 안팎이 내 용돈이다(전업이므로) 라고 생각하고 쓰는데, 이십정도 책 사는 것 같아요. 나머진 계모임도 있어서 그거 내고요. 옷 사 본지가 언젠지 모르겠어요. 하핫!

붉은돼지 2016-09-02 08:57   좋아요 0 | URL
용돈이 저와 비슷하군요...ㅜㅜ 뭐 일부 비자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그래도 항상 사고싶은 책을 다 사지는 못하죠...아아 저도 옷 사본지 몇 십년은 된 것 같아요 뭐 사시사철 헐벗고 다니죠...ㅋㅋㅋㅋ

cyrus 2016-09-01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인 혜택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일단 의심부터 했습니다. 행동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인간은 혜택이 많은 상품을 의심하지 않고 믿는 경향이 있어요. 혜택만 믿고 구매했는데, 손해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

붉은돼지 2016-09-02 08:58   좋아요 0 | URL
아둔한 돼지지만 또 엉큼한 부분도 있어 혜택이 많으면 저도 일단 의심의 눈초리로 다시 한번 보게 됩니다.
항상 그렇지만 그냥 공짜는 없더라구요..^^

가넷 2016-09-0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전 무조건 저 자신이 계산이(파악이) 안되는 건 안하고 봅니다... 바보 같은 일인지는 모르지만...--;;;

붉은돼지 2016-09-02 08:59   좋아요 0 | URL
역시 가넷님이 깔끔하십니다. 안돌아가는 머리로 되지도 않는 계산을 하려고 하니 골이 다 띵~~ ^^

transient-guest 2016-09-02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혜택이란게 다 거기서 거기라서 그저 자신이 잘 쓸 수 있는 종류로 선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근데 알라딘은 정말 이쪽엔 경험이 없나봐요, 그런 뻔한 짓을 하다니..-_-:: 기왕 주려면 에누리 없이 좋은 혜택을 주고 카드이윤은 이자에서 노려야하는데, 이건 책매출도 올리고, 가격혜택은 매우 적게 주면서 생색내고, 거기에 크레딧카드 장사까지 하려고 하는 것 같네요. 어짜피 저야 상관없지만, 한국에 살았어도 이런 카드는 사양하겠습니다. 알라딘US를 직영으로 돌리면서 창업공신이자 파트너였던 이형열씨와도 갈라선 것도 그렇고 어느 시점부터 조유식 대표가 맛이 가는 느낌입니다...

붉은돼지 2016-09-02 09:0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카드혜택이란 것이 다 거기서 거기 같아요....
알라딘에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

sslmo 2016-09-02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알라딘의 티끌(?)이 태산처럼 보이는 기이함을 경험하고 있는 고로...ㅋ~.

전 서재의 달인이어서가 아니라 책 구매만으로 여지껏 플레티넘을 유지했었는데,
책구입을 완전 자제하고 있어서 앞으론 어찌될지 모르겠어요.

한때는 일주일에10만원씩 적립금을 넣어놨었는데, 요즘은 카카오페이로 갈아탔어요.

카드는 현금카드밖에 안 써서 잘 몰라요~--;

붉은돼지 2016-09-05 11:22   좋아요 0 | URL
저는 네이버페이를 쓰고 있습니다. 추가할인 1%도 해주고 해서요.....ㅎㅎㅎ
어째 한푼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마음이.........한편으론 티끌모아 태산인데 하는 마음도 들다가....또 한편으로 참 거시기하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안하면 남들보다 손해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무슨 놈의 할인이니 포인트니 마일리지니 적립금이니 하는 것들이 복잡하게 많아서....어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