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눈독은 들이고 있었으나 떡이나 겨우 썰까말까한 까막눈인 주제에 영어책이라니 당췌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소생에게 잉글리쉬는 저 룩소르 신전 벽에 새겨진 이집트 상형문자와 한가지였던 것이다.) 하며 견디고 있었는데, 일전에 지름신 방지 프로그램에 바이러스가 대거 침투하면서 방어막이 일순간에 붕괴되어 소생은 그만 창졸지간에 지름신을 영접하고야 말았다.
시스템 복구작업이 지지부진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지금 돌이켜보면 방어시스템의 붕괴가 소생에게 축복인지 재앙인지 알 수 없다. 소생의 가정경제에는 북풍한설이 몰아쳐 소생 한편으론 혹독한 질곡의 한 세월을 견디고 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론 소생의 서재에는 백화가 만발하여 꽃놀이온 상춘객들로 아름다운 한 시절을 또 즐기고 있었던 것이었으니.......
사진 제일 왼쪽의 책은 오래전에 구입한 국내도서 <오만과 편견>이다. 외국사촌들 등장에 잠시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