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저녁 먹기 3탄이다. 이골 난다. 아내는 오늘 혜림씨와 1박2일로 경주로 떠났다. 아내는 아내의 불알친구와....이렇게 써놓고 보니 많이 이상하다. 아내는 불알이 부재하지만 소생이 말하고자 하는 바 의미를 제현께옵서는 충분히 알아들으셨을 것이다. 그럼 죽마고우라고 해볼까? 하니 이게 또 약간은 고개가 갸우뚱하는 그런 느낌이다. 어쨌든 아내의 오래 묵은 친구란 말이다. 그렇다고 천년 만년 묵은 거는 아니다. 아!! 농담도 아니고 다 쓸데없는 한심한 소리다. 쩝...
아내는 혜림씨를 데리고 아내의 오랜 친구와 그녀의 딸들과 함께 1박 2일 피서를 떠났다. 그래서 나는 또 혼자 저녁을 먹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혼자 저녁먹는 게 뭐 별로 서글플 것도, 어색할 것도, 자랑스러울 것도 없다. 누구나 먹고 살아야하니 때가 되면 먹는 것이고, 인간이란 원래가 고독한 존재니 혼자가 이상할 것도 없다. 한번씩 생각해본다. 소통, 이해, 사랑이라고 하는 것들이 충만하여 넘쳐나도 내가 네가 될 수 없고 너는 내가 될 수 없다. 너와 나 사이의 어디쯤엔가는 항상 불통과 오해와 배신의 늪이 도사리고 있다.
혼자 있으니 생각이 자꾸 허리상학적으로 간다. 이렇게 혼자 저녁 먹기 계속하다가는 아예 쌀 포데기 짊어지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어데 아늑한 곳에 굴을 파고 들어앉아 면벽수도 용맹정진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도로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산중으로 들어갈 때 들어가더라도 일단 예약해 놓은 뱅기는 차질없이 타야할 것이다. 고럼... 최근에 본 이스탄불 여행안내서 중 <이스탄불 홀리데이>가 최고인 것 같다. 이번 성지순례길에는 이놈을 지팡이 삼기로 결정했다. 날이 더워서 걱정이다.
추신 : 오늘 저녁 식단은 미소야의 알밥메밀정식이다. 8000원이다. 맛이 없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 기분이 약간 맬랑꼬리해진 것이 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내 경험상으로 볼 때 뱃속에 뭔가 달달하고 맛난 것이 들어갈 때는 저런 생각이 거의 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