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알라딘을 보다가 ‘씨앗을 뿌리는 사람’에서 <반지의 제왕> 일러스트판 양장본이 나온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나온지 벌써 한 5년은 되었다. 보급판은 6권, 양장본은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생은 2001년도에 출간된 황금가지판 <반지의 제왕>을 이미 가지고 있지만, 이걸 보니 슬슬 구미가 당기면서 입맛이 쩝쩝쩝쩝.....무슨 뼛다귀를 앞에 둔 강아지 마냥 주체할 수 없는 침이 줄줄 흐른다. 며칠 전에 5만원 구매했는데.... 아아아!! 진짜!! 결국 1권 반지원정대만 주문했다. 권당 33,000원 10%할인해서 29,700이다. 이것은 일종의 쇼핑중독이다. 그 대상이 책일뿐이지 증상은 경증에서 중증으로 발전적으로 진행중이다. 전문의가 상담이 필요한 건 아닌지 걱정된다. 물건은 노동절에 도착했다.

 

소생의 구매 욕구에 불을 싸지른 것은 일러스트판 양장본에 대한 일부 알라디너의 100자평이었다. “책의 퀄리티가 정말 좋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낌“, ”책 엄청 크고 멋짐“, 아아!!! 진짜!!!! 더 밑에 있는 페이퍼를 보니 보슬비님이 2013년도에 반지의 제왕을 영어판으로 완독하셨다고 한다. 대단하셔요 보슬비님^^

 

물건이 손에 들어온 작금에 이르러 소생의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자면 책의 퀄리티가 정말 좋다고 하기에는 쪼끔 그렇다는 생각이다. 나쁘지는 않다. 펭귄판 <오만과 편견> 또는 현암사판 소세끼 시리즈 같은 장정을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다. 일러스트도 나름 멋지긴 하지만 그리 많지가 않다. 비록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론은 어쨌든 만족한다. 2권, 3권도 구입해야겠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판 <반지의 제왕>의 역자는 김번, 김보원, 이미애로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동기들이다. 이들 세사람은 대학원 수업중에 <반지의 제왕>을 처음 접했고, 유비, 관우, 장비가 복사꽃핀 정원에서 결의형제를 맺었듯이, 어느날 문득 외서 전문 헌책방에서 페이퍼백 <반지의 제왕>을 발견하고는 공동번역에 의기투합하게 되었다. 이런 전차로 나온 것이 예문판 <반지전쟁>(1991)이다. 국내 초역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고 한다. 역자의 말이다. “톨킨식으로 말하자면 반지는 아직 한국 독자를 만날 의사가 없었고, 황금가지판이 나오기까지 10년은 더 기다려야 했다.“ 초대 예문출판사가 파산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결의형제의 번역본은 2002년 ‘씨앗을 뿌리는 사람’에서 다시 초간본이 나왔다. 2007년 수정본에 이어 2010년에 양장본으로 새롭게 다듬었다고 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영화로 처음 나온것이 2001년도다. 두 개의 탑, 왕의 귀환까지 3년에 걸쳐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보는 동안은 정말 행복했다. 더구나 그 시기에 맞물려 마침 <스타워즈> 에피소드 1,2,3 시리즈도 같이 개봉해서 소생의 행복감은 그야말로 바람을 타고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내 인생에 있어 그런 행복한 시절은 다시 없을 것이다. 아아아!!! 복사꽃 만발하던 봄날은 가고 이제는 꽃잎도 시들어 떨어졌느니, 긴긴 겨울밤은 다만 화촉을 붙들고 옛책을 뒤적거릴 뿐일진져!!!! 생각하면 자꾸만 눈물이 철철 흐르지만 어쨋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삼부작에 비해 영화 <호빗> 삼부작은 소생을 단단히 실망시켰다. <반지의 제왕>의 열렬한 팬으로서 <반지의 제왕>에 대한 예의로 <호빗> 1, 2편은 봤지만 3편은 결국 안 봤다. 그래도 <호빗>은 3편이 볼만하다고 하니 dvd로 구매해서 볼 생각이다.

 

 

 

 

 

 

 

 

 

 

 

 

 

 

 

 

 

 

 

<반지원정대>, <두 개의 탑>, <왕의 귀환>의 주요 장면으로 소생이 직접 액자를 만들었다. 십년도 넘었다.

아직도 소생 서재에 걸려있다. 활을 쏘는 요정 신궁 레골라스의 모습, 아라곤을 짝사랑했던 로한의 공주 에오윈이

바람을 맞고 서있는 장면, 마법사 회색의 간달프가 백색의 간달프로 변색하여 백발을 휘날리며 싸우는 모습으로

액자를 구성했다. - 붉은돼지 作 <반지의 제왕 삼부작 액자> 2003.

 

 

반지의 제왕 아크릴 문진이다. 하나는 곤도르의 수도인 절벽을 깍아 만든 놀라운 미나트리스 성의 모형이고,

다른 하나는 곤도르 왕국 입구의 강변에 세워진 거대 석상모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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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5-0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톨키니스트셨군요. 스타워즈 팬보이시니 내공이 심상치않으심은 느끼고 있었습니다만.. 저도 <반지의 제왕>이랑 <후린의 아이들>만 양장으로 <실마릴리온>과 <호빗>은 보급판으로 가지고 있어요. 일러스트 몇 컷 안되죠... 멋지긴 합니다만 제대로 보려면 앨런 리 일러스트집을 따로 사야하는데 품절이죠... 언젠가 직구로 사고 마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저도 <호빗> 영화 실망해서 2편까지 보고 말았어요. 애당초 어린이용을 너무 늘린데다 타우리엘 싫더라고요. ㅠㅠ 반지 영화 나온게 벌써 십년이 넘었는데 봐도봐도 멋집니다. 피터 잭슨 초심을 잃었어요. 문진 부럽습니다... 특히 미나스 티리스요.

붉은돼지 2015-05-02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톨키니스트 까지는 아니구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만 좀 좋아하는 편입니다. 후린, 실마릴리온, 호빗은 책을 읽지도 않았고 소장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dvd도 다 가지고 있고 요즘은 거의 안보지만 예전엔 몇 번씩 보기도 했습니다. 에이바님 말씀대로 정말 멋지죠^^

세상틈에 2015-05-0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빗은 읽었는데 반지 3부작은 아직이네요.... 저도 보급판 가지고 있는데 사진보니깐 양장 사고 싶어요.ㅜ.ㅜ

붉은돼지 2015-05-03 08:51   좋아요 0 | URL
반지 3부작도 한번 읽어 보세요...
그리고 영화 다시 한번 더 보시면 좋을듯 합니나^^
보급판 가지고 계시면 양장본은 굳이 안사셔도 될듯해요~~

fledgling 2015-05-03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눈독들이고 있는데 가격이 부담되서 천천히 사려고 합니다... ㅠ

붉은돼지 2015-05-03 08:53   좋아요 0 | URL
저도 일단 1권은 사서 맛은 봤으니 2,3권은 천천히 한권씩 사려고 합니다^^

아타락시아 2015-05-0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지의 제왕 팬인데 기분 좋네요.^^

붉은돼지 2015-05-04 10:22   좋아요 0 | URL
반지의 제왕 팬이시라니 괜히 반갑네요 ^^

Mephistopheles 2015-05-03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톨킨이 저승에서 껄껄 웃으면 흡족한 웃음을 짓고 있을꺼라 생각됩니다..

붉은돼지 2015-05-04 10:25   좋아요 0 | URL
혹시라도 저승에서 톨킨 선생을 만나면 제가 만든 액자를 선물로드리고 싶어요..^^.
액자를 저승까지 어떻게 가지고 갈지는 그게 좀 고민 ㅡㅡ;;;

transient-guest 2015-05-05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지름신을 다시 불러들이는 글이네요.ㅎㅎ 저도 LOTR 영문판을 5개의 다른 버전으로 갖고 있어요.ㅎㅎ DVD완전판, 최근에는 Blueray로 업그레이드했구요.ㅎㅎㅎ 그런데 한글판은 아직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멋진 버전이네요. 스타워즈 blueray완전판은 금년 black friday를 기다리고 있구요. ㅎㅎㅎㅎㅎ 호빗은 워낙 짧은 이야기를 3편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1편이 확실이 많이 지겨웠는데요, 3편은 좋습니다.ㅎ

붉은돼지 2015-05-05 14:49   좋아요 0 | URL
5개의 버전을 갖고 계시다니 대단하셔요^^
저도 올 성탄절 손꼽아 기다립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개봉 ~~~

nomadology 2015-05-05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 덕을 가지신 분이셨군요. :)

붉은돼지 2015-05-05 14:55   좋아요 0 | URL
오덕후 말씀이시죠?
저는 뭐 오타쿠는 아니고 괸심이 조금 많은 정도죠 ^^

nomadology 2015-05-05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자체제작 액자를 걸어두셨다는 것을 봤을 때, 충분하세요.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