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이 소싯적에는 책 읽기를 몹시 즐겨 하루라도 부독서면 입안에 생형극이라. 글을 읽느라 끼니 거르기가 다반사요, 날밤 까기가 부지기수라. 문중의 일각에서는 큰 선비가 났다고 수군거리기도 하였으나 무심한 세월이 물같이 바람같이 무심하게 흐르는 동안에 촉망받던 어린 독서가는 문득 늙어빠진 장서가가 되어버리고 말았으니 오오 슬프구나. 어떤 눈 밝은 이가 앞날을 예측하고 어떤 어진 이가 인생을 장담한단 말이런가.

 

연이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지난날 독서에 용진할 때에는 비록 읽은 책으로 인하여 작은 흉중에 감상의 파도가 주책없이 밀려왔다가 밀려가고는 하였으나 그것을 어떻게 붙잡아 두지를 못했음인데, 이제 장서가가 되고 보니 나날이 늘어나는 것이 서책이라, 누울 곳이 없어도 마음 편한 잠을 잘 수 있고, 비록 가정 경제가 풍비박산이 나도 내 손으로 어루만지고, 눈으로 보고, 혀로 핥고 빨고(이건 아니고), 물고 뜯고 씹고(이것도 아니고...) 하여 그 즐거움을 한없이 간직하게 되었음이니 장서가의 보람이라 할 것이오다.

 

하여 사단법인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선정한 2017년도 모범 장서가 5인방 중의 일인인 소생이 지난날 한때 독서가로서 열심 매진했듯이 오늘날 장서가로서도 역시 눈물나는 정진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호 독자 제현께 감히 아뢰옵고, 소생의 소장 목록 중에서도 특히 중지애지하는 바 사전류의 사진을 그 눈물 정진의 증좌로 여기에 올려 바치는 바이올습니다. 혹여나 행여나 뻔뻔한 축생의 자랑질에 심기가 상하신 독자 제현이 계시다면 주저말고 질정하여 주시길 바라나이다. 그것이 아니랍시면 따땃하고 자애로우신 말씀을 내려 주시와 소생이 돼지 털 한 터럭의 후회도 없는 그런 당당한 장서가의 길을 내달릴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시길 앙망하나이다.

 

 

우리말 큰사전과 친일인명사전,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소생 필생의 목표인 한한대사전 16권 모으기. 현재 스코어는 1,2,3권과 색인까지다.

 

 

DK 백과사전이 빠질 수 없다. 이것들도 열심히 사 모아야 한다.

 

 

 실크로드 사전과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 실크로드 사전을 보면 돈황학 대사전 생각이 자꾸 난다.

언젠가는 구입할 것이다. 절판되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이 많다.  

 

 

우리나라의 전통 무늬 시리즈도 일종의 사전이라고 하겠다. 이 책도 멋지다.  총8권인가 그런데 이제 3권 모았다. 절판 된 것도 있다. 걱정이 많다. 도서관 인식표가 붙어 있는 책은 중고품으로 구입한 것이다. 오해없으시길.    

 

 

1001 시리즈도 일종의 사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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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2-05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주먹대장이 보이네요~^^

붉은돼지 2020-02-05 19:19   좋아요 0 | URL
어멋! 역시 눈 밝으신 나인님 ~
한국만화걸작선 시리즈인데 저기에도 살 것들이 수두룩 합니다 ㅜㅜ

slobe00 2020-02-05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어기 보이는 리더스다이제스트 20세기 대사건들은 시댁에서 가져와 저희집에도 있어요.. ㅋㅋ
모으시는 시리즈들 완성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붉은돼지 2020-02-05 19:49   좋아요 1 | URL
저 책은 정말 오래된 책이죠. 거의 20~30년 전에 구입했던 것 같습니다. 따뜻한 격려의 말씀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사모으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프레이야 2020-02-05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별 백과사전 다 있네요. 무지 탐이 납니다요 ㅎㅎ 보기만 해도 배부른 모범장서가이십니다

붉은돼지 2020-02-05 20:12   좋아요 0 | URL
어머! 프레이야 님 감사합니다. 더욱 모범적으로 장서에 매진하겠습닌다.
아마 찾아보면 별에 대한 백과사전도 있을 겁니다. 호호호

nama 2020-02-05 2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죽기 전에 꼭 봐야 할....MOVIES>는 없군요. 너무 낡아 너덜너덜해져서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처분하게 된 책을 모셔왔거든요. 이게 시리즈였군요. 역시 모범 장서가이십니다.

붉은돼지 2020-02-05 20: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나마님 ~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죽지도 못할 것 같아요 ㅋㅋ

moonnight 2020-02-07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스로마 신화사전은 저도 갖고 있어요. 괜히 반갑네요. 호호^^

붉은돼지 2020-02-07 15:18   좋아요 0 | URL
저 사전들 중에 그래도 제일 활용도가 높은 게 바로 신화사전입니다.

김 석 2020-02-09 0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거창에 四樂亭이 있는데 사의재란 서재의 이름이 참 좋습니다. 샬롬

붉은돼지 2020-02-09 21:09   좋아요 0 | URL
제가 가보지는 못했지만 사의재는 다산이 강진 유배시에 한때 기거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거창에 있는 사락정에도 한번 가보고 싶군요~

랭구리 2020-03-10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사사...랑합니다!

붉은돼지 2020-05-27 09: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

박선규 2020-05-25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단하십니다. 몇 권이나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붉은돼지 2020-05-27 09:48   좋아요 0 | URL
삼천 권은 넘고 사천 권은 안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