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집...'나 돌아갈래'  

다시 외갓집입니다.
책읽기를 잠시 멈추고 집안을 구석구석 돌아보았습니다.
외삼촌이 돌아가시고 오랜 세월 홀로 집을 지켜오신 외숙모의 흔적들을 찾아봅니다.
오래 전 외사촌, 이종사촌들과 술래잡기를 하던 때를 회상해 봅니다.
그때는 정말 숨을 곳이 무진장 많아보였는데
세월을 건너 계집아이에서 중년이 된 저의 눈에는 그저 모든 것이 단순해 보입니다.

내가 오랜 세월을 돌아 다시 이 자리에 선 것처럼
오늘의 바람, 햇살, 공기도 한세월을 돌아 다시 이자리에 온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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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7-1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나도 고향으로 돌아간 듯...

gimssim 2010-07-10 20:5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 살지만 우리 모두의 고향은 이런 곳이 아닐런지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꿈꾸는섬 2010-07-1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좋아요. 저도 어린 시절 술래잡기를 하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요.

gimssim 2010-07-10 20:57   좋아요 0 | URL
외갓집에서의 술래잡기는 정말 모험이었어요.
우리가 발견한 숨을 곳이 무궁무진하였거든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나니 머리만 커져서 그런 곳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네요.

비로그인 2010-07-10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것들을 들여다 보면 정겹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 켠으로 착잡하며 슬픕니다..
돌이킬 수 없는 것, 점차 그리고 확실히 스러져갈 것들입니다. 중전님


gimssim 2010-07-10 20:59   좋아요 0 | URL
한사님. 너무 슬퍼하진 마세요.
스러지지 않는 것...재미없지요.
현관에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 사온 장미조화가 있는데,
딸아이를 생각하며 이삼일에 한번 방향제를 뿌려주곤 합니다.
조화에 방향제라니...
스러지지 않는 것 또한 슬픕니다.

hnine 2010-07-1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색채는 아무데서나 볼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시골 외할머니댁에 가야만 볼수 있을 것 같은 색채들 아닌지요.
중전님 사진 보면 사진 자체로도 참 멋있지만 책 표지로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드는 사진들도 참 많아요.

gimssim 2010-07-10 21:22   좋아요 0 | URL
사진을 찍을 때 좀 슬픈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노출과다로 찍어서 사진이 좀 밝게 나왔네요.
눈부신 유년의 시절로 돌아간듯 합니다.
밑의 사진은 사랑채에요.
오늘 자동차를 운전하며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더니
한옥의 뒤란(용어가 정확한지 사전을 찾아봐야겠어요)은 사나이가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곳이라더군요. 그만큼 한갓지고 고즈넉하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hnine님, 혹시 책 내시면 사진은 기꺼이 드릴께요.

blanca 2010-07-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하나 하나 들여다 보게 되네요...혹시 지금은 누가 이 집을 지키고 있나요? 오래도록 잘 지켜졌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집에 추억을 가지신 중전님이 또다시 부러워집니다.

gimssim 2010-07-10 21:07   좋아요 0 | URL
외사촌 동생이 집을 지키고 있어요. 그 아이도 이삼 년 후면 집을 떠난다니 팔게 되면 제가 살까 합니다. 남편이 많이 마음에 들어 하거든요.
저는 일단 본채와 사랑채가 있으니, 그것이 맘에 듭니다.
예전의 제 닉네임인 <별당아씨>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7-1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사진이예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

gimssim 2010-07-12 19:22   좋아요 0 | URL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행복 바이러스가 되는 게 희망사항인 아줌마에요.

pjy 2010-07-1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당아씨라니~~ 멋진데요^^

gimssim 2010-07-12 19:26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당사자인 저는 좀 괴로운데요.
잠시라도 집을 비우면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고 친구가 붙여주었어요.
"전생에 너는 별당아씨, 네 남편은 머슴이었나보다.
전생에 사고를 쳤으면 그것으로 액땜 했을 건데 네가 요조숙녀 짓을 해서 이렇게 된걸 어쩌겠니? 네가 참고 살아야지."
그 얘기를 전해들은 우리 남편 가라사대
"맞아 맞아, 그러니 당신이 참고 살아야지."
전생에 별당아씨 숨 넘어갑니다!

비로그인 2010-07-1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고 아름답게 찍으셨네요!
시선이 맘에 들어요^^

gimssim 2010-07-13 06:52   좋아요 0 | URL
좀 차분한 시선이지요.
사진도 기분에 따라 변합니다.
요즘은 시끄러운 사진이 싫은 때입니다.

느린산책 2010-07-1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택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이런 느낌을 좋아해 구례에 있는 쌍산재를 여러 번 갔더랬어요. 요즘은 유명해져서 티비 프로 여기 저기에 나와 그 신비감이 사라졌지만..정갈한 사진 잘 보고 갑니다^^

gimssim 2010-07-15 09:48   좋아요 0 | URL
어릴 적에는 정말 어머어마하게 큰 집이었어요.
이제 가보니 그리 큰 집은 아니고 제가 산다면 손봐야 할 비용도 만만찮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