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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본 저서는 혁신 기업의 출발과 성공에 관한 여러 조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제시하면서 독자들에게 창업의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해준다. 저자의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그가 성공한 창업자라는 사실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밝히는 성공의 비밀이 전부 공개되어도 대부분의 예비 창업자가 이 방법을 실천하지 않으리라는/못하리라는 숨겨진 사실(!)에 기인한다.
자기 영역을 확보한 후에 경쟁보다는 독점을, 분산보다는 집중을 요구하는 저자의 분석은 예비 혁신가들뿐만 아니라, 여타 독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담고 있다. 그것은 저자의 관점을 구성하는 기본 전제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자적인 존재이지만 혼자 살아가지 않는다. 우리는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며, 우리의 모든 성취는 사회 안에서 탄생한다.
저자는 누구나 아는 사실–기초를 다지는 일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계획은 최대한 멀리 세워야 한다–과 모두가 간과하는 사실–경쟁을 탈피한 창조적 독점은 부의 원천이며, 분산된 성과의 총합보다 집중된 역량의 승수효과가 탁월하다–을 조화시킨다. 그는 새로움을 스스로 생각한다는 불변의 원칙을 바탕으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와 조응하는 내용의 참신함을 역설한다.
'경제적 부'에 다른 목적을 대입해보면, 이 주장이 자신을 이기는 것으로부터 다른 세계가 유래하며, 성취는 '우리'로 묶인 집단의 역량으로 달성된다는 오래된 생각의 변주임을 알 수 있다. 가시적인 과실을 두고 파괴적 경쟁을 일삼은 대항해 시대나 산업 혁명기의 습속을 떨쳐내고, 아직은 비가시적이지만 도달가능한 미래를 현재화하려는 '명확한 낙관주의'는 반성의 다른 이름이다.
무엇보다 개인으로서 자신의 힘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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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로부터 분리 독립할 수는 없다.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믿는 것은 강인한 개인의 표지가 아니라 대중의 숭배(혹은 야유)를 진리로 오해한 사람의 표지일 뿐이다. 창업자에게 가장 큰 위험은, 스스로가 만든 신화를 너무나 확신한 나머지 미치광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똑같이 모든 기업에게 침투할 수 있는 위험은, 모든 의미의 신화를 잃어버린 후 그 각성이 지혜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2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