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도서를 살피다가(평점순으로 화면을 40페이지까지 넘기다가 끝도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 장바구니에 담고 보관함에 차곡차곡 넣는다. 요즘 책도 잘 읽지 않으면서 무슨 욕심이 그리도 많은 지. 책을 가지면 진짜 내 것(나의 양식)이나 되는 양 착각한다. 누군가 내게 지속적으로 책을 대줬으면 좋겠다. 돈이 남아돌아 쓸 데가 없어 지겨워하는 독지가 여러분과 친해지고 싶다. 하하. 게을러터져서 헛된 바람만 잔뜩 키우고 있다. 이런 식으로 책 욕심을 부리면 또 인터파크 중고도서, 지마켓 이벤트며 각종 저렴이 책들을 살피느라 하루를 다 보내고 만다. 한동안 끊었던 짓을 또 시작할까봐 주의하고 있다.

 

 책정리도 잘 못하면서 열심히 지르기만 하는 무분별함 때문에 갖고 있는 책이나 마저 다 읽고 시작하자고 마음먹지만 돌아서면 또 다른 책에 침을 흘린다. 엥겔계수 높은 우리집에서 책과 공연(거의 무료공연 위주이지만)에 대한 지출이 유이(유일이 아니라)하게 문화교양(?) 항목에 든다. 그것마저 사치이지만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삶의 이유이다. 당분간 갖고 있는 책을,  "다 읽은 책" 으로 바닥내는 것이 정리의 시작이다. 그걸 자꾸 미루다보니 책이 미친듯 쌓이기만 하고 정리할 엄두를 못내는 것이다. 일본드라마를 보다가 일본어로 "정리하다"(일어를 쓸 줄 모르니까 발음상으로 "가타츠케")가 "끝을 맺다" ("가타오 츠케르")의 뜻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언제나 일만 잔뜩 벌리고 마무리를 못하는 게으름을 저 밑바닥으로 묻어두고 하나씩(결국 못하게 되더라도) 하나씩 맺어보려고 한다. 그래서 게으름도 조금씩 깎아나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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