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팝니다 - 대한민국 보수 몰락 시나리오
김용민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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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작년 이맘 때다. 며칠 동안 공허와 허탈과 좌절로 헤어나오지 못하게 했던 대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석연치 않은 결과와 머릿속에서 들고 일어나는 각종 음모론들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누군가 살짝만 건드려도 눈물이 툭 떨어지고 세상이 끝난 것 같고 억울하고 화나고 진정하기 힘든 나날, 그리고 1년은 체념과 포기와 실망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도 촛불을 들어본다. 엊그제 그 추운 날에도 촛불이 언 손을 녹여주어서 버틸 수 있었다. 그래도 우린 이땅에서 살아가야하니까.

 

저자가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꽤 희망이 있었을 텐데. 나꼼수를 들으며 버스안에서, 전철안에서 나도 모르게 크게 웃어버렸던 그때만 해도, 당연히 정의가 바로 설 줄 알았다. 우리가 늘 이해하지 못하는 일은 상식이 통하지 않고, 상식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그게 바로 우리나라식 보수들이라는 걸 알려준다. 행정학적으로 보수의 행태를 낱낱이 파헤쳐서 분석해 놓았다. 진짜 보수는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이건만 우리나라에서는 "꼴통", "불통"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안타깝다. 곳곳에 있는 진짜 보수들이 억울해 하고 있을게다. 여기서 북한빵공장 이사라는 언니 얘길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겨울이나 다름 없는 11월에도 이 빌어먹을 시국 때문에 길바닥에서 108배를 했다고 한다. 난 겨우 며칠 촛불집회 나간 걸로도 낑낑댔는데. 그런데 그 언니가, 자신은 사실 보수라고 했다는 얘기에 껄껄 웃었다.

 

이 책은 결국 꺼삐딴 리(기회주의 보수)와 꺼삐딴 리의 자식들(모태보수) 얘기를 하고 있는거다. 더불어 그들의 물주(자본주의 보수)까지. 내 식대로 정의한 거지만. 책 제목은 참 적절하다. 그렇지만 보수의 정의나 역사가 조금 언급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보수가 대체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놓고 우리나라 보수는 이러합네. 해야 하지 않을까. 제목은 좋은데 내용이 조금 빈약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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