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집 책장의 책들을 곧잘 하나하나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데 제목이 뭐 이래? 하며 한 구석에 처박아 둔 책이다. 작가만 보고 이 책을 산거라서. 책을 읽다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은 제목이다. 영어라는 게 또 단순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참으로 다양한 표현법이 있는 우리말과 영어, 일어를 비교하다 보면 참 남의 나라 말은 단순하기도 하구나 느낄 때가 많다. 외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 정도는 안다. 


마이클 코널리의 작품을 알게 모르게 접했던 것 같다. 별로 기억나지 않지만. 통속소설을 쓰는 작가이고 영화화된 소설이 많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 영화들도 몇 편 봤을텐데 가물가물한 것이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소설 속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고 작가가 딴 길로 새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인물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감탄하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등장인물들 모두가 반짝거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나의 큰 사건이 다른 사건, 의뢰인들과 맞물려 있음을 발견하고 하나씩 추리해가는 과정이 뛰어나다. 이렇게 치밀하게 이야기를 엮을 수 있는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역시 아무나 작가 하는 게 아니여. 


거물 의뢰인이 주인공인 속물 변호사와 처음 얘기를 나눌 때부터 딱 알아봤다. 어이쿠 이녀석 보통내기가 아니구나. 며칠동안 수면부족인 상태에서 반신욕을 한 뒤 자리에 누워 책을 읽다가 꾸벅꾸벅 졸았는데 한 10분쯤 졸았을까. 그냥 그대로 잠들었으면 좋았을걸. 주인공이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못내 궁금해서 책을 덮고 자기가 아까워서 밤늦게까지 다 읽어버렸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도 이 작품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했다. 단순히 가벼운 통속소설이라고 보기에 아까운 참 괜찮은 소설이다. 빤하지 않고 꽤 재미있다. 도입부가 조금 밋밋해 초반에는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지만 조금만 참고(?) 읽다보면 점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된다.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는 오노. 정말 별로다. 인물들의 특성을 하나도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원작을 뛰어넘는 아니, 원작만큼 괜찮은 영상물이 참으로 드물다. 그러니 책을 읽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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