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빵집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꺄아~~" 좋다.

오랜만에 정말 괜찮은 소설을 만났다.

작가의 이름이  나처럼 남자답다.

책이 나왔을 때부터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망설이기만 하고 미뤄뒀다.

제목이 왠쥐~ 유아틱하게 여겨졌단 말이지. 책표지도 만화같고.

창비에서 나온 이른바 청소년권장도서(?) 중 김려령,「완득이」가 있지만

그건 정말 청소년용이고(외국인 노동자를 다뤘다는 점에서 참신하긴 하지만 수준높지 않다.)

「완득이」에 실망해서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된거다.

청소년권장도서를 도대체가 믿을 수가 있어야지 하면서.

이 책은 청소년, 성년 모두에게 권할만 하다.

타임 리와인더라.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그것.

몇년동안 입버릇처럼 -괴테의 파우스트 대사처럼

"시간아 멈춰라.~" 외치듯이

비를 맞으며, 땡볕에서, 탈춤 추고 울고 웃던 그때로

사랑하는 아부지와 함께 했던 어린시절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속절없이 빌었다.

주인공이 따뜻한 "눈길"을 받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을 때

내눈에서도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오랜만에 가슴에 비가 그었다.

문학적 감성이 살아있다.

오랜시간 정성들여 가다듬은 작가의 숨은 노력이 낱낱이 엿보여서

감탄했다.

문장 하나하나 소홀함이 없이 애썼다.

이런 책을, 작가를 원했다.

나도 글 한번 써봐? 쉽게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울 만큼

아름답다.

문장만 좋은가. 아니다. 내용도 아주 훌륭하다.

수작을 만나 무척 기쁘다.

환상.

문학에, 예술에 환상이 없다면 무슨 재미?

그와 나의 지론이다.

환상과 현실이 맛있게 섞여 아주 신나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