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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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해진다.

책을 읽는 내내 크게 웃고 크게 울었다.

선배들이랑 웃고 울고 밤새 술푸며 노래하던 나날들이 스쳐 지나갔다.

동아리방 옆 잔디밭에서 탈춤추며 지랄발광을 하던 미친 우리들이 그립다. 

80년대에 공장을 다녔던, 지금은 북한 빵공장 이사인 우리언니 선배 생각이 났다.

그 언니가 새삼 존경스럽고 고맙게 여겨졌다.

늘 느끼는 거지만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스무살짜리들이 어쩜 그리도 고운지

어리고 유치하고 지밖에 몰랐던 내 스무살이 한없이 부끄럽다.

힘든 시절을 살았던 작가는 그럼에도 참으로 호탕하다.

시인이기도 하고

책 속에 군데군데 나오는 노랫말이 사무치게 와닿고 의미있다.

그것이 또한 한 편의 시가 되었다.

 

아주 진한 남도사투리가 어찌나 즐겁고 정겨운지

자꾸 따라하게 된다.

그 속에 녹아있는 따뜻하고 진한 "정(情)"이 또옥똑 묻어난다.

대학교 1학년땐가 읽었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처음에 괜히 언급된 게 아니구나. 

내또래 친구들은 잘 읽지 않았을 그책을 읽은 것도.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로 시작하는 "어머니"라는 노래를

초등학교 때 즐겨불렀던 것도 언니들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늦둥이여서일 것이다.

그 책을 읽었을 때도 참 가슴이 먹먹했는데

 

잊고 지냈던 시절이,

그 때의 사람들이

나보다 더 힘든 날들을 살아낸 모든 이들이 그립고 고맙다.

소중한 가치가 자꾸만 움츠러들고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세상이 두렵다.

성숙하고 따뜻하고 순수한 스무살이 그리워질 때 또 이 책을 꺼내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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