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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편지 - 개정판
법정 지음 / 이레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한편한편 일기처럼 편지처럼 이루어진 수필이다.
어설픈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데
스승들의 글은 언제나 마음을 파고든다.
신영복 선생님, 법정 스님, 홍신자 씨 등등
'어느 독자의 편지' 편에서
소녀의 마음씨가 고와 눈물이 났다.
스님이 인용한 베드로시안의 시, "그런 길은 없다" 가
와닿는다.
..........
아무도 걸어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어둡고 험난한 이 세월이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가슴이 울컥하면서 덜컥거리고 눈물이 왈칵난다.
우리 언니들이 제 자식들에게
니네들 공부안하고, 똑바로 안하면 "마녀이모처럼 된다"
라고 으름장을 놓는단다.
"이거 왜 이래? 나 그런 이모야."
언니들이 너를 참 모른다며 다독여주는 우리 애인 때문에 산다.
스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잊고 있던 삶의 가치를 일깨운다.
나 살기 급급하다고 모른 체 해 왔던 것들.
어린 날, 삶의 목표가 무어냐 물으면
어려운 이를 위해 사는 것이라고 비장하게 대답하곤 했다.
지금도 말은 번지르르 그렇게 하고 있다만.
수행이 곧 사는 이유임을 알면서
실컷 게으름 피우고 도망만 다니느라 정신을 놓고 살았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지.
스님의 일침이 따끔하다.
맑게 살아오셔서 모든 말씀이 맑고 맑다.
내 거칠고 삿된 마음이 너무나 부끄러워진다.
내 이럴 줄 알고 오랫동안 스님의 글 읽기를 미뤄두고 있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