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책은 두가지 「장길산」과 「모랫말 아이들」을 읽어봤다. 「장길산」은 누가 뭐래도 「임꺽정」다음으로 재미난 도적이야기이고 「모랫말 아이들」은 너~무 별로였다. 내가 너무 늦은 나이(20대)에 접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청소년기에「모랫말 아이들」을 읽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지. 게다가 작은 출판사를 하는 선배가, 황석영같은 대작가는 책을 직접 쓰지 않고, 새끼 작가가 대필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서 이 「강남몽」이 도무지 땡기질 않았다. 더구나 베스트셀러 운운 하는 책은 일부러라도 읽지 않는 편이라... 선물 받은 바람에 읽었다. 각설이 너무 기네. 앗, 황석영 책 하나 더 읽었었구나.「오래된 정원」 이 책은 재미없어서 읽다 말았구나. 우리네 질곡 많은 현대사를 못된 것들(?) 처지에서 풀어냈다. 역사를 전공했으면서도 대충 들어만 보고 짐작만 할 뿐인 궁금한 사건들을 그려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에서 과거로 왔다갔다, 인물도 왔다갔다 하는 입체적 구성은 좋았지만 그 연결이 별로 매끄럽지 않다. 아마추어도 아닌데, 읽으면서 조정래,「한강」이 생각났다. 비슷한 시대 이야기가 나와서 일거다. 「한강」만큼 길디 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나가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무슨 얘기를 하다 말아? 하는, 똥을 누다만 것 같은 그거.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결론 잘 안내려주는 고쟁이 센스. 대작가를 판별하는 기준은 매끈하고 알싸한, 확실한 뒷맛에 있다고 우리애인과 나는 침 튀기며 종종 이야기한다. 여운이 어쩌고... 할지도 모르겠다. 여운도 뭔 결론이 있고나서 여운이다. 그래도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있다. 이름값은 하는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