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깜깜한 어둠 속, 뚫고 들어갈 수도 없는 막막한 벽을 마주하고 서로 그저 그리워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지치지 않고 그날이 오기를 기다릴 수 있을까. 끊임없이 앞날을 긍정하며 서로에게 쉼터가 되어줄 수 있을까.

이제 곧 우리는, 그가 말했어요. 함께든 아니면 혼자서든, 여러 곳에 가겠죠.
그게 어디든 베라는 이미 거기 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매번 그녀는 우리가 알아보기 전에 그곳을 떠나겠죠. 우리가 아무리 일찍 도착한다 해도 말이에요!
이싸의 말을 듣고, 나는 울었어요. 몇 시간을 계속 울었죠.
언젠가 들었던 속담 하나가 결혼식 서약보다도 더 큰 인상을 남겼어요. 어느 지역 속담인지는 몰라요. 강 이야기가 나오는 걸로 봐서 아마 (이 부분은 잉크가 번져 단어를 알아볼 수 없다.) 지역이겠죠.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꽃 한 송이를 꺾어 주세요, 당신이 나보다 먼저 죽으면, 그냥 무덤 앞에서 기다려 주세요‘ 라는 속담.
그게 오늘 밤 당신에게 해야만 하는 말이에요. 미 카나딤··… 당신이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는 여기서 이 편지를 마치고 머지않아 새벽이 찾아오겠죠.  - P1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