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집더미가 어둠 속에 짐승처럼 서 있었다. 거기서 밤고양이가 울었다. 언제든 그 고양이는 이맘쯤이면 불도 없는 그 폐허에서, 녹슨 철근이 하늘을 그물처럼 엮고 있는 그 폐허에서 울었다.

그것은 껌이었다. 아내는 늘 껌을 씹고 있었는데, 그것은 아내의 버릇 중의 하나였다. 밥을 먹을 때나 목욕을 할 때면 밥상 위 혹은거울 위에 껌을, 후에 송두리째 뜯어내려는 치밀한 계산 하에 진득한 타액으로 충분히 적신 후에 붙여놓는 것이었다. 그는 잠시 낄낄거렸다. 그는 그 껌을 입 안에 털어넣었다. 껌은 응고하고 수축이되어 마치 건포도알 같았다. 향기가 빠져 야릇하고 비릿한 느낌이들었지만 좀 후엔 말랑말랑해졌다. 아내의 껌이 그를 유일하게 위안해 주었다. 그래서 그는 한결 유쾌해졌고 때문에 노래를 부르기시작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