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청년.
내가 10년 가까운 날마다,
이 전철 타 왔는데 말이야,
자네처럼 완전 숙면하는 사람
처음 봤소.
일어서면서도 잠을 자네.
어, 좌석 앉아?
거 봐.
자네 옆에 앉은 여성,
네가 자꾸 어깨에 기대어 졸으니까
아까부터 싫어하잖아.
왜 그래?
일이 바빠서 그러느냐?
학생티를 완전히 벗어내지 못한
신입사원이?
병든 가족을 돌보는거냐?
미안하다,
천사같이 잠자는 네 얼굴을 보니
상상하기가 어려워.
퇴근 후의 취미 생활이 바쁜가?
... 내가 괜한 소리를 했나 봐.
그래,
그건 다 네 몫이지.
그런데,
완전 숙면했다간
내릴 역을 놓쳐버리지 않는지
걱정이 되는구나
비록 직장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계속 잠이 오면 큰일난다.
직장에서 잠이 오면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있겠소?
네 상사가 "얘가 피곤한가 봐"
해서 넘어가 주겠소?
하기야 일은 결과가 중요하지.
과정이 어떻든 결과가 더 중요하지.
"けっか、オ-ライ(= 결과 All Right)"
라는 건 진리야.
그러나,
잘 못된 과정을 보고
멋진 결과를 기대할 수가 있느냐,
이것도 역시 진리다.
자넨 작년 일본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비참했던지 알어?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쫓겨났소.
절망끝에 자살한 사람도 많았소.
직장에 남은 사람들도 월급 많이 깍겼지.
나도 작년은 20%∼50% 깍겼다니까.
올해 들어 와서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경기가 좋아지질 않어.
내 직장은 고객사이거든.
그러니까 내가 기술 업자란 말이야.
기술자로써,
고객사의 상품 개발실에서 일을 하는거야.
내 둘레 있는 사람들은 다 손님이라고.
이 상황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 알어?
게다가 년간 계약은
3개월씩 계약으로 바끼었고,
계약금이 10% 깍긴 상태이고
그래도 계속 일을 하고 있소.
열심히 일을 하고 있소.
어이, 청년
나, 이제 내린다.
누가 깨어줄 사람은 있소?
그냥 계속 잠자다간
너, 내릴 역 놓친다.
정말 걱정이구나.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휴식도 중요하다.
집에서 잘 자거라.
그래야
일도 제대로 할 수있는거야.
정신 바싹 차려라, 청년
힘내라 청년
나는 잠자는 청년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자기자신을 고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