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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피시 - 네 종류 물고기를 통해 파헤친 인간의 이기적 욕망과 환경의 미래
폴 그린버그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의 아이들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던 자연산 물고기를 결코 먹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안내문구를 접했을 땐, 인간에 의해 자행된 해양 생태계 파괴의 실체를 고발하는 책으로만 생각했다.
저자가 말하는 네가지의 물고기. 참치, 연어, 농어 그리고 대구를 통해 우리가 오염시킨 바다와 환경 때문에 죽어가게된
그들의 모습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책의 저자인 폴 그린버그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이야기를 전개하진 않았다. 오히려 각각의 물고기에 얽힌 자신의
경험담과 유년 시절의 추억, 그리고 이와 관련된 현 해양 산업_원양업 및 수산물 가공업, 양식업_의 모습과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인간과 생명체가 환경오염과 우리의 먹거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현재 그대로의 삶을 솔직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얼마전 뉴스에서 고속철 공사로 도룡뇽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하여 논란이 되었던 지율 스님의 이야기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j 신문에서는 오히려 양산 지역의 도룡뇽의 수가 더 늘어났다고 보도되었고... 결과론적으로는 도룡뇽 생태계가 파괴된다던
지율 스님의 주장은 틀린 것이었고, 개발을 지지하던 측은 의기양양하게 된 셈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나면 모든게 정리되는 걸까? 지율 스님을 비롯한 환경 단체의 입장은 지나친 난개발을 막자. 자연의 생태계를 보호하는데
중점을 두고 주장을 펼쳤어야 했다. 단순히 도룡뇽을 보호하기 위해 라는 그들의 주장은 반대편 측에서는 손쉬운 먹이감이라고 생각되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대다수의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에도 부족했고..
또한 고속철 건설 그후, 양산 지역에 도룡뇽이 늘었다며, 마치 승자의 태도를 견지하던 언론사의 행태도 우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의기양양함이 지율 스님과의 언쟁에서 이겼다는 안도감이 자연이 다행이 보호되고 있다는 사실보단 더 커보였기에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갈림길에선 논쟁거리를 접할수 있다.
점차 늘어나는 인구와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우리의 욕구는 자연적으로 회류해야 하는 어종인 연어를 길들였고, 또 대량 양식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자연적인 생선의 맛을 느끼지 못함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수많은 양의 생선을 공급받게 된 현실 사이에서 우리는 무슨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할까.
연어를 기르기 위해 그보다 더 많은 어종이 먹이로 투입되야 하는 문제와 자연산 연어의 먹이인 청어의 감소로 인한 문제, 연어의 본래 특성대로
자연적으로 회류하게 둬야 된다는 감성적인 주장과 함께, 인간이 연어를 지배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까지... 이미 진행되었고 또 산업화된 연어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환경보호라는 어구가 얼마나 무책임과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알수 있게 되었다.
이미 오염되어 버리고, 자연적인 방법과 달라져버린 그 결과만 두고 논의할 게 아니라, 이렇게 되어버린 과정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_일자리와 산업화된 사회구조, 정치적 이슈와 국제 법률적 관계까지_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조금 더 생산적인
해결책이 나올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인류가 포유류 중에서 소, 돼지, 양, 염소를 먹이로 택했고, 새중에서는 닭, 칠면조, 오리, 거위를 먹거리로 선택한 역사를 들며, 생선에서는
연어, 참치, 대구, 농어가 그러한 선택을 당했다고 이야기 한다.
한정된 자원을 두고, 인간과 인간이 경쟁하듯이, 인간과 자연의 생태계도 지구라는 거대한 자원의 보고를 두고 마치 경쟁하는 듯 하다. 그리고
거기에서 인간이 굴복시킨(?) 12가지의 생명체가 바로 위의 대상들이고.. 어찌보면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기도 하고, 또 그것이 지금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저자는 마지막까지도, 어업인의 입장에서 양식이라는 초점에 맞추어서 친환경적이고, 또 생산성있는 어종을 선택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은 이러한 저자의 입장을 넘어서는 더 큰 시야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