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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위베르 리브스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4월
평점 :
국민학교 다닐 때였나.. 그때 여름방학 과제로 EBS 교재와 탐구생활 교재가 있었다. 일기장을 쓰는 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매일 라디오를 듣고
교육방송을 보고, 방학 과제를 하는 건 그당시 꼬마 아이들에겐 조금 힘든 일이었다. 놀이터가 가서 신나게 놀고, 아침에 학교 운동장에 가서
축구도 하고, 친구들이랑 놀다가 들어와도 하루가 다 지나가곤 했기에, 보라빛의 탐구생활 교재는 좀 곤혹이었다.
물론 방학 과제는 그 이외에도 몇개 더 있었다. 모형물 만들기, 그리고 책읽고 독후감 써오기까지..
그 당시에는 생각보다 할 거리가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아니었으면 내가 언제 그런 잡학(?)에 관한 지식들을
얻을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물구덩이에서 살아남는 법, 퀴즈 풀어보기. 하천에 사는 생명체와 겨울숲에 번데기를 틀어 사는 곤충들. 산짐승과 들짐승. 시골 체험. 세계 여러
나라의 비밀과 좋은 책들까지. 특히 그중에서도 나는 우주와 관련된 도서들을 자주 접했던 것이 가장 큰 선물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정해준 학년별 과학 도서가 있었는데, 주로 시공간을 거슬러 탐험하는 공상과학 소설, 지구 환경의 오염으로 인해 피폐해진 지구를
보호하자는 공상환경청소년소설 등등.. 블랙혹을 이용해 미래와 과거, 현재를 왔다갔다 하며, 타키온이라는 빛보다 빠른 물질을 이용하여
우주를 여행한다는 스토리는 어린 나에게 호기심 그 자체였다.
그래서일까. 항상 천문학과 자연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어렸을적 꿈처럼 경외감과 함께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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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것이 결국에는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의 일부이며, 이는 거대 우주의 한조각을
차지하는 것 뿐일텐데... 이러한 우리 은하가 없다면... 지금 살고 있는 이 모든 것은 뭘까라는 생각. 하루하루 돈을 모으며, 일하고, 사랑하며,
자고, 또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행위까지..
어찌 생각하면 덧없는 행위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과 영화MIB의 모습처럼, 지금 살고있는 지구와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실체가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나 라는 생각..
물론 그러한 실체를 조금씩 알아간다고 해서, 하루하루 벌어지는 우리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개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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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처럼 어릴적 한번쯤은 생각했던 지구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 그리고 우주와 별에 대한 궁금증을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대화로
알려주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천문학을 공부한 할아버지의 지식과 평생을 살아온 삶의 경험은 어린 아이에게는 둘도 없는 참교육이기에
이 책은 어린 아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겠구나 싶었다.
특히 별의 탄생과 죽음. 지구의 탄생. 태양의 구성 물질과 수소와 헬륨에 대한 설명은 너무나도 알기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처음 우주와 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는 어른들에게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 후반부에 등장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존재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는데, 우주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물질이며, 아직 그 정확한
실체는 계속 연구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주와 별,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기를 원하는 독자에게는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