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6 - 여명의 쓰나미 본격 한중일 세계사 6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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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해서, 이 책 <본격 한중일 세계사> 시리즈를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1권이 '시리즈의 소개'였다면, 2, 4권은 '중국편-태평천국'이었고, 3, 5권은 '일본편-막부시대의 종결'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6권에서는 일본 막부 말기의 혼란 상황을 총정리하면서, 서양의 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드디어 '한국편'을 다루면서 세도정치 시기의 혼란과 민란, 동학, 그리고 대원군의 등장 등 여러 가지 잡다한 것을 정리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6권은 [1부 끝, 2부 시작]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물론, 앞서서도 태평천국을 집중조명하면서도 영국과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펼쳐진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보았고, 막부가 개항을 하면서 겪은 내우외환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전세계의 사정을 동시에 살펴보기도 했기에, '한 권의 책'마다 다채로운 세계사의 편린을 펼쳐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6권에서는 뭔가 달라졌다. 1~5권까지는 저자가 의도적으로 '한국사'를 제외하는 느낌이었는데, 6권부터는 갑작스레 '한국사'를 집중조명하였기 때문이다. 애초에는 이 시리즈를 읽을 독자들께서 '한국사' 정도는 통째로 꿰고 있을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중국과 일본 등 이웃나라를 중심으로 서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변화이기에 마음에 쏙 들었다. 세계사를 다루면서 한국사를 조명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서구열강이 중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뜯어먹을 것이 별로 없는 일본, 한국이었기에 '패싱'하는 분위기였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패싱 당하는 처지인데도 일본사는 줄줄 읊으면서 한국사는 쏙 빼놓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훗날 일본이 아시아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해서 '제국주의' 대열에 올라서서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을 두고, 근대화 이전, 정확히는 명치(메이지)유신 이전의 존재감 없던 일본을 그리 집중하며 미주알고주알 해놓는다는 것은 '과대포장'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 관계로 이 시리즈는 진도가 꽤나 느린 편이다. 13권까지 출간된 지금(22년)도 시리즈를 마무리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독자들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할 것이다. 내가 그렇기 때문이다. 동북아의 역사를 함께 조명한 역사책이 결코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책은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역사관'이 어떤지는 지금 시점에서 중요하지 않다. 일단은 느리고 자세하게 풀어놓은 역사책이 필요하고, 쉽고 재밌는 만화형식이라면 더욱더 반가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암튼, 그동안 사모은 보람을 새삼 느끼며 '뒷북 리뷰'를 올리고 있지만, 한국사를 논하면서 세계사를 함께 논할 수 있는 이 시리즈의 장점만큼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기에 몇 자 적어 보았다.

 

  다시, 일본이다. 지난 시간에 '존왕양이 지사들'이 양이(반외세)를 외치며 일왕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본이라는 판을 짜겠다고 '막부 패싱'을 주장했다가, 막부가 먼저 선수를 쳐서 '일왕가'와 정략결혼을 진행시켜 '공무합체'라는 맞대응에 제대로 통수를 쳐맞고 뿔뿔이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에 '조슈'와 '사쓰마'가 막부에 반기를 들고 외국과 전쟁을 선포했다가 '실력차이'만 뼈저리게 경험하게 되는데, 그런 현실을 실감한 일왕이 막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존왕양이 지사들'은 낙담을 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조슈 번'만이 홀로 자신들의 진정성(충성)을 인정해달라며 일왕이 머무는 교토로 군대를 끌고 가는데, 이를 막기 위해 막부와 나머지 번들이 교토를 수비하면서 전쟁이 벌어지고, 그 결과 조슈 번은 패배하고, 전쟁의 여파로 교토는 불바다가 되는 것까지 다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왕은 막부에게 '조슈 정벌'을 명하게 되고, 막부는 여러 번들에게 명령을 내려 정벌을 나서게 된다. 하지만 뭐랄까. 일본 특유의 '느림'이라고나 할까? 공격 명령이 떨어지고, 공격 결정이 났는데도, 공격 준비는 미적거리고, 공격하기 위한 '출정'은 세월아 네월아 시간만 끌게 된다. 뭐, 나름의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랜 쇄국 끝에 '개항'으로 발등에 불이 붙어 버렸고, 그것을 끄겠다고 사부작사부작거리다가 혼란만 가중시킨 결과, 일본의 내부적인 문제만 더욱 드러내는 꼴이 되고 말았고, 배상금이다, 피해복구다, 거기다 서로를 향해 칼부림까지 해댔으니 '재정'이 말도 못하게 부실해졌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서로 눈치만 보면서 '정벌 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니 먼저 발을 넣지도 빼지도 못하는 상황에 쳐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1, 2차로 나누어 진행한 '조슈 정벌'은 막부의 막강한 전력으로도 실패로 끝나고 만다. 물론 조슈가 주민들까지 동원하며 하나로 똘똘 뭉쳐 막은 것과는 달리 전력면에서 월등했던 막부군은 실상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래도 장기전으로 돌입했으면 막부군의 승리로 끝났을 테지만, 졸전이 진행되던 와중에 총사령관인 '쇼군'이 죽음을 맞이하는 어처구니 없는 비극을 맞고 '조슈 정벌'은 흐지부지 끝나게 된다. 이로써, 막부의 붕괴는 가속화되는데, 그건 나중 일이다.

 

  한편, 세계를 주름잡던 '대영제국'도 저물어가고 있었다. 다름 아니라 바다 건너 '미국'이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 바로 '남북전쟁'이 그 원인이었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처럼 '남북전쟁의 승리'는 북부군이 차지했다. 하지만 전쟁 초기 뿐만 아니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강자'는 늘상 '남부군'이었다. 실제로 두 군대가 싸우면 승리는 '남부군'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북부군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물량공세'가 원활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남부군은 '노예주 찬성'이라 노예가 많았다. 그래서 주로 농사를 지었고 말이다. 하지만 북부군은 산업화가 이루어져서 공장이 많았다. 그래서 노예보다는 '노동자'가 더 많이 필요했다. 당시에는 '노예'나 '노동자'나 헐값으로 노동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그러나 산업화가 발달할수록 '소비의 주체'가 절실해졌고, 적은 임금이지만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노동자가 더 절실했던 것이다. 그러다 전쟁이 발발하자, 공장은 더 많은 생산을 하게 되고, 기술은 더 발전하고, 그렇게 향상되고 풍부해진 물량은 '철도'를 통해 더 빠르게 전쟁터로 옮겨지게 된 셈이다. 그래서 북부군은 실력에서 형편 없었을지언정 '물량'이 딸린 적은 한 번도 없게 되었다. 반면에 남부군은 '보급로'가 끊겨 강한 군대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변변한 무기가 없어서 싸우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전투에서 승전보를 울리지만 전쟁에서는 점점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남부군은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며, 유럽에 손을 내밀었다. 바로 그때 링컨은 '노예해방선언'을 한다. 어차피 똑같은 백인끼리의 싸움이라 '백인우월주의'에 쩔어있는 건 매한가지다. 하지만 북부군은 '노예해방'이라는 명분까지 얻게 되었다. 그래서 유럽 각국은 '남북전쟁'에 쉽사리 손을 뻗지 못하고 관망하고 있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남부군'이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바다 건너 유럽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영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도 '노예해방'이라는 명분 때문에 남부군을 도와줄 수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남부군의 '면화'가 탐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남부군은 외롭게 고립되어 말아죽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남북전쟁의 승리는 북부군에게 돌아갔고, 미국은 '대영제국'을 재치고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앞서 설명했듯이, '물량공세'를 감당할 정도의 엄청난 생산력에, 전쟁으로 다져진 실전경험과 자체 기술개발까지 이루어져 '미군'은 상상 이상의 강력한 군대로 거듭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군의 실력을 검증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반세기 이후에 '세계대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미국의 근본적인 힘인 '물량공세'를 원 없이 쏟아부으며 전세계인들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물론, 이것도 나중에 벌어질 이야기다. 만약, 영국이 일찌감치 '남부의 편'을 들어서 남북전쟁의 승패를 뒤집어 놓았다면...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물론,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말이다.

 

  한편, 조선에서는 정조가 죽고 김조순의 후손이 권력을 잡으면서 '세도정치'가 시작되었다. 세도가문이 8가문이나 된다고 하지만, 세도 60년 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내노라한 가문은 '안동 김씨'가 유일하다. 그러니 세도정치는 '안김정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세도정치' 시기에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세금 문제'였다. 오늘날에도 세금은 내기 싫고, 내더라도 조금만 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지라, 문제가 없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이 시기의 문제는 그야말로 나라를 들끓게 만들 정도로 문란해졌기 때문에 유명해졌다. 바로 이름도 유명한 '삼정의 문란'이다.

 

  삼정이란 '전정(토지세)', '군정(군역세)', 환곡(구휼제도)' 세 가지를 일컫는 말이다. 바로 이 세 가지가 잘 돌아갔기에 조선은 부강할 수 있었고, 이 시스템만 잘 돌아가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다. 그런데도 문제가 발생했으니, 바로 '탐관오리' 때문이었단 말이다. 관리라는 것들이 '매관매직'을 하기 위해 백성의 고혈을 빼돌려 뇌물로 상남하기에 급급하다보니 나라의 곳간이 텅텅 비게 되었단 말이다. 그렇게 빈 나라살림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다시 채우기 위해서 '특별세'를 걷겠다고 나서니, 성난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며 여기저기 '민란'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잘못은 저들이 해놓고 책임은 백성들보고 지라고 하니 열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겠냔 말이다.

 

  하지만 민란이 발생했어도 '혁명'까지는 아니었다. 성난 백성들이 '하급관리(아전)'는 도살할지언정 '지방관(고을사또)'까지 죽이거나 나랏님을 갈아엎자고 외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잘만 관리하면 우리가 사는데 별 문제 없을 것이니 '제대로 된 관리'를 뽑아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하소연을 한 셈이다. 하지만 세도정치로 썩을대로 썩은 시스템이 민란으로 보여준 백성들의 성난 목소리에 귀 기우릴 턱이 없다. 그래서 백성들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종교'다.

 

  사람들은 힘들 때마다 '기댈 곳'이 필요한 법이다. 육신이 힘들면 마음이라도 편한 곳을 찾기 마련이다. 그래서 유교식으로 '제사'도 성대히 지내보려 했지만, 양반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큰 비용 때문에 기대기 힘들었고, 유교가 양반사회를 지탱해주고 있기에 '위로'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불교'였고, 때마침 전파된 '서학(천주교)'이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유교사상에 젖어있던 백성들에게 '내세적인 사상'은 낯선 면이 없잖아 있었다. 이에 최제우는 유교에 불교, 천주교 사상을 버무려 '동학'이라 일컫고 백성들에게 널리 퍼뜨렸다. 백성들도 이질적이지 않은 '동학사상'에 심취하게 되었고, 훗날 '동학농민운동'을 펼치게 된 힘으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아직 먼 이야기고, 동학운동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대원군의 등장'부터 해야 할 것이다.

 

  대원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권에서 다루도록 하고,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박규수'다. 조선 후기의 천재적인 인물을 꼽자면, 박규수를 절대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암 박지원의 손자로 여러 학문에 빼어난 실력을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정세'에도 밝아 조선이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실력자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규수는 청 왕조의 몰락과 서구열강의 힘을 '열하(청 황제의 피서지) 방문'을 통해 직접 눈으로 보고 단박에 파악한 인재 중의 인재였다. 이제 조선은 박규수 같은 인물에게 힘을 실어주어 '재능'을 마음껏 펼쳐줄 수 있게만 하면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도와주지 않았다. 효명세자의 눈에 띄어 젊은 나이에 자문역할을 맡아 빵빵한 실력을 보여 주려 했지만, 임금에 오르기도 전에 죽고 말았고, 뒤이은 헌종 때에도 중임을 맡았으나 뜻을 펼치기도 전에 헌종이 붕어하고 만다. 그렇게 철종, 대원군 때까지 '밝은 눈'으로 온세상을 밝히려 했으나 바로 그 '세상'이 박규수를 감당하지 못해 비운의 천재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조선의 운명이 그렇게 돌아갈 것만 같다고 예언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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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만화 바이러스 세계사 - 모두가 쉽게 읽고 이해하는 무시무시한 전염병의 역사 3분 만화 세계사
사이레이 지음, 이서연 옮김 / 정민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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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공포가 끝나지 않는 가운데 '판데믹 시대'는 막을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감염병 전문가들조차 '종식'이라는 말은 함부로 꺼내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버린 것처럼 이미 '인수공통 감염인자'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과거에는 특정 동물을 감염시키던 '바이러스'는 다른 식물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도 좀처럼 감염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한 장소'에서 머물게 되면서 바이러스에게도 '돌연변이'가 생겨나는 것처럼 '이쪽'과 '저쪽'을 공통으로 감염시키는 고리를 형성시켰단 말이다. 예를 들어, 조류독감의 경우에도 조류에만 감염을 일으킬 뿐, 사람에게까지 감염을 일으키지 않았었는데, 조류를 '식용'으로 삼아 가까이 지내는 바람에 조류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을 일으키게 변형되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앞으로 인류가 겪어야 할 감염병의 종류는 날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고, 인간이 이런 감염을 막고 극복하기 위해 '치료제'를 만들고, '백신'을 개발하는 것에는 한계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지금 '판데믹 상황'을 온 세계가 예의주시하는 것이고, 전문가들은 '백신'과 '치료제'를 완성하고 '면역체제'가 갖춰져 '엔데믹 시대'가 도래한다하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새로운 질병이 창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잘 알다시피, 엄청난 개발인력과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기 이전에 '마스크'와 '손씻기' 같은 간단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감염질병의 창궐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전세계적인 조치가 선제되었다면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판데믹'을 맞고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스크는 범죄자들의 전용도구라는 등, 손씻기를 게을리하는 등 감염의 전파를 확산시키는 무지한 행동으로 인해, 오래지 않아 전세계로 질병이 확산한 사태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답답함의 최고봉은 단연, '가짜뉴스'다. 성수와 같은 '소금물'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박멸한다며 분무기로 입안에 뿌려서 감염을 더욱 부추기고, 요오드액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몰살시킨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콧구멍 주위에 바르고 외출하면 마스크를 쓸 필요도 없다는 허황된 말은 애교 수준으로 넘어갈 수 있을 지경이다. 더 심각한 것은 '코로나19'가 독감 수준이라면서 한 번 걸리고 낫게 되면 두 번 다시 걸리지 않는 '면역력'이 생긴다면서 코로나 확진자를 초대해 파티를 열고 광란의 시간을 함께 보내서 '집단감염'을 자처하는 꼬락서니를 볼작시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단언컨대, 절대로 그런 방식으로 이번 '판데믹'을 끝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자연면역'이 모든 상황을 종식시킬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결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 여력을 절대 주지 않는다. 또한,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 뿐만 아니라 '감염력'과 '감염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인간이 무언가를 할 시간적 여유를 절대로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공포스럽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4차, 5차 백신이 아무런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선 질병감염의 이유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역사적인 감염병의 대유행과 극복과정'을 자세하게 풀어 놓은 것은 '신의 한 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을 실천한 셈이란 말이다. 인류는 천연두, 콜레라, 패스트, 에이즈, 홍역 등과 같은 감염병을 맞아 어떻게 대처를 했고, 어찌 극복했는지 잘 알아야만 한다. 그리고 정부가 질병감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리고 대처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시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대한민국 정부'였다. 물론 국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불가피한 조치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지금까지 그 어느 국가보다 '판데믹 상황'에서 잘 대처한 나라가 없을 정도다. 이는 전세계가 인정하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는 이 책의 저자가 살고 있는 '중국정부'도 알아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자국에서 벌어진 심각한 '판데믹 상황'이 겁나 많은 중국인민들의 희생을 맞을 수밖에 없는지 감염전문가로서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중국인민들을 무지에서 깨어나게 해줄 목적'으로 출간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만화라는 재밌고 쉬운 형식으로 말이다. 그래야 '감염질병'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해서 감염병의 확산을 막고, 피해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서 말이다.

 

  애초의 의도가 어떻든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인류는 이번 '판데믹 시대'를 맞아 큰 깨달음을 얻어야만 할 것이다.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함부로 파괴하는 짓이 감염병을 확산시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하고, 지금 식용으로 삼고 있는 '닭, 소, 돼지, 양고기' 이외의 다른 동물을 식용으로 삼을 생각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수공통감염의 고리를 끊어 인류의 건강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근절해야 할 사항이다. 아무리 전통음식문화라 할지라도 이제는 좀 멈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끝으로 '마스크'와 '손씻기'처럼 간단하게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든 인류의 '상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후약방문 같은 조치는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젠 감염병이 창궐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즉시 '가장 빠르고 가장 쉬운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기 때문이다.

 

  Simple is Beautiful..이라는 말이 있다. 간단한 것이 최선이라는 뜻일 게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던 '감염병'을 막을 방법이 의외로 간단한 방법이었다는 것은 이제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패스트는 쥐가, 에볼라는 침팬지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콜레라는 '더러운 공기'가 아니라 '더러운 물'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고 나자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질병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은 진리가 되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하고 말이다. 그리고 간단해야 오래도록 기억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도 초기에 전세계가 마스크로 예방하고,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손씻기' 등 감염고리를 끊어냈다면 빠르게 극복했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결말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저 '감기'일 뿐이라고, 조금 심한 '독감'에 불과하다고 방심하다가, 방치했고, 방조하다 더는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각자도생'에 맡겨버린 결과가 '지금'인 것이다. 이젠 제발 '가짜뉴스'에 속지 말고,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상식을 늘려 가자. 이것만이 '엔데믹'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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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5 - 열도의 게임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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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권에 이어, 다시 '일본'이다. 지난 3권에서는 일본이 '개항'을 하면서 겪은 혼란을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는 개항으로 인한 일본 내부의 파장과 분열, 그리고 대혼란으로 이어지는 대환장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존왕양이'를 기치로 내건 지사(사무라이)들이 있다. 우리로 치면 벼슬도 없는 시골양반이나 뭣도 없이 기개만 높은 젊은 유생쯤으로 여기면 좋을 듯 싶지만, 이들이 들고 있는 것이 '붓'이 아니라 '칼'을 든 사무라이라는 점이 일본을 대혼란으로 치닫게 만든 근거로 작용하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해진 셈이다. 일단 '존왕양이 지사'에 대한 탄생부터 이야기하련다.

 

  그들의 탄생은 지난 3권에서 자세히 다뤘다. 오랜 평화를 지속했던 일본이 빗장을 닫아 걸고 쇄국을 해왔던 것은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오랜 평화는 묘한 '힘의 균형'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바로 일왕가(천황)와 쇼군가(정이대장군)라는 두 개의 큰 기둥이 일본의 정국을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왕은 일찍부터 권세를 잃고, 막부(사무라이 정부)가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었다. 다시 말해, 권력의 명분은 일왕이, 권력의 실체는 막부가 갖고 있는 요상한 일이 벌어진 셈인데, 우리도 고려시대 무신정부가 들어서면서 고려왕을 대신해서 '최씨무신정부'가 60여년 간 실세 역할을 한 경험을 비춰볼 때 그다지 낯선 정부형태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이 요상한 까닭은 그런 형태로 230여 년, 아니 그 이상을 버텨왔기 때문이다. 거기다 실세인 '막부'도 하나의 실체가 아니라 여러 개의 '번(지방세력)'으로 나뉘어 '다이묘(지방영주)'가 각 지역을 다스리면서 막부에 충성을 하는 '봉건제 형태'로 지속해왔던 것이다. 따라서 왕이 있으나 '충성'은 막부의 수장인 '장군(쇼군)'에게 바치는 형태로 오랫동안 지속해왔단 말이다.

 

  일본이 이런 형태로 오래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의 영향'을 덜 받은 까닭이 크다. 같은 시기 중국과 한국의 여러 왕조가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며 '중앙집권제'가 일반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같은 '유교권 국가'였는데도, 일본은 명분과 권력의 향방이 서로 다른 체제로 지내왔던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 평화가 지속되다보니 '권력층의 분화'가 일어나게 될 수밖에 없게 되었으나, 섬나라 일본의 특성상 밖으로 분출하는 것보다 속으로 곪아가는 것을 택하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웠던 관계로, 개항을 할 즈음의 '지사(志士)'들이 심취한 것은 바로 '학문'이었다. 다시 말해, 칼을 든 사무라이들이 칼질보다 학문을 파고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파고든 학문은 크게 두 갈래였는데, 바로 '난학(네덜란드 상인들이 주로 전파한 서양학문)'과 '유학(전통적인 동양학문)'이었다.

 

  바로, 이 점을 주목하면서 일찍이 일본이 서양학문에 눈을 떠서 동양 최초로 '근대화'에 성공했다고 썰을 푸는 이들이 많지만, 이 당시에 '난학 열풍'이 분 것은 사실이지만, 극소수에 불과했고, 그나마 쇄국의 영향으로 외국인(네덜란드인은 제외)이 풍랑으로 일본해안에 떠밀려오면 사형을 시키던 상황에서 대놓고 '서양학문'을 공부하고 있다고 자랑할 사무라이들은 그닥 많지 않았었다. 그보다는 사상적으로 친숙했던 동양의 학문인 '유학'에 빠져드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던 모양이다. 헌데 '유학'이 강조하는 사상은 바로 '충(忠)'인 관계로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유학에 심취하면 할수록 묘한 괴리감에 빠져들게 된다. 다름 아니라, 왕에게 충성하는 것이 옳으냐, 장군에게 충성하는 것은 그르냐..하는 혼란 말이다.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본래 왕족과 귀족이 아닌 '평민계층'이었다. 이들 로열패밀리들이 서로 치고 받고 싸울 때 '무사'가 필요하니, 전쟁을 수행하고 자신을 보호할 칼 쓰는 '싸울아비('사무라이'의 어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함)' 필요했기에 칼 좀 쓰는 이들이 대거 '전문화 과정(?)'을 거쳐 '무사집단'을 형성하였고, 이들이 나중에 무능한 귀족을 썰어버리고, 자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일왕을 '바지 임금'으로 만들고서 자신들이 권력행사를 해왔던 것이다. 기왕 권력쟁탈에 성공했으면 스스로 '왕좌'를 차지할 법도 하련만, 섬나라 사람들의 기질이 '조화(섭리)'를 깨는 것을 매우 기피한다고 해서 차마 '왕족'까지 갈아치우지는 못하고, 그렇게 간판은 '일왕(명분)'으로 내걸고서 실권은 '장군(실리)'이 챙기는 형태로 이어왔던 셈이다. 물론, 이를 반대하던 반란세력이 있어 여러 차례 '막부'를 치는 '반막부 세력'이 등장해서 일왕에게 충성을 바치는 일도 실행되곤 했지만, 번번히 실패를 하고 '반세력'을 처단했단다. 물론, '간판'은 내비두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막부'가 쇄국을 포기하고 '개항'을 선택하니, 뜻 있는 사무라이들이 들고 일어나게 되었다. 이른바 '존왕양이(나라에 충성하고 서양오랑캐를 무찌르자)'를 내세운 것이다. 이는 그만큼 '막부의 힘'이 약해지고 무력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랫동안 평화를 구축해오면서 '막부'는 사실상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여러 번'들을 지배하는 구조를 이어왔는데, 페리제독의 함포 몇 방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백기를 든 막부에 대한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못난 막부가 하는 짓이라고는 '권력다툼'과 '내부총질' 뿐이었고, 그로 인해 '민생경제'는 파탄에 이르고, 급기야 서양세력의 꼼수(환수이익)로 인해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엄청나게 오르는 등 민심마저 '막부'를 등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렁해진 '막부'를 향해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것은 '다이묘(지방영주)'들이었다. 특히, 막부와 친하지 않았던 다이묘들, 다시 말해, 막부에게 멸시받던 지방영주들이 먼저 반기를 들어 막부를 공격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물렁해졌다고 해도 막부는 막부. 힘겨운 과정을 통해 '반막부 세력'을 처단하였지만, 이번엔 '일왕'쪽에서 막부를 공격했다. 이것이 좀 묘한데, 서양 세력의 힘이 무서워서, 일단 '개항'에 도장을 찍긴 했지만, 명목상으론 '일본의 대표'는 일왕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개항'을 결정한 막부는 '일왕'에게 사건의 일말을 보고하고 '도장'을 받기로 했건만, 돌연 '일왕'이 도장찍기를 거부하고 나선 것임. 이를 부추긴 세력이 바로 '존왕양이 지사'들이고 말이다. 모처럼 일본이 충성을 바쳐야 할 '방향성'을 제대로 잡긴 했지만, 그 방향이 하필이면 아무런 힘도 없는 '일왕가'였고, 당연히 실세였던 막부로서는 기가 찰 일이었다. 그리고 이런 '존왕양이 지사'들에게 기름을 부으며 불을 지핀 세력이 바로 '반막부파'였고 말이다.

 

  막부로서는 밖으론 서양세력의 압력에 쩔쩔 맸고, 안으론 '말 안 듣는 세력'이 생겨나 일본을 위기에서 구해낼 '핵심주체'인데도 이도저도 못하는 사단이 나고 만 셈이다. 이를 난제를 풀기 위해 꼼수를 생각해냈으니 바로 '공무합체(일왕가와 막부가가 서로 혼인을 해서 한 가족이 되는 것)'였다. 이는 '명분'과 '실세'가 한 몸이 되는 것이니, 어려운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하는 묘수가 될 수도 있었으나, 이는 물과 기름을 하나로 섞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식으로 물색없는 핑계만 대려는 꼼수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어찌 '개항'을 하면서 동시에 '양이(또는 쇄국)'를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일본은 늘 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 했던지라 '핵심관계자'들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물에 물 탄듯, 술에 물 탄듯 어물쩍 넘어가버린다.

 

  하지만 '존왕양이 지사'들은 이런 뜨뜻미지근한 해법에 가만 있지 않는다. 그들은 오로지 '충성'만을 외치며 일본의 자존심을 지키려 했고, 이런 똘끼를 보이는 시골무사들에게 일본의 민중은 외세에 꿀리지 않는 자긍심을 느끼며 지지의사를 보내게 된다. 여기에 똘끼로 똘똘 뭉친 두 집단이 있었으니 바로 '조슈(長州)'와 '사쓰마(薩摩)' 번이었다. 이 두 개의 번은 일찍부터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서양 학문과 무기를 배우고 익힌 자신감과 더불어 자신들이 일본의 마지막 충의지사라는 자부심까지 갖게 되자. 아주 지독한 '존왕양이'를 내세우며 일왕과 막부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안달을 냈다. 그로 인해 개항 이후 무역을 위해 일본 내에 들어온 외국인 관리와 상인을 향한 무차별 사냥(?)에 나설 정도였고, 막부쪽 사람이라면 암살도 자행하는 등 막가파식으로 '양이'를 실천하곤 했다.

 

  이렇게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영국과 프랑스, 미국 등등의 열강들은 군함을 보내 일본에 실력행사를 하려 했고, 막부는 이런 분란이 일본 전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디까지나 '조슈와 사쓰마'의 독단적인 행동이라고 선을 긋고, 열강들이 '그쪽'만 공격하는 것에 '이면합의'까지 하고 말았으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만 셈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편전쟁'에서 확인되었 듯이 일본이 자력으로 서양함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없음을 직시한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에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음에도 서양함대를 상대로 꽤나 분전했던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함대를 보내 조슈와 사쓰마를 공격해서 상당한 피해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영국과 프랑스의 함대도 큰 피해를 보았고, 특히, 조슈 번은 좁다란 해로를 막아 서양배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데 성공함으로써 완전한 패배는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서양도 청 왕조와는 달리 큰 이득이 없는 일본을 상대로 전쟁을 확대하는 뜻이 없었기에 이쯤해서 물러나는 것(물론, 막부로부터 엄청난 배상금은 챙기고서)으로 마무리하였다.

 

  이제 억울한 것은 일왕에게 충성을 받쳤지만 일왕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은 것이었다. 이에 조슈 번은 일왕이 머무는 '교토(京)'로 억울한 사연을 전하러 군대를 보내고, 막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교토로 오는 길을 막는다. 물론 실질적인 군대를 보낸 것은 '친막부파'였던 지방영주들이었고, 사쓰마 번의 영주는 이번 전쟁을 치루면서 막부가 옳았음을 지지하며 조슈 번에게 칼을 겨누게 되니, 홀로 남은 조슈 번은 외로운 전투를 벌이다 전멸에 가까운 큰 피해를 받고 본진으로 후퇴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님을 알리는 듯, 전투중에 일어난 화재로 인해 일왕이 머무는 교토 전체가 불타는 '교토 대화재'로 번지니, 앞으로의 일본 향방은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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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4 - 태평천국 Downfall 본격 한중일 세계사 4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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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권에 이어 다시 '태평천국'이다. 각설하고, 태평천국 운동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에 대해서 살펴보려 한다. 서구열강의 힘 앞에서 무력하기만 했던 '청 왕조'가 무너져가는 와중에 안팎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사상을 내세우며 등장한 '태평천국 운동'은 끝내 청 왕조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진정한 승리는 아니었다. 아편은 여전히 중국을 병들게 만들고 있었고, 관료주의의 부정부패는 여전했으며, 외부의 침략에 무력한 대응으로 백성들의 삶은 나락을 전전하게 만들고 삶의 희망을 꺾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태평천국의 난'이 일어나 4억 인구의 청 왕조에서 3천 만명이 때죽음 당하고 말았으니 피비린내 나는 전장속에서 백성들의 삶이 비참했을지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1851년부터 1864년까지 무려 14년 동안에 벌어진 비극이다. 전체인구의 약 7%의 피를 부른 이 사건을 도대체 어떻게 바라봐야만 하는 것일까? 주목해야 할 점은 '사이비교주'에게 속아 피해를 당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오랜 기간이었고, 너무나도 많은 희생이었다. 그렇기에 '태평천국 운동'을 그저 그런 난리로 치부하기엔 궁금증을 자아내는 점이 너무나도 많다. 먼저 태평천국 운동이 내세웠던 기치는 '반봉건', '반외세'였다. 아편전쟁의 패배로 청 왕조의 무능력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새로운 세력의 등장'은 자연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것이 '하느님의 둘째 아들이 중국인이고, 그가 바로 홍수전이다'라는 사이비종교의 냄새가 물씬 나더라도, 민생을 우선으로 삼고, 남녀평등을 주장했으며, 사회부조리한 정책(변발, 전족 금지 등)에 반대를 분명히 하면서 교인들끼리 서로 궁휼히 여기는 태평천국의 사상은 '초기 사회주의'에 버금갈 정도로 혁신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마르크스조차 초기에는 '태평천국 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도였다. 그렇기에 '태평천국 운동'은 중국사회에 보기 드문 '개혁운동'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그러나 남경(난징)을 수도로 삼고 반군을 조성해 청 왕조의 수도인 북경(베이징)을 공격하면서부터 태평천국 운동은 '초심'을 잃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북경 공략이 예상과 달리 실패하면서 운동의 핵심인사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도부의 '권력다툼'이 심화되면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일조차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청 왕조는 애로우 사건이 원인이 되어 '2차 아편전쟁'에서 패배하며 무능함을 여전히 증명하고 있었지만, 태평천국 운동은 내부갈등을 겪으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태평천국 운동의 영향력은 건재했던지라 장강(양쯔강) 이남에서 보여주는 위력은 대단했고, 중국대륙의 남동부를 거의 장악하기에 이른다. 서구열강에게도 못난 모습을 보이던 '청 왕조'는 태평천국 세력과의 대결에서도 여전히 못나게만 굴 뿐이었다.

 

  이런 혼란을 틈타 '태평천국 세력'은 힘을 다시 모았고, 다시금 세력확장을 도모하며 내부결속을 다졌고, 동서 양쪽 방향으로 정벌을 떠나게 된다. 이 와중에 '청 왕조'는 영국, 프랑스, 미국, 러시아에게 밀려 '북경 함락'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직면하고, 황제(함풍제)가 열하로 피난을 갔으며, 보물창고인 '원명원'이 죄다 털리고 방화로 인해 전부 불타버리는 웃지 못할 비극이 벌어진다. 청 왕조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데도 '태평천국 운동'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그건 서양세력이 원치 않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영국을 비롯한 열강들의 목적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차지해 무역으로 이득을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신 나게 '청 왕조'를 두들겨(?) 유리한 조약(!)을 얻어냈는데, 이것이 새로운 태평천국 세력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꼴이 된다면, 그들의 이득에 큰 손실이 날 것을 걱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북경을 한창 두들겨패고 있는 와중에도 상해(상하이)쪽에서는 청 왕조를 도와 '태평천국 세력'과 전쟁을 불사한 것이다. 여기서 서구열강들의 속셈이 뻔히 드러나게 된 셈이다. 그들은 '문명개화'를 목표로 전쟁도 불사한다고 하지만, 개뿔,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등쳐먹고 빨대 꽂았을 뿐이었던 것이다. 결국, 중국은 스스로 '근대화의 문'을 열 수도 있었던 '태평천국 운동'을 그저그런 난리로 치부하며 '태평천국의 난'으로 확정짓고 마무리 되는 수순을 밟게 되었다.

 

  그럼에도 14년간이나 태평천국 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져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민중의 각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청 왕조의 지배 아래에서는 살 수 없겠다는 깨우침이 '태평천국 운동'을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고, 이쪽도 저쪽도 살 수 없겠다 싶은 민중들은 비록 '노예 같은 삶'일지라도 외국으로 발길을 돌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는 쪽으로 결론을 내었기 때문이다. 마침, 서구열강에서도 수많은 인력이 필요(특히, 미국)했던지라 중국인의 해외진출을 돕는 방향으로 청 왕조를 압박했고, 이때를 계기로 전세계로 뻗어간 중국인들은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며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태평천국 운동' 때문에 이 모든 결과를 도출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다른 이견들이 많다. 그 덕분에 '태평천국 운동'에 대한 평가 또한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말이다. 너무나도 많은 피를 흘린 결과치고는 좀 허무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에 대한 연구가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것으로 일단락 지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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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의 시끌벅적 과학교실 11 : 태양계 - 태양계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 용선생의 시끌벅적 과학교실 11
사회평론 과학교육연구소 지음, 김인하 외 그림, 맹승호 감수, 이우일 캐릭터 / 사회평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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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선생 시리즈를 처음 읽었다. 그간 '한국사', '세계사'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정작 읽지는 않았다. 내가 그쪽 분야는 꽉 잡고 있기에 책표지만 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잡혔기..쿨럭쿨럭. 암튼 '누리호 발사 소식'을 접하고서 아이들에게 '우주'에 관련된 논술책을 고르다 이 책이 적당하다 생각되어 선정해보았다. 물론, '로켓'에 관한 책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을 테지만, 그쪽 분야가 워낙 난해하고, 관력책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과학초보자'를 위해서 선정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초등교과 5학년'와 '중등 2, 3학년'에 수록된 교과서 내용을 중요내용으로 선별해 '태양계에 관한 기본 상식'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책을 읽을 때의 관건은 '교과서의 내용'을 얼마나 잘 간추려 깔끔하게 정리했느냐를 으뜸으로 삼고, 책에 '정리된 내용'이 얼마나 눈에 잘 들어오느냐를 마무리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내용은 '교과서'나 웬만한 '참고서'에 다 나와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 얼마나 쉽고 재미나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류의 책으로 '학습만화'인 <WHY?> 시리즈가 이미 있다. 그리고 학습만화가 훨씬 더 쉽고, 재미나며, '인상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학습만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도 분명히 있다. 그건 아이들이 '만화형식'에 꽂혀서 정작 '학습지식'을 배우고 익히는데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즉, 만화속의 주인공이 엉뚱발랄한 행동으로 배꼽을 빼놓는 재미에 푹 빠져서 가장 중요한 '교과학습지식'을 쌓는데 소홀히 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그런 재미와 함께 학습적인 내용도 잘 익히는 까닭에 아무 상관 없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만화적인 재미'는 덜 하지만, '교과지식'을 심층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용선생 시리즈'가 훨 낫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좀 밋밋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좀 '교과서스러운 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알찬 느낌'은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다. 꼭 알아야 할 지식을 바탕으로 '잡다한 지식'은 쏙 빼버려서 매우 깔끔하고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 구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과학지식책들 가운데에는 '여백의 미'를 살리지 못하고 눈을 어따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빼곡하게 채워넣기 급급한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이 진짜 알짜배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정작 그 책을 읽어야 할 초중등생은 책을 펼치자 마자 졸음이 쏟아지는 지루한 책이기 십상이라 좋은 책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인류가 쏘아올린 탐사선이 '태양계의 끝자락'에 도착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우주'에 대한 관심을 쏟아야 할 때가 되었다. 더구나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우주발사체(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는 점에서 '우주강국의 시발점'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니 조금 더 관심을 두어야 마땅할 것이다. 누리호 발사 성공이 갖는 의미는 이제 우리 손으로 '인공위성'을 마음껏 쏘아올릴 수 있다는 점이고, 국제적인 달탐사 프로젝트에 당당한 일원으로 참가함은 물론, 향후 달에 있는 자원(헬륨-3 등)을 선점하는데 유리한 고지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해야만 한다. 이는 마치 '대항해시대'에 미지의 대륙에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 꽂히느냐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볼작시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핑크빛일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서구열강들의 경쟁이 해피엔딩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우리는 적어도 이런 식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면 안 된다. 어디까지나 '인류공영'을 이바지하기 위한 선도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항해시대의 결말이 끝내 세계대전이었던 것과는 달리 '우주개발의 결말'이 우주전쟁의 서막이 되어서는 곤란하단 말이다. 대한민국이 이런 전쟁에 휘말리는 것은 더더군다나 노땡큐고 말이다. 우리는 '문화강국'으로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모범국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면에서 '강대국'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아이들이 읽는 책에서는 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암기할 사항이 아니라 원대한 포부를 담는 '그릇 같은 책'이어야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 같은 선생이 해야 할 일은 책 속에서 그 '꿈의 조각'을 찾아내어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꿀 수 있게 펼쳐 보여줘야 하고 말이다. 이 세상엔 그런 선생님이 참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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