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까해만 2>가 정식출시되었답니다.

재미나고 유익한 한빛비즈 교양툰 시리즈에서도 '후속작'이 나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요.

그만큼 독자들의 열광적인 성원이 없었다면 빛을 보기 힘들다는 건데

다른 교양툰을 제치고 <까해만 2>가 당당히 출신되었습니다.

그런 기대만큼이나 출판사에서도 홍보에 적극적이구요.



이번 한빛비즈 서포터즈 선발과정도 굉장히 치열했는데요.

경쟁률이 무려 6:1 이었다는 후문입니다.

그 뜨거운 현장을 뚫고 당당히 서포터즈가 된 저에게

압듈라 작가의 친필사인이 동봉된 책이 도착했네요. 영~광영광


이번 2권에서는 지난 편에서 못다한 '근육과 신경의 이야기'가 펼쳐질텐데요.

언뜻 단단한 근육과 예민한 신경은 어울리지 않는 사이 같지만

우리 몸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 둘의 캐미가 환상적이어야만 한다는 사실!!

자, 2권에서는 작가의 미친(!) 드립이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저도 아직 읽지 못한 따끈따끈한 신간 <까해만 2권>

여러분도 함께 읽어주길 바랍니다^^


추신...저는 제가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먼저 교양을 전수할 생각입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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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리포트 하루 15분의 힘 - 일상 속 숨어 있는 시간을 발견하는
서혜윤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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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하는 삶을 살기 위해 매사에 성실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실천하는 습관'이다. 늘 성실한데도 뭔가 결실이 부실하고,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는데도 며칠, 몇 주, 몇 달이 지나고 나면 애초에 무얼 계획했던 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실천 습관'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하루 일과'를 꼼꼼히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계획한 일'과 '꼭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도록 철저히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면 누구나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몰입도'를 점검하며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했는지 스스로 평가를 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애초에 세운 계획이 틀어질 일이 없고, 마음 먹은 일이 실패할 까닭이 없단다.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런데 그 당연한 말을 '실천'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학창시절에 시험공부하다 공부는 뒷전이고 '시험계획'만 신 나게 세우다 밤을 꼴딱 샌 적이 있지 않은가? 혹은 맘잡고 공부하려다 책상정리만 세 시간을 하고, 내친김에 방청소를 두 시간 한 뒤에 드디어 공부 시작해야지 했다가, 스마트폰 잠깐 본다는 것이 한 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고 결국 시간은 자정을 넘겨 꾸벅꾸벅 졸다가 시험을 망친 경험 말이다. 그렇게 시험을 쫄딱 망쳐버리고 '다음 시험'에는 꼭 좋은 성적을 받겠다며 '오답노트'를 작성하며 실수를 줄이는 학습법을 실천하겠다며 야심차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푸는 문제'마다 족족 틀려서 '오답노트' 작성만 하다 지쳐 버린 경험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적정수준'이 있는 법이다. 당장 내일 국어시험이라면 오늘은 국어공부에 올인해야 한다. 그런데도 책상정리, 방청소 따위나 하고 있다면 헛다리 제대로 짚은 셈이다. 또한 오답노트는 '상위권 학생'의 공부법이다. 아쉽게 한두 문제 틀리고 '틀린 이유'를 소상히 밝혀 또다시 실수하는 일이 없게 하는 공부법이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성적'이라면 차라리 개념정리나 공식암기가 딱 알맞다.

 

  이 책에서 말하는 '데일리 리포트'의 핵심은 일상적인 '하루 일과'를 꼼꼼히 정리하고, 그 일과 중에 '한 일 / 못한 일'을 구분하고, '못한 일'을 다시 일정에 추가해서 하도록 하고, '한 일'에 대해서는 '몰입도'를 체크해서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해서 해냈는지 스스로 점검하며 매일매일의 '하루 일과'를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기록'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게 쌓인 '하루 일과'의 기록들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거울 역할'을 하기도 하고, 목표한 일이 얼마큼 성과를 거두었는지도 '점검'하는 역할도 하며, 1년, 2년, 그리고 10년 이상 쌓이면 '자기만의 성향'을 알 수 있어 철저하고 냉정한 '자기 분석'의 훌륭한 자료로 쓸 수 있어 매우 유용한 습관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 역시 지난 '18년간의 독서기록'을 작성한 덕분에 '나만의 독서이력'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고, 리뷰를 작성한 까닭에 지금까지 책 한권한권의 내용이 새록새록하며, 1600여 권이 넘는 기록을 '분석'하니 '나의 독서취향'이 어떠한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러한 '독서기록'을 살짝 바꿔서 '일과기록'으로 남겨두면 글쓴이처럼 좀더 다양한 목표를 이루는데 효과적일 것이고, '성공하는 삶'에 부쩍 다가설 수 있을 것이 틀림없다.

 

  물론, 처음부터 쉬운 '습관'은 결코 아니다. 이 책의 부제처럼 '하루 15분'만 투자해서 완벽한 기록을 남길 수도 없을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초창기에는 '하루 일과'를 기록하는데만 1~2시간이 걸릴 것이며, '습관 형성'이 되지 않아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그냥 넘겨버린 나날들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고비들을 넘기고 하루의 일상이 빼곡히 차게 되고, 일주일을 그렇게 꼼꼼히 넘기고, 어느덧 한 달의 기록이 얼추 다 차버린 결과물을 보면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는 보람도 느낄 것이다. 무엇보다 '달라진 자신'에 굉장한 만족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그때쯤이면 '하루 15분'을 자기 습관을 '기록'하는 것에 자신감이 넘치게 될 것이다. 아니, '기록'을 넘어 '하루 일과'를 스스로 평가할 여유를 갖게 되고, 조기 목표달성을 이룰 수도 있고, 목표달성에 뿌듯함을 만끽하며 '그 다음 목표'까지 새롭게 설정하는 즐거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남은 것은 '자기에게 딱 맞는 기록방법'을 찾는 것이다. 글쓴이가 여러 가지 '기록방법'을 선보이고 있으니, 목표달성이 목마른 당신이 직접 살펴보고 고르는 일만 남았다. 성공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렇지만 '기록'으로 남기고 '분석'까지 한다면 더욱 확실하게 성공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하루 15분'이면 충분하다. 당신의 꿈을 실현시켜줄 마법을 선보이기까지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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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3 : 폭풍의 언덕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3
정윤채 그림, 권기희 글, 손영운 기획, 에밀리 브론테 원작 / 채우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제인 에어>의 작가, 살럿 브론테의 동생 '에밀리 브론테'의 단 하나뿐인 명작이 바로 <폭풍의 언덕>이다. 하지만 명작이라는 명성과는 다르게 상당히 오랫동안 혹평을 받으며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그 까닭은 주인공인 히스클리프가 선보인 사랑과 미움, 그리고 처절한 복수극이 19세기 당시의 가치관과 사뭇 달랐던 탓이다. 영국 빅토리아시대를 시대배경으로 관통하는 <폭풍의 언덕>이 그 당시로서는 허용할 수 없던 '비윤리적'이고 '반기독교'적이라는 정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작가인 에밀리 브론테는 그런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가 소설속에 녹여낸 캐릭터는 '인간 본연의 감정'에 지극히 충실할 뿐이라는 이유를 들어 당시의 도덕적 가치관에 저항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고 전한다. 그런 까닭에 작품의 시간적 배경인 18세기와 소설이 쓰여진 19세기 당시의 윤리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다. 그리고 주제는 두 남녀의 사랑이고 말이다. 지극히 뻔한 '여류작가의 애정소설'일 수도 있겠으나, 결코 그런 식으로 선보이길 거부했던 '브론테 자매들'이었으므로 등장인물의 성격(캐릭터)부터 파격적일 수밖에 없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남주 히스클리프는 '결코 길들여질 수 없는 야생, 그 잡채'였다. 그리고 그런 '야생의 소년'을 사랑한 여주 캐서린도 '열정적으로 사랑에 올인하는 독립적인 당찬 여성'이었다. 이런 두 남녀의 만남이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 순탄치 못한 까닭이 고리타분하게 감히 넘볼 수 없는 '신분의 차이' 때문이었고, 또 '빈부의 차이' 때문에 주변의 반대는 심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모든 장벽을 뛰어넘어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리라는 것도 '브론테 자매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명약관화할 따름이다.

 

  암튼, 당시의 시대상을 봤을 때 '캐서린의 사랑'은 조신한 여성이 결코 해서는 안 될 행동을 보였으니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허나 이 소설이 더욱 심한 비난을 받은 까닭은 '야생의 남자' 히스클리프의 처절한 복수극 때문이었다. 빈민층이었던 '집시 소년'을 기독교적인 선행으로 거두어주었으면 '감사의 뜻'으로라도 주인어른(?)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순종하고, 모진 고행을 겪더라도 참고 인내하며 '권위에 복종'하는 순한 양으로 길들여져야 마땅하거늘, 히스클리프는 고마움과는 사뭇 거리가 먼 행동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주인집 도련님의 횡포를 하나하나 다 기억에 새겨두고 복수를 다짐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감히 넘봐선 안 될 주인댁 아가씨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성공의 길'을 걷고 금의환향을 한 뒤에 자신을 폭행한 주인댁의 집과 영지를 빼앗고,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한 가문까지도 몰락하게 만들어 재산을 몰수하고, 엄연히 남편이 있는 캐서린과 정열적인 사랑의 감정을 나누며, 그들 모두의 2세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쳐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악마'와 다를 바 없는 소행을 서슴지 않게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기 주위의 모든 것을 황폐하게 만든 주인공을 다룬 소설에 '폭풍'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이런 내용의 소설인데도 오늘날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악마와도 같은 주인공, 히스클리프가 결코 밉게 보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비록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극단적'으로 비칠지언정 그 자신은 '감정'에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뭐랄까? 애둘러 돌아가는 법이 없는 '직진남'이라고나 할까? 히스클리프는 '순수, 그 자체'로 사랑과 복수에 정열을 다 쏟아버린다. 그런 순수함이 자신조차 '파멸'로 이끌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음에도 그는 멈출 줄 모른다. 한마디로 끝장을 볼때까지, 갈 데까지 다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인 셈이다.

 

  이런 저돌적인 맹수를 길들일 수 있는 사람은 '캐서린'이 유일했지만, 그녀는 아이러니하게도 '동가숙서가식'을 꿈꾸는 철부지였다. 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히스클리프였지만,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에드거 린튼이었다. 왜냐면 그녀의 허영을 해소시킬 수 있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부도덕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만 '부당하게' 요구하는 정절에 반기를 들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왜 남성은 이 여자, 저 여자 맘에 내키는대로 '선택'하면서 여성은 그러면 안 되는 것일까? 똑같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동에 대해 '사회적 관습'은 남성에게 너그럽고, 여성에겐 가혹하단 말인가.

 

  <제인 에어>에서도 40대의 유부남이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10대 가정교사와 사랑을 나누려 한다. 소설에서는 '유부남'이란 사실을 속였다는 사실만을 거론하며 '진실한 사랑'이라면 나이 차이쯤은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듯 그려냈다. 헌데 <폭풍의 언덕>에서는 한 술 더 떠서 유부녀가 '내연남'에게 버젓이 사랑고백을 하고, 남편에게까지 '문제' 삼지 말라고 단언한다. 더 나아가 둘의 사랑을 반대하는 난관이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파괴하겠다는 망발을 일삼고 실행에 옮겨버리고 만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모든 탓을 '여성'에게만 묻고, '남성'에겐 그럴 수도 있다며 너그럽다는 점이다. 유부남이 결혼한 사실을 숨기고 젊은 여성에게 이해를 강요하거나 부도덕한 사랑에 빠진 원인 제공을 여성에게 찾으며 여자가 어떻게 행실을 했길래 남자를 망치느냐는 식의 '일방적인 여성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단 말이다. 전쟁이 벌어져도 여자가 예쁜 탓(트로이전쟁)이고, 나라가 망해도 여자가 너무 예쁜 탓(경국지색)이라고 언제까지 편견을 허용할 것이냔 말이다.

 

  물론, 이 책은 '만화가 가진 한계' 때문에 '원작의 깊이'를 모두 감상할 수 없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오래된 시대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와 복잡한 인물구성과 이야기구조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독서가 될 것이다. 읽기 힘든 고전소설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유용한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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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음...<까해만>에 등장하는 여왕들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그중에서 딱 하나만 고르라니...무척 곤란하고 어려운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뿌앵~T-T 다 고르면 안 되는거임!?!) 어쨌든 최애퀸을 골라야만 한다니, 고르긴 고릅니다.



  두구두구~ 제가 맘에 드는 여왕 후보는 1번 척추퀸, 2번 프린세스 레드, 7번 심장퀸 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여왕은 바로~~~ 6번 신경퀸!!! 빰빠라밤~ 제가 '신경퀸'을 최애퀸으로 선정한 까닭은 그녀의 예민한 성격 탓인데요. 안 뽑아주면 제 허리디스크의 신경을 콕콕 찔러서 아프게 한다능....쿨럭쿨럭



  <까해만 2>, 곧 출시됩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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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2 아르테 오리지널 2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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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극로맨스에 미스터리추리기법을 섞어 버무렸다고 소개하는 것이 어울리려나? 어쨌든 이 책을 소개한다면 그쯤이 딱일 것이다. 혹시라도 아직 읽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구르미 그린 달빛>에 <명탐정 코난>을 접목시켰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왜냐면 '환관 탐정'이 등장하는데, 사실은 '남자'가 아닌 여인이 신분을 감추고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시 여인'이 자신이 연루된 살인사건의 내막을 밝혀내기 위해 잠시 '대당 황제의 넷째 동생'인 기왕과 연을 맺고 알콩살벌한 로맨스살인사건을 해결하며 감춰진 진실에 다가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적 배경으로 보자면 '당제국의 멸망'과도 연관을 짓고 있어서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하여 마냥 상큼발랄한 로맨스가 펼쳐지지만은 않는다. 그건 소설의 대단원에 장식될 내용이니 잠시 뒤로 미루어 두겠다.

 

  1권에서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왕 황후의 친딸에 얽힌 비극적인 서사가 주된 내용이었다면, 2권에서는 왕 황후를 대신해서 황제의 곁을 지키고 있는 곽 숙비와 그의 딸 동창 공주가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1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인물과 얽힌 복잡한 줄거리를 연이어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진범을 찾기 위한 황재하와 이서백, 그리고 주자진의 치밀한 범죄수사가 핵심 줄거리를 제공하고 말이다. 또한, 1권에서는 '딸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2권에서는 '딸들을 향한 각색의 아버지의 사랑'이 더욱더 복잡하게 얽혀 독자로 하여금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만끽하도록 배려하였다.

 

  이처럼 2권의 매력은 '진범찾기'를 떠나 극중 등장하는 세 명의 아버지가 사랑하는 딸에게 어떻게 사랑을 보여주는지가 진국인 셈이다. 그런 까닭에 책을 읽는 매력을 최대한 느끼기 위해선 결코 결말을 미리 까발리는 스포일러를 자제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리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결말'을 미리 공개하고, '세 아버지가 보여준 사랑의 차이점'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걱정하지 않는 까닭은 나도 이 책을 '두 번째' 읽었는데, 읽는 도중 '결말'을 전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사건 수사가 복잡하다는 점이다. 분명히 읽었었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과감히 스포일을 하더라도 이 책의 재미가 크게 반감될 거라 여기지 않고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2권의 핵심은 '아버지의 사랑'이다. 세 명의 아버지는 각각 '황제', '여지원', '전관색'이고, 각각의 딸도 '동창 공주', '여적취(아적)', '동창 공주의 시녀'다. 아버지의 직업과 신분도 각색으로 당나라 최고 권위자인 '황제', 밀랍으로 초를 만들고 화려한 채색을 넣을 줄 아는 예술가 겸 '장인',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 팔아 이윤을 남기거나 수로 정비 등 다양한 공사를 관리감독하며 돈벌이를 하는 '상인'이다. 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딸'이 있었다는 점이며, 그 딸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딸들에게 불행을 선사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동창 공주는 황제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에도 어처구니 없게 연쇄살인사건의 희생양이 되며, 여적취도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천대와 구박만 받다 가장 더럽고 못난 '문둥이 노총각'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자결을 시도했으며, 전관색의 딸도 집안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어릴 적에 궁궐로 팔려나가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며 간신히 살아남은 비운의 여인이었다. 이렇게 세 아버지와 세 명의 딸이 간직한 인생역전만 따져 물어도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겠지만, 가혹한 운명은 이들에게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비극까지 안겨주어 '딸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다.

 

  보통의 아버지들은 딸과의 관계가 어떨까? 대부분의 아버지는 딸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기 일쑤다. 그 증거로 딸의 결혼식장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아버지들을 들 수 있다. 또한, 사위에 대한 적개심(?)을 감추지 않거나, 아빠 말고 모든 남자는 '늑대'라는 밑도 끝도 없는 억측을 딸에게 주입시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명쾌한 증거들이다. 이 모든 것이 아버지가 물색없이 딸을 사랑한다는 빼박증거들이다. 그러나 딸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아버지의 사랑의 증거들은 모두 부질없는 짓이다. 이 또한 명백한 증거로 거의 모든 딸들은 '중학교'에 입학과 동시에 아빠와 멀어지기 시작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어릴 적에는 아빠밖에 모르던 딸이었는데, 딸이 성숙해짐과 동시에 아빠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십상이다. 더 큰 문제는 딸이 아빠와 점점 멀어지는 이유가 '아빠'에게 있는데도, 정작 당사자인 아빠는 '그 이유'를 도통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아빠들이 모르는 것이 무엇일까?

 

  다시 소설속으로 들어가보면, 황제는 사랑하는 동창공주가 어릴 적에 우연히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도자기 파편'에 손을 다치는 일이 발생하자 공주가 머무는 '공간'에서 도자기로 만든 물건을 싹 '제거'해버리는 일을 감행한다. 한편, 여지원은 자신의 손재주와 가업을 이을 '아들'을 얻기 위해 무진 애를 쓰지만, 슬하에 얻은 자식은 여적취라는 딸이 유일하다. 그래서 입만 열면 '아들타령'을 하면서 딸에게 모질고 쌀쌀맞게 대할 뿐이었다. 그런 딸이 불의의 사고로 '성폭행'을 당하고, 그 사실이 온동네에 퍼지자 집에서 내쫓고 새끼줄을 던져주며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자결을 하라는 무뚝뚝한 말만 할 뿐이다. 전관색도 다를 것이 없다. 온가족이 굶어죽을 지경에 이르자 맏딸을 팔아서 마련한 장사밑천으로 삼았고, 훗날 부유해지자 뻔뻔스럽게 내다 판 딸을 찾겠다며 궁궐에 소식통을 전했고, 그런 연줄로 또 다른 장사잇속을 챙기려 했던 인색한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세 아버지 모두 '딸의 의견'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방적'인 아버지의 사랑(?)만 전하려 했다. 그 결과가 각자의 딸들에게 '불행의 씨앗'을 심어줄 뿐이라는 걸 전혀 인지하지도 못하고, 애써 자신을 감싸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오늘날의 아버지들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딸에게 무한사랑을 베풀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정작 '딸의 생각'은 묻지도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아빠가 우리딸 정말 사랑하는 거, 알지?"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딸의 취향에도 관심이 없고, 성장하는 딸의 변화에도 관심이 없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선물만 퍼다 나를 뿐이고, 집을 떠나 '사회생활'을 하려는 딸이 겪는 고민과 아픔, 그리고 인생이 바뀔 사랑과 결혼, 그리고 임신과 출산, 양육에 대한 걱정거리를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안식처'를 바라는 딸들의 소망을, '아버지의 권위'로 일축하며 헛발질을 해버리는 아빠의 사랑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딸들의 서운함을 말이다.

 

  소설속 황재하도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아버지의 명령에 어린 딸은 고집으로 맞서고, 급기하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그런 딸을 아버지는 굶기라 했고, 그런 딸을 어머니는 안타까워서 아버지 몰래 음식을 챙겨주자 황재하는 울먹이며 받아먹다가, 저 멀리 나무 뒤에 숨어서 딸이 음식을 먹는지 확인하다 그 장면을 딸에게 들켜 머슥하게 뒤돌아가는 기억을 말이다. 이미 아버지는 독살을 당해 죽고, 다 커버린 황재하는 그런 아버지를 떠올리며 자신의 아버지가 최고였다고 읊조린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권위적인 아버지에게도 그런 여린 갬성(?)이 감춰져 있다고 황재하는 말하는 것일테다.

 

  하지만 아버지들도 고충은 있다. 거친 남자들의 세계에 길들여져(?) 눈물조차 흘려선 안 되는 모진 존재로 강요만 당하다 풍부한 갬성의 소유자인 딸을 만나면서 무장해제를 넘어 '무장해체'가 되어 버리는 아버지가 겪는 당혹감이 바로 그것이다. 아버지는 딸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정작 딸이 바라는 아버지는 강인함 속에 부드러움을 갖추고, 시크(차가움)하면서도 따뜻하길 바라고, 세상 그 어떤 여자보다 딸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매니지먼트가 되어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딸이 바라는 행복을 위해서 무한헌신을 하길 바란다. 굉장히 비현실적이지만 '딸의 마음'은 그렇다는 말이다. 그걸 아빠는 결코 모른다는 점이 '최고의 고민'이다. 왜냐면 아빠들은 '비현실'을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풍파에 쩔어버려서 말이다.

 

  어쩌면 아버지와 딸의 관계는 결코 풀 수 없는 숙제와 같을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살아가는 아버지와 비현실세계를 오가는 딸 사이를 이어줄 '연결고리'가 없다면 말이다. 그 연결고리는 마법의 주문일지도 모르겠다. 바로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거 알지?"라는 말이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꿈 많은 소녀에게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이루고 싶은 것은 많은데, 그 많은 것중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딸이 맞닥뜨리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이기 때문이다. 물론, 딸들도 스스로 그 경계를 조율할 줄 알게 된다. 성장과 성숙이라는 드라마는 딸들에게 그 경계에서 얼쩡거리지 말고 할 거면 하고, 말거면 말라고 타이르기 때문이다. 이때 아버지의 역할을 딸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는 것이다. 딸이 스스로 해야할 것조차 아버지가 '대신' 해주라는 말이 아니다. 옆에서 응원해주고, 성공하면 최고로 기뻐해주고, 실패해도 곁에서 위로해주는 역할이면 충분하다. 비단 딸에게만 해당하는 해법은 아니지만, 이 세상 모든 딸들이 바라는 가장 멋진 아빠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2권에서 보여준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새삼 관심집중이 된 까닭은 내게도 자식이 있다면 딸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 딸이 무럭무럭 자라고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고 성공과 행복의 기쁨을 최고로 만끽할 때, 그 옆에 있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이번 생에는 할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지만 말이다. 3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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