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배우는 부모의 품격 : 동양 편 고전에서 배우는 부모의 품격
임영주 지음 / 이상기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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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우는 부모의 품격 : 동양 편> 임영주 / 이상기후 (2025)

[My Review MMCCLXXXI / 이상기후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열 번째 리뷰는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기 위해 가장 좋은 훈육법을 알려주는 <고전에서 배우는 부모의 품격 : 동양 편>이다. 아무리 저출산 시대라고 해도 아이는 태어나고 자란다. 과거 '베이비부머 세대'처럼 한 집에 서너 명의 자녀가 우글우글 거릴 때에는 부모가 정성스럽게 키우지 않아도 '형제끼리' 배우며 컸고, '또래끼리' 부대끼며 사회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런 걸 기대할 수가 없다. 아파트 단지 안에 '놀이터'는 의무로 만들어야 하지만, 그 놀이터에서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담배 피는 아재들만 가끔씩 찾아가는 황량한 곳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자녀 교육을 하려면 '부모'가 직접 가르쳐야 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뭘 가르쳐야 할까? 생각해보면 막막하기만 하다. 요즘에야 '검색창'에 질문을 던지면 척척 알려주는 '인공지능'이 있지만, 육아를 '텍스트 몇 줄'로 다 배울 수는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왜냐면 육아는 '실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이들마다 천차만별의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 '공통의 팁'을 참고로 개성 넘치는 우리 아이를 가르치기에는 뭔가 특별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어떻게 '훈육의 팁'을 얻을 수 있을까?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고전에서 배우는 부모의 품격 : 동양 편> 관점 포인트 : 이 책은 '좋은부모'가 되기 위해서 세상에서 딱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런 자녀를 훌륭히 키우고 가르칠 수 있는 '훈육법'을 소개한 책이다. 그럼 가장 좋은 육아 훈육법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모 먼저 품격을 갖춰라'였다. 아이를 가르칠 방법을 알려 달라니 '동문서답'도 아니고 뜬금없이 왜 '부모'를 가르치려고 드는 것일까? 그 까닭은 다름 아니라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먼저 부모가 앞장 서서 '훌륭한 사람'으로 본을 보이라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부모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것도 간단하다. 부모가 자녀 앞에서 '품위'와 '품격'을 갖춰서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보여주면 자녀는 그런 부모 밑에서 저절로 배우며 훌륭한 인격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진리다. 이런 진리를 담은 우리 속담도 있지 않은가. 바로 '어린 애 앞에선 찬물도 함부로 마시면 안 된다'는 속담 말이다. 아이는 어른의 행동을 따라하기 쉬우니 어른이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가장 좋은 훈육법과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그럼 부모가 스스로 점검을 해보면 좋을 것이다. 자기 자신의 평소 모습이 자녀가 보고 배우기에 딱 좋은 것으로 가득한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말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품위'와 '품격'을 갖추기 위해서 늘 조심하고 신경쓰는 삶을 살아야만 할까? 생각만으로도 피곤한데 말이다. 맞다. 바로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부모도 '사람'이다. 어른조차 하루 종일 '완벽한 모습'으로 살 수 없는데 왜 어린 자녀에게는 하루종일 '완벽한 사람'으로 살아가라며 꾸중과 잔소리를 반복하느냔 말이다. 그러니 훈육을 한답시고 꾸중과 잔소리와 같은 '짜증나는 방법'은 절대로 피해야 할 훈육법이라는 말이다. 물론, 부모가 자녀에게 꾸중과 잔소리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자녀가 부도덕한 말을 일삼고, 올바르지 못한 나쁜 행동을 하고, 폭력과 욕설, 마약과 같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을 때에는 두 번 다시 그런 나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따끔하게 혼내줄 필요가 있다. 그럴 때에는 자녀가 삐뚫어지지 않도록 바로 잡아줘야 하고, 잘못 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부모가 보통 자녀에게 꾸중과 잔소리를 늘어놓을 때에는 아이가 큰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부모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부모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해서 애꿎게 자녀를 혼내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 그럴 때 자녀는 기가 막히게 '부모의 실수'를 찾아내고, 부모 스스로가 '화'를 주체하지 못해서 자녀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럴 때 꾸중과 잔소리를 '훈계성'으로 하게 되면 자녀는 십중팔구 부모를 멀리하고, 신뢰하지 않게 된다. 그 뒤에는 절대로 '훈육'을 할 수 없게 되고, 부모가 올바른 방법으로 훈육을 하더라도 자녀는 그냥 꾸중과 잔소리로 알아듣고 건성건성 듣는 척만 할 뿐이다.

그러니 훈육을 할 때에는 부모가 자신의 모습, 평소의 말과 행동, 그리고 가치관과 신념을 내세울 때 잘못된 것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부모의 품위와 품격을 살리는 첫 번째 방법이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아무리 어린 자녀라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를 존중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훈육할 수 없다. 상대를 어린애 취급하고 미성숙한 대상으로 취급하는데, 그런 취급을 받고 어떻게 '올바른 사람'으로 자랄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자녀를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훌륭한 사람'을 대하듯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이치인 것이다. 그런데 이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자녀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서, 그 어리숙하고 치기어리고 풋내 가득한 짓거리를 한가득 풀어놓는데, 그걸 두고서 훌륭한 사람을 대하듯 품위와 품격을 갖출 수 있겠느냔 말이다. 당장 자기 방을 쓰레기장처럼 어지럽힌 광경을 보면서, 하루종일 피곤에 지치고 눈치만 보느라 진이 다 빠진 부모 앞에 '또 하나의 일거리'가 산적해 있는 풍경에, 소위 말하는, '뚜껑부터' 열리고 입에서는 속사포처럼 '험한 말'이 쏟아져 나오고 손과 발이 바삐 움직이면서 자녀의 등짝과 엉덩이가 지구온난화로 뜨겁게 달궈진 '해수온도'마냥 벌겋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한바탕 '살풀이'를 하고 난 뒤에야 스트레스가 싹 풀리면서 훌쩍이고 울먹이는 자녀를 품에 안고 어르고 달래기 바쁠 것이다.

그러면서 꼭 뒤따르는 말이 있다. "엄마, 아빠가 절대로 너를 미워해서 때린 것 아니야. 다 너를 '사랑'해서 때린 거야. 너 잘되라고 말이야" 이 말에 속아 넘어가는 아이가 있다면 심각한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이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이란 말이다. 지금도 그런 부모님이 계신지는 모르겠다. 어릴 적 학교에서 교사가 '사랑의 매'로 학생들의 손바닥, 엉덩이, 종아리를 마구잡이로 때린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교사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쳐맞고서 어른이 된 지금도 "그때 그 선생님이 나를 심심하면 때려줘서 내가 이만큼 사람구실하게 된 거다.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다"라고 말이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된 이후, 교육을 빙자한 '체벌'은 전면 금지 되었다. 그러니 21세기가 된 오늘날에는 이런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부모는 매우 드물 것이다. 그런데 왜 부모가 그런 막돼먹은 훈육을 하려고 하느냔 말이다.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나가는 글 : 가장 좋은 훈육법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 '소통'을 하고, '대화'를 즐기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친구처럼' 자녀를 훈육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간혹 부모자식 사이에 '벽'을 없애기 위해서 친구처럼 '반말'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아이들은 '어른'을 존중하는 것에 대해 매우 힘들어하게 된다. 부모에게도 '반말'을 찍찍하고 '허물'없이 대하는데, 아무런 상관 관계도 없는 어른을 '존중'해야 할 까닭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우리 엄마아빠도 때리지 않는 '나'인데, 감히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이 감히 나를 함부로 해? 니가 뭔데?"라는 말을 하지 않느냔 말이다. 자기 부모한테도 '반말'을 찍찍하는데 생판 남인 '어른'들을 존중할 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소통'은 하되 '예의'는 가르쳐야 하고, '대화'는 즐기되 '격식'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바로 '예의'와 '격식'을 가르치는 것이 부모의 몫이고, 부모는 그것을 '품격'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품위'와 '품격'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름 아닌 '고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30개의 격언을 뽑았는데, <논어>와 <맹자> 등 '동양 고전'에서 그 품격을 따온 것이다. 물론 바쁜 현대인이 <고전>을 직접 읽고 올바른 훈육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온 것이다. 이 책에서 나온 '좋은 문구'만 육아와 훈육에 참고해도 자녀를 훌륭한 사람으로 만드는데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부모 스스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책에서 언급한 '동양 고전'을 정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끝으로 가장 좋은 훈육은 부모와 자녀가 동시에 '성장'하는 것이라는 이 책의 메시지로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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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5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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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5>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디앤씨웹툰비즈 (2021)

[My Review MMCCLXXX / 디앤씨웹툰비즈 5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아홉 번째 리뷰는 대한민국 열 번째 S급 헌터로 인정 받은 성진우가 등장하는 <나 혼자만 레벨업 5>다. 재등급 판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고 3일 뒤에 다시 판정을 받도록 안내를 받았지만, 그 시점에서 이미 성진우는 S급 헌터로 '인정'받은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고 고건희 헌터 협회장이 다시 알려 주었다. 왜 그랬을까? 그냥 그 자리에서 S급 헌터의 탄생을 알리고, 온세상에 화려하게 등장하면 간단할 것을 말이다. 그 '3일간의 시간'은 헌터 협회의 고충을 말해주는 시간이었다. 왜냐면 S급 헌터의 등장은 곧 새로운 '권력의 등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S급 헌터 가운데 최강의 실력자들을 '국가권력급'이라고 부르는 까닭도, 그들이 바로 '권력의 근원'이고, 게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은 새롭고 강력한 '에너지 자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세계 정치와 역사는 모두 '경제의 움직임'으로 해석이 가능할 정도다. 그리고 그 경제력의 핵심은 누가, 또는 어느 집단, 어느 국가가 '에너지 자원'을 움켜쥐고 있는가로 판명되기 때문이다. 게이트에서 마수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마력'은 새로운 에너지 자원이 되었고, 그 마력을 부족하지 않게 챙길 수 있는 인력은 오직 '헌터'만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강력한 마력이 담긴 에너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S급 헌터의 등장은 주목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5> 관점 포인트 : 고건희 협회장은 성진우를 '헌터 협회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애초에 '등급 판정 오류'라는 것도 바로 다른 길드에서 S급 헌터를 빼앗아가기 전에 '헌터 협회'가 먼저 인재 확보를 하기 위한 차원에서 안배된 것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S급 헌터는 자신이 갖게 된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저만의 이익을 챙기려 든다. 그런 목적으로 생긴 집단이 바로 '대형 길드'다. 대한민국 대형 길드는 모두 5곳이다. '헌터스', '명성', '백호', '사신', 그리고 '기사단' 길드로 이들 대형 길드는 헌터 혼자서 얻는 이익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을 '조직적'으로 챙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S급 헌터는 등장과 동시에 '대형 길드'로 향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대형 길드'에만 인재가 쏠리게 된다면 아슬아슬 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아무리 덩치가 크다고 하더라도 '사적 목적'으로 결성된 집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사적 이득'을 과하게 욕심 내기 시작하면 국가 전체의 이익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적 집단'에게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무너지게 된다. 그래서 '공적 집단'으로 사적 이득이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결성된 것이 바로 '헌터 협회'인 것이다. 그래서 고건희 협회장은 10번째 S급 헌터인 성진우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황동수 헌터를 미국에 빼앗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진우는 끝내 헌터 협회로 가는 걸 거부했다. S급 헌터가 가진 '힘의 권력'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정치 권력'까지 모두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고건희 협회장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니 '헌터 협회'에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매리트가 있었다. 그럼에도 성진우는 거절한다. 왜냐면 성진우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고, 그건 다름 아닌 '빠른 레벨업'이었기 때문이다. 끝없이 성장이 가능한 세계 유일한 헌터인 성진우에게 '레벨업'은 숙명과도 같았다. 아직 '플레이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설계자'와 '시스템'의 존재가 무얼 의미하는 것인지,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빠르게 '레벨업'을 해야만 하고, 그것도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다는 듯이 무언가에게 쫓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성진우에게 당장 빠른 레벨업이 필요한 까닭은 '악마성'에서 입수한 '세계수 도안'에 적힌 '생명의 신수'를 만들 재료를 얻어서 어머니의 '익면증'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성진우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애' 때문이었지만, 단지 개인적인 이익을 우선하거나 강자의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는 차원과는 다른 '무언의 압박'이었다. 아직 이렇다 할 근거는 아무 것도 없지만 어떤 의도인지 몰라도 '재촉'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성진우는 빠르게 레벨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말이다.

암튼 성진우는 고건희 협회장의 제안을 거부한다. 그리고 고건희 협회장은 성진우의 거절에 실망하지만 거절한 이유가 '싸우기 위해서'라는 말에 감동을 한다. 사실 성진우가 S급 헌터로서 게이트에서 나오는 마수와 계속 싸워만 준다면 '대형 길드'든, '헌터 협회'든 어느 쪽에 속해 있건 상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싸우는 현역 헌터'가 1명이라도 더 절실했다. 그건 나중에 판명되지만 바로 '제주도 레이드'를 위해서다. 대한민국 영토에서 열려버린 S급 게이트로서 무려 3차례나 이 게이트를 막으려 했으나 모두 중과부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제주도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황폐한 곳으로 바뀌었고, 대한민국은 사실상 제주도를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주도 레이드'에서 사망한 S급 헌터가 한 명, 대한민국을 버리고 미국으로 가버린 '배신자' S급 헌터가 또 한 명, 그리고 3차 제주도 레이드에서 동료였던 '이은석 헌터'가 사망한 뒤에 사실상 은퇴를 해버린 S급 헌터가 한 명...대한민국은 S급 헌터가 턱 없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자국에 나타난 S급 게이트조차 스스로의 힘으로 닫지 못한 '약소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 나타난 초대형 S급 게이트에서 '카미쉬'가 등장하자 미국은 엄청난 재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S급 헌터를 싹쓸이 하다시피 했고, 그 결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헌터들이 상존하는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이 되었으며, '카미쉬'를 제압한 강력한 헌터를 '국가권력급 헌터'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들은 단 한 명의 헌터만으로도 '국가 권력'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막강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달리 말해 '카미쉬'를 제압하지 못했다면 미국이란 나라가 존재할 수 없었다는 말이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권력급 헌터'는 한 나라의 권력을 초월하는 힘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대한민국은 '제주도'에 나타난 S급 게이트를 제 때에 막지 못했으며 '던전 브레이크'로 인해 제주도를 그냥 방치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약소국'이란 불명예를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런 까닭에 고건희 협회장은 성진우의 등장이 '제주도 공략'을 앞당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더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실추된 대한민국의 명예를 되찾는 구원자가 될 것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헌터 협회'에 들어오길 거부하고 '현역 헌터'로 마수와 싸우고 싶다는 포부까지 밝혔으면서, 헌터스 협회에서 주관하는 A급 게이트 '채굴팀'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의문을 품는다. 아직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S급 헌터로 판명이 난 지금, 굳이 대형 길드의 '채굴팀'으로 활약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싸우고 싶다면 '공격대'에 들어가야 했을테고, 돈을 벌고 싶었다면 '채굴팀'이 아니라 역시 '공격대'에 합류해야 했을테니 말이다. 더 놀라운 행보는 그 다음날에는 A급 던전 공격대의 '짐꾼'을 자처했다는 점이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 도저히 감도 잡을 수 없는 협회장과 우진철 과장은 그저 지켜볼 뿐이다.

나가는 글 : 한편, 성진우는 차해인 헌터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헌터스 길드 부마스터로 있는 차해인 헌터는 '염동력(광휘의 파편)'을 발휘하는 고건희 협회장만큼의 마력을 뿜어내는 헌터로 '무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장검을 주로 쓰는 '전투 계열' 헌터인데도 몸놀림이 빠르고 명쾌해서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 강력한 헌터가 '채굴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진우와 우연히(?) 마주쳤고, 그의 몸에서 '헌터 특유의 악취'가 나지 않고 오히려 '좋은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끌리게 된다. 이후 차해인은 성진우의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는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 유일한 '커플 탄생'으로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성진우가 일반적인 '헌터'와는 다른 '플레이어'로 각성했다는 또 다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간 성진우는 레드게이트의 바루카와 하이오크 대주술사 카르갈간, 그리고 나중에 만날 악마성의 에실을 통해서 자신이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스스로 인간이라는 사실을 '부정'한 적이 없다. 그런데 마수나 악마가 아닌 '인간 차해인'에게서도 '인간(헌터)이 아니다'라는 증거를 재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설계자'가 그림자 군주의 부활을 위해 성진우를 '그릇(플레이어)'으로 간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아직 성진우는 그 비밀을 파헤치지 못했다. 암튼 차해인 헌터와 성진우의 만남은 결정적은 아니지만, 성진우가 '그릇'이 아닌 '인간'으로 남기 위한 희망이 된다. 이 만화에서 '로맨스'를 찾기는 힘든데 그나마 '차해인과 성진우의 사랑이야기'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도 뭔가 많이 부족한 '범생이'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 성진우는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가? 일단 S급 헌터 '자격증'을 취득한 성진우는 본격적인 '악마성 공략'에 나선다. 최고층인 100층에 도달해서 악마 바란을 처치해야 어머니의 익면증을 고칠 수 있는 '생명의 신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75층까지 공략했으니 단숨에 100층까지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만큼 '강력한 힘'을 얻게 되었고 말이다. 여기까지 오면서 '그림자 소환'도 충분히 해놓았기에 어려울 것이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제주도 레이드'다. 최근 일본 섬에 '하늘을 나는 개미형 마수'가 출현해서 섬 주민들을 몰살시키는 일이 속속 벌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 성진우가 참가한다면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제주도 레이드'에 참가해야 하느냔 말이다. 성진우에게 참가해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하나 '레벨업'을 위해서다. 그런데 불참한다.

앞서 언급한 '강자의 의무'를 성진우가 망각했기 때문일까? 사실 '강자의 의무' 따위는 애초에 없다. 누가 부여한 것도 아니고 국가가 강요할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오직 스스로 '그러겠다'는 사명감에 따를 뿐이다. 만약 '강자의 의무'가 강자들에게 강제로 부여된 것이라면 '약자의 의무'란 무엇이냔 말이다. 그리고 약자들의 사명감은 무엇이고 말이다. 혹시 약자들은 '절대적인 복종과 희생'을 기꺼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는가? 그게 억울하다면 '강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고 말이다. 그딴 논리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강자는 누리고 약자는 당하는 것이 '순리'라는 논리는 스스로 '인간'이길 포기한 증거일 뿐이다. 모든 인간은 '더불어' 살아갈 뿐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함께 살아가는 '일원'일 될 뿐이다. 그 가운데 누가 잘나고 누가 못났다고 판명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만약 성진우가 '인간'이길 포기했다면 E급 헌터로 각성한 약자였을 때 받은 설움부터 '보상'받으려 치졸한 짓을 일삼았을 것이다. 황동석 일당에게 살해될 위기를 극복하고, 강태식 헌터에게 암살 당할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성진우가 '강자'였기 때문이다. 이중던전에서 성진우가 철저히 배신당하고 '대신' 죽을 위기에 처한 경험으로 성진우는 '레벨업'에 사활을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S급 헌터로 인정 받기까지 성진우는 거듭 해서 '강자'가 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약자'가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겪게 되었다. 그때마다 성진우는 '인간적인 선택'을 했다.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외면하지 않았다. 거기에 잘난 척도 하지 않았다. '복수'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살짝 부족하다.

다른 S급 헌터들은 '강자'가 되어 어떻게 하고 있었을까? 차해인 헌터는 부마스터의 위치에 있는데도 '채굴팀'과 '수거팀'이 안전하게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보스방'이 갑자기 열리는지 쉬는 시간도 반납하고 스스로 순찰하고 다닌다. 최종인과 백윤호는 각각 헌터스 길드와 백호 길드의 마스터이면서도 '제주도 레이드'를 공략하기 위해서 분단히 애쓴다. 모두 개인적인 이익보다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S급 헌터만이 '최선의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의 A급, B급 헌터들도 '상급 마수'가 등장하는 상위 던전에서 상위 마수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던전 보스를 클리어하고 '던전 브레이크'를 막기 위해서 하나 뿐인 생명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왜냐면 하위 던전이 브레이크 되면 게이트 밖으로 마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하더라도 자신들보다 '상급 헌터'들이 막아줄 수 있지만, 상위 던전이 '던전 브레이크'가 되면 상급 헌터인 자신들도 막을 수 없는 엄청난 마력의 마수들이 쏟아져 나와 온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헌터가 아닌 일반인들을 무차별로 학살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제주도 S급 던전 브레이크'다. 그래서 대다수의 헌터들은 돈벌이를 위해서 자신의 등급보다 '상위 던전'을 공략하려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다. 그렇지 않았을 때 볼 수 있는 피해가 상상밖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딱히 '강자의 의무'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마수들을 처치하려는 사명감에 투철한 것이다. 물론 황동석과 황동수, 강태식 같은 '인간말종'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따라서 성진우에게만 '강자의 의무'를 물을 까닭도 없다. 애초에 있지도 않는 '강자의 의무'를 누가 강요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런데도 멍청하고 나약한 인간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스스로 최선을 다할 생각도 하기 전에 힘 있고 빽 있는 사람에게 '기대어' 손 안 대고 코를 풀면서 쉽게 살아가려 한다. 또한, 알량한 힘만 믿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할 생각도 하기 전에 자기보다 약한 사람의 것을 빼앗고 혼자서만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욕심을 부리곤 한다. 모두 '인간'이길 스스로 포기한 것들이다. 이런 비인간적인 것들에게는 그에 걸맞는 '응징'이 필요한 법이다. 내가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읽으며 감탄했던 부분은 바로 이런 '인간적인 면모'를 물씬 풍기는 성진우라는 최강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한민국 헌터로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라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 멋졌다는 말이다. 진짜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건이 다음 권에서 펼쳐질 것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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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3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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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3> 이우혁 / 반타 (2026)

[My Review MMCCLXXIX / 반타 7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여덟 번째 리뷰는 1000만 부의 신화를 쏘아올린 이우혁의 최신 복귀작 <파이로매니악 3>다. 이우혁이 돌아왔다. <퇴마록 : 말세편>을 마무리 한 직후 색다른 장르로 화려한 컴백을 신고했지만, 후속작이 그닥 대박을 내지 못하고 오랫동안 팬들 곁을 떠났던 그가 '미완의 작품'이었던 <파이로매니악> 개정판으로 완벽한 컴백을 신고했다. 1999년에 구판 <파이로매니악 3권>을 내놓았지만, 아쉽게 완결을 짓지 못했는데, 이번에 <퇴마록 : 외전 3>에서 죽었던 퇴마사들을 다시 살려내는 것으로 '두 가지 세계관'으로 나뉜 새로운 작품세계를 야심차게 설계했다. 그 두 가지란, 퇴마사들이 '살아 있는 세계'와 퇴마사들 '존재 하지 않는 세계'로 구분할 수 있겠다. 그래서 퇴마사들이 되살아난 세계에서 <퇴마록 : 후속작>이 펼쳐질 것이고, 퇴마사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에서는 <파이로매니악>, <바이퍼케이션> 등의 작품이 펼쳐질 것이다. 이는 '이우혁 유니버스'라는 새로운 개념이며, 마치 '멀티 유니버스'처럼 다중우주라는 세계관 속에서 이우혁의 작품들이 서로 연관을 지으며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아직 그 시작에 불과한 <파이로매니악> 개정판이 첫 신호탄으로 나왔을 뿐이니 섣부른 예측은 부질 없는 짓일 것이다. 그저 이우혁의 필력을 기대할 뿐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파이로매니악 3> 관점 포인트 : <파이로매니악>은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화약이 펑펑 터지고 각종 첨단무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형 블록버스터급 소설'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실제로 '영상화 확정'까지 되어, 애니메이션 <퇴마록>에 이은 이우혁의 두 번째 영상이 곧 찾아올 것이다. 또한, 세계 군사력 순위 5위에 오른 대한민국의 최신 방산무기들이 등장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화끈한 영상미'를 제공할 것이 당연하고, 죽어 마땅한 죄인들만 딱딱 골라서 시원하게(?) 처단하는 빠른 전개방식으로 인해 화면속 영상은 박진감이 넘치고도 남을 것이다. 거기다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은 저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익'을 해치고, '국민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려는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는 놈들이기에 이들이 하나씩 죽어가는 모습에서 독자 또는 관객들은 답답했던 가슴속이 뻥뻥 뚫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커다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아무리 '매국노'라고 해도 사법부의 판결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인 원한''복수의 일환'으로 함부로 죽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그럼 왜 사법부의 판결을 거치지 못하고, 공권력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매국노'와 같은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나쁜놈들을 '사적인 방법'으로 처단하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 여기에는 더 큰 문제가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권력의 타락' 때문이다. 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쳐도 간덩이가 배 밖으로 튀어나온 놈들일테지만, 국가와 국민을 눈을 가리고, 입을 봉하면서 저지르는 '권력형 비리'와 권력자가 저지르는 심각한 '부정부패'로 인해서 국민들은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게 되고, '파이로매니악' 같은 연쇄살인범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나쁜놈들이 차지하고 있는 '권력'을 정당하고 정의로운 방법으로는 좀처럼 '바로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이로매니악'은 그 '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나쁜놈들을 뿌리째 뽑아버리기 위해서 살인계획을 모의했고, 그들이 지은 죄상을 낱낱이 까발림과 동시에 한 사람을 죽이기에 딱 적당량의 '폭탄'을 이용해서 확실하게 연쇄살해를 시도한 것이다. 정말 속시원한 일이 아니겠는가. 어차피 죽어 마땅한 나쁜놈들인데 '사법부의 판결'을 믿고 따르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행여나 '무죄 판결'이나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된다면, 나쁜놈들은 다시 본색을 숨기고 단단히 준비해서 더 나쁜 짓을 교묘하게 실행할 것이 뻔하다. 그러니 그런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죄상을 낱낱이 밝히고 깔끔하게 처단하는 것이 '국익'에도 훨씬 더 클 것이다. 그러니 '파이로매니악'은 홍길동이나 장길산, 임꺽정의 뒤를 잇는 '의적의 후예'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가? 비록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나쁜놈'만 골라서 확실하게 처단하는 것을 보장한다면 '사적인 살인'을 허용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바람직할까? 그렇다면 우리가 애써 세운 '법치주의'는 와르르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 '법치주의'라는 것이 그닥 믿음직스럽지 않지 않았는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격으로 오랫동안 법을 무색하게 만들었던 검찰집단이 끝끝내 정치와 결탁하더니, 정권을 휘어잡고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민 안위와 국가 위상은 생각지도 않고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 국가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었던 장본인 아니었던가? 우리 사회에서 '군사독재'만큼이나 금기시 될 것이 바로 '검찰독재'가 되어 버렸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법치주의'를 목놓아 부르짓는 정치집단에 대해서 곱지 않은 눈초리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검찰이나 경찰이 '사회정의'를 말하고, '공권력'을 발휘해서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시킬 때마다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판국에 '법치주의'가 바로 설 수 있겠는가 말이다. 또한, 나쁜놈들을 감옥에 잡아 넣고 재판을 회부해도 오늘날까지도 '유전무죄 무전유죄' 격으로 판결이 이루어지고, 감옥에 수감하더라도 멀지 않아 '집행유예'나 '사면'으로 풀려나는 세상이 그리 미덥지 못하다.

그렇다고 21세기 홍길동을 부활시키고, 활빈당 같은 '사적집단'이 활개를 치도록 놔두는 것이 바람직할까? 물론 그들이 '도덕적으로' 아무런 흠결이 없을 정도로 깔끔한 처단을 행한다면 느려 터지고 무딘 칼날로 나쁜놈들을 단죄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법부를 대신해서 카타르시스 뻥뻥 뚫리는 화끈한 처단을 지켜보며 열화와 같은 환호성을 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홍길동 같은 이들이 '사사로이' 판결을 내리는 것에는 정말 아무런 흠결이 없을까? 정말 나쁜놈들만 골라서 처단하고, 다른 무고한 피해자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까? 이를 테면 도심 한복판에서 폭탄을 터뜨려서 '나쁜놈'을 처단하는데, 우연히 살해현장에 무고한 시민이 애꿎은 피해를 보는 일은 정말로 없겠느냔 말이다. 그리고 정말로 '파이로매니악'이 처단하는 나쁜놈들은 진짜 나쁜놈이 맞기는 한걸까? 그들이 잘못한 정보를 가지고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은 1도 없겠느냔 말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사안이다.

나가는 글 : 그래서 이 책은 '문제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매국노 처단과 같은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속시원함이 지나고 난 뒤에, '이게 정말 괜찮은 일일까?'라는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속에서 펼쳐지는 일이고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도 아닌 '허구의 세계속에서' 벌어지는 판타지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재미만 따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데, 뭐하러 굳이 '문제로 삼아서' 불편함을 강요할 것이냔 말이다.

또 하나의 불편함은 '파이로매니악'이 살해하는 장면 묘사가 너무 끔찍하다는 점이다. 그냥 '죽어 마땅한 매국노'를 처단했다는 식으로 묘사해도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매국노들이 처절한 발악을 하면서 저들의 죄를 감추기 위해 아둥바둥하고 있지만, 파이로매니악이 그런 꼴불견을 일거에 해소하듯 속시원히 처단하는 식으로 묘사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속살 하나까지 '잘근잘근 씹어서' 죽여야 최대한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식으로 절대 '곱게 죽이지'는 않을 것이고,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간단하게 죽이는 방법도 쓰지 않겠다는 듯, 하드코어 고어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해부학적 살해 묘사'가 너무 끔찍하고 잔혹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누가 나쁜놈이고 누가 좋은놈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 끔찍함의 정도는 가히 <바이퍼케이션 : 하이드라>에 버금 갈 정도였다. 그 작품도 이우혁이 썼는데, '스릴러 장르'에 걸맞게 정말이지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살점이 벚꽃 떨어지듯 흩날리는 장면 묘사가 정말이지 토 나올 정도였기 때문이다. 물론 '구판' <파이로매니악>에서도 '개정판' 못지 않게 끔찍한 살해 장면이 묘사되어 있지만, 그 시대에는 먼 거리에서 원격으로 살해하는 방식이 아닌 근거리에서 직접 폭발물을 들고 가서 폭사시키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파이로매니악'이 죄책감에 시달리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탈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꽤나 '인간적'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개정판' <파이로매니악>에서는 그런 죄책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매국노는 어떤 방법으로든 죽어 마땅한 이들이니 깔끔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확실하게 처단하겠다는 '사명감'만 가득했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현직 검사인 고일문까지도 '파이로매니악'을 동정하고, 그들의 살인이 '진정한 악인'을 처단하는 고귀하고 숭고한 일이니 감히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물론 그런 방법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위태로운 '대한민국'을 살리는 최고의 방법일 수는 있다. 하지만 국가시스템을 바로 잡아서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권력의 부정부패를 엄벌하고, 도덕적 우월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정하고 깨끗한 '권력자'를 깨어 있는 국민들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이 아닌 '사적인 복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그친다면 엄청 아쉬울 따름이다. 이게 솔직한 감상이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이우혁 작가를 좋아하는 까닭도 <퇴마록>에서 퇴마사들이 자신의 영광과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하고 '원귀'가 된 불쌍한 영혼을 달래고, 이런 불쌍한 영혼이 구천을 떠돌게 만든 '원흉'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깨닫도록 하는 퇴마사들의 '무한한 선함'에 반했기 때문이다. 또한, 악마와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도 '도덕적'으로 타락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하나뿐인 목숨을 잃을지언정, 누구 하나 퇴마사들에게 고마워하지 않을지언정, 그들의 '퇴마행'을 멈추지 않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이우혁 작가가 <파이로매니악>, <바이퍼케이션>에서는 악마가 된 듯 잔혹한 일을 서슴없이, 가책없이 묘사하고 있어서 매우 불쾌한 느낌을 받은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굳이? 왜?

암튼 이우혁 작가의 오랜 팬으로서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매국노 같은 나쁜놈들을 곱게 죽이거나 갱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입 바른 소리를 하지는 않겠지만, 뼈와 살이 훤히 드러나고 살점이 꽃잎이 날리듯 흐드러지게 튀기는 잔혹한 묘사는 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리 '퇴마사'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말이다.

#리뷰 #파이로매니악 #이우혁 #반타 #테크노스릴러 #바이퍼케이션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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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2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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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2> 이우혁 / 반타 (2026)

[My Review MMCCLXXVIII / 반타 6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곱 번째 리뷰는 가장 차가운 기술로 가장 뜨거운 복수를 완성해가는 <파이로매니악 2>다. 복수를 하는데 이렇게까지 '정교'할 필요는 있을까 싶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분명 '복수''테러'는 구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수가 '가능하다'는 전제를 아래에서도, 죽이고 싶은 놈만 딱딱 집어내서 죽여야지 '불특정 다수'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아무런 원한 관계도 아닌 '억울한 죽음'이 발생한다면, 그건 제대로 된 복수가 아니라 그저 분풀이에 불과한 테러가 명백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제3자가 복수 행위자를 납득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계획되고, 준비되고, 정교해야만 한다. 이 책 <파이로매니악>은 그걸 동아줄로 삼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살인을 '미화'하는 악취미가 가득한 소설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파이로매니악 2> 관점 포인트 : 동훈, 영, 희수 세 사람은 자신들을 뒤쫓고 있는 고일문 검사와 영상을 통해서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다. 사실 '범죄자'와 '법조인'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마주 앉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더 황당한 것은 그 둘이 서로 갖고 있는 '단서'를 짜맞춰서 진짜 나쁜놈을 밝혀낸다는 설정이 넌센스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 <파이로매니악>을 읽다보면 이런 황당한 설정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범죄자의 심리에 동조하고, 그들의 정의로움에 새삼 감탄하면서 응원하게 된다. 이게 그 유명한 '스톡홀름 신드롬'이라는 걸까? 물론 검증된 바는 없지만, 극한의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속에서 사람들의 심리는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사실 동훈과 영, 희수는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살인범'이 될 이유가 없던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은 '방산기술', '신문기자', '해커' 등의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자기 분야에서 나름의 '커리어'를 자랑하 실력자들이었는데, 우연히 대한민국의 방산기술을 적국에 빼돌려서 이익을 취하는 일당이 저지른 사건에 휘말리면서 목숨마저 빼앗길 뻔했고, 심지어 저들이 저지른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는 범죄행각을 '누명' 썼고, 그로 말미암아 동훈, 영, 희수의 가족들은 저들의 윗선인 '권력자'의 말 한마디로 싸늘한 시신이 되었다. 그것도 동훈, 영, 희수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가 발각되자 '불리한 증거'를 지워버릴 목적으로 자신들의 가족들마저 살해한 파렴치한 괴한으로 탈바꿈시킨 것이었다. 그리고서 세 사람은 '자살'을 했다고 언론에 거짓정보를 흘렸고, 저들은 세 사람을 '확인사살'하려고 군병력까지 동원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런 억울한 사연을 듣고 세 사람을 동정하지 않을 사람이 있고, 저들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는 악당들과 그들의 뒷배를 봐주고 엄청난 이익을 챙기면서, 자신은 이들을 이용하는 비용으로 '세금'을 펑펑 써서 자신은 돈 한 푼 쓰지 않는 괘씸한 권력자에게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사람도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독자들은 범죄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리 사랑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들이 저지르는 '사적 복수'에 찬성할 수 있을까? 물론 명분은 이해할 만도 하다. 왜냐면 진짜 나쁜놈들, 위에 설명했던 그런 나쁜놈들만 딱딱 골라서 살인을 저지렀기 때문이다. 그것도 고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첨단기술'을 이용해서 완전범죄에 가까울 정도로 은밀하게, 그리고 짜릿함을 느낄 수 있게 폭탄을 이용해서 확실하게 복수를 하고 있던 것이다. 나쁜놈들 입장에서는 정말 두려운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반면에 진짜 나쁜놈만 골라서 핀셋으로 정교하게 집어내듯 죽이는 살인자가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지 상상하는 재미도 있고 말이다.

그래서 고일문 검사도 자칭 '파이로매니악'이라고 부르는 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협조(?)'하고픈 욕구가 생겼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았다.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했더라도 정당한 재판을 통해서 나쁜놈들을 벌을 줘야지, 사적인 복수, 그것도 살인을 저지르는 일을 동조는커녕 방관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고일문 검사는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이 누구인지 정보를 알려준다. 현직 검사로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파이로매니악이 하는 일에는 '인정'했기 때문이다. 바로 우길영이라는 최고통치자의 자문 역할을 하는 '실질적인 실세'를 제거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큰 이득이라고 결론이 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직 검사인 자신은 감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파이로매니악은 제거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일이기에 파이로매니악에게 협조는 할 수 없었고, 그저 응원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말이다.

나가는 글 : 하지만 이는 심한 '판타지 세계관'속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허구적 사실'이 지배하는 소설속이라도 살인자들이 '사적인 복수'를 하려는데, 여기에 동조하고 응원하는 '현직 검사'가 있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더구나 파이로매니악이 저지르는 살인행각은 너무 끔찍하다. 사람의 죽음, 살인하는 과정, 그리고 살해 당하는 묘사가 너무 폭력적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우혁의 또 다른 소설 <바이퍼케이션 : 하이드라>에서도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조금 꺼리던 차였는데, 새로 개정된 <파이로매니악>'하드코어 고어물'의 정점을 찍은 듯 하다. 구판에서도 <파이로매니악>의 동훈과 영이 매번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정신적, 육체적 괴로움을 표하며 죽어 마땅한 놈들을 죽이는 것에도 '죄책감'에 몸서리를 치곤 했는데, 개정판에서는 그런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아서 살짝 실망했다. 구판에서는 직접 찾아가서 '근거리 살인'을 저질러야 했기에 동훈과 영이 느끼는 고통이 극심했고, 죄책감을 씻고 복수심을 벼리기 위해서 동료들과 다툼을 벌이고 일탈을 하는 장면묘사도 많았는데, 개정판에서는 드론을 딜리버리해서 '원거리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런 고통과 고뇌, 죄책감 따위를 별로 느끼지 않는 것 같아서 실망했다. 이래서야 독자로 하여금 살인범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그들의 예술적인 살인행각을 응원할 수밖에 없지 않느냔 말이다. 대한민국 첨단방산기술을 적국에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매국노'를 처단하는데,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른다고 미워했다가는 독자들이 매국노를 옹호하는 꼴이 되니 응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게 된 셈이다. 이런 불편함이라니...

그렇기에 정치권력이 부패하는 것을 국민들이 철저히 감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정치집단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수 있는 청렴하고 공정한 '사법부'가 필요한 것이다. 비단 '판사와 검사'만이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법조인'이라면 누구라도 공정한 판결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맑고 깨끗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국민들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해야지, 그렇지 않고서 '사법부의 독립' 운운하고 있다면, 결국 대한민국은 우길영 같은 매국노를 절대 뿌리 뽑지 못하고, 국민들은 애국을 하면서도 '매국노'들만 배불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파이로매니악>에서 그런 청정하고 공정한 '법조인'이 대활약하고, 그런 법조인에 의해서 매국노도 뿌리 뽑고, 파이로매니악도 공정한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는데, 이야기가 그렇게 진행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

물론 대한민국 범조인들이 모두가 맑고 깨끗하며 청렴, 공정하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판타지'인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파이로매니악'한 범죄자를 만들 게 아니라 말이다.

#리뷰 #파이로매니악 #이우혁 #반타 #하드코어고어 #대한민국방산기술 #맑고깨끗한공직자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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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4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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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4> 장성락(Redicd Studio) / 추공 / 디앤씨웹툰비즈 (2021)

[My Review MMCCLXXVII / 디앤씨웹툰비즈 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여섯 번째 리뷰는 대한민국 10번째 S급 헌터가 등장하는 <나 혼자만 레벨업 4>다. 한 번 각성한 '등급'이 절대 변하지 않는 헌터의 특징 때문에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S급의 존재는 가히 '국보급'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실상 S급보다 더 높은 등급도 존재하고 있지만, 그들을 모두 그냥 'S급'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들은 게이트 가운데 가장 강력한 'S급 게이트'를 닫기 위해서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들이다. 만에 하나라도 S급 게이트를 제 때에 닫지 못하고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게이트를 통해서 S급 마물들이 쏟아져 나와 인간들이 사는 도시를 파괴하고 결국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황폐한 곳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S급 헌터가 몇 명이나 존재하고 항시 출동 대기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 10번째 S급 헌터로 등장하게 된 성진우의 이야기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4> 관점 포인트 : 유진호와 약속한 20번의 레이드가 일단락이 되자 성진우는 상당히 레벨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점점 강해진 성진우는 '자신의 성장'을 더는 감출 수 없게 된다. 당장 성진우가 홀로 레벨업을 하기 위해 유진호가 독식한 'C급 게이트' 때문에 신입 길드원의 실력을 향상시킬 '연습용 던전'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대형 길드에서 성진우의 행보를 눈여겨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백호 길드' 관리과의 안 과장은 E급 헌터 성진우가 '본 실력'을 감추고 레이드를 돌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렇게 인연을 쌓은 성진우와 안 과장은 진아의 친구인 한송이와 함께 던전에 들어갔다가 '레드 게이트'를 경험하게 된다.

보통 '레드 게이트'는 B급 게이트 이상의 상위 던전에서 발생하는 기현상으로 게이트로 입장하는 순간, 말 그대로 게이트의 색이 빨갛게 변하게 된다. 그리고 레드 게이트가 발동이 되면 게이트로는 더는 이동이 불가하게 되어 사실상 '폐쇄형 던전'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레드 게이트 안의 '던전 보스'를 처치하기 전이나 7일이 지나 '던전 브레이크' 되기 전까지는 '레드 게이트'를 통해서 안과 밖의 연결이 끊겨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레드 게이트'는 최하 B급 이상의 게이트에서만 발생을 하고, 발생이 되면 그 안의 마물들은 최하 B급 이상의 몬스터만 등장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백호 길드에서는 'C급 게이트'로 헌터 협회에서 측정한 마력치를 믿고서 '공격대'를 A급 1명, B급 7명, C급 4명으로 구성하여 공략하려 했던 것이다. 신입 길드원의 훈련용으로 말이다. 여기에 E급 헌터 2명이 합류했다. 바로 성진우와 성진아 친구인 한송이다. 그런데 성진우가 입장을 한 영향 때문인지 C급 던전이어야 할 게이트 내부가 '레드 게이트'로 변하고 만 것이다. 과연 몇 명이나 생존해서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물론 '레드 게이트'는 시스템의 안배 때문에 발생한 것일테다. 이야기 속에서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시스템'은 분명 성진우를 빠르게 강한 헌터로 만들려는 목적과 동시에 '게이트에 감춰 놓은 비밀'을 성진우가 빨리 눈치 챌 수 있도록 교묘히 장치를 마련하였다. 그렇다고 단박에 비밀을 파헤쳐서는 곤란하기 때문에 아주 조금씩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흘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성진우는 그 거대한 비밀을 단박에 알아챌 수는 없었다. 아무리 성진우가 똑똑한 추리를 할 수 있다하더라도 감춰진 비밀 자체가 너무 방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진우는 중요한 단서를 하나 얻어냈다. 레드 게이트 안의 던전 보스는 '아이스엘프의 우두머리 바루카'였고, 그들이 인간을 사냥하는 까닭은 머리속에서 '인간을 죽여라'라는 명령이 자꾸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바루카는 "너는 인간도 아니면서 왜 인간을 돕느냐?"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당장 싸움이 급했던 탓에 그리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지만, 굉장히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된 것이다. '시스템'에 의해 다시 살아난 성진우가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가는 글 : 그리고 뒤이은 '악마성 공략'에서 성진우는 무려 100층으로 구현된 필드형 던전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낯익은 배경이고, 서울인 것도 확실한데, 이곳에 100층이나 되는 던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매우 당혹스러웠다. 익숙한 풍경인데 모든 곳이 불타고 있는 낯선 풍경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악마성 입장과 함께 주어진 '퀘스트'로 어마무시했다. 무려 악마의 영혼을 '1만 개 모으기'였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이곳에 적어도 악마형 몬스터가 무려 1만 마리 이상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마 몬스터들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고, 심지어 몬스터를 잡고 '악마 영혼'을 챙길 때마다 주어진 경험치가 훨씬 많았다. 성진우가 '레벨업'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그렇게 성진우는 악마성을 단숨에 75층까지 올랐고, 상당한 '레벨업'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성진우는 '등급 재심사'를 받기로 작정한다.

성진우가 '레드 게이트'와 '악마성'에서 레벨업을 순조롭게 하는 와중에 대한민국과 미국에서는 발칵 뒤집어질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모두 '황동수 S급 헌터'와 관련이 깊다. 황동수는 대한민국에서 S급 헌터로 판정을 받았으나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미국 스캐빈저 길드에 가입한다. 그 길드에는 '국가권력급 헌터'로 불리는 토마스 안드레가 마스터로 있다. 뭐,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토마스는 '광휘의 파편'이라는 지배자들의 힘을 간직하고 있는 헌터로 온몸이 무쇠처럼 단단해지는 괴력의 소유자다. 나중에 등장한다. 지금은 그런 것으로 알고만 있으면 된다. 암튼 그 미국 길드로 가버린 '황동수 헌터'가 대한민국에 나타난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그의 형 '황동석'을 살해한 것으로 확신하는 성진우와 유진호를 아작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황동수가 목적을 달성하기도 전에 성진우는 '레드 게이트' 속에 갇혀 버리게 된다. 황동수는 어쩔 수 없어 아쉬워하지만 때마침 미국에서 호출이 왔기에 다시 미국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황동수가 마주한 인물은 성진우의 아버지 '성일환'이었다. 10년 전, 게이트가 닫히는 바람에 빠져나오지 못했던 성일환은 게이트를 통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성일환은 게이트와 마수가 왜 지구에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 '감춰진 비밀'을 알리기 위해 다시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황동수와 성일환이 마주하게 되자 황동수는 성진우를 대신해서 분풀이 할 속셈을 드러냈고, 성일환은 감히 아들을 건드리려는 황동수를 묵사발로 만들어버리고 잠적해버린다.

한편, 성진우는 '악마성' 공략중에 어머니의 '익면증'을 고칠 수 있는 '세계수'라는 물약을 만드는 도안을 입수하게 된다. 그 재료는 악마성의 보스들을 처치하면 얻을 수 있고, 마지막 100층에 있는 마지막 보스가 마지막 재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벨업과 함께 성진우가 얻어야 할 것이 생긴 것이고, 성진우가 더 빨리 레벨업을 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등급 재심사'를 하는 와중에 성진우는 정말 중대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 대한민국 헌터 협회의 협회장 고건희 헌터를 말이다. 왜 이 분과의 만남이 중요하냐면, 성진우가 끝없는 레벨업을 하면서 '강자' 되고, '강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 줬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익히 잘 알고 있지만, 1인자로 등극하고 난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세계 최강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과연 무엇인지 상상조차 못한 것처럼 말이다. 그저 맹목적으로 '최강의 자리'를 탐하고, 그 자리를 점유하기 위해 맹렬하게 추격하지만, 정작 최강자가 된 뒤에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기 일쑤다. 성진우도 대한민국 헌터들 가운데 '최강자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지만, 그 뒤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다. 당장 생계를 위해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했는데, 더 많이 벌어놓았고, 어머니의 '익면증'을 고치기 위해서 악마성 100층을 공략해야 할 준비도 어느 덧 거의 다 해놓은 상태였다. 물론 '국가권력급'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끝없는 레벨업을 할 수 있으니 결국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바로 그때 성진우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삐뚫어지려면 삐뚫어질 수도 있는 위치에서 방황할 수도 있었다. 그때 마침맞게 '고건희 협회장'을 만난 것이다.

그럼 고건희 협회장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S급 헌터였다. 그래서 80살이 넘은 고령인데도 현역 헌터 못지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는 걸출한 존재였던 것이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도 '광휘의 파편(지배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래서 그도 '토마스 안드레'처럼 엄청난 괴력을 뿜어낼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지만, 인간은 '유한한 존재'일 뿐이다. 그가 S급 헌터로 각성할 즈음의 나이가 이미 70살이 넘은 시기였기 때문에 S급이지만 S급으로 활약할 수 없는 늙은 몸을 가진 노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랬기에 고건희는 다른 S급 헌터들처럼 '대형 길드'를 조직하고 등급 높은 게이트를 공략하며 '돈벌이'에 열을 올릴 수가 없었다. 능력과 자질은 뛰어났지만 신체적으로 고령의 몸이었기 때문에 '현역 헌터'로 활약하기에 금방 지쳐버리고 고질병인 심장병이 재발해서 '심장마비'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 노화하여 생긴 질병의 경우에는 S급 힐러라고 하더라도 '치유'를 할 방도가 없다고 한다. 팔다리처럼 아예 잘라낸 뒤에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심장'을 없애면 그냥 즉사를 할 수밖에 없기에 그 방법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건희는 '대형 길드'의 수장보다는 대한민국 '헌터 협회'의 협회장이 되어 모든 헌터와 길드를 컨트롤하는 위치에 있으려 했다. 큰 돈을 만질 수는 없겠지만, 큰 뜻을 펼칠 수 있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대한민국 헌터로 큰 뜻을 펼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다. 어느 날 갑자기 '게이트'가 나타나고, 그 속에서 마수가 튀어나오면서 '마력'이 담긴 '마정석'과 '마나석' 같은 것들이 새로운 자원이 되었다. 그래서 모든 에너지를 '마력'으로 대체하는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처럼 작은 나라에는 땅덩어리도 좁지만 '인재와 자원'은 더욱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지 않은 자원(마력)과 인재로도 대한민국의 주권을 지키고 점점 출현빈도가 늘어나는 마수를 효율적으로 제압하기 위해서 강력한 힘을 가진 '헌터들'을 통솔할 인솔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역할을 바로 '고건희 협회장'이 도맡아서 한 셈이다. 그런데 정작 '인재'라고 할 수 있는 S급 헌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다. 몇 년 전, 제주도에 나타난 S급 게이트를 봉쇄하지 못하고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자 제주도는 삽시간에 S급 마수들에게 점령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되고 말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주도 레이드'를 여러 차례 실시했으나 적은 수의 S급 헌터로 충분히 제압할 수 없었고, 도리어 개미형 마수들에 의해 S급 헌터가 살해당하는 일까지 겪게 된다. 그 뒤에 황동수 헌터가 S급 헌터로 각성했지만, 천성이 사악했던 그는 '미국행'을 선택했고, 미국 스캐빈저 길드에 소속되어 활약하게 된다. 이렇게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S급 헌터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당장 제주도처럼 말이다.

그래서 고건희 협회장은 성진우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게 된다. 그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범상치 않으며 보통의 S급 헌터와는 사뭇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놓칠 수는 없었다. 그가 감추고 있는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 '강한 힘'을 대한민국을 위해서 발휘하겠다는 약속만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놓아도 아깝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진우는 '개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고자 한다. 왜냐면 그가 '인류 최약병기'로 불렸을 때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약자에게 배려하는 강자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약자를 희생시키고 저들이 모든 것을 다 차지한다는 '힘의 논리'만이 전부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강자는 약자를 희생시키면서도 언제나 그럴 듯한 변명을 늘어놓기 일쑤다. 자신도 죽기 싫어 도망가면서 '약자의 희생'에는 고마움을 느낀다는 가식적인 말을 늘어놓을 뿐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그러니 강자가 된 성진우도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지켜줄 '의무' 따윈 없는 셈이다. 성진우가 '강자의 도움'이 절실할 때, 강자들도 성진우를 거의 도와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장 '개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길 원했고, '제주도 레이드' 같은 일에 참여해야 할 도덕적 의무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왜냐면 성진우에게는 그런 '부채의식' 같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고건희 협회장이 느낀 실망감에 성진우는 '마음의 빚'을 지게 된다. 그 빚을 성진우는 어떻게 갚게 될까?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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