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매니악 3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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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3> 이우혁 / 반타 (2026)

[My Review MMCCLXXIX / 반타 7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여덟 번째 리뷰는 1000만 부의 신화를 쏘아올린 이우혁의 최신 복귀작 <파이로매니악 3>다. 이우혁이 돌아왔다. <퇴마록 : 말세편>을 마무리 한 직후 색다른 장르로 화려한 컴백을 신고했지만, 후속작이 그닥 대박을 내지 못하고 오랫동안 팬들 곁을 떠났던 그가 '미완의 작품'이었던 <파이로매니악> 개정판으로 완벽한 컴백을 신고했다. 1999년에 구판 <파이로매니악 3권>을 내놓았지만, 아쉽게 완결을 짓지 못했는데, 이번에 <퇴마록 : 외전 3>에서 죽었던 퇴마사들을 다시 살려내는 것으로 '두 가지 세계관'으로 나뉜 새로운 작품세계를 야심차게 설계했다. 그 두 가지란, 퇴마사들이 '살아 있는 세계'와 퇴마사들 '존재 하지 않는 세계'로 구분할 수 있겠다. 그래서 퇴마사들이 되살아난 세계에서 <퇴마록 : 후속작>이 펼쳐질 것이고, 퇴마사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에서는 <파이로매니악>, <바이퍼케이션> 등의 작품이 펼쳐질 것이다. 이는 '이우혁 유니버스'라는 새로운 개념이며, 마치 '멀티 유니버스'처럼 다중우주라는 세계관 속에서 이우혁의 작품들이 서로 연관을 지으며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아직 그 시작에 불과한 <파이로매니악> 개정판이 첫 신호탄으로 나왔을 뿐이니 섣부른 예측은 부질 없는 짓일 것이다. 그저 이우혁의 필력을 기대할 뿐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파이로매니악 3> 관점 포인트 : <파이로매니악>은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화약이 펑펑 터지고 각종 첨단무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형 블록버스터급 소설'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실제로 '영상화 확정'까지 되어, 애니메이션 <퇴마록>에 이은 이우혁의 두 번째 영상이 곧 찾아올 것이다. 또한, 세계 군사력 순위 5위에 오른 대한민국의 최신 방산무기들이 등장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화끈한 영상미'를 제공할 것이 당연하고, 죽어 마땅한 죄인들만 딱딱 골라서 시원하게(?) 처단하는 빠른 전개방식으로 인해 화면속 영상은 박진감이 넘치고도 남을 것이다. 거기다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은 저들의 이익을 위해서 '국익'을 해치고, '국민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려는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는 놈들이기에 이들이 하나씩 죽어가는 모습에서 독자 또는 관객들은 답답했던 가슴속이 뻥뻥 뚫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커다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아무리 '매국노'라고 해도 사법부의 판결을 거치지 않고 '개인적인 원한''복수의 일환'으로 함부로 죽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그럼 왜 사법부의 판결을 거치지 못하고, 공권력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매국노'와 같은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나쁜놈들을 '사적인 방법'으로 처단하게 만들고 있는 것인가? 여기에는 더 큰 문제가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권력의 타락' 때문이다. 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쳐도 간덩이가 배 밖으로 튀어나온 놈들일테지만, 국가와 국민을 눈을 가리고, 입을 봉하면서 저지르는 '권력형 비리'와 권력자가 저지르는 심각한 '부정부패'로 인해서 국민들은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게 되고, '파이로매니악' 같은 연쇄살인범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나쁜놈들이 차지하고 있는 '권력'을 정당하고 정의로운 방법으로는 좀처럼 '바로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이로매니악'은 그 '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나쁜놈들을 뿌리째 뽑아버리기 위해서 살인계획을 모의했고, 그들이 지은 죄상을 낱낱이 까발림과 동시에 한 사람을 죽이기에 딱 적당량의 '폭탄'을 이용해서 확실하게 연쇄살해를 시도한 것이다. 정말 속시원한 일이 아니겠는가. 어차피 죽어 마땅한 나쁜놈들인데 '사법부의 판결'을 믿고 따르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행여나 '무죄 판결'이나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된다면, 나쁜놈들은 다시 본색을 숨기고 단단히 준비해서 더 나쁜 짓을 교묘하게 실행할 것이 뻔하다. 그러니 그런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죄상을 낱낱이 밝히고 깔끔하게 처단하는 것이 '국익'에도 훨씬 더 클 것이다. 그러니 '파이로매니악'은 홍길동이나 장길산, 임꺽정의 뒤를 잇는 '의적의 후예'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가? 비록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나쁜놈'만 골라서 확실하게 처단하는 것을 보장한다면 '사적인 살인'을 허용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바람직할까? 그렇다면 우리가 애써 세운 '법치주의'는 와르르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 '법치주의'라는 것이 그닥 믿음직스럽지 않지 않았는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격으로 오랫동안 법을 무색하게 만들었던 검찰집단이 끝끝내 정치와 결탁하더니, 정권을 휘어잡고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민 안위와 국가 위상은 생각지도 않고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 국가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었던 장본인 아니었던가? 우리 사회에서 '군사독재'만큼이나 금기시 될 것이 바로 '검찰독재'가 되어 버렸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법치주의'를 목놓아 부르짓는 정치집단에 대해서 곱지 않은 눈초리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검찰이나 경찰이 '사회정의'를 말하고, '공권력'을 발휘해서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시킬 때마다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판국에 '법치주의'가 바로 설 수 있겠는가 말이다. 또한, 나쁜놈들을 감옥에 잡아 넣고 재판을 회부해도 오늘날까지도 '유전무죄 무전유죄' 격으로 판결이 이루어지고, 감옥에 수감하더라도 멀지 않아 '집행유예'나 '사면'으로 풀려나는 세상이 그리 미덥지 못하다.

그렇다고 21세기 홍길동을 부활시키고, 활빈당 같은 '사적집단'이 활개를 치도록 놔두는 것이 바람직할까? 물론 그들이 '도덕적으로' 아무런 흠결이 없을 정도로 깔끔한 처단을 행한다면 느려 터지고 무딘 칼날로 나쁜놈들을 단죄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법부를 대신해서 카타르시스 뻥뻥 뚫리는 화끈한 처단을 지켜보며 열화와 같은 환호성을 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홍길동 같은 이들이 '사사로이' 판결을 내리는 것에는 정말 아무런 흠결이 없을까? 정말 나쁜놈들만 골라서 처단하고, 다른 무고한 피해자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까? 이를 테면 도심 한복판에서 폭탄을 터뜨려서 '나쁜놈'을 처단하는데, 우연히 살해현장에 무고한 시민이 애꿎은 피해를 보는 일은 정말로 없겠느냔 말이다. 그리고 정말로 '파이로매니악'이 처단하는 나쁜놈들은 진짜 나쁜놈이 맞기는 한걸까? 그들이 잘못한 정보를 가지고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은 1도 없겠느냔 말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사안이다.

나가는 글 : 그래서 이 책은 '문제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매국노 처단과 같은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속시원함이 지나고 난 뒤에, '이게 정말 괜찮은 일일까?'라는 찝찝함이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속에서 펼쳐지는 일이고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도 아닌 '허구의 세계속에서' 벌어지는 판타지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재미만 따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데, 뭐하러 굳이 '문제로 삼아서' 불편함을 강요할 것이냔 말이다.

또 하나의 불편함은 '파이로매니악'이 살해하는 장면 묘사가 너무 끔찍하다는 점이다. 그냥 '죽어 마땅한 매국노'를 처단했다는 식으로 묘사해도 충분히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매국노들이 처절한 발악을 하면서 저들의 죄를 감추기 위해 아둥바둥하고 있지만, 파이로매니악이 그런 꼴불견을 일거에 해소하듯 속시원히 처단하는 식으로 묘사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속살 하나까지 '잘근잘근 씹어서' 죽여야 최대한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식으로 절대 '곱게 죽이지'는 않을 것이고,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간단하게 죽이는 방법도 쓰지 않겠다는 듯, 하드코어 고어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해부학적 살해 묘사'가 너무 끔찍하고 잔혹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누가 나쁜놈이고 누가 좋은놈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 끔찍함의 정도는 가히 <바이퍼케이션 : 하이드라>에 버금 갈 정도였다. 그 작품도 이우혁이 썼는데, '스릴러 장르'에 걸맞게 정말이지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살점이 벚꽃 떨어지듯 흩날리는 장면 묘사가 정말이지 토 나올 정도였기 때문이다. 물론 '구판' <파이로매니악>에서도 '개정판' 못지 않게 끔찍한 살해 장면이 묘사되어 있지만, 그 시대에는 먼 거리에서 원격으로 살해하는 방식이 아닌 근거리에서 직접 폭발물을 들고 가서 폭사시키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파이로매니악'이 죄책감에 시달리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탈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꽤나 '인간적'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개정판' <파이로매니악>에서는 그런 죄책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매국노는 어떤 방법으로든 죽어 마땅한 이들이니 깔끔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확실하게 처단하겠다는 '사명감'만 가득했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현직 검사인 고일문까지도 '파이로매니악'을 동정하고, 그들의 살인이 '진정한 악인'을 처단하는 고귀하고 숭고한 일이니 감히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물론 그런 방법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위태로운 '대한민국'을 살리는 최고의 방법일 수는 있다. 하지만 국가시스템을 바로 잡아서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권력의 부정부패를 엄벌하고, 도덕적 우월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정하고 깨끗한 '권력자'를 깨어 있는 국민들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이 아닌 '사적인 복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그친다면 엄청 아쉬울 따름이다. 이게 솔직한 감상이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이우혁 작가를 좋아하는 까닭도 <퇴마록>에서 퇴마사들이 자신의 영광과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하고 '원귀'가 된 불쌍한 영혼을 달래고, 이런 불쌍한 영혼이 구천을 떠돌게 만든 '원흉'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깨닫도록 하는 퇴마사들의 '무한한 선함'에 반했기 때문이다. 또한, 악마와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도 '도덕적'으로 타락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하나뿐인 목숨을 잃을지언정, 누구 하나 퇴마사들에게 고마워하지 않을지언정, 그들의 '퇴마행'을 멈추지 않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이우혁 작가가 <파이로매니악>, <바이퍼케이션>에서는 악마가 된 듯 잔혹한 일을 서슴없이, 가책없이 묘사하고 있어서 매우 불쾌한 느낌을 받은 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굳이? 왜?

암튼 이우혁 작가의 오랜 팬으로서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매국노 같은 나쁜놈들을 곱게 죽이거나 갱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입 바른 소리를 하지는 않겠지만, 뼈와 살이 훤히 드러나고 살점이 꽃잎이 날리듯 흐드러지게 튀기는 잔혹한 묘사는 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리 '퇴마사'들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말이다.

#리뷰 #파이로매니악 #이우혁 #반타 #테크노스릴러 #바이퍼케이션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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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2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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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매니악 2> 이우혁 / 반타 (2026)

[My Review MMCCLXXVIII / 반타 6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곱 번째 리뷰는 가장 차가운 기술로 가장 뜨거운 복수를 완성해가는 <파이로매니악 2>다. 복수를 하는데 이렇게까지 '정교'할 필요는 있을까 싶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분명 '복수''테러'는 구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수가 '가능하다'는 전제를 아래에서도, 죽이고 싶은 놈만 딱딱 집어내서 죽여야지 '불특정 다수'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아무런 원한 관계도 아닌 '억울한 죽음'이 발생한다면, 그건 제대로 된 복수가 아니라 그저 분풀이에 불과한 테러가 명백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제3자가 복수 행위자를 납득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계획되고, 준비되고, 정교해야만 한다. 이 책 <파이로매니악>은 그걸 동아줄로 삼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살인을 '미화'하는 악취미가 가득한 소설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파이로매니악 2> 관점 포인트 : 동훈, 영, 희수 세 사람은 자신들을 뒤쫓고 있는 고일문 검사와 영상을 통해서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다. 사실 '범죄자'와 '법조인'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마주 앉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더 황당한 것은 그 둘이 서로 갖고 있는 '단서'를 짜맞춰서 진짜 나쁜놈을 밝혀낸다는 설정이 넌센스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 <파이로매니악>을 읽다보면 이런 황당한 설정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범죄자의 심리에 동조하고, 그들의 정의로움에 새삼 감탄하면서 응원하게 된다. 이게 그 유명한 '스톡홀름 신드롬'이라는 걸까? 물론 검증된 바는 없지만, 극한의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속에서 사람들의 심리는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사실 동훈과 영, 희수는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살인범'이 될 이유가 없던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다. 물론 이들은 '방산기술', '신문기자', '해커' 등의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자기 분야에서 나름의 '커리어'를 자랑하 실력자들이었는데, 우연히 대한민국의 방산기술을 적국에 빼돌려서 이익을 취하는 일당이 저지른 사건에 휘말리면서 목숨마저 빼앗길 뻔했고, 심지어 저들이 저지른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는 범죄행각을 '누명' 썼고, 그로 말미암아 동훈, 영, 희수의 가족들은 저들의 윗선인 '권력자'의 말 한마디로 싸늘한 시신이 되었다. 그것도 동훈, 영, 희수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가 발각되자 '불리한 증거'를 지워버릴 목적으로 자신들의 가족들마저 살해한 파렴치한 괴한으로 탈바꿈시킨 것이었다. 그리고서 세 사람은 '자살'을 했다고 언론에 거짓정보를 흘렸고, 저들은 세 사람을 '확인사살'하려고 군병력까지 동원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런 억울한 사연을 듣고 세 사람을 동정하지 않을 사람이 있고, 저들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는 악당들과 그들의 뒷배를 봐주고 엄청난 이익을 챙기면서, 자신은 이들을 이용하는 비용으로 '세금'을 펑펑 써서 자신은 돈 한 푼 쓰지 않는 괘씸한 권력자에게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사람도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독자들은 범죄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리 사랑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들이 저지르는 '사적 복수'에 찬성할 수 있을까? 물론 명분은 이해할 만도 하다. 왜냐면 진짜 나쁜놈들, 위에 설명했던 그런 나쁜놈들만 딱딱 골라서 살인을 저지렀기 때문이다. 그것도 고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첨단기술'을 이용해서 완전범죄에 가까울 정도로 은밀하게, 그리고 짜릿함을 느낄 수 있게 폭탄을 이용해서 확실하게 복수를 하고 있던 것이다. 나쁜놈들 입장에서는 정말 두려운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반면에 진짜 나쁜놈만 골라서 핀셋으로 정교하게 집어내듯 죽이는 살인자가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지 상상하는 재미도 있고 말이다.

그래서 고일문 검사도 자칭 '파이로매니악'이라고 부르는 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협조(?)'하고픈 욕구가 생겼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았다.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했더라도 정당한 재판을 통해서 나쁜놈들을 벌을 줘야지, 사적인 복수, 그것도 살인을 저지르는 일을 동조는커녕 방관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고일문 검사는 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이 누구인지 정보를 알려준다. 현직 검사로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파이로매니악이 하는 일에는 '인정'했기 때문이다. 바로 우길영이라는 최고통치자의 자문 역할을 하는 '실질적인 실세'를 제거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큰 이득이라고 결론이 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직 검사인 자신은 감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파이로매니악은 제거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일이기에 파이로매니악에게 협조는 할 수 없었고, 그저 응원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말이다.

나가는 글 : 하지만 이는 심한 '판타지 세계관'속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허구적 사실'이 지배하는 소설속이라도 살인자들이 '사적인 복수'를 하려는데, 여기에 동조하고 응원하는 '현직 검사'가 있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더구나 파이로매니악이 저지르는 살인행각은 너무 끔찍하다. 사람의 죽음, 살인하는 과정, 그리고 살해 당하는 묘사가 너무 폭력적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우혁의 또 다른 소설 <바이퍼케이션 : 하이드라>에서도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조금 꺼리던 차였는데, 새로 개정된 <파이로매니악>'하드코어 고어물'의 정점을 찍은 듯 하다. 구판에서도 <파이로매니악>의 동훈과 영이 매번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정신적, 육체적 괴로움을 표하며 죽어 마땅한 놈들을 죽이는 것에도 '죄책감'에 몸서리를 치곤 했는데, 개정판에서는 그런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아서 살짝 실망했다. 구판에서는 직접 찾아가서 '근거리 살인'을 저질러야 했기에 동훈과 영이 느끼는 고통이 극심했고, 죄책감을 씻고 복수심을 벼리기 위해서 동료들과 다툼을 벌이고 일탈을 하는 장면묘사도 많았는데, 개정판에서는 드론을 딜리버리해서 '원거리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런 고통과 고뇌, 죄책감 따위를 별로 느끼지 않는 것 같아서 실망했다. 이래서야 독자로 하여금 살인범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그들의 예술적인 살인행각을 응원할 수밖에 없지 않느냔 말이다. 대한민국 첨단방산기술을 적국에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매국노'를 처단하는데,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른다고 미워했다가는 독자들이 매국노를 옹호하는 꼴이 되니 응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게 된 셈이다. 이런 불편함이라니...

그렇기에 정치권력이 부패하는 것을 국민들이 철저히 감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정치집단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을 수 있는 청렴하고 공정한 '사법부'가 필요한 것이다. 비단 '판사와 검사'만이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법조인'이라면 누구라도 공정한 판결을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맑고 깨끗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국민들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개선해야지, 그렇지 않고서 '사법부의 독립' 운운하고 있다면, 결국 대한민국은 우길영 같은 매국노를 절대 뿌리 뽑지 못하고, 국민들은 애국을 하면서도 '매국노'들만 배불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파이로매니악>에서 그런 청정하고 공정한 '법조인'이 대활약하고, 그런 법조인에 의해서 매국노도 뿌리 뽑고, 파이로매니악도 공정한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는데, 이야기가 그렇게 진행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

물론 대한민국 범조인들이 모두가 맑고 깨끗하며 청렴, 공정하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판타지'인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파이로매니악'한 범죄자를 만들 게 아니라 말이다.

#리뷰 #파이로매니악 #이우혁 #반타 #하드코어고어 #대한민국방산기술 #맑고깨끗한공직자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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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4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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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4> 장성락(Redicd Studio) / 추공 / 디앤씨웹툰비즈 (2021)

[My Review MMCCLXXVII / 디앤씨웹툰비즈 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여섯 번째 리뷰는 대한민국 10번째 S급 헌터가 등장하는 <나 혼자만 레벨업 4>다. 한 번 각성한 '등급'이 절대 변하지 않는 헌터의 특징 때문에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S급의 존재는 가히 '국보급'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실상 S급보다 더 높은 등급도 존재하고 있지만, 그들을 모두 그냥 'S급'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들은 게이트 가운데 가장 강력한 'S급 게이트'를 닫기 위해서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들이다. 만에 하나라도 S급 게이트를 제 때에 닫지 못하고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게이트를 통해서 S급 마물들이 쏟아져 나와 인간들이 사는 도시를 파괴하고 결국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황폐한 곳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S급 헌터가 몇 명이나 존재하고 항시 출동 대기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 10번째 S급 헌터로 등장하게 된 성진우의 이야기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4> 관점 포인트 : 유진호와 약속한 20번의 레이드가 일단락이 되자 성진우는 상당히 레벨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점점 강해진 성진우는 '자신의 성장'을 더는 감출 수 없게 된다. 당장 성진우가 홀로 레벨업을 하기 위해 유진호가 독식한 'C급 게이트' 때문에 신입 길드원의 실력을 향상시킬 '연습용 던전'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대형 길드에서 성진우의 행보를 눈여겨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백호 길드' 관리과의 안 과장은 E급 헌터 성진우가 '본 실력'을 감추고 레이드를 돌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렇게 인연을 쌓은 성진우와 안 과장은 진아의 친구인 한송이와 함께 던전에 들어갔다가 '레드 게이트'를 경험하게 된다.

보통 '레드 게이트'는 B급 게이트 이상의 상위 던전에서 발생하는 기현상으로 게이트로 입장하는 순간, 말 그대로 게이트의 색이 빨갛게 변하게 된다. 그리고 레드 게이트가 발동이 되면 게이트로는 더는 이동이 불가하게 되어 사실상 '폐쇄형 던전'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레드 게이트 안의 '던전 보스'를 처치하기 전이나 7일이 지나 '던전 브레이크' 되기 전까지는 '레드 게이트'를 통해서 안과 밖의 연결이 끊겨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레드 게이트'는 최하 B급 이상의 게이트에서만 발생을 하고, 발생이 되면 그 안의 마물들은 최하 B급 이상의 몬스터만 등장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백호 길드에서는 'C급 게이트'로 헌터 협회에서 측정한 마력치를 믿고서 '공격대'를 A급 1명, B급 7명, C급 4명으로 구성하여 공략하려 했던 것이다. 신입 길드원의 훈련용으로 말이다. 여기에 E급 헌터 2명이 합류했다. 바로 성진우와 성진아 친구인 한송이다. 그런데 성진우가 입장을 한 영향 때문인지 C급 던전이어야 할 게이트 내부가 '레드 게이트'로 변하고 만 것이다. 과연 몇 명이나 생존해서 나올 수 있을 것인가?

물론 '레드 게이트'는 시스템의 안배 때문에 발생한 것일테다. 이야기 속에서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시스템'은 분명 성진우를 빠르게 강한 헌터로 만들려는 목적과 동시에 '게이트에 감춰 놓은 비밀'을 성진우가 빨리 눈치 챌 수 있도록 교묘히 장치를 마련하였다. 그렇다고 단박에 비밀을 파헤쳐서는 곤란하기 때문에 아주 조금씩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흘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성진우는 그 거대한 비밀을 단박에 알아챌 수는 없었다. 아무리 성진우가 똑똑한 추리를 할 수 있다하더라도 감춰진 비밀 자체가 너무 방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진우는 중요한 단서를 하나 얻어냈다. 레드 게이트 안의 던전 보스는 '아이스엘프의 우두머리 바루카'였고, 그들이 인간을 사냥하는 까닭은 머리속에서 '인간을 죽여라'라는 명령이 자꾸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바루카는 "너는 인간도 아니면서 왜 인간을 돕느냐?"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 당장 싸움이 급했던 탓에 그리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지만, 굉장히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된 것이다. '시스템'에 의해 다시 살아난 성진우가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가는 글 : 그리고 뒤이은 '악마성 공략'에서 성진우는 무려 100층으로 구현된 필드형 던전을 경험하게 된다. 분명 낯익은 배경이고, 서울인 것도 확실한데, 이곳에 100층이나 되는 던전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매우 당혹스러웠다. 익숙한 풍경인데 모든 곳이 불타고 있는 낯선 풍경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악마성 입장과 함께 주어진 '퀘스트'로 어마무시했다. 무려 악마의 영혼을 '1만 개 모으기'였기 때문이다. 이 말인즉슨, 이곳에 적어도 악마형 몬스터가 무려 1만 마리 이상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마 몬스터들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고, 심지어 몬스터를 잡고 '악마 영혼'을 챙길 때마다 주어진 경험치가 훨씬 많았다. 성진우가 '레벨업'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던 것이다. 그렇게 성진우는 악마성을 단숨에 75층까지 올랐고, 상당한 '레벨업'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성진우는 '등급 재심사'를 받기로 작정한다.

성진우가 '레드 게이트'와 '악마성'에서 레벨업을 순조롭게 하는 와중에 대한민국과 미국에서는 발칵 뒤집어질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모두 '황동수 S급 헌터'와 관련이 깊다. 황동수는 대한민국에서 S급 헌터로 판정을 받았으나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미국 스캐빈저 길드에 가입한다. 그 길드에는 '국가권력급 헌터'로 불리는 토마스 안드레가 마스터로 있다. 뭐,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토마스는 '광휘의 파편'이라는 지배자들의 힘을 간직하고 있는 헌터로 온몸이 무쇠처럼 단단해지는 괴력의 소유자다. 나중에 등장한다. 지금은 그런 것으로 알고만 있으면 된다. 암튼 그 미국 길드로 가버린 '황동수 헌터'가 대한민국에 나타난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그의 형 '황동석'을 살해한 것으로 확신하는 성진우와 유진호를 아작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황동수가 목적을 달성하기도 전에 성진우는 '레드 게이트' 속에 갇혀 버리게 된다. 황동수는 어쩔 수 없어 아쉬워하지만 때마침 미국에서 호출이 왔기에 다시 미국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황동수가 마주한 인물은 성진우의 아버지 '성일환'이었다. 10년 전, 게이트가 닫히는 바람에 빠져나오지 못했던 성일환은 게이트를 통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던 것이다. 그리고 성일환은 게이트와 마수가 왜 지구에 나타나게 되었는지 그 '감춰진 비밀'을 알리기 위해 다시 지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황동수와 성일환이 마주하게 되자 황동수는 성진우를 대신해서 분풀이 할 속셈을 드러냈고, 성일환은 감히 아들을 건드리려는 황동수를 묵사발로 만들어버리고 잠적해버린다.

한편, 성진우는 '악마성' 공략중에 어머니의 '익면증'을 고칠 수 있는 '세계수'라는 물약을 만드는 도안을 입수하게 된다. 그 재료는 악마성의 보스들을 처치하면 얻을 수 있고, 마지막 100층에 있는 마지막 보스가 마지막 재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벨업과 함께 성진우가 얻어야 할 것이 생긴 것이고, 성진우가 더 빨리 레벨업을 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등급 재심사'를 하는 와중에 성진우는 정말 중대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 대한민국 헌터 협회의 협회장 고건희 헌터를 말이다. 왜 이 분과의 만남이 중요하냐면, 성진우가 끝없는 레벨업을 하면서 '강자' 되고, '강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정신적 지주'가 되어 줬기 때문이다.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익히 잘 알고 있지만, 1인자로 등극하고 난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 세계 최강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과연 무엇인지 상상조차 못한 것처럼 말이다. 그저 맹목적으로 '최강의 자리'를 탐하고, 그 자리를 점유하기 위해 맹렬하게 추격하지만, 정작 최강자가 된 뒤에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기 일쑤다. 성진우도 대한민국 헌터들 가운데 '최강자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지만, 그 뒤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다. 당장 생계를 위해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했는데, 더 많이 벌어놓았고, 어머니의 '익면증'을 고치기 위해서 악마성 100층을 공략해야 할 준비도 어느 덧 거의 다 해놓은 상태였다. 물론 '국가권력급'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끝없는 레벨업을 할 수 있으니 결국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바로 그때 성진우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삐뚫어지려면 삐뚫어질 수도 있는 위치에서 방황할 수도 있었다. 그때 마침맞게 '고건희 협회장'을 만난 것이다.

그럼 고건희 협회장은 어떤 존재였을까?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S급 헌터였다. 그래서 80살이 넘은 고령인데도 현역 헌터 못지 않은 아우라를 뿜어내는 걸출한 존재였던 것이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도 '광휘의 파편(지배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래서 그도 '토마스 안드레'처럼 엄청난 괴력을 뿜어낼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지만, 인간은 '유한한 존재'일 뿐이다. 그가 S급 헌터로 각성할 즈음의 나이가 이미 70살이 넘은 시기였기 때문에 S급이지만 S급으로 활약할 수 없는 늙은 몸을 가진 노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랬기에 고건희는 다른 S급 헌터들처럼 '대형 길드'를 조직하고 등급 높은 게이트를 공략하며 '돈벌이'에 열을 올릴 수가 없었다. 능력과 자질은 뛰어났지만 신체적으로 고령의 몸이었기 때문에 '현역 헌터'로 활약하기에 금방 지쳐버리고 고질병인 심장병이 재발해서 '심장마비'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 노화하여 생긴 질병의 경우에는 S급 힐러라고 하더라도 '치유'를 할 방도가 없다고 한다. 팔다리처럼 아예 잘라낸 뒤에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심장'을 없애면 그냥 즉사를 할 수밖에 없기에 그 방법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건희는 '대형 길드'의 수장보다는 대한민국 '헌터 협회'의 협회장이 되어 모든 헌터와 길드를 컨트롤하는 위치에 있으려 했다. 큰 돈을 만질 수는 없겠지만, 큰 뜻을 펼칠 수 있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대한민국 헌터로 큰 뜻을 펼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다. 어느 날 갑자기 '게이트'가 나타나고, 그 속에서 마수가 튀어나오면서 '마력'이 담긴 '마정석'과 '마나석' 같은 것들이 새로운 자원이 되었다. 그래서 모든 에너지를 '마력'으로 대체하는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처럼 작은 나라에는 땅덩어리도 좁지만 '인재와 자원'은 더욱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지 않은 자원(마력)과 인재로도 대한민국의 주권을 지키고 점점 출현빈도가 늘어나는 마수를 효율적으로 제압하기 위해서 강력한 힘을 가진 '헌터들'을 통솔할 인솔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역할을 바로 '고건희 협회장'이 도맡아서 한 셈이다. 그런데 정작 '인재'라고 할 수 있는 S급 헌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다. 몇 년 전, 제주도에 나타난 S급 게이트를 봉쇄하지 못하고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자 제주도는 삽시간에 S급 마수들에게 점령되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 되고 말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주도 레이드'를 여러 차례 실시했으나 적은 수의 S급 헌터로 충분히 제압할 수 없었고, 도리어 개미형 마수들에 의해 S급 헌터가 살해당하는 일까지 겪게 된다. 그 뒤에 황동수 헌터가 S급 헌터로 각성했지만, 천성이 사악했던 그는 '미국행'을 선택했고, 미국 스캐빈저 길드에 소속되어 활약하게 된다. 이렇게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S급 헌터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당장 제주도처럼 말이다.

그래서 고건희 협회장은 성진우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게 된다. 그가 뿜어내는 아우라가 범상치 않으며 보통의 S급 헌터와는 사뭇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놓칠 수는 없었다. 그가 감추고 있는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 '강한 힘'을 대한민국을 위해서 발휘하겠다는 약속만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내놓아도 아깝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진우는 '개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고자 한다. 왜냐면 그가 '인류 최약병기'로 불렸을 때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약자에게 배려하는 강자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약자를 희생시키고 저들이 모든 것을 다 차지한다는 '힘의 논리'만이 전부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강자는 약자를 희생시키면서도 언제나 그럴 듯한 변명을 늘어놓기 일쑤다. 자신도 죽기 싫어 도망가면서 '약자의 희생'에는 고마움을 느낀다는 가식적인 말을 늘어놓을 뿐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그러니 강자가 된 성진우도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지켜줄 '의무' 따윈 없는 셈이다. 성진우가 '강자의 도움'이 절실할 때, 강자들도 성진우를 거의 도와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장 '개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길 원했고, '제주도 레이드' 같은 일에 참여해야 할 도덕적 의무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왜냐면 성진우에게는 그런 '부채의식' 같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고건희 협회장이 느낀 실망감에 성진우는 '마음의 빚'을 지게 된다. 그 빚을 성진우는 어떻게 갚게 될까? 다음에 계속.

#리뷰 #나혼자만레벨업 #장성락 #추공 #디앤씨웹툰비즈 #강자의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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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국지 -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신개념 삼국지
tvN STORY 〈신삼국지〉 제작팀 지음, 김진곤 감수 / 프런트페이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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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국지 :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신개념 삼국지> tvN STORY <신삼국지> 제작팀 / 김진곤 / 프런트페이지 (2025)

[My Review MMCCLXXVI / 프런트페이지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다섯 번째 리뷰는 아직도 <삼국지>를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을 위한 책 <신삼국지>다. 사실 우리 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삼국지>는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이 썼다고 전해지는 '소설 삼국지연의'를 합쳐 놓은 책으로 봐도 무방하다. 우리 나라만큼 <삼국지>에 진심인 나라도 드물고, <삼국지>를 통해서 '중국사'를 입문할 정도로 널리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물 이야기'에 치우친 중국판 삼국지와 '역사적 취지'에 심취한 일본판 삼국지와도 사뭇 다르다. 중국은 각각의 인물 이야기를 통해서 자기 취향대로 <삼국지>를 즐기려 하고, 일본은 <소설 삼국지>를 통해서 대륙침략(?)의 웅지를 일본인들에게 심으려 하는 고약한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는 <삼국지>에 '지리적 요소'를 좀 더 자세히 나타내고, 저 땅에 무슨 이득이 숨겨져 있는지 노골적인 제국주의적 관점을 엿볼 수도 있다. 그에 반해서 우리는 <삼국지> '본연의 맛'을 추구하며 정사와 연의의 그 중간 어디쯤에서 '사실'과 '허구'의 틈을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역사적 팩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책 <신삼국지>도 그 중간 어디쯤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 논하고 있으니,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신삼국지> 관점 포인트 : 이 책은 보통 10권 분량의 <소설 삼국지>를 단 한 권으로 요약해서 참 매력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출간된 듯 싶다. 그래서 이런 저런 논쟁도 살짝 보여주고, 재밌는 대목도 간추려서 요약하는 등 꽤나 노력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침착맨'이 직접 참여한 TV프로그램으로 방영까지 했기 때문에 그 인기 검증은 이미 끝난 셈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극의 초반부만 소개하고 후반부는 급히 일단락을 지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의 '스토리텔링'은 유비가 죽은 '이릉대전'을 끝으로 급히 마무리 되었다. 이는 실제 '천하삼분'으로 성립된 진정한 '삼국지'가 펼쳐지는 세 나라 이야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끝을 내버린 셈이라 너무 아쉽다.

보통 <소설 삼국지>는 조조, 원소, 유비, 원술, 공손찬, 손견(손책), 유표 등의 '군웅할거'가 펼쳐지는 1부로 시작해서, 조조가 황하일대를 석권하고 대대적인 남하를 시작하며 유비가 제갈량을 얻고 천하를 셋으로 나누는 시점까지를 2부로 삼고, 앞선 주인공들이 모두 죽은 이후에 위나라의 사마의, 촉나라의 제갈량, 오나라의 육손이 지혜를 겨루며 삼국이 공방전을 펼치다가 사마의가 결정적 우위를 점하면서 삼국을 통일하고, 위나라에서 진나라로 교체가 되면서 마무리가 되는 3부까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서 1부의 마무리는 '적벽대전'이고, 2부는 제갈량이 사망하는 '오장원'이고, 3부는 사마의의 후손인 사마염이 '진나라 건국'이 마무리가 된다. 이 가운데 우리가 즐겨 읽는 '소설 삼국지'는 대개 2부까지 다룬 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찐 <삼국지>를 읽고 싶다면 3부까지 다룬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신삼국지>는 겨우 1부만 이야기하고 있으니 어찌 아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소설 삼국지'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중요한 대목은 모두 거론하고 있으며, 그 사건의 전말만 완벽히 이해하고 있으면 어느 '소설 삼국지'를 읽든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고, 대략적이지만 이야기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10권 분량의 소설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삼국지>를 읽겠다고 다부지게 마음을 먹어도 중간도 다 읽기 못하고 중도포기하는 독자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소설 삼국지' 1부에 해당하는 부분에 등장하는 인물이 5~600명이 넘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더구나 후반부에는 위촉오 세 나라의 주요 등장인물만 관심을 가지면 어느 정도 이해가 쉬운 반면에 초반부에는 '십상시'에 '황건적'에 수많은 군웅들이 등장했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니 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심지어 황제조차 '영제', '소제', '헌제'로 3명이나 등장할 정도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 유명한 '유비, 관우, 장비 3형제'가 나오는 부분만 읽고 싶지만, 초반부에 유비는 이렇다할 세력도 형성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쫓겨다니기 바빠서 응원하기 바쁘다가도 실망감에 빠져서 읽다가 포기하기 일쑤일 것이다.

그렇기에 <삼국지>를 제대로 즐기려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절실하다. 이 책의 목차만 이해해도 <삼국지>를 절반이나 읽은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1장은 '도원결의와 십상시의 난', 2장은 '동탁 폭정과 반동탁연합군 결성', 3장은 '여포의 배신과 초선의 음모', 4장과 5장은 '서주공방전'과 '삼형제의 위기', 6장은 '관도대전', 7장은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 8장은 '적벽대전', 그리고 마지막 '이릉대전'까지 언급하면서, '부록'에서 관우의 죽음과 조조의 죽음을 서술하면서 급마무리를 한다. 이 정도만 대략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삼국지>의 찐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다고 본다. 여러 '해설서'에서도 이런 스토리텔링으로 <삼국지>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책에는 '삼국지 3대 대전'으로 널리 알려진 '관도대전', '적벽대전', 그리고 '이릉대전'이 모두 자세히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 세 가지만 알고 있어도 충분하단 얘기다.

나가는 글 : 가장 아쉬운 대목은 '제갈량의 출사표'로 이어지는 삼국의 긴밀한 공방전이 진짜 '삼국지의 매력'일텐데, 이 대목이 통째로 빠져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읽기에 따라서는 이 대목을 굉장히 지루해하는 독자분도 많다. 왜냐면 우리에게 익숙한 주인공들이 이쯤 되면 대다수 사망하고 말기 때문이다.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말할 것도 없고, 조조까지 죽으면서 사실상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들이 퇴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조의 아들 조비, 유비의 아들 유선이 아버지의 대리전을 치루지만, 사실상 이 싸움은 '사마의 vs 제갈량'이라고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대결이 사실상 <삼국지>의 백미다. 위나라와 촉나라가 국운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위나라의 일방적인 공세에 촉나라는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지리멸렬하게 패배하다 멸망하고 만다. 실제 '정사'에서는 제갈량이 1차 북벌 때에만 승세를 거두었으나, 믿었던 마속이 전략적 요충지인 '가정'을 지키지 못하고 사마의에게 빼앗기면서 승부의 축은 위나라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그 뒤에 펼쳐지는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물리치다' 같은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정사에서는 사마의의 완벽한 승리로 결정이 났다고 기록되어 있고, 연의에서만 제갈량이 아쉽게 패배했다고 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목이 묘한 재미를 주는 것이다. 역사적 진실을 알고 있다면 싱거운 대목인데, 나관중이 '유비'를 편파적으로 사랑했기에 이런 '허구적 묘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소설 삼국지>가 유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촉한정통론'에 충실했다는 반증이다. <정사 삼국지>에서는 최종 승리를 위나라가 했으며 '천하통일'도 위나라의 위업이었기에 조조를 '무제'로 삼은 역사서를 편찬했다. 허나 조조는 민중들에게 인기가 겁나 없었다. 그 까닭은 조조가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한 군주였고, 그 때문에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백성도 함부로 학살하는걸 꺼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유비는 이렇다할 세력도, 영토도 갖지 못한 무력한 위인이었으나 신기할 정도로 가는 곳마다 백성의 신망을 한 몸에 받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주대학살'이다. 도겸의 부하들에 의해 조조의 아버지 조숭이 살해를 당하자 조조는 도겸에게 복수를 하는데, 이때 애꿎은 백성들을 학살해서 시체로 강물을 메우고 핏물로 대신 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끔찍한 트라우마를 당한 서주 백성들이 조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조조의 휘하에서 목숨만 부지하고 있던 유비를 콕 집어서 서주를 다스려 달라고 조조에게 간청했기 때문이다. 훗날 유표의 품에서 신야를 다스릴 때에도 조조가 쳐들어오자 '신야 백성들'이 조조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면서 굳이 '유비와 동행'하기를 자청했다는 것이다. 조조에 의해서 학살을 당한 '서주 백성들'의 전철을 똑같이 당하고 싶지 않았던 '신야 백성들'이 도망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왜 굳이 유비를 따라가려고 했느냔 말이다. 조조가 공격하고 추격하는 것은 '유비'이니, 그를 따라가면 죽음밖에 없을텐데 말이다. 이것이 미스테리한 대목이다. 그리고 그만큼 유비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럼 우리는 왜 <삼국지>를 읽어야만 하는가? 단지 '고대 중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 침략'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읽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우리는 '침략전쟁'을 즐기는 역사가 없을 뿐더러 굳이 '침략'을 하지 않고도 대한민국의 압도적인 '문화파워'로 14억 중국인들을 정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역사'를 읽고 우리의 문화파워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일텐데, 왜 굳이 <삼국지>를 읽어야 한단 말인가? 그건 <삼국지>에서 인류 보편적인 메시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국지>를 겉핥기로 읽으면 '모략'만 배울 수 있을 뿐이다. 크고 작은 전투를 벌이면서 서로 속고 속이는 비열한 수법만 나열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각각의 인물들이 '인생'을 걸고 목숨을 헌신짝처럼 버리면서도 얻으려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실리'와 '명분', 그리고 '도덕적 우월감'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중은 큰 흐름을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큰 물줄기는 시시때때로 이러저리 '변화'를 보인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과연 어떤 물줄기를 타고 이리저리 흘러가는 것일까? 바로 '실리'를 위해서 움직인다. 아무리 작은 이익이라도 하더라도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리면 다들 '이익'을 쫓아 움직이려 한다. 그 다음으로 '대의명분'에 따라 방향이 바뀐다. 사람은 아무리 이익에 충실하다고 하더라도 이익보다 앞서는 것이 바로 '명분'이다. 다시 말해, 왜 싸우는지 이해를 해야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고 함께 움직인단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덕적 우월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아무리 '이득'이 생기고, '명분'에 따라 움직인다 하더라도 최후의 순간 '도덕적 우월감'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아무리 큰 물줄기라 하더라도 간단히 막히고 만다.

예를 들어 보자면, 최근 이스라엘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미국을 앞세워 이란을 공격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실리'를 챙겼다. 그러나 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자 '명분'을 쌓기 시작했다. 이란의 핵위협이 이스라엘의 안위를 해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공격이었다고 말이다. 전세계는 이스라엘이 이런 '명분'에 딱히 반대를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전쟁을 쉽게 끝내려하지 않았고 더욱 확대했으며 심각한 인명피해를 늘리는 동시에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까지 서슴지 않고 자행했다. 이렇게 '도덕적 우월감'을 잃어버린 이스라엘은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게 되었고, 그동안 벌인 짓들까지 싸잡아서 맹비난을 받으며, 세계적 '비호감국가'로 낙인 찍히기에 이르렀다.

<삼국지>에서 이스라엘과 같은 짓거리를 누가 행하고 있는지 찾아보면 정말 많은 인물들을 찾을 수 있고, 그들이 저지른 어리석은 짓의 결말이 모두 비극으로 끝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최후의 승자인 '조조'조차 지금까지 쌍욕을 처먹는 까닭이 무엇인지 살펴보길 바란다. 1000년 뒤의 명나라 사람인 '나관중'이 괜히 '촉한정통론'을 내세운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세계정세나 국내정세를 살펴봐도 바로 이 세 가지 코드만 읽어내면 향후의 역사적 흐름을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삼국지>는 훌륭한 '교과서'가 된다. 이번 기회에 <삼국지>를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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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3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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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3>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디앤씨웹툰비즈 (2020)

[My Review MMCCLXXV / 디앤씨웹툰비즈 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네 번째 리뷰는 거듭하는 살인으로 어둠의 심연과 마주하는 성진우 <나 혼자만 레벨업 3>이다. 2권에 이어서 3권에서도 성진우는 우연찮게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이렇게 계속 살인과 마주하게 되고 괴물 같은 강자가 되고 마는 걸까? 한편, 성진우는 '레벌업'을 하기 위해서 C급 던전을 홀로 공략하게 된다. 그러다 '레벨 30'에 도달하게 되고 '시스템'은 성진우에게 '전직 퀘스트'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3> 관점 포인트 : 성진우는 연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물론 성진우가 '악인'이 되거나 '살인마'가 되려고 그런 것은 아니다. 두 번의 살인 모두 '던전' 안에서 벌어진 것이고, 성진우 혼자 살아남거나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 벌인 살인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함께 던전공략에 나선 '동료'를 구하기 위한 결과였고, 궁극적으로는 성진우를 살리기 위한 '시스템의 의도'로 인해서 적을 죽여야만 하는 퀘스트가 발동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성진우의 손에 의해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 성진우는 '살인자'가 되어 가는 것일까? 물론 아니다. 나중에 일어난 이야기에서도 성진우는 살인을 저지르곤 한다. 하지만 '이유' 없는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이유도 '정상참작'이 된다. 황동석 일당을 죽인 것도, 헌터협회 소속 강태식 헌터를 죽인 것도 '죽어도 싼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진우와 만나기 이전에도 '살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던 악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진우가 이들을 처단한 것은 오히려 '정의로운 일'로 평가받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이와 같은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죽어 마땅한 범죄자를 '사적인 판단으로 처벌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사회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들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힘이 센 강자라하더라도 '사적 처벌'은 있어선 안 될 일이다. 그럼 잡을 수 없는 살인마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게이트 내부의 던전처럼 'CCTV(감시카메라)'도 없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는 비밀스런 곳에서 벌어진 범죄에 대한 처벌이 실질적으로 가능할까? 그럴 때에는 '정의의 사자'가 힘을 발휘해서 살인마를 처단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해결방법이 아니겠는가. 물론 아무리 도덕적으로 흠결을 찾을 수 없는 '선인'이라 하더라도, 그에게 '살인면허(사람을 죽일 권한을 부여함)'를 내어주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사회에 이득을 주는 현명한 일일까? 아무래도 곤란할 것이다.

성진우가 벌인 '살인사건'은 바로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성진우도 아직 '레벨업을 하는 과정중'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강자가 되지 못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성진우를 살해할 목적으로 공격해오는 '적'을 향해 최고의 방어인 '공격'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그럼 오히려 성진우가 '살해' 당하고 말았을테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성진우의 살인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다. 문제는 성진우의 살인을 목격한 '증인들'이 성진우의 살인을 목격하고서도 '살인자'로 인식하지 않은 점에 있다. 물론 성진우가 아니었다면 자신들도 '죽은 목숨'이었을 결과만 놓고 본다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살인방조', 또는 '살인방관'으로 공범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생사를 초월한 현장인 던전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엄연히 '살인'을 묵인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은 문제작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읽는 독자들은 성진우가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일까? 단순히 웹툰만화 속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성진우가 저지른 '살인'이 던지는 메시지가 더 크게 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최약체가 급성장을 해서 최강자가 되는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축구경기 같은 스포츠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누가 봐도 승부가 뻔하게 날 수밖에 없는 '실력차'가 빤히 보이는데, 약자로 판명된 팀이 강팀을 상대로 선전을 하거나 역전이라도 한다면 열광을 하는 일 말이다. 더구나 약팀으로 판정난 팀이 '반칙'이나 '더티플레이' 하나 없이 오직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강팀과 맞서는 모습을 보면, 설령 강팀 팬이라 하더라도 약팀의 승리를 응원하게 된다. 바로 이처럼 성진우는 E급 헌터 가운데서도 가장 약한 '인류 최약병기'였다. 그랬던 성진우가 '레벨업'을 통해서 강자로 거듭 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독자들이 응원하지 않고서는 못 베길 것이다. 그리고 성진우가 새로운 강자로 올라서는 장면을 보면서 나름 '카타르시스'도 느끼게 될 것이다. 약자라로 성진우를 비웃던 상대가 보기 좋게 처벌을 받고, 응징을 당하는 모습에서 굉장한 희열을 느끼게 되었을테니 말이다.

이렇게 두 차례에 '악당 처치'를 통한 뒤에 성진우는 유진호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상한 레이드'에 참가하게 된다. 이는 성진우와 유진호 둘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었다. 성진우는 C급 던전을 '혼자서' 공략하면서 '레벨업'을 빠르게 올릴 수 있었고, 유진호는 20번의 레이드 참여를 인정 받아 '길드마스터'가 될 자격을 얻어 유진건설에서 추진하는 '새 길드 창립' 사업을 유리하게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독보적인 행동은 '백호 길드' 인사팀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었고, 성진우는 일약 '다크호스'로 주목 받게 된다. 이는 성진우가 향후 대한민국 10번째 S급 헌터로 등극하는 시발점이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은 자연스럽게 S급 게이트가 열렸지만 아직까지 공략하지 못한 '제주도 레이드'로 연결되면서 이야기의 스케일이 확 커지게 된다. 거기다 자국에서 나타난 S급 게이트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무력한 모습'을 보인 대한민국이 성진우 헌터의 등장으로 확연히 다른 모습을 과시할 수 있게 된다. 이 사건도 곧 벌어질테니 나중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나가는 글 : 3권에서 가장 중요한 일화는 '전직 퀘스트'가 뜬 것이다. '전직'이란 게임캐릭터가 더 강력한 스킬을 시전할 수 있게 된다는 뜻으로, 애초에 가지고 있던 능력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직업'을 캐릭터에게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부터 캐릭터는 '탱커', '딜러', '힐러' 등으로 능력치가 더욱 특화 되고, '전사 계열', '궁수 계열', '법사 계열', '도적 계열', '치유 계열' 등으로 직업이 분화되면서, 캐릭터마다 특색을 살리고 능력은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이미 다 알다시피 성진우는 '네크로멘서'가 된다. 기본적으로 '언데드 군단'을 이끌며 직접 전투보다는 마법 공격이나 저주 등 디버프 마법을 사용하는 '보조 마법사'로 유명하다. 그런데 성진우는 전직을 하기 전에 이미 '전투 계열'로 판정을 받았고, 레벨을 올리는 과정에서도 '근력'이나 '민첩' 등에 우위를 두고 스탯을 투자했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마법 계열'로 전직을 하게 되었으니 이미 부여한 스탯 포인트를 낭비한 셈이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성진우가 '네크로멘서'가 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지게 된다. 왜냐면 성진우가 '성장형 캐릭'이고 '끝없는 레벨업'이 가능한 헌터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부여할 수 있는 '스탯'이 한정된 캐릭터라면 부여할 수 있는 스탯 포인트도 '한정'이 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스킬 포인트'도 한정 될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포인트 분배는 '망한 캐릭'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진우는 그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레벨업의 끝이 없고 무한정 성장할 가능성이 열려 있고, 무엇보다 '단독 전투'도 가능한 '전투형 네크로멘서'로서 자신의 군단을 이끌면서 자신도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캐릭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진우가 '레벨업'을 하면 '자신의 군단'도 함께 성장하게 되므로 '네크로멘서'로 전직하는 것이 절대 손해보는 선택이 아니게 된다. 문제는 자신의 군단으로 소환할 수 있는 수량에 '제한'이 있느냐 없느냐다. 과연 성진우는 '네크로멘서'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 것인가?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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