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5 ㅣ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5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미노루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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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5> 히로시마 레이코 / 김지영 / 넥서스Friends (2025)

[My Review MMCCCLXXVI / 넥서스Friends 15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두온다섯 번째 리뷰는 대요괴들의 맹활약과 거대한 분노가 서린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5>다. 히로시마 레이코의 작품 가운데 이렇게 대규모 전투씬(?)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인 듯 싶다. 흡사 <반지의 제왕>에서 '종족간 전투'가 벌어지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물론 이런 대규모 전쟁이 벌어진 까닭은 앞선 이야기에서 '쓰쿠모가미' 요괴와 그 요괴가 깃든 물건을 소중히 다뤄줄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중매쟁이 주로'가 요괴들을 배신한 탓 때문이었다. 과연 주로는 왜 요괴들을 배신하고 '인간의 편'에 서게 되었나?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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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5> 관점 포인트 : 이번 이야기의 핵심은 '인간 vs 요괴의 전쟁'이다. 히메가미라는 무녀 출신의 인간 아이가 '요괴'를 도구로 삼아 '식신'이라는 꼭두각시 악귀로 만든 다음에 요괴들을 무차별적으로 보이는 족족 죽여버리려 했다. 그 까닭은 요괴 때문에 인간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요괴를 박멸해야만 한다고 사람들에게 '세뇌'를 시켰고, 그 세뇌에 빠져든 사람들은 히메가미가 준 '식신'을 이용해서 힘이 약한 요괴는 그 자리에서 죽여버려 소멸시켰고, 요괴에 친하게 지내는 인간은 히메가미가 직접 나서서 '세뇌작업'을 한 뒤에 요괴를 죽이는 일에 앞장 서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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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줄거리를 읽다 보면 '힘 없는 요괴'나 '힘 약한 인간' 들을 납치해서 소멸시키거나 잡아다 자신들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감금시키고 '세뇌'시켜서 자기 편으로 만든 뒤에 요괴를 이용해서 만든 '식신'을 무기로 삼아 또 다시 요괴들을 잡아다 죽이려는 내용이 가득하다. 그렇다면 히메가미라는 인간 아이는 왜 요괴를 그토록 싫어하게 되었을까? 그건 자신이 인간이었을 때 마을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던 무녀의 삶 때문이었다. 히메가미의 원래 이름은 '리쿠'였다. 리쿠는 어린 나이에 무녀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 막 세상사람들을 알기 시작했을 여섯 살이란 어린 나이에 고독하고 정갈하게 살아가는 것을 강요 받는 무녀로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마을에 재난이 일어나자 마을 사람들은 아직 어린 무녀의 신통함이 무뎌진 탓이라며 핍박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친 것이 "다 네 탓이야!"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리쿠는 그런 사람들의 핍박과 괴롭힘을 당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작은 몸짓'을 오해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고, 그 시체마저 절벽 아래로 던져지고 말았단다. 그 뒤에 마을은 더 큰 재앙이 찾아와 산사태가 일어났고 온통 흙더미에 묻혀 마을 자체가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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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죽임을 당한 리쿠는 자신이 죽은 것조차 '인간' 때문이 아닌 '요괴' 때문이라고 여기면서 세상의 모든 요괴를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히메가미'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이미 죽어버린 마을 사람들의 시체를 다시 살아나게 만들어 자신의 부하로 삼고 요괴 퇴치에 나섰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요괴는 나쁘다는 '잘못된 신념'을 자신의 무리의 모토로 삼고 말이다. 그 뒤로 인간 마을에서 사라지는 요괴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앞선 마키의 요괴 엄마도 바로 이 무리의 꼬드김에 넘어가 '사악한 주술'로 포박 당한 뒤,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는 '도구'로 전락해버린 것이었다. 그럼 주로는 왜 배신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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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는 원래 인간이었다. 허나 인간으로서의 삶보다 요괴로서의 삶이 더 가치가 있다고 여겨서 기꺼이 요괴가 된 경우였다. 그렇기에 이런 주로가 요괴의 삶을 경멸하고 인간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 '배신'을 했다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힘들다. 뭔가 다른 사연이 있을 것이다. 주로는 원래 '중매쟁이 요괴'였다. 인간들이 즐겨 쓰고 애정을 담아 소중히 다룬 '물건'이 쓰쿠모가미라는 요괴가 되는 것을 도와주는 요괴이며, 그렇게 쓰쿠모가미가 된 요괴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 '인연'을 맺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중매쟁이 주로'가 하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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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30년 전 주로가 처음으로 쓰쿠모가미 요괴를 만난 일이 이 대전쟁의 시작이었다. 바로 주머니칼 '키초'라는 쓰쿠모가미였다. 키초는 고귀한 아가씨를 위해 만들어진 호신용 칼이었는데, 그 아가씨가 그만 너무 일찍 죽고 만 불행한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키초는 '자신의 소임'인 아가씨를 지키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끄러움 때문에 아가씨의 무덤을 지키고 있다가 주로를 만나 새주인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그러다 주로가 리쿠를 만났을 때 외롭게 홀로 지내는 아이에게 딱 어울릴 만한 쓰쿠모가미라는 생각에 키초를 건내주었고, 리쿠와 키초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향해 강한 끌림을 느꼈고 함께 있어서 행복했었다. 그런데 앞서 말한 마을에 재난이 찾아왔고 이를 항의하러 온 마을 사람들에 의해 모진 일을 당하던 와중에 리쿠는 자신의 몸을 지키겠다는 생각에 '키초'를 손에 들었고,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협한다는 오해를 하고서는 키초를 빼앗아 그대로 리쿠의 가슴에 꽂아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리쿠는 자신이 죽는다는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고, 키초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다른 사람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지만 새주인인 리쿠의 가슴을 찌는 것은 키초 자신이었기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둘은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되었고, 죽는 순간까지 함께였다. 그 뒤에 리쿠와 키초는 서로 '한몸'이 되어 히메가미가 되었고,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인간에 대한 원한보다 '요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잘못된 신념을 갖고 이런 엄청난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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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글 : 우리는 쉽게 '남탓'으로 돌리는 나쁜 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곤 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고 대개 '잘못된 생각'을 갖게 만드는 '자기 이익'만 충족시키려는 헛된 욕심 때문에 그런 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른다. 그래서 자신이 벌인 잘못인데도 '남탓'을 하면서 자기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당장의 괴로움에서 쉽게 벗어나는 어리석은 짓을 벌이곤 한다. 이건 정말 비겁한 짓이다. 작게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짓이면서, 동시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이면서,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불신'에 빠져들게 만들고, '혼란'을 부추기며, 공동체 전체에 엄청난 '위기'를 몰고 오는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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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책임하고 자기 편한대로만 사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한 사람이 속한 집단과 단체, 그리고 사회나 국가는 위태롭기 짝이 없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비겁한 짓을 경멸하고, 때로는 절대로 용서받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왜냐면 고작 한 사람의 욕심에서 시작한 '거짓'으로 인해서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무고하고 힘 없는 사람부터 엄청난 피해를 보고 심지어 애꿎은 목숨을 잃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잘못을 저질렀다면 작은 일일 때 스스로 책임을 지고 그에 걸맞는 벌을 받고 잘못을 뉘우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그 작은 책임과 벌, 그리고 망신을 당하기 싫어서 '무책임하게 행동'한 뒤에 뒤수습마저 남에게 떠넘기는 짓을 하게 되면 결국 그 책임은 '다른 사람'이 대신 져야 하고, 그로 인해 '억울한 사람'도 발생하며,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대신 '희생' 당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심지어 수많은 사람들이 크게 다치거나 죽는 일이 벌어질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정말이지 이런데도 '남탓'을 하며 자기가 한 행동에 '반성'과 '책임'을 회피하고 말 것인가?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일삼는다면 정말 구제불능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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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이야기에서 주로가 한 '배신'은 실로 엄청난 죄였다. 단순히 연인이었던 아세미에게 상처를 주고 실연의 아픔을 주거나, 대요괴들의 힘이 담긴 결정을 빼돌려서 달아난 죄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주로가 애초에 '중매'를 잘못 서는 바람에 리쿠와 키초는 애꿎은 요괴들에게 '원한'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이 '원죄'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 죄책감을 해소하고자 다시 한 번 '배신'을 한 행위로 인해서 '인간의 도구'로 악용되는 요괴들이 희생 당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그로 인해서 '인간 vs 요괴' 사이에 대전쟁이 벌어져서 수많은 희생자와 살상이 벌어지게 되었다. 이렇게나 큰 죄를 지은 장본인이 바로 '주로'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렇게나 큰 죄를 지은 '죄인'에게 내려진 형벌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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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또 어처구니 없는 것이 그렇게나 큰 전쟁이 벌어졌는데, 다친 사람과 요괴 들이 많았지만 다행히(?) 죽은 사람과 요괴가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고, 납치되어 사라진 요괴들도 히메가미가 소멸함에 따라 주술이 풀려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큰 죄에 비해 미약한 처벌을 내렸던 것이다. 오히려 주로가 배신과 범죄를 저지를만한 '사연'이 정상참작 된 것인지도 모른다. 심지어 야스케는 히메가미에게 '세뇌'를 당해 가장 사랑하는 센키치의 목을 조르며 죽이려 했다는 '기억'도 삭제해버렸기 때문에 더는 슬플 일이 없다. 그러니 주로에게 벌을 내려야 할 죄가 이미 사라졌으니 미약한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일단락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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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주로가 배신을 해서 '심리적 상처'를 받았던 수많은 요괴들은 어짜 할 것인가? 이들의 마음에 뻥 뚫린 상처를 남긴 것은 '죄목'에 없는 것인가? 또한, 주로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 무리'에 잠입을 하려 했고, 그 때문에 '대요괴의 결정'을 담보로 넘겼으며, 그 엄청난 힘으로 인해 수많은 요괴들이 나쁜 인간의 '도구'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또한 자신의 배신을 믿게 만들기 위해서 몇몇 '쓰쿠모가미'는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일도 발생했고 말이다. 이들도 요괴임에 분명하며, 이로 인해 '소멸' 당하고 말았다. 한마디로 죽음을 당한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애초에 '생명이 없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소멸 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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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린이책에 나온 이야기를 '법정드라마'라도 보는 것처럼 시시콜콜 따지면서 볼 것은 없겠지만서도 엄청난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마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감동적인 이야기일수록 '결말'만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또한 아름다워야 하겠기에 하는 말이다. 기상천외하고 기괴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마무리만 아름답게 포장한 듯 싶어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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