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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4 ㅣ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4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미노루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4년 11월
평점 :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4> 히로시마 레이코 / 김지영 / 넥서스Friends (2024)
[My Review MMCCCLXXV / 넥서스Friends 1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두온네 번째 리뷰는 요괴에게도 '모성애'가 있는 것인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4>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한다. 하찮은 미물이라도 자기가 낳은 새끼를 옹야옹야하는 '모성애'가 있다는 뜻인데, 그럼 '요괴'에게도 모성애는 있는 것일까? 일단 요괴도 어미의 몸속에서 태어난 존재이므로 인간 못지 않게 '모성애'가 있다는 바탕 위에 이야기를 써갔다. 하긴 지난 3권에서는 '사랑'도 하고, 이미 전작인 <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에서 인간인 규조와 화사족 요괴 하쓰네가 서로 사랑의 결실을 맺어 혼인도 하고 아마네와 긴네 딸 쌍둥이도 낳아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와중이니 요괴와 인간의 차이는 일단 없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요괴의 모성애를 악용하여 '인간의 욕심'을 채우려는 악당이 등장했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4> 관점 포인트 : 지난 3권부터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 권에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각각의 주제를 펼쳐보이는 방식으로 책을 써가고 있어서 리뷰도 어느 하나만 골라서 쓰기가 곤란해졌다. 그렇다고 리뷰를 책 한 권 분량으로 쓸 수는 없기에 그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 집중적으로 쓰려 한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을 읽는 느낌도 살짝 나기 시작했다. 그 시리즈에서도 전편에 흐르는 이야기 흐름에 '별개의 에피소드'를 속속 담아 놓은 것처럼 이야기를 끌어가더니 이 책도 그런 식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책에 리뷰 쓰는 걸 달가워하지 않기에 살짝 삐쳤다. 어차피 '전천당'도 리뷰를 쓸 계획이기 때문에 워밍업 삼아 써보련다.
일단 이야기는 '두 남녀의 사랑이 결실을 맺어 태어난 축복, 아이'에 대한 것으로 시작했다. 천하의 바람둥이 구로모리가 어린 여자아이를 납치해 와서 야스케에게 돌봐달라고 부탁했는데, 구로모리의 아내인 하지카미가 그 사실을 알게 되어 두 요괴가 대판 싸울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서가 아니라 구로모리가 그동안 바람을 피웠던 까닭이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된 아내를 대신해서 '아이'를 낳아줄 대상을 찾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을 아내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구로모리가 바람을 피운 것은 사실 아내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이상한 결론을 남겼는데,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로모리가 납치(?)한 여자아이 '히루'가 문제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히루는 어느 마을에 버려진 아이였는데, 마을 사람들은 히루를 죽지 않게 돌봐주면서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구박하고 쫓아내고 죽을 정도로 방치해 버린다. 그러다가도 히루가 죽을 위기에 처하면 마을 사람 중 하나가 나서서 데리고 와 밥 먹이고 씻기고 편안한 잠자리까지 제공해주지만, 다시 몸이 회복되는 또 다시 구박이 시작되고 돌보던 집에서도 내쫓아버리곤 한다는 것이다. 까닭인 즉슨, 마을에 가뭄이 들면 수신에게 제사를 지내야 비가 오곤 했는데, 그때 제물로 바치던 것이 다름 아닌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산 사람'을 말이다. 어쩌다 그런 풍습이 생긴 것인지는 몰라도 버려진 우물에 '산 사람'을 던져서 죽이면 아무리 가물었다가도 비가 흠뻑 내리길 반복하니 마을 사람들은 비가 오지 않으면 노인이나 어린아이 할 것 없이 '약한 사람'을 산 제물로 삼아 가차 없이 우물에 내던졌던 것이다. 다음 '산 제물'이 바로 히루였던 것이고, 그래서 히루를 죽지 않을 정도로만 데리고 있었고 도망가지 못하게 마을사람들이 감시까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아챈 히루는 스스로 제물이 되어 우물로 뛰어들었고, 수신에 버금가는 요괴였던 구로모리는 그런 히루를 불쌍히(?) 여겨서 구해내고 돌봐주려 한 것으로 모자라 자신과 아내의 딸로 키우려 마음 먹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간 우물에 버려졌던 사람들도 사실은 구로모리가 안전하게 살려주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누가 인간이고 누가 요괴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규조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마키'가 찾아온 이야기다. 마키의 엄마는 게이샤(기생) 아예였는데, 야에가 마키에게 말하길, 마키의 아빠는 규조라는 훌륭한 분이라고 얘기해왔기 때문에 자신은 아빠와 함께 살기 위해서 찾아온 것이라고 밝혔다. 규조는 그런 마키의 이야기를 듣고 입이 쩍 벌어졌지만 야스케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식으로 규조를 탓하며, 마키와 함께 아빠를 찾았던 아마네와 긴네는 아빠의 표정을 보고 놀랐지만, 더 놀란 사실은 그 뒤에 이어진 마키의 행동이었다. 자신이 당신의 딸이 확실하니 아마네와 긴네를 내쳐버리고 자신과 함께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규조는 그런 마키의 말을 듣고 단칼에 거절하며 널 내 딸로 인정할 수도 없고 너와 함께 사는 것은 더욱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마키의 등을 떠밀어 내보내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안 하쓰네는 규조를 탓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탓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딸, 마키'를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쫓아낼 수 있느냐면서 무정한 규조와 함께 살 수는 없으니 자신은 당분간 친정에 가 있겠다며 아마네와 긴네까지 데리고 떠나버리고 만다. 규조는 졸지에 홀아비 신세가 되어 야스케 집에 얹혀 살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엄청난 '반전'이 있었다. 사실 마키는 자신의 친엄마를 죽게 만들고, 요괴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요괴 엄마에게 부탁(?)을 해서 다 갖게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짓을 벌이는 나쁜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조에게 쫓겨난 마키는 '요괴 엄마'에게 부탁을 하며 아마네와 긴네를 죽여 달라고 한다. 그래야 자신이 규조의 유일한 딸이 될 수 있다면서 말이다. 그럼 요괴 엄마는 나쁜 요괴일까? 그건 아니었다. 요괴 엄마는 '자신의 아이'를 잃고 엄청 슬픔에 빠져 있었는데, 어느 날 한 인간이 찾아와 아이를 잃어버린 요괴에게 주술을 걸어 '아이를 되찾아주겠다'면서 그 대가로 '눈'을 영원히 가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서는 그 주술을 건 인간이 '딸'이라면서 요괴 엄마에게 붙여주었는데, 그 딸이 바로 '마키'였다. 그리고 마키는 요괴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제 욕심껏 '부탁'을 했는데, 요괴 엄마는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곤 했다. 심지어 사람을 죽이면서 말이다. 이게 바로 '주술의 힘'이었다.
다시 말해, 주술의 정체는 '요괴'를 노예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사악한 주술이었던 것이다. 아이를 잃어버린 슬픔에 빠진 요괴의 마음을 파고들어서 '음흉한 거래'를 하게 만들고, 그 거래에 응답한 요괴는 '노예'처럼 자신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함부러 부려지다가 생명이 다하면 버려지게 되는 나쁜 주문이었다. 그리고 인간 소녀였던 마키는 그런 나쁜 주술을 건 인간의 꼭두각시가 되어 '요괴 엄마'를 이용해서 제 욕심을 채우는 나쁜 짓을 일삼았고 말이다. 마키는 자신의 엄마마저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서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정말이지 구제받지 못한 아이였다. 이런 아이였기에 사악한 주술을 걸어 '요괴의 힘'을 악용하는 음흉한 주술사에게 철저히 이용 당한 것이다.
나가는 글 : 그러나저러나 큰일이 난 것은 규조를 비롯해서 '힘이 약한 요괴들'이었다. 음흉한 주술사에 의해 '노예'가 되어버리면 죽을 때까지 이용만 당하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그냥 버려지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스케도 돌보미 일을 잠시 멈출 정도가 되었다. 행여나 그 주술사가 변장을 하고 야스케의 집을 찾아온다면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요괴 가운데 강력한 힘을 가진 '대요괴'가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들의 힘이 담긴 '부적'을 만들어서 요괴들이 가지고 다니면 아무리 사악한 주술이라하더라도 막아낼 수 있겠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장장이 요괴 아세비에게 부탁해서 '대요괴의 힘'이 담긴 정수를 이용해서 부적을 만들게 했고, 아세비는 그 일에 열심이었는데, 그녀의 연인 '주로'가 대요괴의 힘이 가득 담긴 '정수'를 빼앗아 달아가게 되는데... 어째 이야기가 점점 더 스케일이 커져간다. 전작에서도 이러다가 급격하게 마무리가 되어 버렸는데 말이다. 아직 4권에 불과한데 벌써 엔딩이라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암튼, 이번에 이야기해 볼 주제는 '모성애'다. 사실 과학적으로는 '모성애는 없다'는 결론이 나긴 했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따뜻한 감성을 부정하며 살아가면 얼마나 삭막해지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모성애의 존재여부를 '과학' 따위에 의지하고 맹신해서 실망부터 하지는 말자. 나를 낳고 길러준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러니 '모성애'는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뜨겁게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요괴 엄마에게도 '모성애'가 있다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신선했다. 더구나 인간으로 등장하는 것들이 하나같이 '밥맛'으로 등장하니, 차라리 '요괴 엄마의 모성애'가 더욱더 절절하고 뭉클해졌다. 한편 인간 캐릭터는 비정하고 매정하게 매번 등장을 하니 요괴들이 주인공이면 악역은 인간이 도맡게 되는 것은 당연한 전개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참주제는 '인간과 요괴의 대결'이 아닌 '둘 모두의 공존'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어차피 요괴라는 것도 '인간의 마음'속에서 투영되어 만들어진 존재인 까닭에 비록 '다르게' 표현되었을지라도 '인간과 똑같은 마음'을 가진 존재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인간끼리도 서로 '차별'하면 안 되는 것을 '인간이 아닌 존재'라고해서 차별이 당연하다는 것은 절대 성립할 수 있는 논리다. 이 책이 이렇게 훌륭한 주제를 품고 있는데, 이야기 속에서는 너무 잔혹하고 처절한 '설정'을 전제로 깔고 있어서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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