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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2 ㅣ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미노루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3년 1월
평점 :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2> 히로시마 레이코 / 김지영 / 넥서스Friends (2023)
[My Review MMCCCLXIX / 넥서스Friends 1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아흔여덟 번째 리뷰는 본격 요괴 육아 판타지를 담은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2>다. 말 그대로다. 이 소설은 '육아 판타지'를 그려 놓았다. 아주 이성적인 이상향을 담아서 말이다. 어쩌면 '일본의 육아 교본'으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해서 이 책을 참고로 삼아서 자녀를 육아해보겠다면 곤란한 일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왜냐면 '인간의 아이'가 아닌 '요괴의 아이'를 육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고슴도치도 제 새끼를 귀엽다고 여긴다니 '요괴의 아이와 엄마아빠'라고 해도 자기 새끼를 키우는 정성은 가이없을 것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2> 관점 포인트 : 바쿠란이란 대요괴가 있었다. 엄청난 요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어떤 요괴도 바쿠란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인간은 말할 것도 없이 말이다. 그런 바쿠란이 스스로 자신의 힘을 봉인하고 있었다. 자기 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한 아픈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봉인한 채 홀로 살아가던 어느 날 깊은 산속에서 '인간의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야스케 였다. 둘의 만남은 그렇게 우연이었다. 하지만 인연은 깊고 진하게 이어져 버렸다. 깊은 산속에, 그것도 한 겨울에 남자 아이 하나가 얼어서 굶주려서 기력이 떨어져서 생명의 근원이 사그라져가고 있었다. 그런 야스케를 발견한 바쿠란은 무엇보다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요괴도 아닌 '인간의 아이'를 살려냈다. 그리고 이름을 '센야'로 고치고 인간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대요괴인데도 '인간처럼' 살아가며 야스케를 키워냈다.
이렇게 요괴가 인간의 아이를 키운 이야기가 <요괴의 아이를 돌봐 드립니다>라는 시리즈고, 이 책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는 그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이번엔 인간 야스케가 센이치(센야의 속성을 그대로 물려받았는데 겉모습은 어린아이로 변했다)라는 '요괴의 아이'를 키우는 것으로 설정이 뒤바뀌었다. 다시 말해, 후속작인 까닭에 전작의 이야기설정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는 말이다. 거기에 뒤바뀐 설정을 보완하기 위해서 더 많은 등장인물이 나왔다. 한마디로 이야기거리는 더 풍성해졌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상하리만치 '이야기소재'는 쪼그라든 느낌이다. 육아 이야기를 하다보니 '태교하듯' 경건한(?) 이야기거리만 다루고 있기 때문인 듯 싶다. 센이치가 좀 더 자라서 '중2병'에 걸린 사춘기를 겪는 시절이 된다면 또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세 명의 아이로 좁아졌다. 물론 전작처럼 다양한 요괴의 아이들이 야스케의 집으로 놀러오거나 잠시 맡기러 찾아오는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기본 줄거리는 야스케의 아들(?) 센이치와 규조와 하쓰네의 쌍둥이 딸 아마네(언니)와 긴네(동생)까지 세 명의 아이가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작보다 덜 어수선한 느낌이다. 그렇긴 하지만 그 덕분에 이야기가 단조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다. 더 지켜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말이다.
1권에서는 '가짜신(허신)'이 깜짝 등장해서 긴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시작으로 아마네와 센이치까지 모두 가찌신의 먹잇감이 될 뻔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변태 도룡뇽(영원) 구로모리 덕분에, 아니 야스케의 헌신(?) 덕분에 센이치와 아마네, 긴네는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다. 물론 가찌신을 처치한 것은 동쪽 지궁의 봉행 쓰쿠요가 짜잔하고 나타나서 해결했지만 말이다. 암튼 까딱 잘못 되었으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일을 겪은 센이치는 2권 첫 부분부터 사쿠노미야를 찾아가 자신은 제자로 받아달라고 부탁한다. 사쿠노미야는 견신족의 대요괴로 현재 서쪽 지궁의 봉행을 맡고 있다. 애초에 가짜신을 처치해야 할 의무가 사쿠노미야에게 있었으나, 그녀가 활약을 펼치기도 전에 쓰쿠요가 나타나서 가짜신을 대신 처치하는 일대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는 센이치가 위기의 순간에 '호명'한 대요괴가 사쿠노미야가 아니라 쓰쿠요였던 탓이 크지만, 어찌 되었든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탓에 일이 꼬여 버렸다.
그러나 저러나 꼬여 버린 일은 의외의 사건으로 해결되어 일단락이 되고 만다. 센이치가 사쿠노미야를 찾아가 '주술'을 배우고 싶다며 제자로 받아들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센이치의 요청 사실을 안 아마네와 긴네도 재밌겠다면서 센이치와 함께 제자가 되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세 명의 요괴 아이는 사쿠노미야가 거주하는 서쪽 지궁에서 주술 수련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쿠노미야가 어렵사리 제자를 받아주었건만 센이치가 배우는 거라고는 사쿠노미야의 간식을 만드는 수련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간식 만드는 일만 하고, 조금 더 지나서는 사쿠노미야의 네 호위무사인 '사련'들과 함께 놀이를 하는 것이 수련의 전부였다. 아마네와 긴네는 그런 배움만으로도 즐겁게 지냈지만 센이치를 그렇지 못했다. 왜냐면 센이치가 주술을 배우고 싶었던 까닭이 야스케를 위기에서 구해줄 엄청난 힘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가짜신 사건 때 야스케가 위기에 빠졌는데도 센이치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해야 "쓰쿠요!"라는 외침 뿐이었기 때문이다. 센이치는 사랑하는 야스케를 지키고 싶다는 일념으로 강한 힘이 담긴 주술을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쿠노미야는 주술 수련을 곧바로 시작하지 않고 '다른 허드렛일'을 시키며 인내심을 시험한다. 주술 수련을 하는데 인내심(참을성)이 필요한 까닭은 강한 힘이 생겼을 때 그 힘을 함부로 쓰지 않고 꼭 필요할 때 써야만 하겠기에 그랬던 것이다. 나중에서야 그런 까닭을 알게 된 센이치는 온갖 불만과 심통을 접고 사쿠노미야의 제자로 다시 예의를 갖췄다. 그 길고 긴(?) 시련을 극복한 센이치에게 사쿠노미야는 첫 번째 주술을 가르쳐 준다. 이름하야 '천향의 술'이다. 뜻을 풀이하면 '천 가지 향기를 뿜어내는 주술'인 것인데, 센이치는 보기 좋은 솜씨로 첫 주술을 어렵지 않게 성공하지만, 곧바로 배움을 끊어버린다. 고작 냄새 피우는 주술을 배워서 어떻게 야스케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느냔 말이다. 그래서 센이치는 학원(?)을 끊겠다며 동쪽 지궁을 찾아가지 않고 땡땡이를 치게 된다.
그 무렵 수달 요괴 모녀 쓰오와 지오가 야스케의 집을 찾아온다. 한쪽 다리가 아픈 딸을 고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약재가 있는데, 그걸 구하려면 위험한 장소로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린 딸과 함께 갈 수 없어 야스케에게 돌봄을 부탁하러 왔던 것이다. 그렇게 떠난 수달 요괴 엄마 쓰오는 필요한 약재를 다 구했지만 인간 퇴마사에 의해 구술에 봉인되고 마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우여곡절 끝에 센이치는 쓰오가 봉인된 구술을 구출(?)하게 되지만, 봉인에서 풀려난 쓰오는 억울한 심정과 엄청난 고통 속에 휩싸여 분노에 잠식된 탓에 스스로 타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사쿠노미야는 그런 쓰오가 안쓰러워서 최선을 다해서 쓰오를 구해주려 했지만, 약한 요괴였지만 아픈 딸 지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재를 구하러 했을 뿐 인간들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었는데 난데없이 나타난 퇴마사는 밑도 끝도 없이 '요괴 퇴치'라는 명목을 내세워 쓰오를 구술에 봉인했던 것이다. 억울하고 또 억울했던 쓰오는 분노에 잠식 당해 스스로를 타락시키며 저항했지만 결국 봉인되고 말았다.
그러나 쓰오에게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쓰오는 엄마였기에 아픈 딸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 못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지극정성이었다. '엄마'이기에 당연한 일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프리패스인 것도 아니다. 온갖 고생이란 고생을 다했고 힘들다 소리 한 번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픈 딸을 고칠 수 있는 방도가 있다는 사실에 그 힘듦과 고통도 마다하지 않고 또다시 한 달음에 달려가 필요한 약재를 구했을 뿐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봉인'되고 만 것이다. 그것도 아픈 딸을 치료할 약재를 모두 구한 그 시점에 말이다. 쓰오는 봉인되는 그 순간에도 자신의 안위보다 아픈 딸을 더 걱정했을 것이다.
이런 쓰오의 사정을 쓰오가 뿜어내는 '냄새'를 통해서 알아챈 사쿠노미야는 전력을 다해서 쓰오를 구하려 애쓴다. 그러나 한 번 타락한 쓰오는 자신의 생명력을 다할 때까지 '타락의 요기'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아픈 딸을 치료할 희망에 목매다가 겨우 치료법을 찾아내 이제 곧 완성할 수 있었는데, 그걸 앞뒤 분간도 하지 못한 퇴마사가 다짜고짜 봉인을 해버렸으니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 때문에 쓰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못했고 타락의 요기는 쓰오의 생명력을 갉아먹고 이제 쓰오는 이대로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그 순간 센이치는 '천향의 술'을 발휘해서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나가는 글 : '육아' 이야기를 하다가 주술 '수련' 이야기로 빠져들고 뒷이야기는 '봉인'을 해제하는 등 이리저리 왔다갔다 정신 없긴 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요괴의 아이'를 기르는데 모두 경험할 수밖에 없는 다채발랄(?)한 육아스토리인 것이다. 아이를 키워본 분들은 공감하실 것이다. 아이 한 명 때문에 온 집안 식구가 총출동하는 일이 다반사고, 외출 한 번 할라치면 '이삿짐'을 싸듯 싸짊어지고 나설 수밖에 없고, 이제 좀 컸다고 부모의 감시망(?)을 요리조리 피해서 탈출한 뒤에 사건사고를 몰고다니는 바람에 골머리를 썩히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여기에 반듯한 어른으로 성장시키고자 '사교육'이라도 시킬라치면 천문학적인 비용 문제는 둘째치고 진득하니 '배움'을 닦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 굴뚝이었을 것이다. 어제는 이런 이유로 가기 싫고, 오늘은 저런 이유 때문에 안 가고 싶고, 내일은 제발 좀 아무런 불평불만도 없이 그냥 가주기만 해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었을테니 말이다.
이 책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2>는 그런 부모님의 속사정을 뒤로 한 채, 오직 '어린 아이의 관점'으로 육아/교육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결말 부분에서는 꼭 어른스러운 교훈적인 마무리를 하고 있어서 정말 '판타지'가 맞구나 싶다. 요즘 애들이 어떤 애들인가? 눈치가 백단이고 어른들 머리꼭대기에서 노는 '천상의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어른들의 속사정과 깊은 뜻을 단박에 깨우치고 '겸양'을 배우고 실천한다니. 그것도 단 한 번의 사고를 친 뒤에 말이다. 정말 판타지에서나 등장할 법한 교훈적인 이야기다. 혹시 일본의 육아/교육 시스템은 이것이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절대불가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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