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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부터 시작하는 인문학 AI 실습 - 일본 서브컬처 캐릭터로 나만의 페르소나 챗봇 만들기
김유영 지음 / 브라운출판사 / 2026년 9월
평점 :
브라운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제로부터 시작하는 인문학 AI 실습 : 일본 서브컬처 캐릭터로 나만의 페르소나 챗봇 만들기> 김유영 / 브라운출판사 (2026)
[My Review MMCCCLXII / 브라운출판사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아흔한 번째 리뷰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기적을 구현할 수 있는 <제로부터 시작하는 인문학 AI 실습>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AI 제작만을 위한 책이라고 보면 아쉽다. 왜냐면 'AI 시대의 인문학적 교양'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인문학자를 위한 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적인 내용도 다루고 있지만, 그저 인문학적 교양을 쌓고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긴 하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제로부터 시작하는 인문학 AI 실습> 관점 포인트 :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은 '복불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대로 고른 책도 있지만, 기대하지도 않았던 엉뚱한 내용 때문에 깜짝 놀라고 실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내게 그런 경우인데, 오로지 '인문학'이라는 세 글자만 보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그럼 지금부터 AI로 챗봇 만들기 실습을 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급당황했다. 내겐 코딩을 다루는 지식도 없고, 컴퓨터공학은 말할 것도 없고, 전자공학적 수식을 다루는 능력은 더더군다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명령어'가 튀어나오고 '파이썬 코드' 같은 것들이 지면을 장식하면서 AI 실습을 하겠다고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 책에 대한 실망을 할 즈음에 내가 좋아하는 '인문학적 감성'이 담긴 교양지식이 흘러나오면서 당황함을 반가움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AI 실습'하는 과정은 두 눈을 뜨고 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내용이었지만, 문학과 역사, 철학, 언어학, 문화학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만족할 정도의 고급진 내용이 담겨 있었다. 더구나 지은이가 '일어일문학과'를 전공하고 오사카대학에서 문학 석/박사 학위까지 땄으며, 현재는 동덕여대에서 일본어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며, 뒤침(번역)과 문화평론까지 두루 섭렵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실력자였기에 그 내용이 수준급이었다. 이런 프로필도 모른채 책을 읽을 때에는 한국사람이 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챗봇을 만들려고 그러나? 한국 애니메이션도 현재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국적인 캐릭터로 AI 챗봇 실습을 해도 충분할텐데? 라면서 비꼬면서 읽어나갔는데, 나중에 확인하고서야 그랬구나 싶었다. 암튼, 기대하지 않았고 당황했는데도 다 읽고 나니 뿌듯한 경험을 선사한 책이었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은 '좋아하는 캐릭터와 실제 대화를 할 수 있는 AI 튜터를 만드는 것'이다. 상상을 해보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을 내 손으로 만들어서 매일 대화할 수 있다고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에스파의 카리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캐릭터가 '내 컴퓨터', '내 스마트폰', '내 워치' 등에서 실제로 프라이빗한 대화를 실제로 나눌 수 있다는 상상 말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그것이 상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AI 챗봇'으로 실제 구현이 가능하다면 어떻겠는가? 해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지 않겠는가?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왜일까? 하나의 캐릭터를 내가 좋아하게 된 까닭이 무엇인지 더듬어 보면 알기 쉽다. 그 캐릭터가 만들어진 '배경'부터 시작해서 '성격', '인성', '교양', '취향', '말투' 등등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겠는가? 그냥 '겉모습'만 카리나라고 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이를 AI 챗봇으로 구현하려고 하면 거의 완벽한 '인문학적인 정보'를 다 때려넣어야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실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런 방대한 정보를 담을 그릇(하드디스크, 저장장치)은 또 얼마나 커야 할 것이며, 그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다루기 위한 메모리칩은 또 얼마나 성능이 좋아야 하는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여기서는 이런 구현이 실제로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실패'를 밑바탕에 깔고서 효율적인 '실습'을 해보자는 것이다. 만에 하나 성공하면 대박인 것이고, 실패해도 실망하지 말고 성공할 때까지 한 번 해보자는 '도전정신'과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소스'가 제공되어 있다고 보면 좋겠다. 적어도 이 책을 따라하다보면 분명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공지능 AI에게는 '똑같은 질문'을 던져도 항상 '같은 대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변수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인문학적 교양'을 더욱 풍부하게 제공하고, 감안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그럼 성공한다는 가능성을 믿고 이 책에 나온 설명에 따라 실행해보면 될 것이다. 언젠가는 말이다.
나가는 글 : 처음에 읽을 때에, 기왕 AI 실습을 하기 위함이라면, 굳이 '일본어'로 실습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어차피 실패한 데이터라도 '한국어'로 실습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일텐데 하고 말이다. 그런데 지은이가 '일본문화' 전공자라는 사실을 알고서 그랬구나 싶었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이니 '그런 예시'를 들었겠구나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실습은 '일본어'로 구현했지만, 능숙해지면 언제든 '자신만의 취향'에 따라 적용시키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소견을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아무리 AI 시대가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살아가는 한 인문학적 교양을 갖춰야 한다'는 언급이었다. 아무리 인공지능 AI가 똑똑해지고 '간단한 명령어'만으로도 모든 것을 쉽게 해결해 주는 시대가 되었더라도 '주어진 정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AI의 정보처리가 서툴 수밖에 없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치고 수정하는 작업을 '인간'이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디테일한 작업을 인간이 꼼꼼하게 해주는 것은 지금의 AI기술 수준이 미미하기 때문이고, 다가올 미래에는 이런 힘든 작업을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똑똑한 AI'가 등장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세상이 도래하면 결국 인간은 쓸모 없어져서 도태 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많이 있다.
이런 무시무시하고 암울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도 인간만이 가진 재능이다. 그것도 안전하게(?) 암울한 미래를 말이다. 만약 AI가 실제로 그런 어두운 미래를 구현하게 되면, AI는 가차없이 인간부터 제거하려 들 것이다. 물론 그런 미래가 도래하도록 냅둘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실제로 AI가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은 까닭은 인간은 할 수 있는데, AI는 할 수 없는 것이 딱 한가지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창조하는 능력'이다. 이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능력을 AI가 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AI의 작동방식이 '주어진 정보'에서 인간이 풀기 힘든 난제를 쉽게 푸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반론을 던지는 과학자들은 '초지능'을 갖춘 AI는 인간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에 더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나갈 것이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까지 AI는 서슴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기까지 여러 제약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초지능'을 갖춘 AI를 그냥 방치하게 된다면 인류의 미래는 끝장이 날 것이기 때문에 감히 그 마지막 단계를 넘어서지 않으려 하고, 막으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마치 '핵폭탄'을 만들었지만, 감히 '함부로' 쓰지 않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 더 끔찍한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초지능 AI'가 그런 제약까지 훌쩍 넘어버리고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활동하기 시작하면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고 하지만...당분간은 그런 상상을 발휘하지는 말자.
암튼, 중요한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내 최애 캐ㅣ릭터'와 실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 챗봇을 구현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방대한 '세계관'을 주입해야 하고, '언어학'적으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깨알같이 '알고 있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캐릭터를 구현하고 실제 대화도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아직까지는 인간이 일일이 '조작'해줘야 제대로 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 꼭 갖춰야 할 소양이 바로 '인문학적 교양'인 것이다. 간단한 질문으로 방대한 지식정보를 AI가 쉽게 찾아주는 세상인데도 인간이 '방대한 인문학적 교양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게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단순히 AI에게 "~을 만들어줘"라는 질문으로 뚝딱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제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이것이 일본 서브컬처 캐릭터가 한 대사의 일부로 유명하다는 것 같긴 한데, 내가 그쪽으로 아는 것이 많지 않아 생소하지만, 틀림 없이 그런 느낌으로 써놓은 제목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