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 - 1910 망국 ㅣ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평점 :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 : 1910 망국> 굽시니스트 / 위즈덤하우스 (2025)
[My Review MMCCCLV / 위즈덤하우스 4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여든네 번째 리뷰는 그동안 서양 중심의 역사관에 치우친 세계사에서 벗어나 대한민국과 그 주변국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풀어낸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이다. 무려 8년 동안의 대장정이었다. 1839년 아편전쟁부터 1910년 한일강제병합까지 70여 년간의 한중일 동아시아사를 중심으로 동시대 서구열강의 속내까지 모두 20권에 오롯이 담았다. 솔직히 이 책으로 '동아시아사'만 따로 빼내어 새롭게 조명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세상의 중심에 놓고 가깝고 먼 주변국들의 역사를 바라본 관점은 참으로 신선했다. 그래서 모두 30만 원이 넘는 작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시리즈가 출간할 때마다 매 번 구매를 해서 이처럼 완독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앞부분의 내용은 읽고 또 읽기도 했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완간'하기만을 기다리기도 했다. 그만큼 '읽는 맛'이 최고인 역사만화였다. 그래서 굽시니스트를 '검색'하고 다른 작품도 병행해서 읽기도 했지만 이 책을 제외하고는 죄다 '병맛'이라...쿨럭쿨럭. 암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본격 한중일 세계사 20> 관점 포인트 : 20권의 시작은 러일전쟁의 중반을 넘어 '포츠머스 조약'으로 러일전쟁이 종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1910년 한일강제병합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일제의 만행과 고종의 무능력함, 그리고 나라를 팔아먹는 길을 '애국'이라, 아니 '시대조류'라 철떡같이 믿은 친일파와 그런 세력을 처단하고 나라 잃은 망국의 설움을 '결기'로 보여준 의병의 활약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역사만화는 언제나 '한정된 분량'이라는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하기에 어떡해서든지 20권으로 마무리하려는 '억지'가 보여 아쉽긴 하지만, 1권 더 추가해서 '구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적당히 마무리해주셔서 작가분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 까닭은 어찌 되었든 '망국'이라는 새드엔딩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새드엔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방을 넘어, 전쟁을 넘어, 독재를 넘어, 그리고 외환위기와 월드컵4강신화, 세 번의 대통령탄핵이라는 큰 산봉우리를 넘어 지금의 미란전쟁까지 대한민국이 탄생하고 선진국과 강대국을 넘어 진정한 선도국가가 되기까지 지난한 현대사를 모두 설파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21권이 아니라 100권이라는 '역사만화의 금자탑'을 새로 쓰게 되었을 것이다. 20권 쓰는데 8년이 걸렸으니 100권을 넘기려면 40년을 썼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 굽시니스트라는 작가가 죽기에 앞서 독자인 내가 먼저...쿨럭쿨럭
사실 20권의 내용은 역사를 조금 공부한 이들이라면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라 특별할 것은 없었다. 러일전쟁에서 러시아의 로마노프 왕조가 '피의 일요일'을 기점으로 점차 나락행 열차를 탄 것도 너무 유명한 일화이고, 일본군은 되도 않는 작전으로 만주벌판에서 일본의 젊은이들을 쌩으로 갈아버린 것도 너무 잘 알려진 뻘짓이었으며, 미국의 중재로 가까스로 러일전쟁을 마무리한 일본이 '포츠머스 조약'에서 얻은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일본 국민들의 여론이 추락하고, 이를 기점으로 일본제국은 '조선침탈'을 본격화하고 그 결과 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드는 결말로 종결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듯 싶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논란이 되고 궁금한 것은 일제의 침탈이 본격화 되었고, 서구열강 각국이 조선을 도와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고종'은 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것인지다. 물론 '헤이그 특사 파견'을 하긴 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외교권'을 일제에 빼앗긴 상황에서 만국평화회의장에 들어갔다고 한들 달라질 것이 무엇이었냐는 것이다. 차라리 그럴 힘이 남았다면 군대가 해산되고, 경찰이 해산되기에 앞서서 조금이라도 '저항'이라는 것을 해보던가. '의병'과 손을 잡고 망국의 길로 순순히 따라가는 길만큼은 막으려 했어야 하지 않은가 싶다. 그런데 고종은 애써 한 것이라고는 '을사늑약'이라는 종이쪼가리에 옥쇄를 날인하지 않은 공로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종이쪼가리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나라는 빼앗길지언정 조선황실의 안녕을 보존해주겠다는 대목에서 '진정성'이 의심이 들기도 한다. 과연 헤이그특사를 보내서 일제의 만행을 만국에 알리고, '을사늑약'의 원천무효를 주장함이 통했을 거라고 보는 것인가? 아무리 좋게 본다고 한들 '계란으로 바위치기'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
물론 '계란으로 바위치기'도 약자가 강자에게 개망신을 주고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기에 좋은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그 방법은 도덕과 윤리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국내상황'에서나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냉험한 기류가 대세로 작동하는 '국제관계'에서 계란으로 바위치는 것이 망국을 코 앞에 맞이한 군주가 할 일인가 말이다. 또한, 고종이 꿈틀해서 온 백성에게 몸이 부서질지언정 일제와 맞서싸우라고 명을 내려 일제와 전쟁을 독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이미 동학농민전쟁 때 '우금치 전투'에서 일제의 압도적인 무기 앞에서 산산조각이 난 적이 있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런 점에서는 고종의 무력함을 변호할 수도 있겠다. 실력차이를 인정하고 쿨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스스로 '망국의 군주'가 된다한들 백성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에서 '애민정신'...쿨럭쿨럭..을 찾을 수 있겠냔 말이다. 만에 하나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기한'이라도 정하고 그 기한내에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기를 방법을 제시하든가. 자신을 '구국의 구심점'이 되어 고종 자신부터 온 백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라도 했다면, 그에 대한 평가가 어렵고 복잡하진 않았을 것이다.
나가는 글 : 어쨌든 우리 민족은 고종의 무력함을 넘어 새 나라를 건설한다면 '민주공화국'을 세우겠다는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독립운동가 중에는 '근왕병'을 이끌고 일제와 맞서 싸우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공화국'의 새 나라를 꿈꾸며 스러진 왕조를 되살리는 것이 아닌 온 백성이 '주인'되는 새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게 된다. 그 계기가 1919년 3월 1일 고종황제의 인산일 이틀 전이었다는 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다.
현재에는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황태자와 사랑을 꽃 피우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 지금도 입헌군주국을 표방하는 나라들이 엄청난 세금을 낭비하며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을 보면 대한제국이 '고종의 무력함'으로 역사속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생각도 들곤 한다. 물론 딱 한가지 '사상적 분열'로 인해 해방 이후 남북이 첨예한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끝내 분열되고 만 안타까운 현대사를 '황제'라는 구심점으로 냉혹한 냉전도 극복하고 남북갈등을 사그라들게 만들고 '통일한국'으로 해방이 되었다면 지금까지 분단이란 아픔을 겪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의 나래는 펼쳐본다. 하지만 그런 상상조차 '세종대왕'처럼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으로 충만한 임금일 때라야 가능했을 것이다. 또는 '정조대왕'처럼 과거의 아픔은 묻어두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탕평책'을 실현시키는 진취적인 군주였어야 가능했을 것이다.
암튼 지난 역사에 태클을 거는 것은 별로 소득이 없는 뻘짓일 것이다. 망상에서 얻을 것은 '시간낭비'밖에 없다. 하지만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난 역사에 태클을 거는 것은 하릴 없을지 몰라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 전세계를 보면 답은 명확하다. '역사교육의 부재'가 지금처럼 전세계가 '극우세력'에게 정권을 내주고 나라가 폭망하는 꼴을 보여주고 있으며, '역사왜곡'의 결말은 현재의 중국과 일본처럼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결말을 잘 보여준다. 그렇기에 역사는 '바로 보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자국에게 부끄러운 역사라고 감추고 조금만 바꾸면 멋져 보일 거라고 왜곡을 일삼으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균형 있는 감각으로 당당히 마주 설 수 있을때 비로소 올바른 역사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된다.
그동안 '서양 중심의 세계사'를 배운 서양인들이 처한 꼬락서니를 보란 말이다. 그들이 지금 열광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이 중심에 선 진실된 역사'다. 인류역사 반만년 동안 제대로 된 '정복의 역사'를 가져본 적이 없는 한국이지만, 숱한 침략을 받고도 막아내고 견디고 지켜낸 '불굴의 역사'를 보여줬고, 약소국을 침략해서 식민지 경영을 하지 않았는데도, 좁은 국토에 변변한 지하자원도 갖고 있지 않은데도 '기술강국'으로 발돋움하여, 마침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지금 전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앞으로 인류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답도 바로 대한민국 역사에서 찾게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세계 속의 한국사'에서 '한국 중심의 세계사'로 관점을 전환해서 역사공부를 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전 인류의 미래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리뷰 #에세이 #본격한중일세계사 #굽시니스트 #위즈덤하우스 #한국사 #근현대사 #세계사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