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삼국지 1 - 도원결의
요코야마 미쓰테루 지음,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전략 삼국지 1 : 도원결의> 요코야마 미츠테루 / 박영 / 대현출판사 (2002)

[My Review MMCCCL / 대현출판사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흔아홉 번째 리뷰는 '만화 삼국지' 가운데 가장 유명한 만화책이었던 <전략 삼국지 1>이다. 한때는 '만화 삼국지'를 읽는다고 하면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전략 삼국지>를 의미할 정도로 정말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 보다시피 판권이 소멸하여 한국에서 정식유통이 되고 있지 않으며, '60권 전집(흑백)'에 한해서만 판매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한창 때에는 흑백판으로 된 <전략 삼국지>를 몇 권 읽긴 했는데, 시리즈 전부를 사모을 정도로 넉넉한 살림이 아니었던지라 사서 볼 엄두는 내지 못했고, 서점에서 몇 권 읽고, 친구에게 빌려서 몇 권 읽다가 말았던, 개인적으로는 '인연'이 없었던 책이기도 하다. 그러다 '소설 삼국지'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만화 삼국지'도 함께 읽고 있는데 이곳 저곳 탐방을 하다가 도서관에 '60권 전집'이 모두 소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번 기회에 완독을 하고자 했다. 그런데 온라인 서점에는 '대현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에 '표지 사진'이 없는 관계로 부득이 AK(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출판사'표지 사진'을 걸었다. 현재는 이곳에서 '60권 전집'을 판매중인 것으로 나오지만, 개별 낱권으로는 판매하지 않고 있었다. 아쉽게도 구매하기 번거롭게 되었는데, 성심껏 리뷰를 작성할테니 리뷰를 다 읽고 난 뒤에 구매여부를 결정해주시길 바란다.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최대한 빠르게 쓸테니 말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전략 삼국지 1> 관점 포인트 : 저자인 요코야마 미츠테루부터 소개해야 할 것이다. 정말 유명한 만화가였고 대표작은 <철인28호>, <바벨 2세>, <요술공주 세리>다. 역사물을 좋아하는 저자였기에 <전략 삼국지> 이외에도 <만화 사기>, <만화 초한지> 등을 펴냈다. 현재 나이 40~50대 독자분들은 어린 시절에 그의 만화책을 읽지 않은 분이 없을 정도였을 것이다. 소개는 이쯤하고, 그렇다면 오늘날에도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삼국지'를 꼭 읽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쎄'라고 답하고 싶다. 일본 만화가인 탓에 일본의 대표적 '소설 삼국지'인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을 기본 줄거리로 삼아 작화를 했다. 그런데 에이지의 소설보다 더욱 '일본색'이 두드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릴 적에는 늘 읽던 만화책이 으레 '일본의 것'이었기에 딱히 '일본색'이란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수십 년이 흘러 다시 읽으니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일본색'을 띤 만화책이라서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만화 삼국지'를 주로 읽는 독자층이 어린이와 청소년일테니 조금이나마 '잘못된 인식(편견)'을 형성할 우려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일본색'이라고 할 만한 것은 무엇일까? 1권에 핵심은 '도원결의'이고, 그렇기에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가 황건적 토벌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뜻을 합쳐 의형제를 맺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모종강본에서 '도원결의'는 나라가 혼란해진 탓을 '십상시의 난'에서 시작해서 나라꼴이 엉망이 된 까닭에 백성들이 고초를 겪었고, 그 때문에 나랏님을 믿고 따를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속에서 구원의 빛처럼 등장한 '장량의 무리'를 추종하는 과정에서 '황건적의 등장'을 이루게 되었고, 이들이 저지르는 혼란이 극심해지자 결국 혼란을 일으켜 나라를 어지럽히고 망할 지경에 이르자 '의용군'을 부르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때마침 유비, 관우, 장비가 뜻을 모으니 이들 삼형제를 주축으로 '의병'을 일으켜 황건적 토벌에 큰 활약을 한다는 줄거리를 정식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런데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십상시의 난'에 대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고 '황건적의 횡포'만을 강조하며 토벌해야 할 대상으로 강렬하게 인상지어 주고 있을 뿐이다.

황건적이라 부르지만 애초에 '선량한 백성들'이었다. 나라가 어지러워지고 먹고 사는 문제조차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살기 위해서' 한나라를 멸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꿈을 꾸었던 무리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을 그저 '무법자'로 그리고 마땅히 '토벌할 대상'으로 삼아 거리낌없이 죽이는 묘사를 하고 있다. 아직 1권에서는 본격적인 황건적 토벌에 나서지는 않지만, 유비가 어머니께 드릴 차를 구하러 갔다가 황건적 두목 '마원의'에게 붙들렸다 장비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부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그 황건적의 나쁜점만 드러낼 뿐, 그들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적이 되어야 했던 사연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걸 '삼국지'라고 할 수 있을까?

한편, 요시카와 에이지가 쓴 '소설 삼국지'의 도입부가 너무 재밌고 인상적인 탓에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70년대 이전까지 '소설 삼국지''만화 삼국지'를 그릴 때 '에이지의 소설'을 따라서 모방하는 경향이 셌다. 그래서 유비, 관우, 장비의 만남이 '황건적 토벌'을 결심하면서 의형제까지 맺게 되었다는 스토리를 보여주었는데, 그래도 에이지조차 '십상시'가 후한 말기에 나라가 어지럽게 된 원흉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난폭하기 이를 데 없는 '황건적의 만행'만을 부각시키며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 뜻을 모은 '유관장 삼형제'를 거의 영웅적인 등장으로 화려하게 묘사했다. 그래서 의병장이 된 유비는 이미 '황제'가 된 듯 황금색 갑옷을 갖추었고 존엄한 모습으로 그려냈다. 거기에다 관우도 고향에서 부패한 관리를 살인을 하고 탁현으로 몰래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고매한 인품을 지닌 미남자로 본 실력을 감춘 신비의 무장으로 그려냈다. 장비는 더욱 가관이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손오공'이다. 머리에 '긴고아(또는 금고아라고 부른다)'를 낀 채 사람을 한 손으로 들어 냅다 던지고 주먹을 휘두르면 단 한 방에 골로 보내버리는 무시무시한 괴력의 소유자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뭐, 암튼 '그림체''성격'은 그렇다치고 에이지의 소설에서도 그랬지만 '도원결의'를 하면서부터 관우와 장비가 유비를 '주군'이라 칭한 것이다. 유비가 중산정왕 유승의 후예이기 때문에 이미 '황손'으로 신분이 자신들과 다름을 들어서 '주종관계'를 맺은 것이다. 관직도 없는 유비를 '주군'으로 삼고자 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어차피 촉한의 황제가 될 운명임을 강조하는 '복선'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도 '일본색'이 엿보인다. 무리를 지으면 '수평관계'보다 '수직관계'를 선호하고, '상명하복'에 철두철미한 일본의 군사문화가 십분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신분제 사회'였던 시대적 배경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시 유비는 돗자리나 짚신을 짜던 시골 촌부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갑자기 '황족의 후손'이고 난세를 구할 '영웅적 운명'을 타고 났으며, 그렇게 본색(?)을 드러내자 하루아침에 '존엄한 존재'로 거듭난다는 설정은 아무리 만화라지만 너무 과한 설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가는 글 :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전략 삼국지>는 1971년부터 약 15년간 연재되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89년에 자유시대사에서 처음 출간했고, 93년에는 대현 출판사가 판권을 승계해 출간했으며, 2009년에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출판사에서 출간했고, 지금까지 이어졌다. 일본의 부흥기에 출간된 <전략 삼국지>가 '일본색'이 충만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던 시절이었다. 문제는 그런 책을 대한민국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읽을 필요가 있느냐 하는 문제다. 더구나 오늘날에는 우리 나라 '만화 삼국지'가 더 많고 더 재밌다. 앞으로 60권을 읽어가면서 그 점을 중심으로 읽어 가보려 한다. 과연 여전히 읽을 만한 책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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