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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도서관 ㅣ 책담 청소년 문학
김인영 외 지음 / 책담 / 2026년 9월
평점 :
한솔수북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환상의 도서관> 김인영, 전건우, 정명섭, 설민영 / 책담 (2026)
[My Review MMCCCXLVII / 책담 2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흔여섯 번째 리뷰는 도서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호러, 공상과학, 판타지 등 여러 장르의 단편 소설을 만날 수 있는 <환상의 도서관>이다. 수록된 작품은 <너라서 고마워>(김인영), <유령 도서관 사수기>(전건우), <도서관을 찾아서>(정명섭), <던전 도서관>(설민영)으로 4개다. 어릴 적부터 도서관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곳을 작품배경으로 삼은 책도 덩달아서 즐겨 읽곤 했는데, 이 책에 수록된 4편의 작품은 그것과는 사뭇 다른 재미를 선사하였기에 흥미를 돋우는 단편집이기도 했다. 더구나 네 작품 모두 '도서관에서는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주제를 품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 독서논술을 가르치는 선생이라서 아이들과 수업이나 견학, 체험활동 등을 도서관에서 자주 했기 때문에 더욱 감명 깊었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환상의 도서관> 관점 포인트 : 최근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아졌고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불과 10~20년 전만해도 '독서교육'이 도입된 지 초창기의 형태를 띠고 있었기 때문에 도서관은 주로 시험공부를 하기 위한 '독서실' 용도로 쓰이기 일쑤였다. 그런 탓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나 도서관이 만원 사례였고, 다른 기간에는 한가한 편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로 수업이 없는 '평일 오전'이나 '주말 오후'에 도서관을 애용하곤 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도서관은 늘 한적한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언제나 도서관이 바글바글하고 책 대출도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하고 있어서 참 격세지감을 느끼고는 한다. 다른 동네는 모르겠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장난이 아니다.
더구나 초등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읽는 책들은 '학습만화'가 거의 전부였는데, 요즘에는 '학습만화'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책을 아이들이 책탑을 쌓아가며 읽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직업병'이 도져서 아이들이 읽고 있는 책을 슬며시 곁눈질로 훑어보며 '독서지도'를 하고 싶은 맘은 굴뚝이지만, 요즘에는 아이들에게 함부로 '아는 체'를 하면 곱게 보는 시선이 아닌 것을 잘 알기에 그저 내가 대출하려고 하는 책만 싸들고는 자리를 떠나곤 한다. 그래서 이 책에 수록된 두 번째 이야기인 <유령 도서관 사수기>에 나오는 '지박령'이 되어서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방식으로 '독서지도'를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그럼 아이들이 정말 재밌어하며 도서관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찾아오지 않을 싶기 했다.
이런 나이기에 이 책 <환상의 도서관>을 읽으며 대만족했던 것이 바로 '모든 도서관에서는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다리 부상을 당한 배구 유망주가 찾아온 도서관에서는 꼭 배구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해줬고, 아무도 찾지 않아 팔릴 뻔한 유령 도서관이 제대로 컨셉을 잡으니 문전성시를 이루며 유령 도서관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는 메시지도 참 좋았다. 또한 전쟁과 기후 변화로 인해 꽁꽁 얼어버린 지구에서 햇빛조차 들지 않고 주변이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혀 버린 폐허 같은 지구를 다시 살릴 수 있는 희망이 바로 도서관이라는 설정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상상하는대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판타지 같은 도서관이란 공간이 무시무시한 괴물에 의해서 파괴될 위기에 빠졌는데, 그 위기를 극복할 주인공이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에서 희망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있었다.
나가는 글 : 물론 실제 도서관에서 겪을 수 있는 '일상'과 책속의 도서관에서 펼쳐지는 스펙타클한 '모험'은 매우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펼쳐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없이 많이 꽂혀 있는 책 하나하나에 단순히 '지식'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열쇠'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열쇠의 정체는 바로 '지혜'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지혜이기도 하고, 통솔력을 기를 수 있는 지혜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꿈을 이룰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희망을 심어주는 지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바로 이런 모든 지혜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처음부터 얻을 수 있는 지혜는 아니다. 꼴랑 책 한 권 읽었다고 그런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믿는다. 열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은 그 믿음을 느끼기 시작한다. 백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은 그 지혜가 자신의 것이 된 것도 느낄 수 있다. 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충만해지고, 만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은 비로소 세상의 모든 지혜가 책 속에 있음을, 세상의 모든 문제를 책에서 얻은 지혜로 해결할 수 있음을 굳게 믿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 어린이들은 도서관을 제 집처럼 들락날락거려야 한다. 책을 읽지 않고 놀러 가기만 해도 좋다. 도서관에서 놀면 더 재밌다는 사실만 깨달으면 된다. 공부는 하지 않고 친구들과 수다만 떨어도 좋다. 그곳이 도서관이라면 도서관은 뭘 하든 즐거운 곳이 될 수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서관이 일상이 되면 평생을 도서관과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도서관에 '책도 있음'을 깨달을 때가 온다. 그때 비로소 책속에 담긴 지혜를 하나둘 꺼내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고의 독서교육은 아이의 손을 잡고 도서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적어도 나는 그리 믿는다.
이 책 <환상의 도서관>이 주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우리 곁에 가까이 있고, 항상 그곳에 있는 '도서관'을 자주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곳에 있는 꿈과 희망을 보물찾기하듯 책속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