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4 - 노무현 시대의 명암 한국 현대사 산책 2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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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4 : 노무현 시대의 명암> 강준만 / 인물과사상사 (2011)

[My Review MMCCCXXXVII / 인물과사상사 46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예순여섯 번째 리뷰는 2006년 열린우리당의 몰락에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까지 풀어놓은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4>다. 노무현 정부의 몰락은 열린우리당 몰락에서부터 그 조짐이 확연해졌다. 그렇다고 노무현 대통령이 뭘 잘못했던가? 그렇게 물으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개혁한 죄'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허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 당시 대한민국에 '개혁'이 절실했는지 의문스러웠다. 다 지나고 난 지금에서야 그때 노무현 대통령이 '개혁'을 시작한 것은 절묘한 한 수였고, 그때 여러 분야에서 개혁이 성공적으로 첫 삽을 떴더라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엄청난 성과를 더 빨리 피부로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회고하지만, 그 당시에는 '개혁'의 절실함보다 '군사독재 청산'을 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한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만족스럽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국민들의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혁'에만 박차를 가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국민들은 점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선택한 것이 '한나라당'이었다. 그 선택이 또다시 대한민국을 발목 잡게 만든 것인줄 그때는 정말 몰랐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4> 관점 포인트 :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은 정말 혼란의 도가니였다. 나라꼴이 엉망이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나라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데, 엉뚱하게도 나라가 망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시끄럽게 떠들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에게 되묻기도 할 정도였다. "내가 임기 중에 뭘 잘못했는지 꼽아보라"고 말이다. 솔직히 지적할 것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과거 독재정부가 한 짓에 비해서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론은 달랐다. 연일 보수언론을 시발점으로 '노무현 정권의 오만함'을 지적하며 깎아내리기 바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들도 그것이 '언론플레이'라는 것을 짐작했지만, 딱히 노무현 대통령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들은 높아진 눈높이에 걸맞는 '경제성장'만을 더 바라고, 그로 인해 '경제적 풍요'를 바랄 뿐이었다.

그런 국민적 열망이 엉뚱하게 '영어교육 열풍'으로 나타났다. 영어교육에 대한 열풍은 이미 오래 전부터 그래왔지만 이젠 열풍을 넘어 '미친 바람'인 광풍이 불어닥친 것이다. 영어 사교육시장은 호황을 맞이하고, 그 호황은 '영어유치원 과열경쟁'까지 불어닥쳤다. 거기에 '미드 열풍'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며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발음하는 것에 집착하는 묘한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훗날 이명박 정권에서 큰 이슈가 되었던 '영어공용어 논란', '어륀지 사태' 등 이 미친 바람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이제 국민들은 모두가 '뉴욕 라이프 스타일'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나라가 살만해지자 다들 제정신을 못 차리는 수준까지 나아간 것이다.

이런 혼란 때문이었을까? 노무현 대통령도 정신 못 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열린우리당이 침몰하고 있는 와중에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까지 밀어붙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들도 개헌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국회의원 4년 임기와 대통령 선거가 딱 맞물리는 최적의 시기라는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연일 몰락하고 있는 '진보 정권'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시키고 싶었던 '보수 정당'은 이를 지지하지 않았다. 아니 하더라도 '보수 정권'에서 하겠다는 야심까지 내비췄다. 그러자 '보수언론'도 이에 발맞춰서 개헌의 취지에 어깃장을 놓으며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니 그러든가 말든가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무관심'했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어차피 진보든 보수든 어느 정권이 권력을 잡더라도 대한민국은 '정상'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독재의 그늘에서 벗어난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이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성장한 시민의식만큼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사명감이 뒤따르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나중에 엉망이 되고 나서야 겨우 깨달았으니 문제였던 것이다.

이 와중에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경선'이 진행되었는데, 열린우리당 경선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반면에 한나라당 경선은 이명박과 박근혜로 후보가 좁혀지면서 흥행가도를 걷기 시작한다. 급기야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가 이러나면서 끝내 정당이 와해되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진보적 인사들을 다시 헤쳐 모이게 했지만 과도한 견제와 네거티브 전략으로 인해 흥행에는 참패를 하고 말았다. 결국 양당 간 후보는 정동영과 이명박으로 결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BBK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이와 관련된 사안을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부정했지만, 의혹은 점점 커져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동영 후보가 다음 대선에서 무난하게 '대통령 당선'하는 것이 아닌가 점쳐졌다. 하지만 정동영 후보의 '말실수' 하나로 모든 것은 뒤집어졌다. 유세 도중에 '노인들은 투표를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을 한 것이 대대적으로 보도가 된 것이다. 정동영 후보는 부랴부랴 해명을 내놓으며 노인들이 걱정할 일 없게 평안한 정치를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미로 한 발언이 언론사들이 앞뒤 맥락은 다 자르고 '의도적인 왜곡'을 하고 있다고 역공까지 나섰지만, 한 번 돌아선 민심은 다시 돌이킬 수 없었다. 그리고 대선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어 득표율 20% 이상의 차이로 이명박 후보가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나가는 글 : 2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노무현 대통령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김구 주석이 독립된 조국이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될 깜냥을 갖췄다며 예견한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도 대한민국을 진정한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것을 이제야 알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두고두고 후회되는 일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를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아니 반문하고 싶다. 그 당시 노무현 정부를 비난만 하던 '보수언론'의 지적대로 정책의 방향을 바꿨더니 나라꼴이 어떻게 되었냐고 말이다. 그렇게 찬양하던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만행은 대한민국의 흑역사가 아니었던가? 그래서 우려되는 것은 지금 이재명 정부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어깃장을 놓기만 하는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그때와 다를 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내놓은 개혁정책은 지금 다시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 4년 연임 카드까지 판박이처럼 행보를 이어가지 않은가.

그래서 우려스러운 것은 정당한 비판이 아닌 '이유도 빈약한 비난 일색'을 쏟아내는 무리들이다. 이런 비난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맹공을 퍼붓는다. 그때도 유시민은 노무현 정부는 폭망한다고 떠들었다.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자 '눈물쇼'를 벌이더니, 이제와 또 이재명 정부의 폭망을 떠벌리고 있다. 당시에는 운동권 출신의 '정치 초보'라는 변명이라도 먹혀서 유시민의 격하고 날선 비난을 나름의 '스타일'로, 또 '멋'으로 포장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 유시민이 하는 행보는 그저 '폭력, 그 자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에도 욕심이 없다는 양반이 무슨 속셈으로 그러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그냥 '책장사'에만 충실했으면 싶다. 더 날뛰면 책도 보기 싫어질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민주당도 정신 차려야 한다.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어떻게 망해갔는지 잘 보았으면서 내란세력에 빌붙어 '빨대'를 꽂은 놈들과 손을 잡고 알량한 '정치권력'을 차지해보겠다는 심산을 갖고 있느냔 말이다. 정치화한 '종교집단'과는 일절 선을 그러야 한다. 미친또라이 '극우집단'과도 타협은 있을 수 없다. 이는 '극좌집단'도 마찬가지다. 종북과 친중 세력과 '연정'을 꿈꾸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물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중국 시진핑과 북한 김정은과의 '대화채널'을 열어둘 필요는 있다. 하지만 이들과 대화하기 위해 '국익'을 손해보는 일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 이제는 '미국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제왕적 대통령'을 꿈꾸는 똘아이 트럼프와 '대화'에 목을 메고 측근이니 로비세력이니 '연줄'을 대고, 그들에게 '신세'를 지는 순간 우리는 그보다 더 큰 손해를 감수하는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은 선진국이자 강대국이다. 그리고 세계를 이끄는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거의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 실리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물론 대한민국은 잘 할 수밖에 없다. 나라를 빼앗겨 본 '경험'에서, 그로 인해 온갖 설움을 당해본 '경험'까지 고루 갖춘 선진국은 역사상 오직 대한민국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이다. 특히 근현대사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올바르게 역사 정립을 해나갈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조 위에 세운 첨탑처럼 우뚝 서 위용을 자랑할 것이다. 나는 그리 믿는 걸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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