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3 - 노무현 시대의 명암 한국 현대사 산책 2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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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3 : 노무현 시대의 명암> 강준만 / 인물과사상사 (2011)

[My Review MMCCCXXXVI / 인물과사상사 45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예순다섯 번째 리뷰는 2004년 대통령 탄핵과 행정수도 파동, 그리고 2005년 영남 민주화 세력의 한을 주제로 한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3>이다. 솔직히 2002년 월드컵 4강을 이루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을 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은 내려놓은 편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IMF를 극복하고 민주당 정권이 연임을 해서 대통령을 배출했으니 이제 '독재시절'은 끝이 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영원히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이 후임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단단히 착각에 빠져 살았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리고 촛불집회와 명박산성, 물대포가 연일 뜨겁게 달구던 그때, 나는 '정치 무관심'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뉴스를 안 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사실 뉴스는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도 잘 보지 않았다. 왜냐면 그즈음에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나이는 서른이 넘었고 비정규직으로 인생을 마감할 수는 없다며 '자영업'으로 논술시장에 뛰어 들려고 한창 준비중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논술에 '논'자도 모르던 내가 급히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러 학원을 전전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저 책을 좋아한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시작한 사업은 밑천을 탈탈 털고 나서야 겨우 기반을 잡았고, 한때 논술쌤으로 유명세를 떨치다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어갔다. 그렇게 20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 사이 지나간 대통령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얘는 당선무효지)이었다. 그러다 뉴스를 다시 챙겨보기 시작한 사건이 다름 아닌 12·3 비상계엄이다. 한밤중에 막 잠을 자려 침대에 올라가 눕자마자 울리던 카톡 소리에 유튜브를 켰던 것이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뉴스를 닥치는대로 보고 있다. 헌데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거의 보지 못했다. 아니 '안 봤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3> 관점 포인트 :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여당은 '열린우리당'이었다. 대통령 탄핵에 민주당 국회의원도 '찬성했다'는 소식에 다수의 국민들은 기겁을 했고, 그런 국민들의 열의가 '열린우리당'을 탄생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헌재에서 탄핵 사유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리자 국민들은 환호했고 '열린우리당'을 적극 지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간신히 '여대야소'를 만들었을 뿐, 열린우리당이 '개헌'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압승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고작 9석으로 쪼그라들어 원내구성도 하지 못하고 겨우 명맥만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열린우리당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진보와 보수 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전국구 정당으로 자리를 잡는 듯 싶었다. 하지만 당시 거대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공세는 거셌고, 과거 '한 집안'이었던 민주당의 딴죽도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정치에 점점 무관심해진 나는 '정치판'에 관심을 끊어버렸다. 물론 가끔 들리는 정치이야기는 드문드문 걸러서 듣고 있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드문드문 들었던 정치이슈가 바로 '행정수도 이전 문제'였다. 솔직히 뭐 그런 갑다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었고, 노무현의 정부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야당과 딴죽을 거는 보수언론의 공세는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을 한 직후에 '서거'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다. 심지어 정부여당까지 '노무현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에 쌍심지를 켜서 '내편네편'도 없이 노무현 대통령을 물어 뜯고 있었다. 그나마 '이유를 밝힌 비판'은 들어줄 법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 '비판 아닌 비난'이었다. 그것도 아주 원색적인 '노무현 대통령의 자격 없음'을 밑바닥에 깔고서 개무시를 하는 맹비난을 퍼부었던 것이다. 대졸도 아닌 '고졸 출신' 대통령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로 몰고 간 것이다. 도대체 '행정수도 이전''고졸 출신'인 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학력 미달 대통령이 내놓은 정책은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여기에 열린우리당의 뻘짓은 더욱 가관이었다. 똘똘 뭉쳐서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긍정적 여론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자기들끼리 팀킬을 하는 것은 무슨 행태란 말인가? 이런 팀킬에 가장 앞장 섰던 인사가 '유시민'이라는 것도 놀라웠다. 최근에도 '이재명 대통령 저격(?)'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유시민도 은근 '서울대 출신', '운동권 출신'이라는 자부심(?)으로 그 밑으로는 아예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 그릇된 신념을 갖고 있었던 모양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패악질(!)을 일삼더니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그런 것을 보면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유시민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에 눈시울을 붉히면서 '노사모 우수회원'처럼 굴었던 것도 자신이 저질렀던 패악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차리는 격이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난 '유시민의 눈물'에 무한 신뢰를 보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비단 유시민만 문제가 아니었다. 열린우리당이 '행정수도 이전' 이후에 벌인 행태도 정말 꼴불견이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지역주의'를 타파한 정당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선거 승리'에만 목숨을 거는 모습은 정말 못 봐줄 정도였다. 그렇게 선거에 승리를 해서 무엇하려고 했던가? 절대다수당이 되어 '독재'라도 펼치려고 했던가?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국민들의 뜻을 경청하고,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초심은 어디가고, 고작 선거에서 승리하려고 '꼼수'나 부리는 못난 짓을 한단 말인가? 국민들은 이런 열린우리당에 단단히 실망하고 말았던 모양이다. 그 결과 열린우리당은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고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부끄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랬으면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열린우리당은 끝내 재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모양이다. 이래선 국정운영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나가는 글 : 한편 영남 민주화 세력은 모처럼 불어닥친 '지역주의 타파' 분위기를 타고 대구경북 지역까지 세를 불리려 안간힘을 썼던 모양인데, 결론적으로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영남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이 선거에 승리하는 이변을 보여줬지만 오래 가지 않았고, 도로 '한나라당'에게 모두 헌납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는 한나라당이 잘나서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너무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당시 열린우리당의 별명은 '열린철새당'이었다. 철새정치인이 대거 입당하면서 공천권을 독식하고도 선거에서 패배를 했기 때문에 오명을 뒤집어 쓴 것이다. 이런 모습을 국민들이 바랐던 것이 아니다. 특히나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의 이런 못난 행태에 날선 비판을 보냈다.

여기다 안 좋은 일만 연이어 터지고 말았다. 진보 정당의 '부동산 정책'은 망할 때까지 어깃장을 놓았고, 일본의 패권주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소신 발언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환호'는 안 보낼지언정, '일본 편'을 드는 몰상식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선진국인 일본을 이길 수는 없다는 둥, 이웃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둥, 일본의 도움 없이는 대한민국이 생존할 수조차 없다는 둥, 입에 담아서도 안 되는 망발을 야당 국회의원의 입에서 뱉어내기 일쑤였다. 여기에 '황우석 사태'까지 겹치며 노무현 정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였다. 여기에 보수언론은 연일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솔직히 <한국 현대사 산책>을 읽으면서 가장 읽기 힘든 책이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 책이었다. 당시 정치에 무관심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몰랐던 내용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 진보 대통령은 정말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정치가 정말 후지다. 지금까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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