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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ㅣ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스미타 무쿠 지음, 양지영 옮김,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평점 :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스미타 무쿠 / 양지영 / 와타나베 요시히로 / 알에이치코리아(RHK) (2024)
[My Review MMCCXCIX / 알에이치코리아(RHK) 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여덟 번째 리뷰는 총 8권의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중 '삼국지'편인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다. 이런 시리즈를 발견하면 꼭 다 읽고 싶어지는 강박을 갖고 있지만 이번에는 '삼국지'에만 관심을 가지려 애쓰고 있기 때문에 꾹 참고 이 책만 읽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 권으로 끝내는' 시리즈는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더 놀란 것은 '삼국지' 책 가운데 그런 책이 정말 수두룩하다는 것을 발견했단 거다. 지금 그런 책만 5권 째 읽고 있는중인데 찾아도 찾아도 또 찾아지고 있어서 나중에는 좀 걸러서 읽으려고 한다. 리뷰로는 이 책이 '두 번째 책'인데 내용이 거의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같은 '일본 번역본'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암튼 너무 많은 책이라 살짝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볼란다.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관점 포인트 : 솔직히 이 책을 평가하자면 좋은 점수는 주고 싶지 않다. 왜냐면 '오탈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요약한 1부에서만도 '관직명'과 '지역명'을 엉망으로 적어 놓았고, 심지어 10장을 넘기기도 전에 '오탈자'가 내 눈에 검열이 되어서 불편했던 것이 큰 감점요인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겠다고 호객(?)을 하고서는 명대사와 명장면을 명확한 '쳅터 구분'으로 표시하지도 않은 채 그냥 '줄거리' 속에 어물쩍 설명하면서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것도 눈에 확 띠는 색깔로 찐하게 표시했으면 나았을텐데, 책표지의 색과 비슷한 색깔로 보통의 글자보다 '흐리게' 써버린 바람에 가뜩이나 노안이 와서 작은 글자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나에게 '판독'하는데 큰 시련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나처럼 '삼국지 덕후' 수준의 독자들은 그런 오점이 한 눈에 들어오는 반면, '삼국지 초보'인 분들께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오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믿어버릴 소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감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신뢰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시리즈의 다른 책'을 읽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회의하게 할 정도였다. 암튼 신뢰를 많이 깎아버린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점을 빼놓고는 '줄거리 요약'이라거나 '삼국지 지식'에 해당하는 내용은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삼국지 초보'가 읽기에 부담이 없는 훌륭한 책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삼국지 지식'에 해당하는 2부의 내용을 숙독했을 경우, '소설 삼국지(삼국지연의)'를 보다 재밌고 생생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삼국지>를 통찰하듯 읽기 시작하면서 느낀점은 일본은 생각보다 '삼국지'에 대한 인기가 뒤처지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독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가 많았고, 그 내용도 '심화'하는 느낌보다 초보자를 위한 '개론서'에 불과한 책들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이 책도 꽤나 쉬운 편이었기에 하는 얘기다. 더구나 전체 분량에서 3/4을 줄거리 요약에 할애했고, 나머지 1/4만 상식적인 지식을 보충할 뿐이니 웬만한 '덕후'들이라면 이 책은 그냥 패스해도 아무 문제 없을 정도로 쉬운 책이었다. 반면에 초보 입문자라면 이 책이 상당히 도움을 줄 것이고 말이다.
그런 까닭에 설명하고 있는 '주요 인물'과 '중요 장면' 들은 대부분 '위촉오 삼국 형성 이전 시기'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적벽대전' 이전까지 상세히 설명하는 듯 싶다가 적벽대전 승리 이후에는 주요 인물들의 '사망이야기'만 가득 했다. 사실 <삼국지>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은 위나라의 조조, 촉나라의 유비, 오나라의 손권을 중심으로 한 '가까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맞긴 하다. 그리고 조조와 유비가 죽고 '낯익은 주인공들'이 모두 죽고 난 뒤의 이야기는 재미가 반감되며 읽기에 지루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삼국지>의 마지막 이야기가 '오장원'에서 제갈량이 죽는 것으로 종결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꽤나 많다. 심지어 '소설 삼국지'도 그런 형식의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특히 일본판 <삼국지>가 '오장원에 지는 별'이라는 제목으로 끝나곤 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진정한 <삼국지>라면 제갈량이 죽은 뒤에 위나라의 조씨 황족이 사마씨 일족에게 황위를 빼앗기고 진(晉)나라를 건국하고 손권의 후손인 손호가 사마염에게 항복하는 것까지 다뤄야 한다. 연도로는 184년부터 280년까지 약 100년 간의 역사다. 이 100년 동안에 벌어진 역사적 사실은 한 명 뿐이어야 할 '천자'가 위촉오에서 각각 배출하여 모두 '세 명의 황제(천자)'가 동시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는 5000년 중국사에서 유일무이한 사건이기도 하다. 이는 그만큼 이 시기가 극도로 혼란했던 시기였으며, 그 격동의 시기가 불과 100년도 안 되는 짧은 데 반해서 엄청난 군웅들이 할거하여 서로 자웅을 겨뤘다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었다는 점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더구나 '위진남북조시대'라고 부르는 것처럼 위나라와 진나라 뒤에 이어진 중국의 왕조는 '오랑캐'라 부르던 여러 유목민족들이 수많은 왕조를 개창하고 멸망하긴 거듭했기에 '5호 16국'이라는 별칭으로 따로 정리할 정도다. 나중에 수나라가 재통일을 하기까지 중국전역은 엄청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나가는 글 :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한나라'는 통일을 유지하지 못하고 '분열'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렇지 않았다면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고 전쟁에 휩쓸려 고생을 하지도 않았을텐데 말이다. 가장 큰 원인을 꼽자면 한나라의 역대 황제들이 '10살 이하의 어린 나이'에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가 '외척 세력'과 '환관 세력'에게 권력을 넘겨주었기 때문에 나라가 심지어 갓 태어난 아기가 황제에 올랐다가 채 한 살이 되기도 전에 죽게 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삼국지>에서도 영제의 두 아들인 소제와 헌제가 각각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황제에 올라 '외척 세력(하진과 하태후)'에게 휘둘리고 '환관 세력(십상시)'과 권력다툼을 벌이는 통에 황건적의 난이 벌어지고 동탁이 권력을 잡으면서 끝내 한나라는 끝장이 났다. 이는 한나라의 뒤를 이은 '위나라'와 '진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까닭에 태평세월을 누리기도 전에 권력다툼을 벌이던 세력끼리 뇌물을 받아챙기면서 부정부패가 일상이 되자 나라가 멸망하게 된 것이다.
그럼 우리는 <삼국지>를 읽으면서 무엇 깨달아야 하는가? 그건 혼란한 시대를 맞이하게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잘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왕조시대에 '권력의 향배'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권력을 가져야 할 사람이 가지게 되면 '정당성'을 확보했기에 '강력한 왕권'을 휘두를 수 있고, 그 덕분에 나라는 태평하게 된다. 그런데 왕권을 정당하지 못한 세력이 갖게 되고, 부당한 권력이 행사하게 되면 나라꼴은 우스워지고 망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럼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정당한 권력'을 판단할 수 있을까?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접 '선출'한 권력에게만 권력을 누릴 힘을 실어주고, 권력자는 주권자에게 '위임'을 받을 권력을 올바르게 행사할 때 '권력의 정당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만이나 박정희처럼 자기에게 유리하게 헌법을 바꿔가면서 '장기집권'을 꾀한다면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 전두환과 노태우처럼 국민을 학살하고 권력을 차지하면 '인정'할 수 없고, 이명박처럼 '비자금 착복'해서도 안 되고, 박근혜처럼 최순실에게 '국정농단'을 시켜도 안 되며, 윤석열처럼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해서 영구집권을 꿈꿔도 안 된다.
<삼국지>는 1800년 전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이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깨우칠 수 있는 지혜가 무척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세계 정세가 이처럼 혼란하고, '패권 국가'를 자부하던 초강대국 미국이 흔들리며, 미국의 아성에 도전하며 맹렬히 성장하는 중국과 과거에 영광을 자랑하던 러시아가 새로운 패권국으로 명함을 내밀려 하는 이 시기에 <삼국지>에서 얻은 지혜는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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