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천 년 넘어 새로워진 이야기 너머학교 고전교실 15
장동석 지음, 홍선주 그림, 나관중 원작 / 너머학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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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학교 고전교실 15] <삼국지 : 천 년 넘어 새로워진 이야기> 장동석 / 나관중 / 너머학교 (2021)

[My Review MMCCXCII / 너머학교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한 번째 리뷰는 어째서 이렇게나 사랑받는 것인지 궁금증을 풀어주는 <삼국지 : 천 년 넘어 새로워진 이야기>다. 2026년 한 해는 <삼국지>를 새롭게 정립하고자 목표를 잡았다. 안다. 이미 시중에 널리고 널린게 <삼국지>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도 계속 묻게 된다. <삼국지>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이다. 그 이유는 해마다 바뀌었다. 매번 '연례행사'처럼 새해가 되면 '소설 삼국지' 10권을 뚝딱 읽어대는 버릇이 생겼는데,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왜냐면 매년 읽고 또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읽고 난 뒤의 '감상'이 달라졌다는 말인데, 심지어 '읽었던 책'인데도, 똑같은 '이문열책'이고, '고우영책'인데도 새삼 다른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럴 때마다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보자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걸 미루고 미루다가 26년 올해를 '시작'으로 잡았다. 더 미룰 이유도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국지>와 관련된 책들을 이책 저책 마구잡이로 읽다보니 뭔가 감이 잡히기도 하다. 그걸 쓰려고 한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삼국지 : 천 년 넘어 새로워진 이야기> 관점 포인트 : 이 책은 '너머학교 고전교실'이라고 21세기를 살아갈 십대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고전읽기를 권장하기 위해서 출간되었다. 읽어보니 '고전'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담겨 있고, 고전을 읽고 떠올릴 수 있는 '문제의식'까지 짚어보는 유익한 책이었다. 이 책이 그 시리즈의 15번째 책인데, 기회가 되면 전 시리즈를 다 읽고 리뷰하면 좋을 듯 싶다. 암튼 <삼국지>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나게 풀이해준 것이 가장 눈에 띄었다. 아직 <삼국지>를 접하지 못한 청소년이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소설 삼국지'를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소설 삼국지', 흔히 말하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대부분 10권 분량에 해당하는 방대한 스토리로 인해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읽기도 전에 포기하고 마는 고전 중의 고전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삼국지>를 읽다가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확실하고 친절한 '네비게이션'이 필수인 셈이다. 적어도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만이라도 익숙해질 정도로 '소개'를 해주는 책이 먼저 선행되어야 그 방대한 이야기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제대로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방법이 또 하나 있는데, 청소년들이 <삼국지>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제대로 된 호기심을 갖기 위해서 '게임 삼국지'를 먼저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외우려 들지 않아도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천 명이 넘는 '등장인물'이 낯익게 된다. 그렇게 등장인물들과 친숙해진 뒤에 '소설'을 읽으면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테니 훌륭한 방법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 삼국지'를 즐기다가 <삼국지> 매니아가 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고대 중국사'를 전공하는 사학자가 되거나 '작가'로 데뷔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만큼 매력 만점인 고전이니 부담갖지 말고 즐기듯 재미나게 <삼국지>를 즐기길 바란다.

그럼 이 책을 읽으면서 놓치지 말아야할 '주제'는 무엇일까? 사실 <삼국지>를 읽으면서 누구를 '주인공'으로 삼아 읽느냐에 따라 느낌도 완연히 달라진다. 조조를 주인공을 본다면 '실리'를 중점에 둘 수 있고, 유비를 주인공으로 본다면 '도덕'을 중점에 둘 수 있다. 조조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 따위를 가리지 않았기에 '실리추구'하는 면에서 다른 사람이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며, 실제 역사에서도 '조조'는 실리를 효율적으로 추가한 덕분에 삼국 가운데 가장 강력한 '위나라'를 만드는데 큰 업적을 남겼다. 반면에 유비는 '도덕'적 명분을 무엇보다 내세웠기 때문에 굉장히 우유부단하고 유약하게 보이지만, 그 덕분에 유비가 내딛는 발걸음에 한 치의 부끄럼도 없이 당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비의 행보'는 다른 이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귀감이 되었고, 그것으로 유비는 '촉한의 황제'까지 오르게 된다. 어떤가? 조조와 유비는 서로 다른 방법이지만 모두 '한 나라의 왕'이 되는 똑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뿐만 아니라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에 따라 서로 다른 '관점'을 엿볼 수 있고, 그것에 따른 결과가 '성공'한 이도 있고, '실패'한 이도 있었기에 <삼국지>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로도 유명한 책이다. 그렇다면 그 가운데에 어떤 '주제'로 읽으면 청소년들에게 좋단 말인가?

나가는 글 : 우리 청소년들이 <삼국지>를 읽으면서 깨우쳤으면 하는 바람은 바로 '인간 본성'이다. 조조는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을 했단다. 엄청난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범한 말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대단히 '몰염치'하고 '비열한 속내'까지 다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조조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라면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야심' 가득한 인물이었다. 조조는 집안이 '환관 출신'이라는 비천한 가문인 탓에 후한말 '십상시의 난' 이래 소위 고귀한 가문에서 태어나 고관대작을 지낸 명문가들에게 홀대와 천대를 받던 어린 시절을 겪었다. 그때문에 말썽도 많이 부리고 혼도 많이 나긴 했지만, 커가면서 점점 커지는 '야심'만큼이나 '의협심'도 강해서 영웅이 할 법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렇게 조조는 '실리추구'를 함에 있어서 남들이 쉬이 따를 수 없는 독보적인 재능을 선보였던 것이다. 이런 재능에 반해서 '조조'를 따르는 인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조조는 '대의명분'이나 '도덕적 양심' 따위보다 실리추구에 열심이었기에, 조조 주변에는 '재능'이 뛰어난 이들이 출세를 위해서 조조의 편에 섰고, 조조도 분명한 '신상필벌'로 재능을 발휘한 휘하 장수들에게 아낌없이 선물을 주었으며, 반대로 실패를 했더라도 만회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용서하며 더 큰 일을 도모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데 조조에게는 '발작버튼'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가져야 마땅한 것을 남에게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면 치졸할 정도로 잔인하게 '대학살'을 저지르곤 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여백사 사건''서주 대학살'이다. 여백사 사건은 조조가 동탁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뒤에 도망가다 진궁의 도움을 받고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는데, 도망가던 길에 우연히 만난 아버지 조숭의 옛친구 '여백사'를 만나 하룻밤 묵어가는 호의를 받았는데, 간밤에 조조와 진궁은 여백사의 일가족을 모두 죽이고 도망길에 올랐던 것이다. 까닭인즉슨, 의로운 일을 하다가 도망을 하는 조조에게 후한 대접을 하기 위해 '돼지'를 잡으려던 것을 오해한 조조와 진궁이 돼지를 잡던 노비 뿐만 아니라 온집안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죽여버렸다. 나중에야 밧줄에 묶여있는 돼지를 보고서 조조와 진궁은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가 무엇인지 깨달았지만, 동탁에게 쫓기는 신세인 탓에 그대로 떠나려 한다. 마침맞게 옛친구의 아들인 조조에게 대접하기 위해 술을 사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다. 여백사는 조조가 서둘러 떠나려는 것을 보고 아쉬움이 앞섰지만, 조조는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여백사'를 죽여버리고 그 자리를 떠난다. 진궁이 무슨 짓이냐며 추궁을 하지만, 조조는 태연하게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거나 비웃게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것이다.

이런 조조의 '본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조조가 반동탁연합군을 따라 동탁을 토벌하러 갔다가 실패로 끝나자 '연주'로 내려가 근거지로 삼고 세력 확대를 나섰는데, 조조의 아버지 조숭이 조조가 다스리는 곳을 향해 오다가 서주에 이르렀을 때 서주 태수 도겸이 조조와 친해지기 위해서 후한 대접을 하고 값비싼 선물까지 한보따리 선사하고 환송해주었는데, 호위를 맡겼던 장패가 옛날 '황건적 버릇'을 잊지 못하고 값비싼 재물을 탐내서, 그만 조조의 아버지를 죽이고 달아났다. 그러자 조조는 이 모든 비극이 '도겸 탓'이라며 서주를 총공격한다. 그리고 마주친 백성들까지 모조리 때려죽이고 마는데 이게 바로 '서주 대학살'이었다. 이때 얼마나 많은 백성들을 죽였는지 시체로 산을 이루고, 핏물로 강이 넘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럼 조조는 왜 이렇게 '분노'했던 것일까? 분노조절장애가 있거나 사이코였을까? 아니다. 조조는 분명한 이유를 들어서 '서주 대학살'을 감행했다. 그건 도겸이 유비에게 '서주'를 꽁으로 준 것에 대한 분노였던 것이다. 애초에 서주는 조조가 찜콩한 지역이었는데, 그걸 돗자리나 짜서 내다팔던 유비에게 홀라당 빼앗기다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던 것이다. 그래서 핑계를 댄 것이 '아버지의 복수'다. 그런데 조숭을 살해한 범인은 '도겸'이 아니라 '장패'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조조는 장패에게 시비를 걸고 복수를 가하면 그뿐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조조는 이참에 '서주'까지 세력 확장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 '서주 대학살'을 저지른 것이다. 여기엔 또 하나의 이유가 담겨 있다. 서주의 백성들이 '유비'를 맹목적으로 좋아했기 때문에, 그 '배신감'과 더불어서 '질투심'이 폭발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가? '인간 본성'을 파악하면서 <삼국지>를 읽으니 더 깊이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 책에는 '조조'에 대한 풀이보다 '유비'에 관한 인물에 대한 풀이가 훨씬 더 많다. 유비, 관우, 장비, 조운, 그리고 제갈량까지 <삼국지>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의 풀이를 읽고, 그들이 지닌 '인간 본성'은 무엇이었을지 파악하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주 훌륭한 지혜를 평생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에 담긴 지혜는 그 누구도 훔쳐갈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지 않은가. <삼국지>를 읽으면 고전에서만 찾을 수 있는 따끈한 지혜까지 함께 소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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