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금지! - 2026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CrossMedia 스페셜 멘션 수상 함께 그린 책
이경국 지음, 이경국과 아이들 그림 / 로이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상 금지! : 2026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CrossMedia 스페셜 멘션 수상> 이경국 / 로이북스 (2025)

[My Review MMCCXLVI / 로이북스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흔다섯 번째 리뷰는 그림책 작가와 아이들이 함께 그려 국제도서전에서 수상을 한 그림책 <상상 금지!>다. '스페셜 멘션'의 뜻을 몰라 검색을 좀 해봤다. 정식 수상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작품에 대해 '특별 언급'을 한다는 의미에서 수여하는 상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특별상'인 셈이다. 거기에 '크로스미디어'라는 것도 함께 검색을 해보니, 다양한 매체를 결합한다는 의미로, 이 그림책에서는 한 명의 작가와 600명의 어린이가 힘을 합쳐서 그려냈다고 한다. 그 아이디어가 참신해서 특별상을 수상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상상 금지!> 관점 포인트 : 아이들의 상상력이 무한하다는 것은 너무 잘 압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의 상상력을 꺼내려 들면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면 아이들은 '표현력'이 상상하는 것만큼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켜서 표현을 잘 할 수 있게 교육을 시키고 나면 어떨까? 그때는 '상상력'이 능숙한 표현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표현해낼 수 없게 된다. 정말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릴 적에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할 때, 그 상상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어떤가요? 아이들이 상상력을 무한하게 발휘할 때 어떤 말과 행동을 했나요? 예의범절에 어긋나니 그런 상상은 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 수 있는 상상도 해서는 안 된다. 그건 너무 이기적인 상상이니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이렇듯 '인위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아이들을 훈육시키기에도 벅차서 아이들이 상상을 하는데 '제약'을 주곤 한다. 물론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예절이고 도덕이고 규율이니 반드시 '훈육'해야 할 내용이긴 하다. 그런데 아이가 왜 그런 상상을 했는지는 묻질 않는다. 그저 '어른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니 '아이들의 기준'은 무시한 채 그저 어른들의 말을 잘 따르는 '착한 아이'가 되길 바란다. 이게 바로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되바라진 말과 행동을 해도 냅두고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방치'하라는 말인가? 그건 아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물어보라는 것이다. 왜 그런 상상을 했느냐고 말이다. 어른들이 보고 듣기에 썩 바람직하지 않은 '상상력'을 아이가 발휘한 것 같다면 차분하고 궁금하다는 말투로 아이에게 되물어 보라. 그러면 아이들은 '나름의 표현력'으로 왜 그런 상상을 했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그걸 충분히 들은 뒤에 혼낼 일이면 혼내도 늦지 않고, 가르칠 일이면 옳게 가르쳐도 절대 늦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표현력'이 함께 발휘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 어릴 적에는 자녀가 조금만 잘못을 해도 윽박을 지르고 큰소리로 꾸중부터 하는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탓에 '세 살'이 될 때까지 그 흔한 "엄마"라는 옹알이도 하지 않아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당신의 엄격한 잣대는 아무런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철떡같이 믿고 계셨던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세 살'이 넘자 옹알이 수준을 바로 뛰어넘어 입에서 봇물 터지듯이 '문장'을 쏟아내자 한 시름 덜었다고 말씀하셨단다. 그래도 일곱 살까지는 철딱서니 없이 굴어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는데, 일곱 살에 크게 혼난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그때부터 입을 닫고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나는 어릴 적에 심한 '말더듬이'가 되었고, 50살이 넘은 지금도 살짝 그런 증세가 남아 있을 정도다.

이런 내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할 적에 되도록 차분한 분위기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려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남자선생님'이라는 제약 때문에 아이들이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무서워하는 것이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이다. 뭐, 나중에는 '종이호랑이 선생'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아서 머리꼭대기에 기어올라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건 나중 문제다. 암튼,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걸 아무런 부담없이 표현할 수 있는 사회와 가정 환경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이 충분히 발휘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 <상상 금지!>를 읽고 있으니 흐믓했다. 처음에는 '한 작가의 그림'치고 너무 이상야릇한 그림들이 등장을 해서 의아해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이상야릇한 그림들의 정체가 순수한 아이들이 직접 그린 작품들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이들의 '표현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무려 600명의 어린이가 함께 참가해서 이경국 작가와 협업을 해서 펴낸 그림책이었던 것이다.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텐데 대단하다.

나가는 글 : 아이들의 상상에 '어른들의 잣대'를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아이들은 '자기만의 기준'으로 상상을 하기 때문에 섣불리 '그 기준'에 인위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아이들의 상상력에서 '독창성'은 단번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마치 에덴 동산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던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난 뒤에 '세상의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대고 부끄러움을 배우고 누리던 자유를 누리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난 뒤에 '자기만의 기준'이 세상의 잣대에 비해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우고 난 뒤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테지만, 그런 '자아정체성'이 완성되기도 전에 어른들의 개입과 강압이 작용하면, 상상력은 '표현력'이란 날개를 달기도 전에 와르르 무너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보여준 아이들의 상상력을 감상해보면 그것이 얼마나 '순수하고 연약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의 잣대로 보면 아이들의 그림이 매우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좀더 예쁘게 그렸으면 좋겠고, 좀더 구도와 비율이 맞게 그리면 좋겠고, 알록달록한 강렬한 색감보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으로 표현했으면 더욱 생동감과 사실감이 살아나서 '실재'와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완벽한 그림을 그렸을 거라는 '욕심'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들이 그런 어른들의 욕심을 완벽하게 살려냈다면 이 책 <상상 금지!>가 수상작이 되었을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들고 하얀 도화지에 자신만의 그림을 표현한 노력에 어른들은 먼저 감동해야 한다. 그리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져라. 아이가 그린 그림이 '무엇'을 그린 그림이고, '무슨 상상'으로,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아이들의 목소리(표현력)에 귀를 기울여보아야 한다. 처음에는 옹알이는커녕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 있다. 앞서 말한 상상력에 미치지 못한 표현력 부족 때문이다. 아쉬워 할 것은 전혀 없다. 적당한 '표현방법'을 부모님이 가르치면 되기 때문이다. "이건 아빠가 보기에 호랑이 무늬처럼 보이는구나. 그런데 잠자리 날개가 달렸네. 그럼 하늘을 나는 호랑이구나. 맞니? 그럼 이름은 뭘로 지으면 좋을까? 호랑이와 잠자리니까 '호랑잠자리'라고 지어볼까? 아니면 호랑이는 영어로 '타이거', 잠자리는 '드래곤플라이'니까 '타이곤플라이'라고 지어볼까?" 아이의 상상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어른들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력'을 가르치면 아이들은 그 나름의 방식과 기준으로 '표현력'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다음에 상상했을 때에는 '아이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상상을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림책은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아주 훌륭한 교재다. 그러니 많이 읽히고 스스로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늘 가까이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교육법이다. 엄마아빠가 먼저 읽고 '좋은 그림책'이라 생각되면 자녀에게 '권해줘도' 좋고 말이다. <상상 금지!>는 어떻게 읽혀주는 것이 좋은지도 한 번 고민해보는 것도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이라면 꼭 해봐야 할 도전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