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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의 선택 ㅣ 초등 읽기대장
김영주 지음, 오삼이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1월
평점 :
한솔수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피아의 선택> 김영주 / 한솔수북 (2026)
[My Review MMCCXXI / 한솔수북 1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전문리뷰지 <책이 있는 구석방> 쉰 번째 리뷰는 모든 환경을 파괴해버린 지구온난화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동화책 <피아의 선택>이다. 지구의 운명을 한 어린이의 '선택'에 의해 가를 수 있다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리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잘못된 과거'를 되돌리는 일이 옳은 일인지, 아니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담겨 있을 뿐이다. 어리둥절 하겠지만, 이 동화책의 시간적 배경은 무려 2101년이다. 그리고 '타임점퍼'라는 기계를 통해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그럼 다짜고짜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피아의 선택> 관점 포인트 : 안타깝지만 책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지구의 미래'는 그리 밝은 상황은 아닌 듯 싶다. 때는 2101년으로 '기후 위기'로 인해 지구의 기후가 엄청나게 삭막하게 변했고, 엄청 뜨거워진 지구에서 바다가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지상에서는 너무 뜨거운 환경 때문에 그 어떤 생물도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살아남은 인간들은 '돔'이라는 것을 산꼭대기에 만들고, 그 안에서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지구의 환경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그건 어떤 미친 과학자가 한 실험 때문이라고 한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온난화를 한 방에 해결하겠다면서 비밀리에 실험을 했는데, 그 여파로 지구의 기온은 급격하게 올라 극지방의 빙하가 한 순간에 올라 대홍수가 일어났고, 그로 인해 지상의 모든 육지는 바닷물속에 잠겨버리게 되었단다. 그 난리를 '대재난'이라고 부르는데, 그속에서도 살아남은 인간은 산꼭대기에 '돔'을 만들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졌고, 결국엔 바다가 매말라버릴 정도로 지구는 뜨거운 행성이 되고 말았다. 이제 인간은 '돔'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극한의 환경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인간은 그 돔 안에서 살아남았다. 대재난이 벌어진 해가 2026년 8월이었는데, 그 뒤로 인간은 '돔' 안에서만 살게 된 것이다. 행여라도 돔이 망가진다면 그 안에 살던 인간은 모두 죽고 말 것이다. 그래서 돔 안의 주민들은 최대한 돔 안에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낡아가는 돔은 '이상 현상'을 계속 일으켰고, 돔을 정상적 작동을 유지하려는 '과학자'와 '엔지니어' 들이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이런 지구에서 과연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까? 그 돔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먼 옛날 지구의 아름다운 환경을 전혀 모르고 지낸다.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돔 안의 어린이는 과거의 아름다웠던 지구 환경을 꿈에서라도 볼 수 있을까?
그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는 '타임점퍼'를 피아는 12살의 생일날 선물로 받게 된다. 피아, 민피아는 사실 라피키 인이다. 물병자리에 있는 트라피스트 별 주변을 도는 행성에 살던 외계인이다. 그런데 그 행성이 더는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자 피아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행성을 떠나 지구에 정착한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라피키 인들이 살 수 있는 적당한 환경의 행성을 찾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었고, 운 좋게 적합한 환경을 갖춘 지구를 찾았지만, 지구인이라는 지적생명체가 이미 살고 있었기 때문에 지구인이 외계인을 달갑게 반기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피키 인이 갖고 있던 과학기술로 황폐해진 지구의 환경을 극복하고 살 수 있는 '돔 건설'에 협력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돔' 안에서 지구인과 함께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구인 아빠와 라피키 인 엄마가 만나 민피아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라피키 전통에 열두 살이 되면 각자 '타임점퍼'를 선물 받게 된단다. 그리고 타임점퍼를 통해서 '시간여행'도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사용횟수가 그리 많지 않고 쓰면 쓸수록 '정확도'가 떨어져서 계속 쓸 수 없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자 피아는 '지구 환경'을 위험하게 만든 위험한 과학 실험을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그게 가능하다면 오래된 동영상 속에서만 보던 지구의 원래 하늘과 바다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돔 밖을 안전하게 나가서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피아의 하나뿐인 단짝 친구인 '환상'과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그렇게 도착한 2026년에 '열매'라는 또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열매라는 친구의 아빠가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 미친 과학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나가는 글 : 지구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어린이 동화책으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몇 장 넘기지도 않아서 등장한 '외계인'과 '타임점퍼'를 통한 시간여행을 하면서 한 편의 SF소설을 읽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어린이책답지 않게 아주아주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고 엄청나게 스펙타클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이런 모험은 다름 아닌 누구에게도 인정 받지 못하는 '기후 위기'를 막는 비법을 알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한 과학자의 무모한 실험 때문에 일어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 실험이 실패하면서 '지구온난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서 뜨거운 지구로 변하게 되어서 지구 환경은 그야말로 불지옥과 다를 바 없는 매마른 환경이 된다. 이는 실제로도 2050년 이후가 되면 급속하게 진행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의 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한 셈이다. 그런 까닭에 현재의 지구는 '미친 과학자'의 괴짜 실험이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온실효과를 부추기고 지구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2101년 즈음에는 지구인은 '돔' 안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극한 상황이 펼쳐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이 책의 이야기는 그런 지구가 되지 않도록 '과학 실험'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현실에서는 그 미친 과학 실험에 못지 않는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킬 지구인들의 만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및 교토의정서 이행 포기선언 따위가 그것이다. 현재에도 태평양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있고, 그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고향을 잃고, 살 터전을 마련하지 못해 그야말로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해마다 더 강력한 태풍과 허리케인이 불어닥치고 있으며, 50도가 넘는 폭염과 영하 20도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혹한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 때문에 엄청난 자원에너지를 소모하고, 또다시 그로 인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기후의 심각한 변화 때문에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사막화가 점점 확대되면서 더 심한 기후 변화를 부추기고, 그런 까닭에 서식지를 잃어버린 동식물들이 강제 이동하거나 멸종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위기다. 지구의 기후 변화는 지형 변화를 일으키고,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균형이 깨지게 되면 결국 인간도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극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 것이라는 전망을 하지만, 아무런 제약도 없이 자연환경을 누리며 살던 시대는 영원히 마감하고 말 것이다. 정말이지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는 심각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으로 누리며 살던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못하게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더러워진 물과 공기로 인해서 '마실 물'이 없어지고, '숨쉴 공기'가 없어서 우주복과 같은 불편한 장비의 도움이 없으면 한 순간도 생존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책속에서처럼 '돔'이라는 인공환경을 만들어서 그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들 '제한된 환경'에서 한정된 삶을 살아가는 일은 결코 낭만적일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바이오스피어'라는 인공생태계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인간이 1년 간 살아남기 실험을 했는데,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참가자들은 전한다.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서 '바이오스피어'라는 인공생태계가 점점 제 기능을 잃고 망가지는 공포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나 뿐인 지구'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해서 '다른 행성'을 개척하고, 그곳에 인공기지를 건설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도 70~80억 인구 모두가 이주해서 살 수는 없는 법이다. 이제 그 하나 뿐인 소중한 지구가 '지구온난화'라는 몸살을 겪고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뀐다고 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말이다. 그때 '타임점퍼'를 이용해서 과거를 되돌리는 일을 실행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한 번 바뀐 '지구 환경'을 되돌리는 일도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다.
책 속의 이야기는 '피아의 선택'으로 인해 소중한 친구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 지구환경을 다시 되돌릴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바뀐 미래'로 인해서 소중한 친구를 영원히 만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만약 당신에게도 그런 '선택'이 주어진다면 당연히 '지구'를 지키기 위해 '친구'를 포기할 것인가?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의 아름다움을 되돌리는 큰 공을 세운 셈이지만, 외계인인데도 따돌리지 않고 항상 곁을 지켜준 소중한 친구와 영영 이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소중한 친구와 평생을 함께 하며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피아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가장 현명한 선택은 어느 쪽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