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톡 1 삼국지톡 1
무적핑크 지음, 이리 그림, 와이랩(YLAB) 기획.제작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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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1 > 무적핑크 / 와이렙(YLAB) / 문학동네 (2020)

[My Review MMCCXVII / 문학동네 29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전문리뷰지 <책이 있는 구석방> 마흔여섯 번째 리뷰는 고전물과 현대물을 정말 탁월하게 퓨전하는 무적핑크와 캐릭터의 '근육'을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그려내는 이리가 콜라보한 웹툰만화 <삼국지톡 1>이다. 현재 <고우영 만화삼국지>, <이희재 만화삼국지>를 동시에 읽고 있는데, 또 욕심을 부려서 <삼국지톡>까지 섭렵하려 한다. 물론 <삼국지톡>은 아직 완간이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무적핑크 작가가 지금까지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삼국지'를 펼쳐놓고 역작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삼국지톡 1>이 2020년에 첫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2026년 1월에 <삼국지톡 12>이 출간되었을 뿐이다. 줄거리상으로 겨우 '관도대전'의 결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삼국지 3대 대전으로 '관도대전', '적벽대전', '이릉대전'을 꼽고 있는데, 그 가운데 첫 번째 대전이 12권까지였으니, 대략적으로 1/3 정도의 분량이라고 본다면, 향후 36권 이상 연재될 것으로 짐작하는 바다. 만화삼국지로 유명한 요코야마 미츠테루 <만화 전략삼국지>가 총 60권이니 무적핑크 <삼국지톡>도 그 정도의 분량이 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삼국지톡 1>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삼국지톡 1> 관점 포인트 : 사실 요즘에는 <삼국지>가 아무리 필독서라고 하더라도 잘 읽지 않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옛말에 '삼국지를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상종도 하지 말고, 삼국지를 세 번 읽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아주 먼 옛날부터 있었던 말은 아니고 <삼국지연의>를 지은 나관중이 명나라 때 사람이니 아무리 빠르게 잡아도 '명청시대'(600년 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말의 뜻은 <삼국지>를 살면서 단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은 지혜가 부족하니 가까이 지내서 좋을 것이 없고, 그렇다고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은 온갖 지혜를 통달했으니 함부로 인생을 논하다간 큰 코를 다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그만큼 <삼국지>는 지혜의 보고이니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임에 틀림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삼국지>를 읽지 않는다. 아주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10권 분량에, 등장인물도 수천 명이 나오는 옛이야기를 꾸역꾸역 시간과 공을 들여 읽으려 들지 않는다. 심지어 요즘에는 시험문제로도 <삼국지>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된 적도 없다. 그러니 관심을 가질 턱이 없는 것이다.

1980년대 이문열의 <평역 삼국지>가 공전의 히트를 치며서 엄청난 판매부수를 자랑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도 그만큼 많이 읽었던 까닭이 '학력고사 만점자'가 언론사에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만점을 받은 비결은 <삼국지>를 10번 읽었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신빙성은 없다. 당시에는 대입합격자들 가운데 최고점수를 받거나, 서울대 합격자를 상대로 짧게 인터뷰하는 내용을 TV와 신문에 싣는 것이 관례(?)였는데, 대개는 "저는 학원은 절대 다니지 않았고 국영수 중심으로 교과서를 충실히 학습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누가 들어도 거짓임을 단박에 알 수 있는 그런 인터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신박한 인터뷰가 나왔는데, 그게 바로 '이문열 삼국지'를 10번 넘게 정독한 것이 고득점 비결이었다는 허풍(?)이었다. 그 덕분에 <삼국지>는 학창시절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마침맞게 출간된 '이문열 삼국지'가 대박을 쳤던 것이다.

그런데 '이문열 삼국지'를 비롯해서 여타의 다른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생각만큼 쉽게 읽히지가 않는다. 왜냐면 현대적인 감각이 실종된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은 '정사 삼국지'는커녕 '소설 삼국지'도 잘 읽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으로 <삼국지>를 접한 이들이 상당수이고,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로 <삼국지>를 대신 읽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래도 솔직히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젊은 사람들의 솔직한 변일 것이다.

그래서 무적핑크 스타일의 <삼국지톡>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한다. 고전물에 과감히 현대적 스타일을 접목한 이야기를 잘 꾸며내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조선왕조실톡>과 <세계사톡>은 그런 의미에서 지루하고 따분한 '역사책'과는 색다른 재미를 준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삼국지톡>도 그런 재미를 통해 젊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진입방어벽(?)'을 낮추고 <삼국지>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나가는 글 :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재미'가 있나 싶다. 그 까닭은 내가 50대로 늙은 편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새로운 형식의 '색다른 맛'보다는 고전미가 물씬 나는 '추억의 맛'에 철저히 길들여진 탓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너무나도 생소한 등장인물 설정으로 인해서 낯가리는 것일까? 이건 좀 더 시리즈를 읽어나가면서 고심해봐야 할 내용 같다. 아닌 게 아니라, 도원결의를 '맥주가게'에서 후다딱 해치우고 마는 장면이랄지, 유비의 옛 스승 노식과 만나는 장면이 터무니 없이 파격적으로 진행되는 것에 당혹스럽기도 했다. 하긴 2000년 전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까톡과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면서 스토리도 꽤 '현대적 감각'으로 진행시키고 있으니, 그밖의 것들은 당혹스러울 것도 전혀 없는 셈이다. 그런데도 그 모든 것에서 '재미'를 딱히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신선하고 신박한 재미는 실종되었지만, 오히려 '고증'은 정말 세심할 정도로 날카롭게 정리해놓았다. 유비가 출세하고 싶은 욕구가 충만하지만, '가난뱅이'는 아무리 황족 출신일지라도 결코 '출세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나, 장비가 도원결의할 당시의 나이가 고작해야 16~19세에 불과한 고딩이라는 점을 소상히 밝히는 것만 보아도 무적핑크 작가가 얼마나 치밀하게 '사료검증'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작가의 식견'이 정말로 탁월하다. 그런 점을 봐서라도 <삼국지톡>은 꽤나 수준급이라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왜 '재미'가 신박하게 다가오지 않는건가?

한편, 책속 등장인물을 평가하자면, 유비는 가진 것은 없지만 의기만은 충만한 백수건달이고, 조조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죽일놈 죽였을 뿐이니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뻔뻔스러운 인물로 등장했다. 으레 <삼국지 1권>에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이지만, <삼국지톡> 속의 유비는 훨씬 더 찌질한 쬬다스럽게 등장했고, 조조는 악독하다못해 '잔학무도'한 스타일은 초반부터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삼국지톡>은 주요 등장인물의 특성을 부각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매우 '극단적인 면모'를 보여주려 끝자락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라 보일 정도다.

물론, 그로 인해서 <삼국지톡>의 등장인물은 더욱더 명징한 스타일로 소개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무리 의협심이 충만하고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가난뱅이'라면 세상에 나아가 제 능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잡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유비'를 통해서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조조는 여러 고사에서 '통행금지' 시간을 넘겨 술취해 성문을 열고 들어온 환관을 '법적 처벌'을 준답시고 딱 죽을만큼 매질을 해서 실신하고 불구가 되도록 만드는 '정신이상자'와 다를 바 없는 행동을 낱낱이 파헤쳤다. 그뿐 아니라 황건적 토벌에 나섰을 때에도 사로잡거나 항복한 '적장의 군사들'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살육을 저지르고도 '겉모습'은 어디 한 군데 흠 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십만 명의 황건적을 눈 깜짝할 사이에 도륙하고도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저지르는 냉혈한으로 그렸다.

원래 '웹툰만화'로 그려낸 작품이라 등장인물의 묘사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가난뱅이' 유비 현덕은 후한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평화롭게 백성들이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불철주야 힘을 쓴다. 허나 가난 덕분에 유비는 한황실에서 근무하는 직책 하나 받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 반면 조조는 어릴 적부터 부와 권세를 가진 집안 덕분에 부족한 것 없이 잘 지낸다. 가장 중요한 '싸가지'가 현저히 부족한 것이 탈이지만 말이다. 이렇게 주인공의 인물묘사가 얼추 다 진행되었다 싶으면 나머지 조연급 인물들은 나중으로 미룰 것도 없이 그냥 허섭스레기마냥 얼버무리고 만다. 하지만 무적핑크는 결코 '인물소개'를 대충하지 않는다.

그래서 걱정이다. 너무 많은 인물을 세세히 설명하다가 벌이는 모든 일이 낱낱이 써내려가니, 시리즈의 '진도'가 나아갈 턱이 없다. <삼국지톡>은 몇 권으로 마무리를 할 것인지 몹시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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