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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8 : 이야기 공장 뇌, 오늘도 풀가동 중! ㅣ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정재승 기획, 정재은 글, 김현민 그림, 이고은 자문 / 아울북 / 2025년 9월
평점 :
<정재승의 인간 탐구 보고서 18 : 이야기 공장 뇌, 오늘도 풀가동 중!> 정재승 / 정재은 / 아울북 (2025)
[My Review MMCLXXXI / 아울북 45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전문리뷰지 <책이 있는 구석방>이 벌써 10번째 리뷰를 쓰게 되었다. 리뷰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26년 1월 2일'에야 '창간호'를 발행하게 되었다. 그간에는 무작정 읽고 쓰는 일에만 몰입했었는데, 올해는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만의 잡지(리뷰 플렛폼)'를 만들어보자는 기획을 떠올리게 된 결과다. 요즘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들도 많은데, '종이책'을 발행할 자신은 없어서 이렇게 '블로그 채널'을 통해서 '전자책' 개념으로 꾸준히 발행할 계획이다. 아직 시작한 지 열흘 남짓밖에 지나지 않아서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없지만, 매달 발행을 하다보면 어느 시점에 폭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왜 '월간지'일까? 이렇게 매일 리뷰를 올릴 뿐인데 말이다. 그건 '매달 말일'에 한 달 간 쓴 리뷰를 '한 눈에 찾아 볼 수 있는 하이퍼링크'로 발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한 장에서 한 달간 쓴 리뷰를 '클릭'하면 찾아가 읽을 수 있게 말이다. 아직 1월을 다 채우지 않았기에 그 월간지를 볼 수 없을 뿐이다. 이제 실제 발행일까지 20일이 남았다. 그동안 얼만큼의 리뷰를 쓸 수 있을지, 어떤 작가와 어느 장르의 책리뷰를 남길지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정재승의 인간탐구보고서 18> 관점 포인트 : 인간의 뇌는 단편적인 정보를 기억으로 저장하는 것보다 '이야기'로 만들어진 형태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학창시절에 벼락치기로 암기한 교과서의 내용은 아무리 중요한 내용이었을지라도 돌아서면 까맣게 잊어버리는데 반해서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잡담형식으로 들려준 '첫사랑 이야기'는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내용인데도 오래오래 기억하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인간은 어린 나이일수록 이런 '이야기'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생후 12개월부터 기억을 저장하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엄청난 양의 기억을 뇌에 쌓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기억은 크게 '감각 기억', '단기 기억', '장기 기억'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감각 정보를 아주 짧은 시간 기억하는 것을 '감각 기억'이라 하고, 그 보다 좀 더 오래 머릿속에 남길 수 있는 기억을 '단기 기억'이라 하고, 몇 분에서 몇십 년까지 오랜 시간 기억하는 것을 '장기 기억'이라 한다.
이때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돕는 학습법이 바로 '메타 인지'를 활용한 '메타 학습법'이다. 이를 테면, 강의를 들을 때 그냥 '귀'로만 듣는 것보다 '손과 입'으로 강의 내용을 숙지하며 듣는 법이 훨씬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런 메타 인지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남을 가르치면서 배우는 학습법'이다. 남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신이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으므로 학습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으며, 남에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여러 감각을 총 동원해서 '말과 몸짓'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으므로 더 오래 기억에 저장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메타 학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이야기(스토리텔링)'로 전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이야기를 들으며 등장인물의 상황에 따라 '감정 이입'도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들으며 '감정 이입'까지 병행할 때 우리는 더 오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뇌는 '거울 뉴런'이 있어서 '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감정 이입'을 통해서 '자신의 일'처럼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이런 감정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공감 능력'도 기억력 향상과 연관이 깊다고 한다.
또한, 운동선수들이 주로 한다는 '이미지 트레이닝'이란 것도 인간의 상상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머릿속에 떠올렸을 뿐, '실제로 한 일'이 아닌 데도 인간의 뇌는 '똑같은 경험치'를 갖게 되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인간의 뇌는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달리 말하면 '상상하는대로' 실현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단 말이다. 운동선수들이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승리자'가 되는 상상을 떠올리고, '이기는 방법'을 상상하면서 머릿속에서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난 뒤에 실제로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면 머릿속에서 떠올렸던 상상이 실제에서 고스란히 재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뇌의 '내후각 피질'에 위치한 '격자 세포'가 활성화된 덕분이라고 하는데, 이 부위는 뇌에서 잠재 의식과 의식을 연결하고, 기억과 탐색을 담당하는 부위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승리'를 떠올리고, '이기는 장면'을 수 차례 반복하여 떠올리게 되면, 실재로도 승리하게 되는 기적같은 일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무서운 장면'을 떠올리고 '귀신'이 나타날 거라 두려움에 벌벌 떨면 우연히 일어난 실재 상황에서 '귀신'과 마주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고 인간의 뇌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한다. 정말 상상하던 일이 실재로 일어난다면 얼마나 깜짝 놀라겠는가?
이처럼 '상상'은 때때로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에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일을 계속할수록 똑똑해진다고 한다. 옛 어른들이 책을 많이 하면 좋다는 이야기는 괜한 이야기가 아니었던 셈이다. 책을 많이 읽은만큼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그렇게 풍부해진 상상력을 실제로 힘을 발휘하게 된다면 엄청난 일도 능히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상상이 현실에서 다 재현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상상의 힘을 실제로 발휘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나가는 글 : 인간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이야기가 너무 범람을 해서 더는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도 누군가에 의해서 정말 재밌고 신선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에 열광했다가 점점 비슷한 유형의 이야기가 또 범람하게 되면 식상해했다가 또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면 그 신선한 충격을 만끽하며 즐거워하고 환호한다. 참 놀랍지 않은가? 이만큼 인간의 뇌는 상상력을 풀가동하면서 늘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며 탐독하고 있기 때문에 말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공식 같은 것도 있을까? 그걸 알면 대박을 쳐서 어렵지 않게 돈방석에 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특히, AI에게 '재미난 이야기 만들어줘!'라고 명령만 하면 그럴 듯한 이야기가 뚝딱하고 나오는 세상이 되었으니 얼마나 더 재미난 이야기가 손쉽게 쏟아져 나오겠느냔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방법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AI가 똑똑하다고 하더라도 '인간'처럼 완전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능력은 현재까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I가 내놓는 이야기들은 뭐란 말인가? 그건 '이미 인간들이 써놓은 이야기'를 '나름의 틀'에 넣어서 이ㅣㄹ저리 짜깁기해서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초기에는 인간 작가 못지 않은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AI가 많을지 몰라도 결국엔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의 결과만 만들어 낼 것이 뻔하다. 그렇기에 미래에 'AI 시대의 인간'은 창의적 상상력만큼은 제 것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마저 없다면 인간은 AI에게 한참 뒤쳐져 도움만 받다가 '노예'처럼 AI가 시키는 일만 하다가 평생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말라는 보장도 딱히 없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이야기'를 즐기고 직접 만들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